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흑인 노예들의 역사를 알까? 지금은 서로 어울려 잘 살아가는 것 처럼 보여 오래전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노예의 후손이라는걸 모를 것같다.
벌써 몇 십년 전 미드로 소개된 '뿌리'라는 작품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그 잔인했던 흑인노예들의 역사와 아픈 여정이 떠오를 것이다.
지금은 유명해진 작가 알렉스 헤일리는 자신의 7대손인 쿤타 킨테가 어떻게 미국의 노예로 팔려가고 고난을 겪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풍요롭지는 않지만 자신의 고향에서 자유스런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어느 날 노예 사냥꾼에 의해 억지로 끌려가 배에 태워지고 낯선 곳에서 팔려나간다.
흡사 동물시장에 팔려간 동물들처럼. 검은 피부색과 원시스런 모습을 백인들은 동물과 같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팔고 사고 심지어 죽여도 되는 대상이라고.
극심한 노동과 탄압을 견디고 아메리카땅에 살아남은 후손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자랑스러워할까. 노예로 팔려오지 않았다면 아프리카 어느 땅에서 자유를 누렸겠지만 선택의 여지없이 팔려온 조상의 시간들이 얼마나 아팠을까.
그나마 노예 해방을 위한 전쟁에서 승리한 대통령에 의해 자유를 얻었지만 지금까지도 인종차별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
이런 역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할 수는 없다. 차마 말할 수는 없지만 알아야 할 시간들.
이 가슴아픈 역사를 이렇게 리얼하게 그려낸 그림책이라니.
사진보다 더 리얼한 그림때문에 내가 책속에 들어간 것 같은 생생함이 느껴졌다.
내가 저들과 같은 삶을 살아야 했다면. 끔찍하다.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는 기어이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이 책에 그려진 아픈 시간들을. 미래를 살아갈 어린아이들에게 꼭 읽혀야 할 책이다.
한국계 이주민들이 살고 있는 터텀국은 인구 3만명이 살고 있는 섬나라이다.
젬마를 수도로 둔 북극권의 나라는 척박한 토양과 매서운 추위때문에 1970년 이후 버려진 땅이 되었고 1978년 한국은 경매를 통해 이땅을 샀다.
그 땅에 매장된 원유가 욕심이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석유개발 예산은 사라졌고 한국으로부터 독립을 했다.
대부분의 주민이 한국계 이민자인 터텀국은 채람 프로젝트3540으로 국민들의 눈에 초고화질 블랙박스인 렌즈를 심는다. 그들이 보는 모든 것은 저장이 되는 것이다.
그 땅에서 태어난 세 쌍둥이가 있다. 백색증을 가진 희귀한 세 쌍둥이.
수키, 노아, 루지! 그중 막내인 루지가 사라졌다.
루지의 실종은 가족을 파탄시켰다. 그럼에도 수키는 자라서 국민들의 눈에 삽입한 렌즈를 개발했고 노아는 경찰이 되었다.
사람들은 영웅들의 삶을 동경했고 불법으로 영웅들의 경험을, 기억을 사고 싶어했다.
그들에게 각인된 렌즈의 기억들을 사고파는 일이 횡행했다.
격투기선수로 추앙받았던 정우주의 삶도 추앙받았다. 잘 나가던 정우주가 약혼녀를 잃고 절망에 빠져 살다가 다시 복귀전을 하려던 전날 죽음을 맞았고 그의 눈은 도려졌다.
그의 블랙박스는 불법으로 거래된다. 이후 그 사건을 취재하던 여기자 역시 죽음을 맞는다.
노아는 연쇄살인을 쫓으면서 과거의 기억과 겹쳐지는걸 느끼게 된다.
루지의 실종, 그 사건을 기억하는 누군가 노아의 뒤를 노린다.
노아와 함께 사건을 쫓던 쌍동이 수키와 동료 형사역시 위기를 맞는다.
과연 이 살인사건의 뒤에는 어떤 비밀이, 어떤 인물이 있는 것일까.
이렇게 미래지향적인 소설을 보면 섬뜩해질 때가 있다.
엊그제 중국에서 개발한 로봇들의 격투기대회가 소개되었다. 거의 인간과 같은 수준의 경기가 펼쳐지는걸 보면서 영화 터미네이터가 떠올랐다.
과연 인류는 어느 수준까지 과학을 발전시킬 것인가. 번영이 기다릴 것인지 멸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지 두렵지 아니한가.
눈에 렌즈를 삽입한다거나, 칩을 삽입해서 조종당하는 인간들의 미래를 소재로한 영화는 이미 등장했었다. 하지만 영화가 아니고 실제하는 세상이 온다면? 결국 파국이 기다릴 뿐이라고 단언한다.
인간은 오히려 자연으로 회귀해야 한다. 이런 소설이 등장할 때 마다 확신이 더해진다.
제목부터가 참 리얼하다. '아가리'라니...입을 속되게 이르는 말인데
말만 있고 행동은 없는 사람들을 속되게, 리얼하게 전달하기 위해 지은 제목같은데
아주 제대로 표현한 듯 하다.
'입만 살아서'라든가 '물에 빠지면 입만 동동뜰것이다'라는 말이 바로 이런 사람들을 빗대서 하는 말이다. 실제로 주변에 이런 인물들이 한 둘이 아니다.
허세가 쩔고 말만 앞세우는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고 사는 편이다.
어찌되었든 말이 많은 사람은 싫다.
왜 아가리로만 하는지 그 이유를 들어보니 일은 하기 싫고 지식은 짧고 좌절감이 많은 인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 들어있는 이유중에 나도 뜨끔한 사항들이 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기 때문'이라거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같은 것은 내게도 해당된다. 아하 나도 어쩌면 아가리로만 하는 인간일 수도 있겠는데.
살짝 겁도 나지만 더 알아보고 싶어지는 마음에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은 지식이 짧은 경우, 책을 많이 안 읽는 경우에는 해당이 안되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 제법 책도 많이 읽고 박학다식까지는 아니어도 무식하지는 않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나마 머리속에 들어가있는 지식이 많으면 허세만 부리지는 않는 것 같다.
망하는 사람들이 한다는 10가지 행동에 무척 공감하게 된다.
'자기 고집이 너무 강하다'
'변화에 둔감하다'
'탓을 한다'
'게으르다'
'말만 번지르르 하다'
'약속을 밥 먹듯이 어긴다'
와우 주변에 이런 사람들 너무 많지 않은가.
나도 부지런한 편은 아닌 것 같고 고집도 센 편이다. 쩝 어쩌면 나도 모르게 아가리로만
떠벌리고 사는 인간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 자신을 거울로 비쳐보는 것처럼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약속을 잘지키고 실천력이 강한 사람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시간이다.
저자도 아가리로만 했던 사람이었는데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고 하니 용기를 내서 달라져보면 어떨까. 좋은 해결책이 들어있는 해답지이다.
대통령 선거가 열흘도 안남은 지금, 나는 뉴스 보는 것이 싫다.
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는데 정치판 돌아가는 꼴도 보기싫고 정치인들의
일상에 대한 뉴스도 보기 싫다. 분명 과거보다 살기 좋아졌다는 세상이 되었는데 정치판은 과거와 다름없이 개판이다.
연일 뉴스에 도배되던 인물 명태균은 누구이고 왜 정치판에서 그를 이용했는지 사실 궁금하기도 했지만 궁금하지 않기도 했던 주제였다.
그저 정치 브로커에 협잡꾼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었고 내 생각은 맞는것 같다.
저자인 변호사 노영희의 말마따나 그의 머리가 나쁜 쪽으로 좋은 것도 맞는 것 같다.
기회주의자이면서 능구렁이같은 정치인들을 쥐락펴락 한 것을 보면 말이다.
내 나이 환갑을 넘었고 대한민국의 다사다난했던 역사를 체험한 세대이다 보니 정치인들에게 환멸을 느낀다. 멀쩡하던 사람들도 정치판에 끼여들면 멍청이가 된다.
우리나라만큼 민도가 높은 나라가 얼마나 되겠는가. 그럼에도 그런 허접한 정치인들에게 속고 또 속고 바뀌면 좋아지려나 하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마지막 희망하나마저 놓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국민들, 백성들을 우민이라고 무시만 할 것인가.
이런 개판같은 정치판을 제대로 파악하고 큰 그림을 볼줄 알 것 같은 몇 몇 인물들이 있다.
저자 역시 그중 하나가 분명한데 그녀의 필체 자체가 아주 리얼하면서도 강하다.
왠만한 배짱으로 이 판에 끼여들 수도 없을 것이고 함부로 끼여들었다간 본업을 이어가기도 쉽지 않을텐데 대단한 여장부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판을 읽어내는 능력도 탁월하지만 그녀의 말중, 정치인은 하늘이 낸다는 말이 공감된다.
제대로 이야기하면 정치인 중에서도 대통령은 하늘이 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과거 조선의 왕처럼 말이다. 능력보다는 운명, 그 시대가 만들어낸 우상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시끄럽다.
버티고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민을 가야하나 고민중이다.
우리는 왜 제대로 된 정치인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고민의 원인을 제대로 짚어주는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이 망국병에 대한 처방전은 있는 것일까. 세종과 같은 성군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꿈을 일구는 예술가들이 많다.
과거에는 밥을 벌어먹기 힘들어 포기하거나 취미로만 즐겼던 예술, 음악분야의 사람들이 이제는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 다행스럽기도 하다.
클래식도 어렵지만 국악은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가야금이나 거문고, 대금같은 악기는 그나마 접할 기회가 많은데 해금이라니...해금이 뭐지? 대금의 동료쯤 되는 악기인걸까.
사진으로 보니 중국의 얼과 같은 악기인걸까. 검색을 해보니 소리도 연주방식도 다른 악기라고 한다. 일본에도 비슷한 악기가 있다고 한다. 암튼 두줄을 가진 해금의 음색은 깊고 조금쯤은 슬픔을 지닌 것처럼 다가오기도 하지만 저자의 연주여행 이야기를 보면 다른 서양악기나 록과 같은 모던한 음악과도 잘 어울리는 특색을 지닌 악기인듯하다.
저자는 음악에는 전혀 뜻이 없다가 운명처럼 해금을 만났다고 한다.
해금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니 우주의 삼라만상이 다 들어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저자가 그만큼 해금에 대한 사랑이 깊어 표현이 남달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연처럼, 운명처럼 다가온 악기였지만 상당기간 왜 라는 물음표가 따라다닌 모양이다.
대중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악기인데다 전공후 미래에 대한 것도 불안했을 것이다.
그래서 만든 '잠비나이'라는 밴드는 이름부터가 독특하기 그지없다.
아무 뜻도 없는 그저 무심한 단어들의 조합일 뿐이라는데 잠비아라는 나라도 떠오르고 나비도 떠오르고 비내리는 어느 한적한 오후가 떠올려지기도 하는걸 보니 제법 잘 지은 이름이다.
'음악을 한다는 것'뿐이랴. 어느 한 분야에 족적을 남길 수 있는 인물이 된다는 것은 외로운 투쟁이고 번민의 연속이고 고달픈 연습이 이어져야만 가능한 이야기이다.
타고난 재능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패스티벌에서 연주를 하면서 느낀 고독감이나 감동같은 것들이 잘 전해졌다.
가슴을 파고 드는 진심같은 것들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연주자에게도 행복한 기운이 퍼졌을 그 멋진 연주를 언젠가 들어보고 느껴보고 싶어진다.
음악을 한다는 것, 예술을 한다는 것, 어느 길이든 특히 남이 많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큰 용기이고 운명이다. 수많은 망설임과 번뇌가 있었지만 자신의 길이 누군가 걸어갈 '길'이 되어줄 것이란 믿음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