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을 이겨내려고 엄마는 쎈 여자가 되었고 아이를 다정하게 품어주지 못했다.
아이의 뒤를 이어 태어난 동생과의 상봉도 훨씬 늦어서 낯설었다. 그래도 6학년이 되고
가족이 모여 살게 되었다. 하지만 엄마는 스무살이 된 딸을 교통사고로 떠나보내야했고
아빠는 퇴직후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녀야 하는 상황에 큰 딸이었던 저자는 아이 하나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온다. 제대로 이혼절차를 밟지도 못한 채 도망치듯 다시 전쟁터로.
누구나 가슴아픈 시간들이 있다. 국밥집 딸이었던 엄마는 이삿짐을 싸고 풀면서 가난과
싸워보려고 했다. 하지만 엄마 역시 저자처럼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외로운 아이였다.
결혼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현실은 녹록치 않아서 엄마를 더 으악스럽게 만들었다.
그런 엄마를 이해못해서 만나기만 하면 서로를 물어뜯던 큰 딸은 자신이 엄마가 되면서
엄마의 시간들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말한다. '고통을 딛고 살아줘서 감사합니다'
진작 이렇게 말했더라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었을텐데 참 아쉽다.
그리고 이 모녀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의 시간들과 많이 겹쳐져 있어 놀라웠다.
나만 외롭고 불행했던 건 아니었구나.
나 역시 이제는 너무 늙어버린 엄마가 안타깝고 시간이 아쉽다.
좀더 사랑할 걸. 조금만 더 일찍 얘기할걸.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조금 더 일찍 사랑한다고 말해주라고 권하고 싶다.
과거에 아팠고 내가 다 옳은 것 같았지만 시간은, 세월은 그럼에도 내가 놓치고 살았음을
언젠가 깨닫게 한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손을 내밀고 사랑한다고 말하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