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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전진하고 쿨하게 돌아서라
박용호 지음 / 작가와비평 / 2023년 11월
평점 :

뜨겁게 전진하고 쿨하게 돌아서라, 박용호 지음, 작가와비평
요즘은 인생의 선배들이 살아온 이야기가 재미있게 다가 온다. 예전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 같고 먼나라 이야기 같게 느껴졌었는데 내가 나이가 들고 보니 성공의 기준도 다르고, 인생사 거기서 거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이루었는지 보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내었는지에 더 관심이 가게 된다.
출판사의 글에는 거창하진 않다도 멋지게 살고 싶은 당신에게 인생 선배가 건네는 거침없이 나아가는 법에 대해 쓴 책이라고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박용호 님의 프로필은 가히 화려하다. 현대그룹 공채로 현대종합상사에 입사하고, 10년간 일본과 독일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했고, 차세대 리더로 선발되어 코넬대학에 단기연수를 다녀왔다. 현대그룹에서 31년간 근무하고, 중소기업에서 6년간 전무, 부사장, 사장을 지냈다. 거창하지 않다고 했지만 거창한 직장생활이었다. 전남 보성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것만 거창하지 않은 느낌이다.
아무튼 이 책은 저자의 인생을 1막, 2막, 3막으로 나누어 진솔하게 소개하고 있다. 긍정의 아이콘으로 순수한 학생, 미래를 걱정하고 고민하는 청년의 모습을 담은 인생 1막, 현대그룹에 입사하여 치열한 사회를 경험하고 당당한 직장인으로 살아온 인생 2막,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에서 새로운 도전과 노년기의 취기생활을 즐기는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인생 3막이 그려진다. 이 책의 제목처럼 저자는 때로는 뜨럽게, 때로는 차갑게 일과 삶의 온도 차이를 균형있게 유지하면서 살아왔다. 일에 몰두하다 번아웃을 경험하거나 공황장애, 우울증을 경험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인생을 들여다 보니 저자가 말하는 일과 삶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냉철할 것 같은 모습에서 저자가 한 발짝 물러서서 세상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어렸을 때 전남 보성의 시골마을에서 살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 스스로도 본인이 문학책 감성과 정서가 살아있다고 고백했다. 이름 모를 작은 들꽃, 이끼 낀 작은 고랑을 타고 흐르는 시냈물, 능선을 타고 불어온느 시원한 바람, 머물듯 흘러가는 구름과 안개, 해질 녁 피어오르는 굴뚝 연기... 이 표현만 봐도 그림이 그려지도 평안함이 느껴진다. 인생을 살면서 감동적인 순간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지만 그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을 모르고 산다. 나이가 들면서 여유가 좀 생기면 그제서야 보인다. 저자는 집착하지 않고 살아야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 동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