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 물건을 버리고 삶을 선택한 10인의 미니멀 라이프 도전기
미니멀 라이프 연구회 지음, 김윤경 옮김 / 샘터사 / 2016년 3월

지금 내 곁에 있는 물건들을 한번 살펴보자. 일단 컴퓨터에 책상, 침대와 TV, 소파와 탁자...

일반적으로 집에 놓을 수 있는 온갖 가구들과 가전제품 그리고 철마다 입을 것 없다고 불평하면서도

쌓아놓은 옷가지들.  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이렇게 많은 물건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놀라게 된다.

하긴 한 사람이 살든 열 사람이 살든 필요한 건 마찬가지이다. 요즘 일인 가정이나 핵가족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소형가전제품이나 소포장제품들이 인기라고는 하지만 일단 우리가 살아가기위해 필요한

물품들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가장 실감할 때가 바로 이사를 하거나 묵은 청소를 할 때이다. 앞으로 한 번도 안 쓸거 같은 물건이나

옷도 아깝다고 버리지 못한다. 때론 정말 최소한의 물건만 있는 공간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하지만 역시 이제 우리는 편리한 문명에 길들여져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예전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편리한 물품없이도 잘만 살았을텐데 요즘의 우리는 너무 욕심이 과한 것이 아닐까.

유명한 선승의 말씀에 '비워야 고인다'란 말도 있다.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고 발전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떤가.

아이들방에 가면 기암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한다. 침대위에 널브러진 옷가지며 먹다버린 과자부스러기에 포장지까지 그야말로 난장판인 현장을 보면 너무 넘치는 세상에 부족함이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스럽기도 하다.

결핍을 이기지 못하는 어른이 되지는 않을까. 사실 이런 나도 정리정돈을 잘하는 편이 못된다.

가끔 TV에서 정리정돈을 해주는 전문가가 나와 집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장면을 보면 나도 초빙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좁았던 거실이나 방들이 널찍해지고 그만큼 마음도 넓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가난한 기억을 가진 세대라 그런걸까. 쉽게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물건에 대한 욕심이 끝이 없이 생기는 까닭은?

'심플한 환경과 생활의 질은 비례한다.'

사실 한 가지의 물품이 탄생되기 위해서 파괴되는 자연을 생각하면 소비가 미덕인 시절은 잊고 심플한 생활에 길들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이 한 장을 위해 잘라졌을 나무와 수많은 자연파괴현상을 떠올려보면 쉽게 답은 나온다.

넘치는 물건으로 삶이 복잡한 사람들을 위한 미니멀 라이프를 제시하는 이 책은 단순한 삶을 지향한다.

어떻게 저런 정도의 물건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싶을만큼 가진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 단순함을 즐기는 사람들의 얼굴은 행복이 넘쳐보인다. 오늘도 쓸만한 물건들이 얼마나 버려지고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이 봄 좁은 집을 널찍하게 만드는 대 청소를 하고 싶다. 그리고 이제 나도 욕심을 덜어내고 단순하고 깔끔한 삶을 살고 싶다.

이 간단한 명제를 위해 꼭 한 번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