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웃고, 배우고, 사랑하고 - 네 자매의 스페인 여행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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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웃고, 배우고, 사랑하고 - 네 자매의 스페인 여행

이 책은 이어령의 동갑내기 부인 국문학자 강인숙박사와 세 자매의 11일 간 마드리드 에스파냐 광장에서 바르셀로나 까사밀라, 파리, 로스앤젤레스까지 스페인, 프랑스, 미국 11개 지역을 여행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약 20년 전인 2002년에 출판했던 책인데, 출판사의 사정으로 인해 다시 정리하여 출판하게 되었다. 뭔가 정리해서 남겨두어야겠다는 저자의 굳은 의지 덕에 네 자매의 스페인 여행기는 다시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원래 스페인 여행은 이어령님과 저자의 부부동반 여행이었다고 한다. 열심히 일정표를 짜고 있었는데, 이어령님이 석좌교수가 되는 바람에 여행에 제동이 걸렸고, 그 이야기를 들은 언니와 동생이 같이 가자고 제안해왔고, 네 자매의 스페인 여행이 시작되었다.

“우와따따뿌뻬이!”

어감상으로도 우와~~ 좋다!! 라는 그낌이 드는 이 말은 저자의 어린 손자가 기쁠때 외치는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말이다. 네 자매는 여행을 계획하면서부터 줄 곧 이말을 외친다. 자매가 나이들어 여행가기 쉽지 않다.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낯선 환경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있고, 몸은 피곤해지면 자칫 짜증이 날 수 있다. 그래서 정말 친한 친구나 가족도 여행 중에 싸우게 되고, 오히려 사이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나 역시 몇 년 전 친정식구들과 약 일 주일간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물론 여행은 즐거웠고, 동생이 짜 놓은 여행 스케쥴대로 움직였지만 순간순간 안 맞는 부분이 많아 힘들었다. 그 이후 다시는 친정식구들과 단체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저자의 여행에서도 그런 순간들이 많았다. 하지만 자매들은 어릴때나 커서나 나이들어서나 티격태격 하면서도 크게 웃어버리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뭉친다. 이 책에는 자매들만의 캐미가 듬뿍 묻어 난다.

여행관련 책은 크게 두 부류다. 여행지를 소개하는 책이거나 아니면 여행을 하면서 느낀 생각이나 상황을 소개한다. 이 책에는 두 가지를 다 담고 있다. 저자가 국문학자이자 박사이기에, 여행지의 사회, 문화, 역사 등을 좀더 전문적으로 소개하면서도, 자매들과 있을 때에는 쪼꼬만 계집애이다. 나이들어 몸이 예전같이 않기에 적당히 포기하고, 관광도 적당히 즐긴다. 애써서 무리해서 많이 보려고 하지 않는다. 은퇴 후에는 나에게도 그런 여유가 생기게 될까? 이 책의 제목처럼 네 자매는 웃고, 배우고, 사랑하며 여행을 했다. 어쩌면 다시 없을 네 자매의 마지막 여행기였을지도 모른다. 내 일로, 우리 가족일로 바쁘다 보니 친정식구들에게는 아무래도 관심이 덜가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가족(친정)에게 조금더 잘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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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 -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의 슬로우 에이징 프로젝트
안중호 외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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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노화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노화에 질병코드를 부여했으니 이제 노화는 질병이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명예교수이신 이영수교수님은 노화는 질병이니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오히려 역설적으로 설명했다. 병을 치료하려면 의료진의 협업과 환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최고의 병원이라 할 수 있는 서울아산병원 17명의 유능한 의사와 임상영양사가 안티에이징을 위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니, 우리는 그들이 제시하는 방법들을 하나하나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이 책은 노화과정을 탐구하여 지연하는 방법으로 노화를 역설계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노화로 인한 뇌 구조와 기능의 변화를 설명하며 노화를 악하시는 원인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만성 스트레스, 앉아 있는 생활방식(sedentary lifestyle), 불량한 식습관, 수면부족, 환경독소, 고혈압, 당뇨, 비만 같은 만성 질환은 만성 염증, 산화스트레스 증가로 인해 뇌 손상과 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수면장애, 구강 건강과 임플란트, 소화기관과 위암, 영양관리, 변비, 운동 등 우리의 일상에서 노화의 원인을 찾고 있다.


암을 예방하면 장수할 수 있다고 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폐암에 걸리고, 나이들어 기대수명인 83세까지 사는 동안 암에 걸릴 확률을 무려 37%라고 한다. 남자는 5명 중 2명, 여자는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린다고 하니, 암은 굉장히 위협적인 병이다. 나는 2015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암수술을 받았다. 마취가 풀리고, 다음날 부터 재활센터에 운동하러 가랴, 임상영양사와 임삼간호사들이 하는 강의 들으러 가랴, 문화행사 참석하러 가랴 잠시도 침대에 누워 쉴틈을 안주었다. 그때 서울아산병원은 다른 일반적인 병원과 다르게 의료진들이 수술이나 의학적인 진료이외에도 환자들에게 영양, 운동, 생활습관 교정을 위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면서, 예방과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암 진단을 받은 후 5년 동안 암에 걸리지 않으면 완치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여전히 서울아산병원에 정기적으로 다니며 검사를 받는다. 병원가면 항상 운동하고 있냐고 묻는다. 주 2회 PT를 받고 있다면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 주신다. 사실 암은 완치라는 개념이 없다. 환경적인 요인까기 가세하여 암을 일으키는 복병이 곳곳에 숨어 있으니 잘 관리해야 한다.


몇 년 전에 안티에이징 라이프센터를 표방하는 프리미엄 병원이 개원을 했다. 비선실세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분들이 애용했던 곳, 중국, 일본, 미국, 홍콩 등 해외의 유명 배우나 회장님과 부자들이 줄기세포를 보관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안티에이징은 부자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 씁쓸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의 실생활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영원한 젊음을 누릴 수 없겠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들을 통해 노화 속도는 우리의 노력여하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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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전진하고 쿨하게 돌아서라
박용호 지음 / 작가와비평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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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전진하고 쿨하게 돌아서라, 박용호 지음, 작가와비평


요즘은 인생의 선배들이 살아온 이야기가 재미있게 다가 온다. 예전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 같고 먼나라 이야기 같게 느껴졌었는데 내가 나이가 들고 보니 성공의 기준도 다르고, 인생사 거기서 거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이루었는지 보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내었는지에 더 관심이 가게 된다.


출판사의 글에는 거창하진 않다도 멋지게 살고 싶은 당신에게 인생 선배가 건네는 거침없이 나아가는 법에 대해 쓴 책이라고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박용호 님의 프로필은 가히 화려하다. 현대그룹 공채로 현대종합상사에 입사하고, 10년간 일본과 독일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했고, 차세대 리더로 선발되어 코넬대학에 단기연수를 다녀왔다. 현대그룹에서 31년간 근무하고, 중소기업에서 6년간 전무, 부사장, 사장을 지냈다. 거창하지 않다고 했지만 거창한 직장생활이었다. 전남 보성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것만 거창하지 않은 느낌이다.


아무튼 이 책은 저자의 인생을 1막, 2막, 3막으로 나누어 진솔하게 소개하고 있다. 긍정의 아이콘으로 순수한 학생, 미래를 걱정하고 고민하는 청년의 모습을 담은 인생 1막, 현대그룹에 입사하여 치열한 사회를 경험하고 당당한 직장인으로 살아온 인생 2막,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에서 새로운 도전과 노년기의 취기생활을 즐기는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인생 3막이 그려진다. 이 책의 제목처럼 저자는 때로는 뜨럽게, 때로는 차갑게 일과 삶의 온도 차이를 균형있게 유지하면서 살아왔다. 일에 몰두하다 번아웃을 경험하거나 공황장애, 우울증을 경험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인생을 들여다 보니 저자가 말하는 일과 삶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냉철할 것 같은 모습에서 저자가 한 발짝 물러서서 세상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어렸을 때 전남 보성의 시골마을에서 살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 스스로도 본인이 문학책 감성과 정서가 살아있다고 고백했다. 이름 모를 작은 들꽃, 이끼 낀 작은 고랑을 타고 흐르는 시냈물, 능선을 타고 불어온느 시원한 바람, 머물듯 흘러가는 구름과 안개, 해질 녁 피어오르는 굴뚝 연기... 이 표현만 봐도 그림이 그려지도 평안함이 느껴진다. 인생을 살면서 감동적인 순간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지만 그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을 모르고 산다. 나이가 들면서 여유가 좀 생기면 그제서야 보인다. 저자는 집착하지 않고 살아야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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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습관이 되지 않게 - 감정을 다스려야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
한창욱 지음 / 빅마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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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습관이 되지 않게, 한창욱 지음, 다연​



나는 환경의 영향을 종종 받는다. 그래서 기분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우울해지거나 한다. 누가 뭐래도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묵묵히 내 일만 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 그럴 때는 조용히 헤드셋을 쓰고 기분을 전환시킬만한 음악을 들으며 다시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이 책은 나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 변화를 겪는 우리 인간들을 위한 책이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하는데 잘 안된다. 내 표정은 왜이리도 정직한지 내 기분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난다. 감정처리를 잘 못하면 순식간에 일파만파 일이 커질 수 있음을 아는데도 나도 모르게 얼굴에 드러난다. 저자는 감정을 다스려야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며, 기분이 습관이 되지 않도록 감정을 다스리는 6가지 습관을 제시하고 있다.



뇌는 목표 설정과 보상 시스템에 익숙하다고 한다. 계획을 세우거나 목표를 달성했을 때 기분을 좋게하는 도파민이 분비되어 보상을 해주지만, 목표 자체가 사라지면 실망으로 인한 우울감이 증가한다. 삶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 가중된다. 내가 한 일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인정을 받지 못할 때에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직장인들은 보상이 곧 연봉과 직결된다.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면 충분히 대우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 못하다면 일에 대한 회의감이 느껴지고, 우울해지고, 그게 습관이 되면 자칫하면 무기력해질 수도 있다.



저자는 인간이 삶에 대한 통제력을 잃으면 무기력해지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놓여 삶을 방치하면 불안감이 증폭된다고 말하고 있다. 원하는 대로 인생이 흘러가면 좋겠지만 인생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그대로 인생을 방치할 수는 없다. 쿠트라기 켄은 '우리는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기대하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니 삶의 통제력을 갖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 그렇게 예측 가능한 삶을 살아가다 보면 불안감 대신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상황, 기분, 스트레스, 자괴감, 우울, 번아웃, 급격히 늘어난 새치 등등 여러가지가 떠올랐다. 저자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거나 공정하지 못하는 생각 자체가 분노를 유발한다고 한다. 견디기 힘들 정도로 화가 나는 상황이 지속되었고, 스트레스가 한계치를 넘어 일상이 되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려 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닌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마야 안젤루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는가이다'라고 했다. 자유와 평화는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서 쟁취되는 것처럼 행복도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행복은 일상 속에 숨어 있으니, 좋은 기분을 유지하고 싶다면 분모만 터뜨릴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챙겨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불편한 상황으로 부터 더 불행해지기 전에 바로 잡아야 우리의 하루가 기분 좋게 된다고 한다.



멋진 인생을 사는 사람은 항상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다고 한다. 인생사 다 거기서 거기라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어떻게 내 인생만 이렇게 엉망진창일 수 있을까? 그들에게 화나는 일이 없는 게 아니라, 화를 다스려서 평상심을 유지하는 좋은 습관을 지니고 있을 뿐이라는 말을 명심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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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세 번, 동네문화센터에 놀러 갑니다
정경아 지음 / 세미콜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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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세 번, 동네문화센터에 놀러 갑니다, 정경아 지음, 세미콜론


이 책의 저자 정경아님은 30년 간 직장생활을 하고, 은퇴한 후 본인은 서울에 남편은 대구에 있어 반반샐활을 하고 있는 60대후반의 여성이다. 남편은 만나면 좋은 사이라며 결혼한 독신주의자라고 말하며, 당분간 계속될 삶의 여정을 즐겁게 완주하는 것이 목표란다. 지금 이런 삶을 쓸모없는 인간으로 누리는 홀가분함이라고 표현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나이가 더 들면 이렇게 마음 편하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내심 부러웠다.


나이가 들면 문화센터를 많이 간다. 합창, 밸리댄스, 요가, 그림 등등 다양한 예체능을 배운다. 저자는 접근성이 좋고, 나이 제한이 없고, 경로 우대가 있고, 너무 잘하지 말자고 서로의 발전을 은근히 방해하는 귀여운 동네 수강생이 있다며 동네 문화센터를 예찬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동네문화센터를 다닌다. 저자는 동네문화센터에서 중국어를 배우는데 입시반도 아니고, 진도가 빠르지 않으니 몇 번 빠진다고 하더라도 전혀 지장이 없어서 시간되는대로 가서 즐겁게 배운다고 한다. 아니 일 주일에 세번 중국어, 전통춤을 '배우러 가는 것'이 아니라 '놀러 간다'라고 표현한다. 70대 후반 우리 엄마도 매일 자전거를 타고 왕복 6km 동네문화센터를 다니시며, 합창단 2곳, 밸리댄스, 한문, 컴퓨터를 배우신다. 컴퓨터는 꽤 오래 다녔지만 여전히 헤매고 있고, 스마트폰도 스마트하게 사용하지 못하시만 즐거워 하신다. 엄마랑 얘기하면서도 사람들을 만나 무언가를 한다는게 좋은 거라고 했는데, 저자의 모습도 딱 그랬다. 매년 한 가지씩,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일을 저지르는 것이 노년의 첫 과제라는 말의 의미를 알 것 같다.


저자는 은퇴한 이후의 삶은 놀고 먹을 권리를 획득했다고 표현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나의 노년기를 함께할 취미생활과 일상생활을 상상해 보았다. 어릴 때 피아노를 배웠지만 거의 30년 동안은 아주 가끔식 손가락이 굳지 않았나 확인하는 정도로 피아노 뚜껑을 열어보았다. 나도 다시 피아노를 쳐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들이 초등학교 때 쳤던 하농, 소나티네, 피아노소곡집을 쳐 보았다. 그리고 영화 OST 악보, 팝송 악보,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의 노래가 실린 피아노책을 샀다. 아직 은퇴하지는 않았지만, 저자처럼 마음을 내려놓고 주말에는 피아노를 쳐 보려고 한다. 피아노 연습안한다고 엄마가 혼내는 것도 아니니 그냥 취미로 쳐 보고 싶었다. 나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아등바등 댈 필요 없이, 조금은 게으르고, 느슨하고, 단순하고, 굳이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되는 나이라는 해석에 묘한 감동과 함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백세시대가 되면서 노인인구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우리의 노년기도 저자처럼, 놀 듯이 느슨하게 배우고, 안 가본 길도 가보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건강하게 여생을 즐기며 살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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