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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거절의 기술
데이먼 자하리아데스 지음, 권은현 옮김 / 동아엠앤비 / 2025년 8월
평점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품격 있는 거절의 기술(The art of saying NO), 데이먼 자하리아데스, 동아엠앤비
나는 거절을 잘 못한다. 나는 분명히 거절했는데, 되받아치며 집요하게 재요청하는 상대방을 보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그래서 대부분의 제안을 받아들이는데, 그러다 보면 내가 해야할 일이 쌓이게 되면서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지인 중에 거절을 정말 잘하는 사람이 있다. 분명 거절했는데, 요청을 하는 사람이 전혀 기분나쁘지 않게 거절한다. "품격 있는 거절의 기술"의 영어 제목은 "The art of saying NO"이다. No라고 말하는 기술인데, art라는 단어처럼 예술적으로 NO라고 말하고 싶다.
저자는 거절하지 못하는 예스맨은 자신의 가치를 남보다 낮게 평가하기 때문이며, 거절하면 관계가 깨질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한다.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다. 누군가의 부탁이나 제안을 거절하는 일이 쉽지 않다. 잘못하면 의가 상하고 관계가 틀어지지 일쑤이고, 심지어는 상대방에게 핀잔을 듣거나 앞으로는 상부상조하지 않겠다는 말까지 듣게 되기도 한다.
실제로 남의 일을 해주느라 자신의 일을 펑크 내는 사람을 왕왕 볼 수 있다. 나 역시 그랬다. 그리고 내 일을 펑크내지 않으라 밤새 일을 하기도 했다. 내가 내 시간, 노력을 할애하며 그들을 도와 주었다고 해서 그들이 내 일을 도와 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사람마다 전문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떨 때는 나만 손해보는 느낌이 들때도 있다. 스티븐 잡스는 "당신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했다. 저자 역시 나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타인의 제안을 도와주느라 정작 내 시간과 관심이 뒷전으로 물러나게 된다고 말한다.
정중하게 거절했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부탁을 들어달라고 끈질기게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이 있다. 나중에는 귀찮기도 하고 그럴 시간에 도와주자는 생각에 마지못해 예스라고 해 버렸다. 저자는 이 상황을 아이와 부모의 관계로 예를 들었다. 밖에 나갔을 때 떼 쓰는 아이들을 타인의 시선 때문에 받아주면, 아이들은 교묘하게 이를 악용한다. 그 다음부터는 '우리 엄마는 안된다고 했다가도 내가 계속 떼쓰면 결국 들어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자는 한 번 거절했으면 일관성있게 거절해야 함을 강조한다. 거절할 때의 원칙을 '나는 ~하지 않는다'로 예를 들어 설명했는데, 정말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품격있는 거절의 원칙은 솔직하고, 명료하게 거절 의사를 밝히고, 상대방 입장을 존중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가능한 범위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정중, 솔직, 진실한 태도로 부탁을 거절했는데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사실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할 지 몰랐는데, 저자는 내가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통제할 수 없으므로, 그들에 반응에 대해 책임질 수도 없고, 죄책감에 시달리지도 말 것을 이야기 한다. 상대방이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그냥 무시할 것은 권고한다. 적대적인 감정과 공격은 그의 내면에서 비롯된 것이며, 거기에 대해 나는 아무런 책임도 권한도 없다는 것이다.

그렉 맥커문은 '당신의 삶을 최우선으로 삼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당신의 최우선이 된다'고 했다. 거절은 단순한 거부가 아니다. 나의 시간와 에너지를 중요한 곳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게다가 워렌 버핏은 '그냥 성공한 사람들과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의 차이점은,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은 거의 모든 일에 노(no)라고 말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예스맨이 되어서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써버려서 정작 나를 위한 시간과 에너지가 없다면 나는 평생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살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면 소용이 없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연습해 봐야겠다.
타인의 요구에 지쳐 있고, 예스맨 혹은 호구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 볼 것을 추천드린다. 품격있는 거절을 통해 나를 지켜내면서도 인간관계를 균형있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