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제야 알 것 같아 - 엄마가 되어서야 알게 된 엄마의 시간들
박주하 지음 / 청년정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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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엄마가 된다는 것은 또 다른 성장을 의미한다. 몸이 커졌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고 나이를 먹었다고 다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러면서 진정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닐까.

좋은 부모밑에서 태어나 가난도 모르고 자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뭐든 결핍하나 없이

자란 사람들은 드물다. 하지만 어릴 적의 아픔이 평생 트라우마가 되어 그림자처럼

곁을 맴돌면서 행복을 방해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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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못먹을 정도로 가난했던 소년은 굶지 않을 것 같아 군인이란 직업을 선택했고

세 살때부터 국밥을 날라야 했던 국밥집 소녀는 지긋지긋한 국밥집 일이 싫어 서둘러

그 군인과 살림을 차렸다. 하지만 이삿짐을 밥먹듯이 싸야하고 쥐꼬리만 월급으로 살기가

힘들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런 두 부부에게 딸이 태어났고 아이는 외로움을 먼저 배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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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이사를 많이 해서 어릴 적 자란 곳도 기억에 많이 없고 친구도 없고 심지어 동생을 가진

엄마는 국밥집 외가에 아이를 맡기고 몇 년동안 나타나지도 않았다.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보다 반찬도 많았고 외할머니는 달디단 고기도 입에 넣어주었지만 아이는

외로웠고 무서웠고 점점 소심한 아이가 되었다. 누구의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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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이겨내려고 엄마는 쎈 여자가 되었고 아이를 다정하게 품어주지 못했다.

아이의 뒤를 이어 태어난 동생과의 상봉도 훨씬 늦어서 낯설었다. 그래도 6학년이 되고

가족이 모여 살게 되었다. 하지만 엄마는 스무살이 된 딸을 교통사고로 떠나보내야했고

아빠는 퇴직후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녀야 하는 상황에 큰 딸이었던 저자는 아이 하나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온다. 제대로 이혼절차를 밟지도 못한 채 도망치듯 다시 전쟁터로.

 

누구나 가슴아픈 시간들이 있다. 국밥집 딸이었던 엄마는 이삿짐을 싸고 풀면서 가난과

싸워보려고 했다. 하지만 엄마 역시 저자처럼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외로운 아이였다.

결혼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현실은 녹록치 않아서 엄마를 더 으악스럽게 만들었다.

그런 엄마를 이해못해서 만나기만 하면 서로를 물어뜯던 큰 딸은 자신이 엄마가 되면서

엄마의 시간들을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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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말한다. '고통을 딛고 살아줘서 감사합니다'

진작 이렇게 말했더라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었을텐데 참 아쉽다.

그리고 이 모녀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의 시간들과 많이 겹쳐져 있어 놀라웠다.

나만 외롭고 불행했던 건 아니었구나.

나 역시 이제는 너무 늙어버린 엄마가 안타깝고 시간이 아쉽다.

좀더 사랑할 걸. 조금만 더 일찍 얘기할걸.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조금 더 일찍 사랑한다고 말해주라고 권하고 싶다.

과거에 아팠고 내가 다 옳은 것 같았지만 시간은, 세월은 그럼에도 내가 놓치고 살았음을

언젠가 깨닫게 한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손을 내밀고 사랑한다고 말하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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