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연습을 합니다 - 피할 수 없는 노년의 싱글 라이프 당신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류슈즈 지음, 박소정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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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혼자사는 연습을 합니다, 류슈즈 지음, 미래의 창

이 책의 저자인 류수즈 님은 신경과 교수로 치매 치료의 권위자로 30년 넘게 의사로 일하다가 자신의 인생 계획표대로 59세에 은퇴하여 혼자만의 삶을 만끼하고 있다. 저자 프로필에서 대만사람인 걸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람인냥 친근하게 느껴진다. 치매 권위자였지만 진료실 밖에서는 민박집을 나설 때 열쇠를 못찾아 문을 잠그지 못하고 나왔다가 10km를 걷고 식사를 하다 배낭 한쪽에서 열쇠를 찾는 등 나와 다를 바 없는 중년일 뿐이다.

70대가 되는 친구들을 만나면 대화의 절반이상이 본인의 질병과 진료 경험, 괜찮은 의사 추천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니 10대와 20대는 공부와 진로, 30~40대는 결혼, 육아, 40대후반~50대는 자녀의 진로와 건강, 이제 50대가 되어서는 나이드신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나이들어서 치매에 걸리지 않고, 자녀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갈수만 있다면 그보다 큰 축복이 있을까 싶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상의 이야기를 곁들이면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생활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건강한 생활습관은 암과 치매, 특히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를 이겨낼 수 있는 최선의 예방법으로 몸을 자주 움직이며 운동하기, 두뇌운동 게을리 하지 않기, 사람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기,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하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치료하기 등을 강조한다.

기억은 정확하지 않고 왜곡되기 쉽다. 인간은 기억은 소멸(transience), 정신없고(absent-mindedness), 막혀있고(blocking), 오귀인(誤歸因, misattribution), 피암시성(suggestibility), 편향(bias), 지속성(persistence)의 일곱가지 오류가 있다고 한다. 이 중 '정신없음'은 가장 흔하다고 한다. 나 역시 일상 생활이 아닌 여행을 가거나 다른 곳에 가게 되었을 때 정신없을 때가 종종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젊었을 때처럼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하면 안된다. 멀티태스킹이 오히려 비능률적인 연구결과도 많은데도, 일이 많다보니 멀티태스팅을 하는 습관이 들어버렸다. 한 번에 한가지 일만 해야 뇌에 정보를 더 잘 입력하고 저장할 수 있다고 하니 연습하자! 그리고 매사에 10분 정도 여유를 두어야 한다. 서두르면 넘어지고, 접질리거나 골절되기 쉽다. 나이들어 골절 생기면 대책이 없다. 나이들어 고관절이 부러져 인공고관절 수술을 하면 근육량이 쇠퇴하면서 결국 병상에서 삶을 마무리하게 됨을 잊지 말아야겠다.

자녀와 남편 뒷바라지 하며 보내던 엄마들이 성인이 된 아이들을 독립시키며 빈둥지증후군을 겪기도 하고, 배우자나 가족의 죽음으로 힘들어 하기도 한다. 평생을 그림자처럼 붙어 살았던 우리 엄마는 아빠가 먼저 소천하시자 아빠의 공백을 견디지 못해 힘들어 하셨다. 가장 큰 스트레스가 배우자의 죽임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본인이 좋아하는 것보다 아빠가 좋아하는 것이 항상 먼저였던 엄마는 식사도 대충하시고, 내가 할 일이 없어졌다며 우울증과 무기력증이 왔다. 혼자사는 연습을 전혀하지 않았으니 그럴 수 밖에...

저자는 혼자산다. 부부나 가족과 함께 있는 것도 혼자사는 것도 전부 좋은 일이지만 혼자 살이의 최대 장점은 독서와 글쓰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혼자 사는 삶에 매우 익숙하다. 명절에도 친구와 친척을 방해하지 않고 싶어서 '평소대로' 식당에 가서 늘 먹던 음식을 포장해 와서 식사를 해결하고, 커피 한잔, 과일, 디저트를 먹고, 드라마를 정주행하기도 하고, 칼럼 원고를 쓰기도 한다. 나이들어 외롭지 않게 상실감을 느끼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 내려면 지금부터 혼자사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

나이드신 분들의 진료를 많이 해 보신 분이라 그런지 이 책에는 많은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다. '병력이 중요하기는 해도 오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은 특히 크게 와 닿았다. 벌에 쏘여 감염된 상처 치료에 집중하는라 대상포진으로 인해 생긴 작은 물집을 놓친 사례가 나온다. 이러한 선입견을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라고 하는데, 의사가 다른 진단 가능성을 무시하고 의학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거사. 우리 엄마의 경우 대상포진으로 병원진료를 받고 치료 중이었는데, 한달 반이 넘었는데도 통증이 있었고, 수포가 있는지도 체크하지 않고 진통제와 주사만 처방해주던 의사는 그 때에도 대상포진으로만 생각하고 진통제 처방을 했다. 멀쩡하시던 분이 쓰러지셨고 부검을 하고서야 대동맥 박리였음을 알게 되었다. 사망 이틀 전에 병원에 갔을 때 의사가 다른 진단 가능성을 무시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화가 난다.


20~40대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잠을 줄였다. 특히 아이를 낳고 나서는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하기 때문에 잠을 덜 자야 했다. 혹자는 죽으면 평생 잘건데, 24시간도 부족한 시간의 1/3을 잠으로 허비할 수 있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사실 잠을 줄이는 것은 건강에 매우 좋지 않은 일이다. 생각해 보면 고문할 때 잠을 못자게 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밤새 잠을 못자고 운전대를 잡는 것은 알코올 농도 0.07 퍼센트 일때와 정신상태와 반응속도가 동일하다고 한다. 일곱 시간 이하로 자게되면 치매 발병률이 30%가 높아진다.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처럼 뇌에서 생성되는 단백질 등의 노폐물, 독소의 약 60%는 뇌척수액과 신경교세포 및 소혈관벽으로 형성된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em)의 내강을 통해 뇌막의 림프레로 이동하고 그 후 혈류로 유입되어 체외로 배출된다. 뇌 글림프 시스템은 뇌를 청소해주는 시스템인데, 우리가 잠 잘 때 주로 작동하며 깊은 수면을 취할 때 가장 활발하게 작동한다고 한다. 그러니 인생의 1/3을 잠으로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잠을 통해 회복되고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적정 수면시간을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고 일어났을 때 머리가 말고 개운하다는 느낌을 주는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하니, 나도 체크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참 빨리 흘렀다. 중고대학생, 대학원을 거쳐 직장생활을 한지도 꽤 오래되었고, 엊그제 태어난 것 같은 아들은 대학생이 되었다. 앞으로 시간은 더 빨리 흘러 갈 것 같다. 준비해두지 않으면 나의 노년생활이 불운할 뿐 아니라 아들에게 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한 몸과 마음의 건강법을 지키기 위해 하나씩하나씩 실천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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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보다 시코쿠
김환.김자람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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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결혼보다 시코쿠, 김환•김자람 지음, 브레인스토어

여행에 있어서는 플랜 A, 플랜 B, 플랜 C까지도 준비하는 계획형 인간 김자람님과 축구 해설가로 활동 중인 김환님은 마흔이 된 여전히 결혼은 아직인 오래된 커플이다. 20대 때 2005년 10월부터 2006년 4월까지 6개월 간 1회차 만남이 있었고, 2014년 부터 현재까지 장기연애를 하고 있으며 여행을 좋아해 종종 여행을 다닌다. 그들이 결혼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지인들의 결혼식에 다녀올 때 뿐이다. 우리도 결혼하자가 아니라 (쓸 데 없는) '결혼식은 안해도 될 것 같다'는 이야기가 전부이다. 아니 이제는 '결혼식은 안해'로 바뀌었다. 대신 그들이 선택한 건 결혼식이 아니라 2주간의 여행이다.

이 책에서는 이 커플이 함께 다녀온 일본 시코쿠 여행을 각자의 시선으로 기록하고 있다. 아침 6시면 일어나는 김자람님은 곤히 자고 있는 김환님을 깨우지 않고 혼자 아침 루틴을 즐기는 참 쿨한 커플이다.

일본여행하면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를 떠 올리고, 근교인 요코하마, 고베, 교토, 나라, 유후인 정도가 생각난다. 요즘 대세는 일본 소도시다. 흔히 가는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가 아닌 일본 도시로 가는 직항도 생겨나고 있고, 도쿄에서 배, 비행기, 기차를 타고 다른 도시로 가기도 한다.

사실 시코쿠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들어 보았다. ‘시코쿠’는 일본을 구성하는 4개 섬 중 가장 작은 섬이라고 한다. 이 커플은 시코쿠에서 가장 작은 현인 가가와현의 대표 도시이자 우동으로 유명한 다카마쓰를 시작으로, 올리브로 유명한 쇼도시마에도 가고, 아무 계획없이 있다가 강을 따라 이국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옆동네 구라시키도 가고, 미술관과 볼거리가 많은 나오시마 등을 여행한다.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자연스럽게 몸에 배인 오래된 커플이 주는 안정감이 책 곳곳에 편안하게 자리하고 있다.

나는 여행을 가면 가능하면 한 곳에 오래 머무르며 직접 걸으며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숙소를 자주 옮기며 짐을 풀었다 쌌다를 반복해야해서 귀찮기도 하고, 차를 타고 이동하면 차안에서 시간낭비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이다. 저자들도 최대한 이동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했단다. 현지에 스며들자고 하며, 호텔 대신 에어비앤비 숙소를 잡고, 다카마쓰 주택가에서 자전거를 타고 편의점에 가서 장을 본다. 매일 우동을 2번씩 먹을 수 있을거라 호언장담했지만 곧 우동이 물린다. 현지인도 그만큼 먹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주일에 우동을 5그릇은 먹는다는 현지인들처럼 8일 동안 우동집 6곳을 돌아 보기도 한다. 내가 해 보고 싶었던 여행이라 이 책을 읽는 내내 대리만족이 되었다.


너무 요란스럽지 않게, 너무 여행 책자 같지 않게 쓰여진 게 이 책의 매력이다. 사진은 무심한 듯 편안한 일본 소도시의 모습이 대부분이지만, 아주 가끔씩 풍경과 하나된 저자들의 모습을 담았고, 당시의 감정에 충실하게 에세이를 써 내려갔다. 2주 간의 여행이 한달이 되고, 반 년이 되고, 일년이 되면 한 평생 같이 하게 되겠지? 한 곳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노부부처럼, '저자들도 서로의 장단점을 품어주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 상대방을 사랑하며 알콩달콩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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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처음 일본어 - 일본어 찐 왕초보를 위한 100일 완성 프로젝트
박다겸.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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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처음 일본어, 박다겸, 시원스쿨 어학연구소 지음, 시원스쿨닷컴

<이 책은 책콩카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공부한 후 작성하였습니다.>

외국어를 잘하고 싶은 생각은 늘 있다. 대학원 진학과 입사를 위해 토익을 열심히 팠고 900점을 받았다. 고등학교 때 제 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웠는데, 정말 간단한 문장과 단어 정도만 기억난다. 독일에 갔을 때에도 누구나 다 아는 인사말 한 것 외에는 독일어를 쓸 일이 없었다. 그렇게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투자했던 그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 평생 잘하고 싶은 영어 외에 배우고 싶은 언어를 생각해 보니 일본어였다. 가깝기도 해서 나중에 나이들어서도 여행하기 좋은 나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간 잠깐 배운 일본어를 공항에서 써 먹었는데, 입국심사하던 일본인이 "죠즈데스"라고 말해주는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

지난 설 연휴부터 시원스쿨 일본어 회화 1년 패키지를 유료결재하면서 본격적으로 일본어 회화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회화 위주로 하기로 했다. 왕초보 강의에서는 일본어 밑에 한국어 발음이 써 있어서 편했다. 그런데 2탄 강의로 넘어가니 더이상 한국어 발음을 표시해 주지 않는다. 까막눈이 된 나는 일본어 글자를 읽어야만 했다. 그래서 히라가나부터 시작했다. 잊어버리고 또 잊어버리고, 글자들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순간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 같던 히라가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일본어를 일본 글자로 쓸 수 있게 되니 재미있어졌다.


이 기세를 모아 공부하기 시작한 책이 <하루 10분 처음 일본어>이다. 이 책은 완전 쓰기 책도 아니고, 완전 회화책도 아니다. 시원스쿨 일본어 라인업에서는 내가 공부하고 있는 <한 권 한 달 완성 일본어 말하기> 책보다 더 왕초보에게 적합한 책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일본어 회화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알는 왕초보가 이 책을 공부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일본어 회화를 공부하며 배웠던 내용을 직접 써 보면서 복습하는 느낌이랄까?

나처럼 히라가라도 모르는 생 왕초보라도 <하루 10분 처음 일본어>는 매우 유용하다. QR코드를 통해 제공되는 MP3 음원 링크로 들어가면 음원을 들으면서 이 책을 공부할 수 있다.


문법표 & 품사활용표도 PDF로 제공되어서 좋았다. 회화를 하려면 기본적인 문법과 품사 활용을 할 줄 알아야한다. 공부할 때는 이해가 되다가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일쑤였는데, 체계적으로 한눈에 보기쉽게 정리되어 있어서 활용도가 높았다.

이 책 제목은 <하루 10분 처음 일본어> 이지만, 공부하다보면 너무 재미있어서 30분이상 공부하게 된다는 함정이 있다. 쉽고 재미있게 일본어를 시작하고 싶거나, 다시 일본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일본어 #일본어첫걸음 #일본어왕초보 #일본어공부 #일본어책추천 #일본어책 #일본어교재 #일본여행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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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오사카 - 나를 찾아 떠난 일본 여행 이야기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7
김에녹 지음 / 세나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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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한 달의 오사카, 김에녹 지음, 세나북스

오사카, 후쿠오카, 도쿄 세 도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다. 오사카는 3일이면 다 본다며, 오사카 다녀올 때는 고베나 교토를 껴서 다녀오라고 한다. 재작년 여름에 일주일간 오사카여행을 다녀왔는데, 하루는 교토를 다녀왔다. 태풍이 와서 호텔에 갇히는 바람에 아쉬움이 많았던 여행이었다. 큰 맘 먹고 가는 짧은 해외여행에 날씨가 잘 받쳐주지 않으면 참 난감해진다. 한달살기 하는 해외여행은 날씨가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다 좋을 것만 같다. 시간이 많이 있으며 부지런히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 다닐 필요도 없을 거다. 나는 제주도를 가도 한 두 동네를 걸어다니며 현지인들이 가는 식당에서 받을 먹고 차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외국여행을 가면 그런 여유가 사라진다. 시간과 돈이 허락한다면 최소 2~3주 일본의 한 동시에 살아보고 싶다. 지금은 그렇게 못하니 세나북스에서 한달 살기 책이 나올 때 마다 열심히 읽고 있다.

오사카에서의 한달 살기라! 가고 싶은 곳이 많은 곳이고, 접근성이 좋은 도시이니 얼마나 좋았을까? 책을 읽기 전에 목차만 보아도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오는 음식사진, 풍경사진은 설레이는 마음이 들기에 충분했다. 벚꽃이 한창 피는 4월의 오사카라니! 와~~~ 나는 봄에는 일본에 가보지 못했다. 여름, 가을, 겨울에 일본을 갔을 때, 공원에 있는 벚나무, 매화나무를 보면서 꽃이 만발한 봄을 상상해 보곤 했었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에 간혹 나오는 벚꽃이 만발한 고즈늑한 시골 동네의 모습을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는 벚꽃을 배경으로 우리 사진을 찍기 바쁜데, 일본사람들은 사람이 아닌 꽃을 찍는다고 한다. 꽃 자체를 즐기는 거구나. 벚꽃이 만발한 공원에서 도시락을 먹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일본에 일년 살기를 하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으니 든든한 한달 살기가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한국 관광객들이 많지 않는 곳을 찾는 재미도 있다. 지난 12월에 공항외에는 한국인들이 만나지 않았던 일본 소도시 여행이 너무너무 재미있었던 때는 여행책자의 도움없이 구글지도로 평점을 확인하는 가이드로만 쓰고, 맛있게 보이는 식당을 감으로 들어갔는데 음식이 기대이상으로 좋았을 때 였다. 비싼 집은 맛이 평균 이상이겠지만,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집을 찾았을 때의 짜릿함이 있다. 이 책에도 그런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는 곳을 다녀왔다거나,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다녀왔다는 내용이 나올 때마다 그저 부러웠다.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 같은 느낌은 여행이니 여유로워 보였다.

짧은 해외 여행 일정에서 미술관을 가는 건 쉽지 않다. 파리, 모스크바, 빈, 잘츠브르크, 도쿄를 갔을 때에도 꼭 가보고 싶었던 미술관을 반나절 다녀왔다. 더 오래 마음껏 거장들의 명작을 보고 싶었지만, 일행들의 취향이 있으니 미술관을 가는 건 쉽지 않은 일정이다. 저자는 여자친구가 그림을 좋아하니 덕분에 같이 모네 전시회를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는데, 일본 사람들이 모네의 그림을 좋아하는지 몰랐다. 모네의 일본식 정원이 있는 그림들 때문일까? 우에노에 있는 국립서양미술관에 갔을 때에 마침 모네전이 열렸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한시간 이상 기다려야한대서 포기한 적이 있었다. 그때에만 해도 일본 사람들이 모네에 열광하는지 몰랐다. 모네 그림은 없지만, 로뎅의 조각품들과 고흐, 피카소, 르느와르를 비롯한 거장의 작품들이 엄청나게 전시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상설전시장에 서양화가의 작품들이 이렇게 많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다음에 도쿄에 가면 꼭 다시 가 보고 싶다.

저자는 일본의 3대 맥주 공장 견학을 다 다녀왔다. 맥주맛은 잘 모르지만 일본 맥주 맛을 알게 되었다며 깔끔한 맛의 아사히 드라이 맥주, 맥주향의 풍미가 좋은 기린 이찌방 시보리, 화려한 산토리 맥주라고 정의했다. 대학 때 전공수업으로 발효식품학을 수강하면서 맥주공장 견학을 다녀왔다. 술을 안 좋아하고 술 맛을 모르니 투어 후에 제공되는 생맥주를 안 먹었었다. 작년 겨울에 우에노에 갔을 때 아사히 본사 22층에서 도쿄스카이트리와 야경을 보면서 아사히 맥주를 마실까 하다가 술 맛도 모르는데 하면서 도쿄스카이트리만 다녀왔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맥주 맛을 모르지만 갈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 맛은 몰라도 공장견학 후 제공되는 생맥주는 먹어 볼 걸... 비단 맥주 뿐만이 아니더라고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은 참 많이 놓치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나북스의 한달살기 시리즈를 읽으며, 나도 여유를 좀 가지고 살아야지, 너무 각박하게 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대리만족도 좋지만 나도 언젠가는 꼭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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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회 - 휴머니티는 커피로 흐른다
이명신 지음 / 마음연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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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커피사회, 이영신, 마음연결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반드시 커피가 필요하다. 맛있는 커피 한 잔 놓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이 책을 읽는다면, 분명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인 이영신 님도 나처럼 커피, 책, 영화, 그리고 무용한 것을 좋아하는 분이다. 믹스커피만 알았던 저자는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핸드 드립 커피 맛에 반해 커피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커피를 탐구하다가 국제 바리스타 자격증, 센서리 커핑 & 테이스팅 자격증, 심지어 로스팅 핸드드립 마스터 1급 자격증까지 보유하고 있다. 저자의 커피에 대한 이야기는 전문적이면서도 간결하고 명쾌한 설명이 곁들어져 있다. 각 커피를 만드는 방법을 읽다보면 내 앞에서 커피 한잔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술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은 없다고 했던가? 술 마시면 개가 되는 사람이 더러 있으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커피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이 없다.


베이스가 탄탄하면 인생도, 커피도, 요리도 두렵지 않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생기고, 자꾸 주변을 의식하게 되는 것은 내 베이스에 자신이 없어서이다. 에스프레소에 어떤 시럽과 크림을 얹을지 고민하기에 앞서 베이스가 제대로 만들어졌는지부터 살펴야 하는 것처럼, 외부의 평가나 타인에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면 내 베이스가 더 견고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 졌다.


<커피사회>를 읽으면서 2009년 처음 에스프레소머신을 사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던 기억이 났다. 커피믹스만 먹다가 언젠가 카페에서 파는 커피를 즐기게 되었고, 집에서 만들어 먹으며 더 이득이겠다 싶어 큰 맘 먹고 반자동 에스프레소머신을 샀었다. 30개월 갓 지난 아이를 케어하며 연구소로 출근하던 시절, 이른 아침에 만들어 먹던 카페라떼 맛은 잊을 수가 없다. 커피는 그런 따뜻함이 있는 것 같다.


더치커피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자기 전에 더치커피 추출기를 셋팅해 놓고 아침에 일어나 보르밀리오 병에 담아 냉장보관했다가 여름 내내 시원하게 먹었던 기억이 떠 올랐다. 2015년 병원에 일주일넘게 있는 동안 남편에 먹을 더치커피를 만들어 놓고 왔던 기억도 떠 올랐다. 카페라떼가 나올 때에는 스타벅스에서 우리가 커피를 마실 때 온 입에 초코렛을 묻혀가며 초코케익을 먹던 너무너무 귀여웠던 아들이 떠 올랐다.


이 책에서 달걀커피의 유래가 나와서 너무 반가웠다. 작년 하노이에서 달걀커피 먹었던 Cafe dinh에서 달걀커피를 마셨던 기억이 떠 올랐다. 부드럽고 고소한 에그커피는 너무 맛있어서 이틀 연속 갔었다. 다음주에 하노이에 가는데, 이번에는 Giang cafe에 가 봐야지 했는데, 사실 지안카페와 카페딩 주인이 한 가족이었던 걸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호텔 바리스타였던 응우엔 반 장이 1940년대 우유가 부족했던 베트남에서 우유를 대체하기 위해 처음 달걀 노른자 거품을 내어 크림처럼 커피에 얹었다고 한다. 그가 열었던 카페가 지앙카페이고, 그 딸이 하는 곳이 카페 딩이라고 한다. 베트남 하노이 가면, 저자가 추천한대로 Vietjet에서 나왔던 Hello Vietnam 노래 들으면서 에그커피 마셔봐야겠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소중한 기억들이 영화장면처럼 떠 올라 행복해졌다. 커피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커피에 대한 추억과 함께 커피를 마셨던 사람들을 떠 올리고 싶다면, 이 책 <커피사회>를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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