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부터는 이기적으로 살아도 좋다 - 1만 명의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된 후회하지 않는 50대를 사는 법
오츠카 히사시 지음, 유미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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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오십부터는 이기적으로 살아도 좋다,

오츠카 히사시 지음, 한스미디어

"50대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고민한다."

평생을 열심히 일하고 정년퇴직을 하신 두 분이 생각났다. 한 분은 퇴직을 앞두고 미국에 사는 딸네에 갈 거라며 소녀처럼 행복해 하셨는데, 퇴직 후 얼마 안되어서 갑자기 돌아가셨다. 부고를 듣고 인생이 너무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분은 평생을 일만 하느라 가족들을 잘 챙기지 않다 정년 후 가족들에게 너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대화가 하고 싶었지만 가족들은 그닥 달가와하지 않았다. 직장이 곧 나였던 분들이었는데, 은퇴 후의 삶은 생각처럼 녹녹하지 않아 보였다.

이 책의 저자인 오추카 히사시는 1962년 생으로 저보다 11살 많은데, 일본과 한국의 차이 인지는 모르겠지만 무능한 50대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부분은 괴리감이 느껴졌다. 당장 우리 회사만 해도 회사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40대후반에서 50대이고, 오히려 20대, 30대들이 자기의 삶을 회사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사는 듯 하다. 우리 세대 혹은 우리 보다 연배가 높으신 분들은 회사의 자신의 비율을 따지면 회사 비중이 훨씬 더 큰데, 50대부터는 그 비율을 조절해 나가야 한단다. 나 역시 주말에도 실험하거나 일을 하려고 출근을 했고, 퇴근 후에도 일을 싸 가지고 와서 집에서 일하곤 했다. 주말에는 체험학습을 명목으로 아이와 많은 곳을 다녔다.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기껏 하는 것이 TV나 영화를 보거나, 책읽는 것이 다였다. 일을 그만두고 난 후에는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지금껏 해온 일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인생 2막을 어떻게 살아야할 지 고민해 보았다. 내 취미는 뭐지, 내가 회사 인생을 이별한 후에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떠 오르는게 없다. 사실 아직도 산적해 있는 회사일에, 은퇴 후에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는게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3장에서는 50대에 반드시 포기해야 할 6가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50대가 넘으면 무엇을 손에서 내려 놓아야할 지 부터 생각해야한다고 한다. 책임감도 내려놓고, 유능한 상사로 인정받고 싶은 유혹에서도 벗어나야 한단다. 심지어 남에게 맡겨서 성과가 60%만 나와도 괜찮다고 생각해야 한단다. 일에서 만큼은 욕심과 책임감이 엄청 강한 내가 이걸 해 낼 수 있을지 벌써 부터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내가 다 할 수는 없으니, 서서히 내려놓아야겠구나 생각하니 조금은 서글퍼 졌다. 그렇다고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닌데 말이다. 명함이 없어도 자신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 좀 씁쓸해 졌다. 사실 지금도 회사 밖을 나서면 윤박사가 아니라 그냥 아줌마인데, 누가 그렇게 부르면 화가 날 것 같다. 열심히 살아온 내 인생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것조차 욕심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은퇴 후의 삶은 나를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내 후손들을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이리다. 내가 행복하면 되는 것이겠지.

50대 이후에도 평생 공부하는 자신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40대 초중반의 나는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토익공부를 했던 기억이 떠 올랐다. 아침에 한 시간 RC, 점심시간에 산책하며 LC를 공부하며 900점을 유지했었는데, 최근에는 영어공부를 안하고 있다. 86세로 생을 마감한 우리 할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 할아버지의 생활계획표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자전거타며 운동하고, 도서관에서 주기적으로 책을 빌려 읽으셨고, 심지어 한문공부도 계속 하셨다. 바쁜 자녀나 손자들을 붙잡고 이야기 하고 싶어 하신 적도 거의 없으셨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혼자만의 삶을 만끽하고 사셨던 것 같다. 나도 이제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 겠다. 영어회화든 수험영어든 뭐든 시간을 정해놓고 공부해야겠다. 그리고 재테크 공부도 해야지.

은퇴 후에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고민하면 너무 늦기에 앞으로 50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 책의 서문에는 50이라는 나이는 마음만 먹으며 완전히 제로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면서, 학창 시절 이후로 장래에 대해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지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앞으로 10년 혹은 15년 후면 은퇴를 해야할텐데 어떻게 준비를 해야할지 머리 속에 조금씩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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