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人'자를 보면 서로 기대어 선 모습이 연상된다. 인간이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 할지라도 절대 홀로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도 언급이 되었지만 피를 나눈 형제나 부모 자식간에도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
하물며 남끼리야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어차피 우리는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속에서 공존하는 존재들이다.
이왕이면 사이좋게 기분좋게 지내면 좋겠지만 이해보다는 갈등이 더 많이 존재하는 것이 사회이다.
처음 이 책을 소개하는 문구를 보았을 때 생각났던 것은 직장생활 4년차인 딸아이였다.
선머슴아처럼 괄괄한 성격인데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욱하는 기질이 있어 늘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는데 직장내 갈등이나
적응문제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기 때문이었다.
나역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했던 사람으로 사회생활을 구조를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딸아이가 느끼는 고통은 절대적으로
당사자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지켜보는 일이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혹시라도 이런 딸아이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선택한 책에서 정말 중요한 정보들과 코칭을 알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
흔히 남의 돈 벌어 먹기가 얼마나 힘든 줄 아냐고 툴툴거리는 사회인들에게 얘기하지만 막상 자신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꽤나 위험한
수준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자신은 문제가 없는데 직장이, 상사가, 동료가, 후배가 혹은 고객이 문제라고 '남의 탓'을 하는 것이다.
내가 수십년 전 사회생활을 할 때 견뎠던 어려운 점을 지금의 젊은 사람들에게 대입할 수는 없다.
모두 귀하게 자란 자식들이고 참을성마저 부족한 세대에게 '참아라, 참아라'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사회가 발달 할수록 다양한 직업군이 많이 나타나지만 국내 최초의 감정코치 전문가라는 저자의 직업이 우선 낯설고 흥미롭다.
과연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 하는 일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우리 나라의 기업을 상대로 코칭을 해주는게 주요 업무라는데 예전에는 없던 이런 직업이 나타나야 할 만큼 우리사회는 복잡 다양한
감정군들이 부디끼며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게다.
요즘 젊은이들 자기 주장이 확실하고 인내심이 부족한 편이다. 그런 이들에게 우리 시대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말도 되지 않는 불합리한 사고를 지녔다고 생각되는 상사의 책망에도 항변 한번 제대로 못하고 당해야했던 우리로서는 자기 할 말 딱딱하고 퇴근시간을 칼 같이 지키는 요즘 후배들이 전혀 이해가 되질 않는다.
하지만 저자는 같은 말이라도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예민한 요즘 사람들을 승복시킬 수 있는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더구나 말대응에 경험이 부족한 부하직원들에는 '자네 겨우 이정도인가'하는 책망보다는 '자네의 이런 대응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정도로 우회하는 답변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나역시 콜센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감정이 격앙된 상황에서 "고객님 배달이 밀려서 도착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렸잖아요'같은 대답이 돌아오면 가뜩이나 화가 난 상태에서 머리꼭지가 확 돌아버리는 경험을 한 적이 많았다.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하다'는 말을 한다면 일단 진정이 된다는 말에 백번 공감한다.
우리 속담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은 괜히 있는게 아니다.
귀하게 키운 내 자식이 고객에게 화풀이 대상이 되거나 억울한 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속이 터질 노릇이지만 억울하다고 대들고
뛰쳐나온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 대장간의 칼이 뜨거운 불에 달구어지고 망치로 벼려져야 강해지듯이 단련이 필요한 것이
바로 사회인이 되는 정석인 셈이다.
승진에 뒤쳐진 입사동기끼리의 소통방법이나 왕따 상사에게 인정받는 법같은 사회생활의 묘수가 예시를 들어가며 풀어놓고 있다.
어쨋거나 월급이 적어도 출퇴근이 힘들어도 감정 때문에 지치는 일이 더 힘든 법이다.
무조건 상사에게 아부를 하라거나 불합리한 명령에 승복하라는 것이 아니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개선할 건 개선함으로써 불필요한 감정소모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점이다.
책을 무척이나 아끼는 독자로서 이렇게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읽어도 아깝지 않는 속시원한 해결책이다.
내가 느낀 사회생활 극복의 묘수를 딸아이도 느껴 더 이상 힘든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강력 추천하고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