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이 죽은 후 후회한 21가지 - 소중한 사람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법
오츠 슈이치 지음, 정연주 옮김 / 경향미디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언젠가 누구든 반드시 죽음에 이른다는 것은 변치않을 진실이다.

오는 순서대로 가는 법도 없고 예측 가능한 죽음을 맞는 경우는 그나마 행복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질병으로 인해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어떻게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지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난 대비서이다.


 


언젠가 반드시 나역시도 떠나야 할 그 길, 그리고 사랑하는 내 가족들도 가야할 그 길을 서툴지 않게 따듯하게 맞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최근에는 말기암이나 소생할 수 없는 환자를 편안하게 보내주는 호스피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하루 100명당 1명이 사망에 이르는 요즘 관련된 사업도 번창하고 있다고 한다.

말기환자를 위한 요양소나 호스피스시설, 그리고 장례에 관한 직종들이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죽음'도 삶의 한 부분임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오랜동안 내과의사로 호스피스의, 그리고 재택요양진료의로 일했던만큼 죽음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을 것이다.

그런 그가 전하는 '잘 떠나보내는 법'을 보자니 만감이 교차한다. 멀리 있을 것만 같은 혹은 나에게 해당되지 않을 것같은 이별이 예감없이 닥쳤을 때 나는 제대로 잘 떠나보낼 수가 있을까.  혹은 잘 떠날 수 있을까.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일반증상을 비롯하여 대비하는 법들을 보니 그동안 내가 알던 상식들이 많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된다. 링거액이 수명을 연장하거나 고통을 감소시키는 기능보다 오히려 나쁜점이 많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거나 실제 호흡이 정지하고 심장이 정지해도 촉감이나 청각등은 어느정도 살아있다는 것등은 놀랍기만 하다.

혹시라도 의사의 사망진단이 내려진 후에라도 마지막 인사를 조용히 귓가에 전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사망을 앞둔 시점에 따라 조금씩 다른 환자의 증상들을 보면서 곁에 있는 가족들은 좀 더 세심하게 이별식을 준비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많은 참고가 될 것같다.


 


입장이 바뀌어서 내가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아마도 저자가 예시한 이런 감정들을 갖게 될 것이다.

어차피 그 길은 혼자 가야하는 것이고 삶에 대한 애착은 더욱 커져서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든 마음이 들것이다.

하지만 살아온 시간에 대한 감사와 남은 가족들과 따뜻하게 이별할 수 있는 분별력이 마지막까지 남아 있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도 나는 오래전 먼저 세상을 떠난 남동생과 그 뒤를 이어 오빠곁으로 떠난 막내 여동생을 죽음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다. 두 죽음 다 미처 준비가 없었다. 그렇게 젊은 나이에 삶을 놓을 것이란 걸 알지 못했다.

그래서 따뜻하게 보내지 못했다. 흔히 모든 사람들이 이런 이별후에 말하듯 '좀 더 따뜻하게 잘해줄걸 그랬어'만 되뇌었을 뿐이다. 그리고 나도 언제든 이런 이별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차근차근 마지막을 준비할 시간이 주어지기를 소망할 뿐이다.


의사란 삶을 연장시켜주는 존재이다. 하지만 저자는 고통스런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이 과연 환자가 원하는 일인지를 묻고 있다. 어제 국회에서는 소생할 수 없는 환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교의 뿌리가 강한 우리나라로서는 파격적인 법안이 될 수도 있지만 '존엄있는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배려한 한발 나아간 조치라고 생각한다. 흔히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있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죽을 때도 잘해!'하는 말이 나온다. 떠나가는 사람도 보내는 사람도 후회없이 그 시간들을 맞을 수 있도록 모두 한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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