박지원의 전 재미만만 우리고전 22
보린 지음, 유현진 그림, 한국고소설학회 감수 / 웅진주니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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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카페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박지원은 높은 관직에 오른 양반이면서도 열하일기, 양반전, 허생전등을 남긴 소설가로 더 유명하다. 살인사건을 해결했던 수사이력을 보면 정약용의 이미지와도 겹친다.

유명한 가문의 자손이었고 신망이 두터웠던 박지원이 청나라의 수도인 북경을 가게 되었고 마침 황제인 건륭제가 열하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까지 간 여정을 그린 '열하일기'는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회자된다. 그의 청나라의 접촉은 그의 사상체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 책에 담긴 세 편의 그의 작품은 아이들이 읽기 편하도록 간략하게 정리된 전집이다.

'양반전'은 그저 신분만 양반이지 가난해서 나라에서 곡식을 꾸어다 먹어야 할 지경에 이른 한푼어치 양반과 장사로 돈을 번 부자가 그동안 천한 신분으로 당해야 했던 설움을 날려버리고자 양반 신분을 사겠다고 꿈꾼다. 군수앞에서 양반신분 매매증서를 쓰게 되는데 양반노릇하는 일이 

심상치가 않다.


걸음은 느릿느릿, 돈을 손에 쥐지 말고 쌀값도 묻지말라니.

날이 아무리 더워도 버선을 벗지 말고 국도 소리내어 먹지 말라...이런 양반 매뉴얼이라면 굳이 살 필요가 있을까. 양반으로 사는 일이 보는 것보다 꽤 어렵다.  과연 부자는 양반신분을 샀을까.


어느 시대이든 거지는 있기 마련이다. 인물은 못났지만 인정많았던 광문이라 거지는 인품을 인정받아 약방의 일꾼까지 되었지만 약방 주인은 광문을 믿지 못하고 자꾸 의심을 한다.

죽은 거지 아이를 거두어 묻어주기도 하고 이름값이 높아졌지만 광문은 집을 가지고 아내를 얻는 일에는 무심하다. 그저 잠잘곳이 사방에 있고 즐겁게 살아가니 부러울 것이 뭐가 있겠는가.

어쩌면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사람들이 광문의 삶보다 나을 것이 없다.


어릴 때부터 아주 영리하고 기억력이 좋았던 민영감은 혀에 기름을 친 것처럼 말솜씨까지 매끄럽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을 웃게 해주니 밥도 못먹던 사람이 밥을 맛있게 넘기기까지 한다.

민영감의 재치가 사람을 살리고 화려한 말솜씨로 세상을 즐겁게 해주는 민영감 얘기에 나도 즐거워졌다.

신분사회가 엄격하던 시절 재치와 지혜로 이런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은 박지원이 바로 민영감이 아니겠는가.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게임에만 푹 빠져있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추천도서이다. 

얘들아 가끔은 게임보다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도 있단다. 어서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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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도시기담 세계사
가타노 마사루.스가이 노리코 지음, 안병현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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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며칠 전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어느새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느낌이다.

낮에는 여전히 더위가 몰려오지만 책 읽기 딱 좋은 계절이 오고 있는 것이다. 반갑다. 가을!

한가한 일요일 오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도시기담을 읽고 있자니 왜 이리 행복한지.

'기담'이라 함은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란 뜻인데 왠지 으스스한 이야기가 들어있을 것 같긴하다. 기담도 유행이 있는 것같다. 오래전의 '홍콩귀신'이야기며 '붉은옷을 입은 여자'를 보면 죽는다는 등의 이야기가 그랬었다. 믿지는 않지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었다.

이 책이 소개하는 15편의 이야기들은 그저 재미로만 흘려듣기엔 꽤 유래가 구체적이고 있을법한 역사라고 생각한다.


귀신영화나 좀비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저주받은 인형이 주인공인 '애나벨'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미국의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한 도나는 생일날 어머니로부터 헝겊 인형을 선물받는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기묘한 일들이 벌어진다.

인형의 위치가 바뀌어있거나 침대를 타고 올라와 목을 조르는 등 꿈인듯 현실인듯한 일들이 일어났다.

영매는 소녀의 영혼이 씌였다고 했고 심령연구가인 워런 부부는 악령이 씌어 있다고 했다.

지금은 잠금장치가 있는 유리문안에 타로카드로 봉인하고 가두어두었다고 한다. 과연 이 인형에는 악령이 씌워있는 것일까.


세 명의 어린이에게 지속적으로 나타난 '파티마의 기적'은 많이 알려진 이야기이다.

꽤 오래전인 1917년 포르투칼의 수도 리스본에서 북쪽으로 약 120킬로미터 떨어진 농촌 파티마에서 양을 치던 세 명의 어린이에게 여섯 차례에 걸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계시를 한다.

그저 세 명의 어린이만 만난 것이 아니고 그 사실이 알려지자 주변 사람들 수만명이 그 현장을 목격 했다고 한다. 나처럼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도 이런 기적앞에서는 신의 존재를 믿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당시 하늘에서 나타난 현상들을 보면 우주인이 아닐까 하는 설에도 살짝 마음이 기운다.


1888년 이후 영국에서 일어난 매춘부들의 연쇄살인은 여전히 미제로 남아있다.

이런 사건을 다루는 프로그램에는 꼭 등장하는 일명 '잭 더 리퍼'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비밀을 묻은 채 저세상을 떠났으니 아마도 자신이 죽인 사람들의 귀신에 둘러쌓여 죄값을 치르고 있지 않을까. 과학의 발달로 진범이 밝혀지는 날이 오기를 바랄뿐이다.


'필라델피아 실험'을 다룬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런 일이 실제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었다.

세계 최대의 부자이면서 기이한 일을 좋아하는 일론 머스크가 가장 존경한다는 니콜라 테슬라는 정말 천재였다. 그의 일화가 다양하게 소개되기도 했는데 에디슨과의 직류와 교류전기의 전쟁, 자신을 후원하던 웨스팅하우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계약서를 찢어버린 것은 그의 인성이

꽤 선하고 배려심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 테슬라는 고주파 코일을 이용하면 순간이동이 가능하고 심지어 시공간을 움직이는 '타임머신'도 가능하다고 믿었던 것 같다. 나도 동의한다. 그가 조금 풍족한 삶을 살았더라면 우리는 그의 더 많은 발명품을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젊음과 미를 유지하기 위해 젊은 여성의 피로 목욕을 했다는 헝가리 귀족 에르제베트의 이야기는 다소 과장된 이야기가 전해진 것 같다. 도플갱어의 이야기도 그닥 신뢰가 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너무 재미있고 몰입감이 높은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된다. 아직 더위가 느껴져 힘든 사람들에게 더위를 싹 가시게 할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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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의 교양 - 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지위의 법칙 세계척학전집 7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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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 시리즈는 읽으면 읽을수록 이런 보석같은 정보를 끌어다 모으고 읽는 사람들의 머리에, 혹은 마음에 쏙쏙 들어오게 정리한 사람의 능력에 존경의 마음이 든다.

동물들의 세계에는 당연히 서열이 존재한다. 인간은 말할 것도 없다. 과연 이 서열에는 어떤 법칙이 있고 나의 서열은 어디인지를 확인하는 것은 조금 조심스럽운 것도 사실이다.


생물시간에 배운 '먹이사슬'이 생각났다. 가장 작은 먹이로부터 시작하여 1차, 2차, 최종소비자의 사슬 그림이 영상처럼 떠오른다. 먹고, 먹히는 관계, 결국 이게 서열의 정의가 아닐까.


자영업을 한지는 꽤 되었고 직원을 둔 경험도 있다. 대기업의 임원은 해본 적이 없는데 막연하게 윗자리에 있는 사람들일수록 스트레스를 더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서열, 직장의 등급에 따른 수명 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최상위직이 가장 오래살고 그 아래로 갈 수록 수명이 떠 짧았다고 한다. 의외였다. 

결과에 대한 해석을 보니 위에서 내려오는 압박은 떠안지만 넘길 아래계급이 없는데다 배출구가 없다는 것이 수명을 낮출 정도의 스트레스였던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서열의 수많은 실험들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사례를 보면 이해가 빨라진다.

'동물의 왕국'을 떠올려보자. 밀림에서 벌어지는 동물들의 세계에는 분명 서열이 존재한다.

일단 힘이 센 놈이 꼭대기에 있을 것이란 건 당연하다. 사자도, 침팬지도, 개코원숭이의 세계에도 이런 법칙은 대개 비슷했다. 하지만 진짜 힘이 센 놈은 가장 높은 자리의 암컷이었다는 것을 상상이나 했는가. 


인간의 서열은 단순히 돈의 많고 적음이나, 직장내의 지위와 직결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이런 법칙이 존재했고 지금까지도 어느정도는 이어져오지만 SNS시대에서는 상대를 알지못한 상태에서의 공격이 영향이 미친다고 한다.

뒷담화, 악성댓글, 익명성에 숫자가 늘어나고 힘이 생기면 눈에 보이는 서열과는 다른 힘을 가지게 된다.


인간의 욕망덩어리인지라 권력과 명예, 부를 향해 돌격한다.

일단 권력을 취하게 되면 그 것을 갖기까지의 과정은 잊힌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던 습관이 사라지고 갈등에 개입하던 사람이 갈등을 만든다. 더 중요한건 자신이 이렇게 변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권력에서 내려오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이다.

이 책은 서열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인간은 그 서열로 인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실험을 통해 확인시켜주고 심리학적으로 해석해주었다.

무엇보다 내가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를 스스로 깨닫게 해주고 변화시킬 수 있게 조언해주는 것이 정말 마음에 와 닿았다. 세계척학시리즈 다음 편에서는 또 어떤 놀라움을 전해줄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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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 사라진 밤 - 갑작스러운 블랙아웃, 그리고 시작된 에너지 수업 사고뭉치 25
조재희 지음, 쏘우주 그림 / 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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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딱 이 책의 제목처럼 한 달여전 폭염이 계속되던 날 저녁에 갑자기 정전이 되었다.

7월말부터 시작된 폭염에 에어컨을 끌 수 없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뉴스를 보는데 정전지역이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있어서 그나마 우리아파트는 정전이 안되어서 다행이라고 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전이 발생한 것이다.


그 순간 공포가 밀려왔다. 어려서는 정전이 잦았었다. 하지만 정기점검을 하기 위해 잠시 정전을 하는 일 말고는 정전이 되는 일이 거의 없었기에 단지안이 깜깜해지는 이런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했었다.

아 어떻게 더위를 이기나. 냉장고는...귀신보다 정전이 무서웠다.


이런 상황은 누구에게나 공포스러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청원국제중학교 기숙사에서 발생한 갑작스런 정전사고를 그리고 있지만 이건 현실에서 얼마든지 일어나고 있는 재난이다.

늘 풍족하게 쓰고 있어 감사한 마음을 몰랐다. 정전이 발생하고서야 전기의 소중함이 밀려온다.


오래전 남한의 전기가 부족해서 북한에서 전기를 빌어다 쓴 적이 있었다. 북한은 수력발전 용량이 넉넉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소양강댐처럼 전기를 만들어내는 수력발전용 댐이 있긴하다.

하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엔 택도 없다. 지금은 천연가스같은 연료로 난방을 하지만 과거에는 석탄으로 난방을 했고 밥도 지었다. 그 석탄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양이 30%, 천연가스 30%, 30%는 원자력으로 만든단다. 그 정도는 알고있었다. 원자력발전을 늘리기 위해 발전소를 지으려고 하는데 예정지 주민의 반대로 지지부진하다고 들었다. 이미 만들어진 원자력발전소는 노후되어 위험한 상황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그런데 적은 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원자력발전소를 늘리면 전기의 수요는 충분하지 않을까.

이런 편견은 이 책을 읽으면서 깨졌다. 모자라도 문제이지만 넘쳐도 문제라고 한다.

마치 일정한 수도관에 물이 갑작스럽게 늘어나면 관이 터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한다.

전기는 전파와 달라 길, 즉 선을 따라 움직인다. 이 선을 이어주는 송전탑도 당연히 늘어나야 하는데 주민들의 반대로 건설이 힘들다고 한다. 더구나 비용도 문제이다. 


이 책을 읽기 며칠 전 네팔에서 산사태와 홍수가 일어나는 장면을 보면서 재난영화를 보는 것처럼 실감이 나질 않았다. 그런데 이 사고도 결국은 기후위기의 문제였고 엄청난 복구비용도 발생한다.

네팔정부는 탄소배출로 인해 기후위기를 촉발한 나라들에게 배상을 받아내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살아보겠다고 산업을 일으키는 과정에 당연히 탄소배출이 늘어났고 기후위기로 이어졌다.

우리나라도 탄소배출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기를 써야 할 분야는 점점 늘어나고 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또 탄소를 발생시키는 악순환을 피하기 어렵다. 

이 책은 전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우리가정으로 오는 과정같은 것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서 '전기가 없는 세상'에 대해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소중한 책이다.

엄청난 전기,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AI시대를 맞고 보니 전기의 수요과 공급, 정전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해야한다는 각성의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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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 맞을 용기 - 세상이 당신의 선을 넘으려 할 때, 기꺼이 ‘지랄맞을’ 용기를 내십시오
조영훈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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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랄'이란 단어의 정의를 제대로 검색해보니 '마구 법석을 떨며 분별없이 하는 행동'이라고 되어있다. 굳이 검색을 하지 않아도 '지랄'이라는 뜻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욕에 가까운 의미로 쓰이지 않던가.


'지랄하네'라고 누가 나한테 말하면 욕을 먹은 것 같이 치욕스러울 것 같은 언어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이 '지랄맞을 용기'라니...욕을 먹을 각오, 내지는 용기를 뜻하는가.

찬찬히 읽어보니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 알것만 같았다.


세상을 향해, 편견을 가진 대중을 향해 '지랄'맞았던 인물들의 삶을 보니 평범치가 않다.

사실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인물들의 삶은 대부분 무난하지 않았고 오히려 치열하거나 유난했었다. 그냥 수수하게 살았더라면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없었다.

'왜 저렇게 살지?', '유난이다', 그러면서 손가락질 받았던 인물들이 오히려 인류에 공헌했던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술담는 통에 살면서 알렉산더 대왕에게 '햇빛 가리지 말고 비켜주시오'라고 일갈했던 디오게네스의 용기랄까, 무모함은 알렉산더대왕마저도 그처럼 살고 싶다고 했을 정도였다.

그의 자유스러움과 어떤 것에도 굴복하거나 아부하지 않았던 삶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갑질하는 상사앞에서도 고개를 숙여야 하는 사람들도 가슴속에는 언제든 던지겠다는 사표 한 장쯤 숨어있다.

하지만 과연 그 사표를 던질 수 있을까. 그저 속으로 '돈을 주는 것은 당신이지만 이 일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나 하나뿐이다'라는 자부심속에 꾹 눌러담고 만다. 그거라도 해야 살 수 있다.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하여 인류를 진보시킨 마리퀴리가 두 번이나 노벨상을 탔었나.

그저 고루한 물리학자인줄만 알았는데 죽은 남편의 옛제자와 사랑에 빠졌었다니.

더구나 그는 기혼자였다고 한다. 아 용감한 사랑을 넘어 불륜인 사랑을 선택하면서도 비난하는 사람앞에서 당당했었고 두 번째 노벨상 시상식에 당당히 참석했다고 한다. 멋지다. 지랄맞다.


파격적인 것은 거의 언제나 욕을 각오해야한다. 퓨전재즈를 탄생시켰다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일갈이 시원스럽다.

'당신은 대체 무슨 업적을 남겼길래 이 자리에 있느냐'라고 묻는 백인 여자에게-마일스는 흑인이었다-

'나는 음악의 역사를 네다섯 번 바꿨소. 당신은 대체 한 게 뭐길래 그런 질문을 하는 건가요?'

누구든 말문이 막히지 않았을까. 그런 당당함, 그런 지랄맞음이 지금 이 책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이 책에 소개된 24명의 인물들은 그야말로 당시 세상과 사람의 편견을 깨부수고 고집스럽게 자신의 세계를 펼친 사람들이다. 모짜르트, 베에토벤, 반 고흐, 스티븐 호킹...

그중에서도 '셜록 홈즈'를 탄생시킨-내가 추리소설을 좋아하게 만들어준 주인공-아서 코난 도일이 의사였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의 소설에 열렬했던 독자들 덕에 부와 명성을 얻었지만 홈즈를 죽임으로써 몰입되지 않으려고 애썼던 천재작가의 고독함이 마음을 친다.

나는 '지랄 맞을 용기'가 없다. 그저 무난하게 남은 생을 살고 싶다. 열렬히 타올랐던 불꽃은 이미 사그러지는 시간을 맞고보니 더욱 세상과 맞설 마음이 없어졌다.

하지만 아직 시간이 있을 때, 기회가 있을 때 꼭 '지랄 맞은'삶에 도전해보기를 권한다.

그래야 뭐라도 된다. 사람으로 태어나 이름 하나 남기고 가는 일도 보람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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