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변화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 소중한 내 인생과 관계를 위한 말하기 심리학
황시투안 지음, 정영재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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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인생의 변화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황시투안, 미디어숲


황시투안 님의 <모든 관계는 나에게 달려 있다>는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익숙해진 감정 패턴, 사고 패턴, 관계 태턴 등 삶의 패턴이 익숙하기 때문이므로, 과거의 나와 결별하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했다. 만족하되 현실에 안주하지 않으며, 자신감을 가지되 자만하거나 교만하지 않고 편안함을 유지할 것을 이야기 했다. 무엇보다 위로가 되었던 것은 그 누구도 내 허락없이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는 말이 었다. 공자의 말처럼 자신의 입장을 지키면서 타인과 화목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던 책이었다.


이 책 역시 기대가 많이 되었다.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이끌어 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말의 의도와는 달리 오해를 낳고, 싸움, 분쟁으로 이어져 곤경에 빠지는 사람이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앨버트 메라이언(Albert Mehrabian)은 7-38-55법칙을 제시했다. 소통할 때 말의 내용은 7퍼센트, 억양은 38퍼센트, 몸짓은 55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한다. 말의 내용보다 억양이나 몸짓이 93%를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니 깜짝 놀랐다. 지인이 나에게 말의 속도가 빠르고 낮은 어조로 말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위압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 적이 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그 말 뜻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사람을 대할 때 냉정하다고 한다.

그래서 상대방을 위해 계획을 세워 주고, 아주 좋은 방법을 제안하더라도 상대방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한다. 아이와 수학공부를 하며 엄청 싸웠던 기억이 났다. 이 쉬운 걸 왜 모르지? 벌써 세 번이나 설명해 줬잖아 하며 언성이 높아졌다. 학원 원장님과 상담하면서 수학을 잘했던 어머니가 아이에게 여러번 설명을 해도 아이가 왜 이해를 못하는지 알 수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정말 그랬다. 그들의 환경과 수준에 맞춰서 이야기 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거고, 결국 반감을 가지게 되었을 지도 모른다.


나는 괜히 부딪히며 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낳은 내 아이도 컨트롤하지 못하는데 남을 어떻게 바꾸겠냐며, 속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겉으로는 적당히 비위를 맞추기도 한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자신을 소홀히 하고, 타인과 상황에만 집중하는 소통을 비위 맞추기 소통이라고 하는데, 겉으로는 소통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이나, 사람의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고, 억눌린 에너지로 몸이 망가져 질병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이 되었다.


자신과 타인의 느낌을 배제하고 오직 상황에만 집중하는 소통방식을 지나친 이성이라고 한다. 그들은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라 하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고, 어떤한 감정 없이 이치와 도리를 따진다. 이런 소통방식은 보기에는 객관적이고 일리 있어 보이고, 심지어 별 문제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이런 사람들 주위에는 친구가 별로 없다고 한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니, 감정의 연결고리를 끊으면 자연스레 사람들과의 거리가 생긴다는 저자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 졌다.


사람은 각자 다른 관점을 지니고 있다. 다들 자신이 옳고 맞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참고 양보하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상대방이 잘못했고, 내가 맞는데 왜 양보를 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 이에 대해 저자는 명쾌하게 설명한다. 잘못을 지적받는 위치에 놓인 사람은 변명하고, 계속해서 엇나가려 한다는 것이다. 우선 상대방을 인정받는 위치에 놓아주면, 더 좋게 바뀌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은 인정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먼저 양보하는 것은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있다는 것이고, 해결 방법이 있는 사람이 먼저 행동한다. 장자는 우물안 개구리에게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말하지 말고, 여름철 벌레에게 겨울철 얼음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고, 시견이 좁은 자와 도에 관해 이야기 하지 말라고 했다. 티격태격 할 것이 아니라, 넓은 시야로 보아야 함을 잊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우물안 개구리와 무슨 이야기를 하며, 사고의 틀이 그게 전부인 사람과 무슨 도를 논하겠는가!


"말을 조심해라, 행동이 될 것이다.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될 것이다.

습관을 조심해라, 인격이 될 것이다.

인격을 조심해라, 운명이 될 것이다."


마거릿 대처의 말처럼, 나의 말과 행동이 습관이 되고, 인격이 되어 운명이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이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다스릴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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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신세계 메타버스를 선점하라 - 앞으로 인류가 살아갈 가상 세계를 위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자오궈둥.이환환.쉬위엔중 지음, 정주은 옮김, 김정이 감수 / 미디어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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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디지털 신세계 메타버스를 선점하라, 자오궈둥, 이환환, 쉬위엔중 지음, 미디어숲


메타버스에 올라타야한다는 말이 생겼다. Metaverse는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이 결합된 세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메타버스가 단순히 게임, 비트코인 같은 부정적인 요소들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디지털 신세계 메타버스를 선점하라>에서는 메타버스를 이해해야 우리가 살아가야할 현실 세계를 더 잘 이해하고 누릴 수 있다고 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가상 세계를 위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이 힘들어지니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메타버스를 실생활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존 바이든 후보는 닌텐도 동물의 숲이라는 가상 현실 게임에서 선거 캠페인을 했고, 방탄소년단(BTS)도 온라인 게임 포트타이트에서 신곡 다이너마이트를 실제 콘서트장처럼 발표하였고, 졸업식이나 입학식을 실제 학교와 동일하게 꾸민 메타버스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가상공간에서 실제를 경험하게 하는 예는 이전에도 있었다. 우주비행사가 우주에 나가기 전 우주 환경과 비슷하게 만든 환경에서 훈련을 했던 것도 포함된다. 이처럼 알게 모르게 메타버스가 우리 삶속에 스며들고 있다. 가상현실 속에서는 이성보다는 경험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메타버스는 고립된 세계가 아니라 우리의 육신이 존재하는 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


1995년부터 2010년 사이에 태어난 M세대는 인터넷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세대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카톡 등 과학기술의 산물을 제대로 영향을 받은 세대이다.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세대였기에 소비의식도 강하고, 권위를 두려워하지 않고 인간관계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며, 자아실현, 지적욕구를 채우고, 좋아하는 일에 지출을 서슴치 않는다고 한다. M세대가 아니더라도 가상현실이 산업계에도 응용되고 있다. 부동산 매물도 VR로 보여주기도 하고, 박물관에서도 증강현실로 소개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접하고 있었음에도 메타버스는 먼 미래의 일이라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이미 메타버스에 발을 들여 놓았음을 알게 되었다.


디지털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실물을 교환하는 전자상거래 시장, 콘텐츠 제작 툴을 교환한느 앱스토어, 디지털 콘텐츠를 교환하는 시장이 빠르게 규모를 키웠다. 메타버스에서는 전통적인 경제의 기본 원칙이 무너진다. 새로운 세계에서 무엇이 창조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한다. 셋팅된 공간, 시스템이 아니라, 메타버스에서는 플랫폼만 제공하고,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User Generated Contents, UGC)로 채워지기 때문에 개인의 창조력이 무한대로 발휘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몇몇이 머리 맞대로 만들며 구상한 것과는 완전히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다.


약 330페이지가 되는 분량의 책을 몇 주에 걸쳐 읽었다. 경제, IT 기술에 대한 내용까지 나오니 술술 읽혀지지는 않았고, 좀 어려웠다. 메타버스 안에서는 현실 세계에서 신경써야 할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게임에서는 아바타가 죽더라도 리셋하면 된다. 어쩌면 인류가 꿈꿔왔던 무릉도원이나 유토피아가 메타버스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세계가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가 된다. 롱페로우의 말처럼 현재를 믿고 씩씩하게 미래를 맞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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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eat again -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윤은혜 with
윤은혜 지음 / 서사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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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do eat again, 윤은혜 지음, 서사원


베이비 복스에서 노래 부르고 춤 추던 가수 윤은혜,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내더니 커피프린스 고은찬을 연기하며 연기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더니, 어느날 방송에서 요리하는 윤은혜를 보여준다. 그런데 윤은혜가 지인들을 위해 만드는 요리는 사랑이 가득 담겨있다. 사실 윤은혜가 친구들에게 마음을 표현하고 친해질 수 있었던 계기가 바로 요리였다고 한다. 학창 시절 낯가림이 심했는데, 열 여섯 어린 윤은혜는 옥탑방 작은 원룸에 친구들을 초대해 밥을 만드어 주고, 예쁜 도시락을 싸서 함께 나누어 먹었단다. 늘 다른 것과 비교되고 평가를 받았지만, 요리만큼은 평가 받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것이었기에 누군가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는 일이 즐거웠다고 한다.


방송에서 본 모습도 그랬다. 같이 사는 친구들에게 근사한 요리를 뚝딱 만들어 멋지게 차려내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가 없었다. 뚝딱뚝딱 요리를 만드는 모습을 보며 저 요리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근사한 레시피를 담은 요리책이 나왔다. 요리를 대접할 사람을 생각하며 요리하는 모습이 너무너무 즐거워 보였기 때문일까? 그녀의 책은 전문적으로 요리하는 사람들이 만든 책보다 뭔가 더 값지게 느껴졌다.


이 책에는 에피타이저, 메인 디시, 아시아 요리, 사이드 디시, 디저트, 홈카페, 음료, 소스까지 85가지를 담고 있다. 치즈, 버터, 향신료, 허브, 파스타면 등등 자주 쓰는 재료들에 대한 설명도 쉽고 깔끔하게 하고 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요리에 일각연이 있는 윤은혜가, 마치 이웃집 언니가 조근조근 알려주듯 요리의 세계로 인도한다.


윤은혜의 요리에는 우아함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흔히 먹던 브라타 치즈 샐러드에는 올리브 오일, 발사믹 소스 외에 유자청을 섞어 드레싱을 뿌려 색다른 맛을 선사하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먹어 보고 반했다는 퓨전 카프레제는 새로운 맛을 선사한다. 샐러드하면 채소를 흔히 떠 올리는데 색색의 과일 샐러드는 얇게 슬라이스한 사과, 레몬, 오렌지, 자몽을 슬라이스 하여 켜켜히 쌓고, 구운 호두와 올리브 오일, 발사믹 소스, 디종 머스터스 소스를 넣은 드레싱을 뿌려 아삭아삭한 매력적인 식감을 소개한다.


특히 파스타 쪽은 꼭 따라해 보고 싶다. 늘 실패하던 요리 알리오 에 올리오도 윤은혜의 레시피는 뭔가 색다르다.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처럼 깊은 맛을 내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특히 파스타 면을 잘 익게 삶았었는데, 이 책에서는 파스타 면을 알 덴테(al dente) 상태, 즉 씹었을 때 살짝 단단한 식감이 느껴지는 상태로 삶을 것을 추천하고 있다. 나는 파스타 면을 다 익힌 후에 다시 볶으니 면이 퍼지고 힘이 없어졌었다. 기름에 넣고 볶고 맛을 낼 때 파스타 면이 더 탱글거리며 맛있게 된다. 이렇게 세세한 설명이 있으니 요리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하더라도 실패없이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예쁘게 담긴 요리를 보니, 당장 마트, 백화점 가서 재료들을 사 오고 싶은 생각이 든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게 먹는 상상을 해 본다. 윤은혜의 수줍은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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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부터는 이기적으로 살아도 좋다 - 1만 명의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된 후회하지 않는 50대를 사는 법
오츠카 히사시 지음, 유미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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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오십부터는 이기적으로 살아도 좋다,

오츠카 히사시 지음, 한스미디어

"50대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고민한다."

평생을 열심히 일하고 정년퇴직을 하신 두 분이 생각났다. 한 분은 퇴직을 앞두고 미국에 사는 딸네에 갈 거라며 소녀처럼 행복해 하셨는데, 퇴직 후 얼마 안되어서 갑자기 돌아가셨다. 부고를 듣고 인생이 너무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분은 평생을 일만 하느라 가족들을 잘 챙기지 않다 정년 후 가족들에게 너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대화가 하고 싶었지만 가족들은 그닥 달가와하지 않았다. 직장이 곧 나였던 분들이었는데, 은퇴 후의 삶은 생각처럼 녹녹하지 않아 보였다.

이 책의 저자인 오추카 히사시는 1962년 생으로 저보다 11살 많은데, 일본과 한국의 차이 인지는 모르겠지만 무능한 50대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은 괴리감이 느껴졌다. 당장 우리 회사만 해도 회사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40대후반에서 50대이고, 오히려 20대, 30대들이 자기의 삶을 회사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사는 듯 하다. 우리 세대 혹은 우리 보다 연배가 높으신 분들은 회사의 자신의 비율을 따지면 회사 비중이 훨씬 더 큰데, 50대부터는 그 비율을 조절해 나가야 한단다. 나 역시 주말에도 실험하거나 일을 하려고 출근을 했고, 퇴근 후에도 일을 싸 가지고 와서 집에서 일하곤 했다. 주말에는 체험학습을 명목으로 아이와 많은 곳을 다녔다.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기껏 하는 것이 TV나 영화를 보거나, 책읽는 것이 다였다. 일을 그만두고 난 후에는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지금껏 해온 일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인생 2막을 어떻게 살아야할 지 고민해 보았다. 내 취미는 뭐지, 내가 회사 인생을 이별한 후에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떠 오르는게 없다. 사실 아직도 산적해 있는 회사일에, 은퇴 후에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는게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3장에서는 50대에 반드시 포기해야 할 6가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50대가 넘으면 무엇을 손에서 내려 놓아야할 지 부터 생각해야한다고 한다. 책임감도 내려놓고, 유능한 상사로 인정받고 싶은 유혹에서도 벗어나야 한단다. 심지어 남에게 맡겨서 성과가 60%만 나와도 괜찮다고 생각해야 한단다. 일에서 만큼은 욕심과 책임감이 엄청 강한 내가 이걸 해 낼 수 있을지 벌써 부터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내가 다 할 수는 없으니, 서서히 내려놓아야겠구나 생각하니 조금은 서글퍼 졌다. 그렇다고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닌데 말이다. 명함이 없어도 자신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 좀 씁쓸해 졌다. 사실 지금도 회사 밖을 나서면 윤박사가 아니라 그냥 아줌마인데, 누가 그렇게 부르면 화가 날 것 같다. 열심히 살아온 내 인생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것조차 욕심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은퇴 후의 삶은 나를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내 후손들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이리다. 내가 행복하면 되는 것이겠지.

50대 이후에도 평생 공부하는 자신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40대 초중반의 나는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토익공부를 했던 기억이 떠 올랐다. 아침에 한 시간 RC, 점심시간에 산책하며 LC를 공부하며 900점을 유지했었는데, 최근에는 영어공부를 안하고 있다. 86세로 생을 마감한 우리 할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 할아버지의 생활계획표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자전거타며 운동하고, 도서관에서 주기적으로 책을 빌려 읽으셨고, 심지어 한문공부도 계속 하셨다. 바쁜 자녀나 손자들을 붙잡고 이야기 하고 싶어 하신 적도 거의 없으셨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혼자만의 삶을 만끽하고 사셨던 것 같다. 나도 이제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 겠다. 영어회화든 수험영어든 뭐든 시간을 정해놓고 공부해야겠다. 그리고 재테크 공부도 해야지.

은퇴 후에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고민하면 너무 늦기에 앞으로 50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 책의 서문에는 50이라는 나이는 마음만 먹으며 완전히 제로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면서, 학창 시절 이후로 장래에 대해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지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앞으로 10년 혹은 15년 후면 은퇴를 해야할텐데 어떻게 준비를 해야할지 머리 속에 조금씩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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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 가스라이팅의 모든 것
신고은 지음 / 샘터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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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신고은 지음, 샘터


상대가 매번 나를 탓하나요?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으로 싸한 느낌이 온다면,

그게 맞을 겁니다.

의심하세요.

의심이 확신이 될 때는 쿨하게 결정하세요.

내 잘못이 아니라 네 탓이라고,

할 만큼 했으니까 그만하겠다고!


몇년 전, 모 연예인의 사건으로 인해 가스라이팅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때에만 해도 가스라이팅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가스라이팅이 우리 생활에 너무나 밀접하게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가스라이팅을 당하게 되는 환경과 특징, 가스라이터의 유형을 드라마, 소설, 영화 등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나 역시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고, 불합리한 상황들을 겪을 때 처음에는 당황해 할 말을 잃었다가, 내가 뭘 잘 못 했나 의심하고 주눅이 들었다. 상대의 태도가 지나치게 당당하거나 뻔뻔한 경우 우리는 순간 당황스러움을 넘어 나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고 한다. 가스라이터는 이런 심리 상태를 이용하여 오히려 더 뻔뻔하고 당당하게 다가온다고 한다. 네가 이상한거 아니냐,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라고 말하는 통에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당시의 상황들이 이해되고 정리가 되었다. 심지어 내 주변의 사람들 조차도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갔고, 상황이 역전되어 나 혼자만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통에 더 주눅이 들었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 올랐다. 저자의 말처럼 상대방의 교모함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던 것이다.


돕고 살아야지 거절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잘못된 가르침 때문에, 거절하는 나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고 한다. 가스라이터는 이를 교모하게 이용하여 걱정해 주는 척 포장하면서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든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누군가의 얼굴이 떠 올라 소름이 끼쳤다. 그 사람과 나의 관계를 보면 그 사람은 교묘하게 부탁을 하고, 나는 거절하지 못해 일을 도와 주었지만 그 사람은 거의 매번 나의 요청을 교묘하게 거절했다.


가스라이터의 특징 중 하나가 무의미한 싸움 걸기라고 한다. 나는 쓸 데 없는 기억들은 매우 빨리 지워버리는 편이다. 나는 그닥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일들을 시시콜콜 기억소환해서 자기가 맞다고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방이 끝까지 자기 기억이 맞다고 하길래 의미없는 싸움을 좋아하지 않는터라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다. 저자는 기억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기억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의견이 다르면 누군가 한 사람의 기억이 잘못되었을 뿐이다 하며 그냥 넘어 가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가스라이터를 이를 이용해 기억도 잘 못하니 네가 틀렸어 라고 가스라이팅을 한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때 상대방이 이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나에게 가스라이팅했음을 알게 되었다.


바르게 살아야하고, 친절해야하고, 남에게 모질게 해서는 안된다, 모든 사람에게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내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쉽게 거절하지 못했던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는 군주는 모든 상황에서 모든 사람에게 착할 필요가 없다는 구절을 인용하며, 저자는 착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선을 지키며 살고, 할 수 있는 만틈의 선택을 할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마음이 불편해 지는 요구가 있다면 상대방의 요구가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봐야겠다. 어쩌면 거절이 최선의 선택일 수도 있음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누군가를 끊어내려면 정서적으로 지지해 줄 사람, 객관적으로 판단해 줄 사람,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사람, 단절된 그 자리의 공허함을 채워줄 사람 등 또 다른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한다. 끊어야 할 관계를 끊지 못하면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관계를 놓칠 수 있다고 한다. 적절한 단절이 오히려 더 따뜻한 관계를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주변에서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이 누구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끊어내야할 사람은 누구인지, 함께 같이 가야할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았다. 아울러 타인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은연 중에 나도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는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런 저런 상황 속에서 가스라이팅에 직면하여 '핑'을 하더라도 '퐁'이 되지 않도록,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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