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의대 보낸 엄마의 비법 - 초등부터 고등까지, 실천하는 육아 전략
임선경 지음 / 사유정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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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운명은 정해진채 태어나는 것일까? 아님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인생을 반 넘어 살고 보니 이런 의문이 들 때가 많아진다. 어렸을 때에는 운명론을 믿지 않았고 내 노력에 의해 삶은 결정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던 것 같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보다 더 공부 잘하고 노력도 열심히 했던 사람들이 지금 나보다 훨씬 안좋은 상황으로 살아가기도 하는 걸 보면서 운명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조금 느린 아이, 이기적인 잣대로 들여다보면 정상적이지 않아 보이는 아이를 둔 엄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 것도 두 아이 모두 그렇다면.



의료계쪽에 일을 하는 사람이니 더 예민할 수도 있었을텐데 주위사람들의 거친 판단에도 굴하지 않고 기다려준 것은 정말 존경스런 마음이 든다. 인내심을 가진 심성도 있었겠지만 자신마저 믿음을 놓아버리면 정말 아이들을 그런 아이로 각인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두려움이 더 컸기 때문에 스스로 긍정의 마인드를 유지했던 것 같다. 그래도 불안함까지 잠재울 수는 없었겠지만.



두 아이들이 조금 느리고 호기심이 많은데다 앞만 보는 특징을 가진 것 같기는 하다.

기다려주는 엄마를 만나 단점이 장점이 되기까지 정작 아이들은 큰 불편함을 몰랐다고 한다.

무엇보다 주변의 시선과 섣부른 판단이 얼마나 칼날같은지 화가 치밀어 오른다.

아이가 느리다고,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고, 심지어 너 때문에 자신이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것 같다고 했던 선생이라니...지금 그 선생은 어떤 해명을 할 수 있을까.



소나 말을 물가까이 끌고 갈 수는 있지만 정작 물을 먹는 것은 소나 말이다.

두 아이를 의대에 보낸 저자역시 물가까지는 정말 너무 훌륭하게 아이들을 믿으면서 잘 이끌었다. 하지만 아이들을 물을 먹는 능력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사이 사이 아이들의 인터뷰에서 물가까지 이끌어준 엄마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의대나 법대가 성공의 지름길 일 수는 있다.

대학을 나오고도 취업을 못하는 젊은이가 넘치는 시대에서 대학의 의미는 이제 많이 다르다.

그럼에도 두 아이의 의대진학은 물가로 이끌어주는 엄마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내는 지혜를 얻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기특하고 미래가 기대된다.

의대를 보낸 장한 엄마라는 타이틀보다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특이점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을 기다려주고 이끌어준 리더로서, 멘토로서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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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밤에 쓴 일기 난중야록 2 - 이순신 탄생 480주년 만에 공개되는 7년 전쟁의 비록
조강태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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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체크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난중일기를 읽었었다. 민음사에서 출판한 것이었는데 원문에 충실한 것이어서 재미가 있었다고는 할 수 없었다. 다만 그의 복잡한 심정, 어머니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 자주 병으로 힘들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이순신 장군의 외가 쪽 후손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순신장군에 대한 좀 더 속 깊은 사정을 잘 아는 듯 하고 이순신의 인간적인 모습을 잘 그린 것 같다.

난중일기에는 등장하지 않는 관비 단이 정말 실제한 인물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가 없지만 만약 실제하지 않는 단이를 등장시켜 이 책을 썼다면 작가로서의 역량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사건을 하나 하나 해결해나가는 셜롬 홈즈를 보는 느낌이랄까. 고독하고 병이 깊었던 이순신장군곁에 실제 단이같은 여인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단숨에 읽어내릴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이다.

특히 이순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원균의 쪼잔함과 비열함이 잘 그려져 있어 화가 치밀이 오른다.

여자 치마폭에 빠져 나라의 운명까지 위태롭게 한 인간! 아마 지금도 어디엔가 그의 후손이 있을텐데 제발 조상의 흠을 닮지 않았어야 할텐데..



밤마다 이순신의 말을 야록으로 쓰던 단이는 현명한데다 일머리까지 있어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정말 아까운 인물이다. 더구나 관비라는 신분으로 살아야 했으니 고단함이 오죽했겠는가.

번번히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해결사로서 이순신을 도왔으니 소중한 존재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조선시대의 그 무지막지한 신분제로 인해 여러번 고비를 맞는다.

별볼일 없는 양반입네 하면서 여자들을 함부로 다루는 종자들이라니...가슴이 저린다.



특히 단의 어미로 나오는 질임의 지혜와 용기에 존경의 마음까지 우러난다.

하지만 그 처절한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끝이 시려진다. 아까운 운명이다.

실제한 인물이었다면 후세에 책으로 살려내어 존재를 드러낼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위안하기를 바랄 뿐이다. 다음 편에는 드디어 왜놈들과의 일전이 펼쳐질 것 같다.

그리고 이순신의 마지막 운명도 다가오는 듯해서 기대감과 함께 가슴이 저릿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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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되기 전에 명상을 만나라 - 명상하는 변호사 최순용의 직장인을 위한 명상 입문서
최순용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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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라고 하면 우주의 광할함이나 고요같은 것들이 떠오른다.

아무 도구가 필요없이 자신을 정비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절대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요가나 명상을 일상처럼 행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따라해보자고 마음먹지는 못했다. 이 책은 분명 명상에 대한 책인데 인생에 대해, 철학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어린 나이에 검사로 승승장구했었다는 저자의 삶은 누가봐도 부럽고 이상적인 삶처럼 보인다.



미션스쿨을 다니며 기독교 교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던 저자가 마치 번개를 맞듯이 불교사상을 만난 것은 운명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부처와의 인연을 인간이 어찌 마다할 수 있겠는가. 전생에 선승이었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깊은 인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법대보다 철학과를 가고싶었다는 것도 어쩌면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늘 질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운명을 타고 났기 때문이라고.



그런 운명을 가진 사람이 인간을 가장 날카롭게 재단하는 검사생활을 하니 늘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결국 마흔에 접어들고서야 가야 할 길을 가게 된 것도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시끄럽고 들끓는 마음이 조금쯤은 가라앉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남는 것은 '마음챙김'이라는 단어 하나! 그냥 그 단어하나만으로 이 책의 소중함을 정의하고 싶다.



이런 책을 쓸 정도로 명상을 하고 자신을 닦아온 사람이 탁한 시류와 함께하면서 살아왔으니 얼마나 불편했을까. 명상은 보이지 않지만 어렵고 선택받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편견이 조금쯤은 덜어졌다. 분명 살기에는 편한 시절이 왔지만 마음은 시끄럽고 정신이 아픈

사람들은 늘어났다. '마음챙김'이 왜 중요한지, 그 답을 얻기 위한 길이 명상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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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도착하지 않는다
유래혁 지음 / 포스터샵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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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운명이나 인연같은 단어를 만나면 슬픔이 느껴진다.

행복한 운명, 즐거운 인연도 있겠지만 이런 단어가 등장하는 누군가의 삶은 슬펐던 것 같다.

시골 깊숙히 숨어있는 호스피스 병원에 버려진 아이의 삶도 슬픔에 가까운 것이었다.



하필 그 아이가 도착한 곳은 죽음이 가장 가까운 곳이었다는 것이 이미 슬픈 운명이 예정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가난한 의사와 수녀들은 선물처럼 여기고 아이를 키우고 사랑했지만 '설'이란 이름으로 불리던 아이 곁에는 친구가 없었다.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일반학교에 다니는 것은 불가능해보였지만 수녀들의 도움으로 학교를 가게 된 설이에게 아이들은 곁을 주지 않았다.



설이에게 친구가 생긴 것은 심장에 병을 가지고 태어난 하라는 아이가 전학을 오고나서였다.

할머니와 둘이 살던 하는 심장이 망가진 채 태어났고 겨우 전 재산을 털어 심장을 대신할 장치를 달고 사는 중이었다.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겨진 하는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알게되면서 자신이 '악'의 씨앗이었고 자신의 죽음으로 악을 되갚으려 한다.



하가 떠나고 설은 아이를 잉태한 채 병원을 떠난다. 이벤트가 벌어지는 어느 역의 화장실에서 설의 아이가 태어나지만 천사가 나타나 그 아이를 뺏어 도망간다.

태란 이름의 소년 역시 애사롭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아버지는 보험사기꾼이었고 어느 날 사라졌다. 엄마는 아버지를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다. 태는 아버지를 대신할 돈뭉치를 가지고 있었지만 절대 쓰지 않는다. 그 방법이 아버지에 대한 복수라고 여겼던 것일까.



그런 태와 설이 만나게 된다. 설은 천사가 뺏앗아간 아기를 찾고 있다.

태는 그 천사가 누구인지 알게 되고 천사가 갔을법한 곳으로 설이를 안내한다.

그 길은 지독한 태풍이 기다리고 있었고 마치 태와 설의 삶처럼 어두웠다.

바람은 절대 머물지 않는다. 하지만 어디론가를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오기도 한다.

잠시 머무는 바람은 누구의 것도 아니고 희망도 품지 않는다.

그런 바람의 길로 들어선 태와 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견고한 책속에 슬픔이 가득 들어차있는 그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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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한다는 것
최강록 지음 / 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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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뜻이 아닐까. 정성이 가득 들어간 셰프의 에세이에 마음이 든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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