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정한 방식으로는 결코 나를 담아낼 수 없다 ㅣ 한국철학전집 2
세종 지음 / 결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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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500년은 세계 어느나라에도 없을 정도로 긴 왕조였다고 한다.

27명의 왕들중 한심한 왕도 있었겠지만 내가 가장 존경하는 세종이 있었기에 지금 당신의 후손들이 잘 살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복은 많지 않았지만 몇 몇 왕들, 즉 리더가 있어 다행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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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는 기본적으로 장자에게 왕위를 물리는 원칙이 있었다.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이후 바로 뒤를 이은 정종은 장자였지만 태종은 장자가 아니었다. 세종 역시 장자가 아니었다.

세째 아들인 충녕대군에게 왕위가 이어진 것은 조선의 행운이었다. 장자인 양녕이 일부러 문제를 일으켜 동생에게 왕위를 물릴 수 있도록 했다는 설도 있지만 어찌되었든 좀 더 총명한 세종이 왕이 되어 세운 업적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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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인성이나 업적같은 것이야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책에서는 세종이 결코 인자하거나 애민정신이 강하기만 한 왕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오히려 상대를 이용하고 끌어낼 수 있는 모든 것을 빼내 이용하는 잔인한 면이 있는 인물이었다고 설명한다. 정말?

계속 읽다보니 왜 이런 설명을 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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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하다고 알려진 황희정승에 대한 설은 이미 알고 있지만 뇌물이나 여자문제를 일으켰던 흠도 있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세종은 그 흠을 덮어주고 팔순에 이르기까지 그를 이용했다.

흠도 덮을만큼의 재능을 끝까지 빼내 이용했던 것이다. 황희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둘 다 잔혹했고 둘 다 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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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곁에 두고 적은 더 가까이두라'라는 말이 있다.

'당신의 원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살짝 당황하게 된다.

나는 다혈질이고 싫은 사람은 안보는 타입인지라 원수는 당연히 멀리 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이런 원수를 가장 가까이 두고 오히려 그가 가진 능력을 이용하기까지 한다.

그게 세종이었다. 그는 원한을 잊은 것이 아니라 원한까지 계산에 넣어 철저히 이용했던 것이다. 이런 복수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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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을 좋아하고 소갈증을 앓았던 왕, 과도한 업무에 치이면서도 목표를 정해 이루려고 노력했던 왕.

신분과는 상관없이 필요한 인재라면 중용했던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리더.

백성이 문자를 아는 것은 누구에겐가는 위기가 될 수도 있었던 시절 한글을 만들어 지금 우리에게 한글로 쓰여진 책을 읽게 해주고 쓸 수 있게 해준 위대한 왕이다.

그 덕에 가난한 대한민국이 IT강국이 되었고 위대해질 수 있었다. 그의 참 모습을 만나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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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 직업이 뭐이가?
표재순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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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목이 대배우이신 장민호 선생이 연극, 드라마, 뮤지컬, 오페라도 모자라 악극과 마당놀이에 행사 이벤트 기획, 연출까지 해내는 표재순 선생을 두고 던진 질문이라고 한다.

이럴 때 신이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다재다능한 달란트를 한 사람에게만 주셨다고?

아마도 장민호 선생은 이북이 고향이었던 것 같다. 딱 우리 아버지의 사투리였다.

그 분의 연기모습이 떠올랐다. 단정한 선비같은 인상이었는데 무대에 서면 천상 배우였던 분이다.

이 분을 기억하는 것만 봐도 내 나이가 짐작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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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재순'이란 이름은 내가 즐겨보던 수많은 드라마의 타이틀에서 봤기 때문에 너무 익숙하다.

성씨도 특이하니 잊을 수가 없다. 부자는 아니었는데 꽤 일찍 우리집에 TV가 있었다.

당시 최고의 인기작 '여로'가 시작되면 동네사람들이 우리집으로 몰려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니 내가 아주 일찍 드라마에는 통달한 팬이 될 수밖에 없었다.

'수사반장'이니 '전원일기'같은 드라마는 말할 것도 없고 '교동마님'이나 '새아씨'도 본 사람이다. 이미자가 불렀던 주제곡도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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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마무시한 인기몰이의 드라마를 제작했다는 것 외에도 대한민국 거의 모든 축제나 행사를 기획하고 연출한 분이었다니..그래서 그렇게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장면들이 탄생된 것이었구나.

그 뒤에 작가로만 기억했던 이어령선생도 있었다니 너무 그리운 이름을 또 이렇게 만났다.

이순재, 오현경의 이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코끝이 시큰해진다. 그리고 부고 보도가 뜨면 마음이 덜컥한다. 너무 늙어버린 스타들의 이름이 올라왔을까봐. 그래서 검색을 하고 나이를 확인하고 제발 오래오래 우리곁에 머물러 계시기를 기도하곤 한다.

왜 그런 분들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이렇게 허전하고 그리운 것일까.

음향효과의 대가이신 김벌래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TV가 대중적이지 않던 시절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의 수많은 명작들을 듣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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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자 선생도 오래오래 뵈었으면 싶은 분이다. '눈이 부시게'를 보면서 이게 혹시 마지막 작품이 되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이 일었다.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라는 드라마속 대사를 수상소감으로 말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솟구쳐 올랐다.

도대체 이런 글은 누가 쓸 수 있을까. 글 한 줄이 대사 한줄이 누군가에게는 내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힘내서 살고 싶어지게 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대사가 아닌가.

역시 표재순 선생도 이 장면이 꽤 마음에 드셨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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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광동에서 태어나 근처를 죽 돌며 자랐고 지금은 금호동에 살고 있다. 왕십리가 꽤 가까운 동네이다.

과거 미나리밭이나 배추밭이 많았다고 들었다. 이 분이 왕십리 출신이시구나.

그런데 왕십리만의 독특한 사투리가 있었다니, 문득 '서울 뚝배기'라는 드라마에서 주현이 쓰던 대사가 떠올랐다. '그랬걸랑요' 땅의 지기가 분명 대단한 모양이다. 유명한 예인들이 많이 태어나고 사신 곳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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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이 책을 쓰다듬게 된다. 당신의 지나온 이야기들을 쓴 것뿐만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건너온 시간을 내게 선물하신 것 같았다. 이제는 아련한 스타들을 만나고 숨겨졌던 일화들을 들으니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한 기분이다. 아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을 얼마나 더 많이 들을 수 있으려나.

구순이시니 건강은 하시려나. 120세 시대가 되었다니 다시 힘내셔서 작품하나 올려주셨으면 좋겠다.

이 책에는 내가 잠시 머물렀던 공간과 같이 했던 분들과도 만날 수 있었다.

마당세실의 이영윤대표-무척 엄격했던 분이다-와 인자하시면서도 천상 예술인이었던 김지일 선생님.

한 분은 이미 먼나라로 떠난 것으로 알고 있고 한 분의 소식은 알 수가 없다.

꼭 한 번 만나뵙고 싶었는데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 시대를 이끌어오신 수많은 예능인들과 기획한 분들...대한민국 K컬처의 원조님들! 수고많이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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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람을 살려내는 특수청소부입니다
김도겸(근성마톡)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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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연인지 바로 어제 쓰레기왕국안에 살고 있었던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을 읽었다.

유부남사이에서 불륜으로 태어난 아이를 키워야 했던 엄마는 부끄러움때문에 바깓으로 나가는 일이 두려웠고 뭔가 쌓아놓은 것으로 위로를 삼았다. 그 안에서 길러진 아이는 쓰레기집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이었다. 더러운 쓰레기가 누군가에게는 보호막처럼 느껴지기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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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일단 어떤 일을 하는지 짐작은 했다. 실제 고독사 현장을 치우는 보도를 본적도 있었기에 이 일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전생에 업이 많았던 모양이다. 현생에서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일을 하면서 업을 소멸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단지 글임에도 그 현장을 보는 것 같아 몸이 간지럽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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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청소를 잘 하지 못해서 쌓인 쓰레기와 우울증으로 인해 쌓인 쓰레기를 분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오랜 내공이 느껴진다. 

'쓰레기를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라고 했던 어제 소설의 저자가 떠올랐다.

실제 자신이 그렇게 많은 쓰레기를 쌓아놓고 있다는 자각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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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잘 하는 편은 아닌 사람이라 결벽증하고는 거리가 먼 편이고 사랑하는 우리 반려견 토리의 변을 치울때에도 살짝 꺼림칙하게 여길만큼 비유가 좋은 편도 아니다.

당연히 나는 단순한 청소일을 하는 일을 직업으로 할 생각도 없고 능력도 없다.

그래서일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하지만 하기 싫은 이 직업에 최선을 다하는 저자가 참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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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번창하면서 많은 가족들을 거느린 책임자가 되었고 돈도 많이 벌었겠다는 부러움보다는 세상과 단절되어 홀로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지푸라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모습에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어 코끝이 시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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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사이에서, 죽은 주인의 시신사이에서 버틴 반려동물들을 위해 '멍때리냥'은 또 어떤가.

정말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 김포의 땅을 매입해서 버려진 아이들을 구조하고 돌보는 일을 하는 것도, 아무도 치워주지 않은 쓰레기와 죽은 이를 위해 일하는 모습으로도 감동과 응원의 마음이 절로 든다. 

죽은 이의 영혼들도 감사할 것이고 버려졌던 자신을 거두어준 아이들도 당연히 기뻐할 것이다. 한 사람의 힘이 누군가에게 얼마나 큰 버팀목이 되고 등대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글이었다. 책도 잘 읽어본 사람이라지만 진심이 이토록 잘 전해지는 글이 또 어디있을까.

위대한 작가 이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부끄러워하지 말고 또 다른 이야기도 잘 쌓아두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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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랜드
사와무라 이치 지음, 최고은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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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으로만 보면 가족간의 이야기인가 생각하겠지만 완전 으스스한 미래를 그린 오컬트 단편집이다.

모든 걸 지켜보는 세상! 이건 미래의 일이 아니고 현재의 일이라 더 두렵다.

홀로 살아가는 노인들을 위해 개발된 감지센서는 이제 감시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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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장을 본 내역을 물론 냉장고에 무슨 재료나 음식이 있는지 심지어 오랫만에 잠자리를 한 것까지 모두 감시되는 세상이다. '컴퓨터 시어머니'는 디지털 재능이 능한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감시하는 것인가 하는 의혹으로 시작되었다가 더 끔찍한 결론에 이르는 소설이다.

이런 감시가 두렵지만 막상 감시자가 없어지자 공허감이 밀려온다는 설정이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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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미래형 영화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결혼을 하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통해 아이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계획된 출산, 심지어 자궁이 필요없는 공장형 생산에 관한 영상도 있었다.

코큐니아는 표면적으로는 도야마 제약에서 개발된 남녀공용의 임신촉진제이다. 출산을 원하는 부부는 이 약을 먹고 관계를 해서 아이를 출산해야 한다. 지능은 좀 더 높고 병도 없는 안전한 개체가 태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이 약을 먹지 않고 자연 임신된 아이는 '어생이'가 된다.

머리가 검고 눈도 검은 아이! 제도에 위배되는 생명체라는 뜻이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코큐니아를 먹고 만든 아이도 '어생이'로 태어나기도 한다. 엄청난 확률로. 그렇다면 이런 생명은 어떻게 해야하나. 내 아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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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도 결혼도 어려운 시대이다 보니 남녀를 이어주는 회사도 있다. 서로의 취향에 맞는 짝을 찾아주니 맺어질 확률도 높아진다. 하지만 이런 확률을 넘어서 만남을 위해 가입한 정보로 감시되는 세상이 되다니...

그저 겉으로 쓴 정보만이 아니다. 냄새까지도 저장되는 세상이다.

감시되지 않은 구역으로 도망가도 감지가 된다. 냄새로 찾아낼 수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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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간호용 소형비행 로봇 '사요나키'.

가족이 없는 노인들이 늘어나는 시대이니 이런 로봇이 있다면 퍽 편리하지 않을까.

하지만 누구나 살 수 있는 이런 로봇에 집착하는 아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부모나 친구와의 관계보다 더 친밀감을 느끼는 것 이상의 과도한 집착이 생긴 것이다.

그런 아이를 보면서 서서히 멀어지는 것이 두려웠던 엄마는 딸을 죽일 정도로 로봇을 미워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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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이런 미래는 싫다.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라 더 싫다.

노출되지 않을 권리, 감시 받지 않을 권리도 사라지고 어디에 가든 내 위치가 드러나고 무슨 일을 했는지가 드러난다. 심지어 은밀한 침대에서조차 나를 숨길 수 없다.

종이 이어지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하고 이렇게 태어난 아이에게 사랑을 느끼지 못해 양육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니 이런 세상이 온다는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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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일본식의 미래형 호러소설이다. 뭔가 으스스하면서도 인간의 가장 깊숙한 곳을 건드리는 스토리를 그려낸 작가의 역량이 놀라웠다. '보기왕이 온다'라는 작품으로 호러대상을 받은 작가답다.

낮에는 아직 더운 요즘 남은 더위마저 날려버리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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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워진 세계
아사쿠라 히로카게 지음, 이구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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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주운 세계'가 맞는게 아닐까. 읽다보면 왜 이런 표현을 했는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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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는 결벽주의자이다-왜 스스로 이름이 이상하다고 했는지 알 것 같다 아사히맥주가 떠올랐다-

미니멀리스트라고 할 정도로 집안에는 살림살이도 거의 없다. 먼지 한 톨도 용납이 안될 정도로 청소각박증이 있다. 그런데 하필 그의 직업은 바로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이다. 정식 직원은 아니지만 연이어 취직시험에 떨어지고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옆집의 여자 도모에는 쓰레기 왕국의 공주님이다.

얼핏 보게 된 그녀의 집 안은 그야말로 쓰레기 더미였다. TV에 가끔 등장하는 그런 쓰레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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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은 좋은 것 같은데 제대로 씻지도 않은 것 같고 옷도 깨끗하지 못하다.

그런 두 사람에게 세를 준 집주인 고마카타씨는 집이 엉망인 것이 걱정이긴 하지만 내쫓을 생각은 없다. 집만 좀 치워가면서 살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까운 생각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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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에게 결벽증이 생긴 아픔이 있었다. 결벽증이 있는 아버지와 그 걸 견디면서 매일 청소를 하는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부모님을 만나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

쓰레기를 쌓아놓고 사는 도모에가 왜 자꾸 아사히의 마음에 걸리는 걸까.

쓰레기를 치우면서 살라는 말도 건네지 못한다. 혹시 자신의 말에 상처를 받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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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수거 회사를 하는 형을 대신해서 가끔 쓰레기 수거를 돕는 민토는 아사히의 친구이다.

독특한 영상을 찍는 일을 하는데 꽤 인기가 좋다. 어느 날 아사히와 민토, 도모에와 집주인 넷이 저녁을 먹게 된다. 살짝 취한 도모에는 자신이 왜 쓰레기왕국의 공주가 되었는지를 얘기해준다.

그 말에 모두 가슴이 아려온다. 그런 이유가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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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부터 도모에의 집과 아사히의 집에 쓰레기 괴물들은 물러가라는 쪽지가 붙기 시작한다.

아사히는 집주인에게 CCTV를 달아보자고 제안하고 확인된 영상에서는 생각지 못한 인물이 찍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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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탄소문제뿐만이 아니라 쓰레기도 큰 문제이다. 태평양 어딘가에는 전세계 쓰레기들이 모여 떠있는 섬이 있을 정도이다. 잘 사는 선진국들은 자신의 땅에 쓰레기를 줄이거나 없애는 대신 아프리카 가난한 나라에 돈을 주고 넘기고 있다.

엊그제 재활용 하는 날 아파트 단지안에는 버리기 아까운 재활용품들이 넘치고 있었다.

가난하게 살았던 어른들은 비닐 한 장도 다시 씻어쓸 정도인데 요즘 사람들은 버리는 걸 너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쌓아놓는 것도 문제이고 너무 버리는 것도 문제이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히 쓰레기 과다의 문제를 넘어서 자신이 버려진 쓰레기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아픔들이 감동스럽게 그려졌다. 풍요의 시절, 우리는 쓰레기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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