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연금술사 - 생각하는 대로 해내는
미야자키 신지 지음, 박수현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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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대로 해내는 시간 연금술사,

미야자키 신지 지음, 밀리언서재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있는 일의 경계가 가까워진다면 어떨까? 몇년 전 하고 싶은 일이 있어 새벽 4시에 일어나 출근 전 2~3시간 동안 꿈을 이루기 위한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몸은 고되었지만,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했었던 기억이 있다.


연금술은 여러 가지 물건을 섞어 금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양치기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무조건 꿈을 좇으라는 연금술사의 조언에 따라 청년은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자신의 꿈을 믿었고 결국에는 원하는 것을 이루어 내었다. 이 책 <시간의 연금술사>는 꿈을 이루기 위한 시간을 만들어내는 방법 100가지를 담은 책이다.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없다는 말을 한다. 나 역시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시간이 없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은 무의미한 일에 시간을 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무엇이었을까? 나는 일찍 일어나지만 핸드폰을 보거나 침대에서 밍기적 대다가 시간을 허비한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아침에 출근 전에 러닝과 걷기를 한 적이 있다. 같은 시간인데도 다르게 시간을 활용한 경험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미야자키 신지는 매우 특이한 스펙을 가지고 있다. 일본에서 국제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영국에 유학가서 언어학연구과 석사과정을 수료나고, 철학부, 신학부, 상학부를 수료하여 총 7개의 학위를 보유하고, 모국어 외에도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중국어까지 6개 국어를 마스터 해서 원서를 읽는 수준이고, 자격증은 133개나 취득했다고 한다. 저자도 나와 같은 24시간을 보냈는데, 이렇게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었던 이유와 방법이 궁금해졌다.


경제학 용어에서 엥겔지수는 수입 중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이 책에서는 지적 엥겔지수를 강조하고 있다. 지적 엥겔지수는 하루 중 생계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하는데, 이 지적 엥겔지수가 높은 사람은 생계를 위한 일을 하느라 정말 원하는 일이나 꿈을 이루는 시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24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꿈의 시간지수가 달라지고, 언제가 하고 싶은 일이 실현될 가능성과 시기가 달라진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저자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시간을 어디에 쓸지 목표를 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말 하고 싶은 일, 간절히 꿈꾸는 일이라면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댈 수 없는 법이니까. 내년에 시작하자, 돈 좀 모으고 시작하자, 은퇴후에 해 보자 등등의 이유로 미루다 보면 10년 후에도 지금과 변함없을 것이다. 목표와 간절함이 있고, 꾸물거리는 습관이나 미루는 습관을 없애면 시간의 연금술은 이미 절반을 이룬 셈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의 연금술사가 되는 단계 중 4단계인 시간의 값을 정확히 계산하라는 부분에 공감이 많이 되었다. 자신의 능력을 간과한채 시간을 절약한다고 시간을 적게 잡고 기한을 빠듯하게 정하게 되면, 실제로 실행단계에서 시간이 부족하게되고 결국에는 다시 일정을 조절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다른 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시간이 많으면 돌발 변수도 많아 오해려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오 커진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여유부리다가 마감일이 다가와서 허겁지겁한 경험이 떠 올랐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사실상 알고 있는 부분이지만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명료하게 정리해 주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의 연금술사가 되어야 한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 이외에 내가 꿈구는 일에 24시간 중 얼마를 할애하느냐에 따라 꿈을 위해 다가가는 시간도 달라질 것이다. 당장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하더라고 꿈을 위해 보내는 시간 자체도 행복감을 느낄 것이고, 미래에 꿈을 이루게 된다면 우리의 삶이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된다. 오늘부터라도 내 꿈을 위해 시간을 할애해야겠다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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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뛰는 대로 가면 돼 일단 떠나라 - 나 홀로 내 맘대로 세계여행
김별 지음 / 에이블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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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내 맘대로 세계여행-가슴 뛰는 대로 일단 떠나라, 김별지음, 에이블북

해외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은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고 휴가를 내어 여행을 다녀오면 그것만큼 좋은 보상이 또 있을까? 시간만 허락된다면 4~5일이 아닌 긴 일정으로 내 맘대로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즐겨보고 싶다. 긴 일정이라면 타이트하게 움직이지 않아도 되고, 현지인들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직장을 다니면서는 길게 여행을 가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나는 여행을 가면 타임스케쥴을 매우 디테일하게 짜서 움직이는 편이라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도 꽤 걸린다. 십여 년 전에 연구소에서 해외 학회를 참석하면서 일주일 정도 여유를 내여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동료들과 같이 가는 일정인지라 비행기를 예약하고 숙소를 알아보고, 관광할 곳, 식사할 곳, 교통편과 동선을 확인하고 일정표를 짜는데 은근히 시간 소요가 많았다. 요즘에는 갑자기 여행을 떠 나는 경우가 많아서 나는 주로 패키지여행을 선호한다. 비행기와 숙소를 예약하고, 그 나라에서 가야할 곳을 찾고 교통수단을 확인하고, 음식은 어디서 무엇을 먹을 건지 계획을 짜는 일은 여행사에 일임하고, 선택관광이나 액티비티 한두개 정도만 현지에서 결정하면 되는 거라 나는 몸만 가면 되니 편하다. 패키지 여행은 그냥 휴식이 필요해서 가는 개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너무너무 부러웠다. 장기여행이니 촘촘히 스케줄을 짜지 않고 첫번째 목적지만 정해서 나간다니… 생각만해도 설레인다. 요즘은 60대, 70대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관리, 체력관리를 잘한다면 저자처럼 60세에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저자는 여행전문가도 아니고 영어도 유창하지 않지만, 5개월 반이라는 기간 동안 혼자 북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18개국 48개 도시 곳곳을 자유롭게 누비며 다녔다. 유럽이나 아시아는 많이 가는 곳이니 혼자 여행한 것이 놀랍지 않은데, 북아프리카를 다녀왔다니 뭔가 대단해 보인다.

저자의 여행스타일은 모르고 기대없이 가는 것이라고 한다. 계획을 짜고 가면 미리 다 알고가서 맞는지 아는지를 확인하는 건 본인의 스타일이 아니라고 한다. 계획없이 떠난 여행이었기에 저자는 현지에서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고, 난감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여행의 묘미라 여기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저자가 다녀온 무계획 해외여행은 시행착오를 겪은 다음 복습을 반드시 해야 퍼즐 맞추기가 완성되고 이해가 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궁금해서 찾아본 것은 오래 기억되고 내 것이 되는 장점이 있다. 나는 시간을 쪼개어 여행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가이드가 하는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설명을 듣는 편이고,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라 믿기에 궁금한 것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는 편이다. 방식이야 어찌되었건 여행이 주는 교훈과 기쁨은 대동소이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니 나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그녀도 했는데, 나는 못할 게 뭐냐는 자신감도 생긴다. 나도 저자처럼 은퇴한 후에 혹은 60대가 되어서 훌훌 자유여행을 떠나리라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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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1 - 탁월한 전략으로 승리를 추구하다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천위안 지음, 정주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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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천위안지음, 리드리드출판

삼국지는 영원한 스테디셀러 중 하나이다. 저자와 판본에 따라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들은 다양하게 재해석되기도 한다. 삼국지의 처세술은 정치를 하는 사람이나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읽히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천위안은 심리학자로 삼국지의 영웅들을 심리학관점에서 재해석하였다. 심리학을 통해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을 분석하는 심리설사(心理說史)의 창시자라고 한다.

제갈량은 삼국시대 후한 말 촉한의 정치가 겸 전략가이다. 사례교위를 지낸 제갈풍의 후손으로 명문 출신으로 성격이 강직하였다고 한다. 외척인 허장을 탄핵하는 바람에 황제의 노여움을 사 서민의 신분으로 내려갔다. 근거지 없이 떠돌던 유비에게 천하는 셋으로 나누어 한 곳을 차지하계 만드는 천하삼분지계의 지혜를 보여주기도 하고, 유비를 도와 오나라의 손권과 연합하여 남하하는 조조의 대군을 적벽의 싸움에서 대파하고 형주와 익주를 점령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자신을 못마땅해하는 관우와 장비의 마음을 승복하게 하는 리더쉽을 발휘하여 리더쉽의 표본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명성이 자자하여 와룡선생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삼국의 제왕이었던 유비, 조조, 손권보다 어쩌면 명성과 영향력이 높았던 사람은 제갈량이었을 것이라는 말이 공감이 간다.

제갈량은 삼국지를 통틀어 가장 지혜로운 영웅이라고 한다. 시대는 영웅을 원한다. 난세에는 특히 영웅이 절실히 필요하다. 제갈량은 어찌보면 영웅이 될만한 사람, 타고 난 사람, 요즘 말로 될놈될이다. 다른 사람람이 감히 대적할 수 없이 뛰어난 두 가지를 타고 났는데, 준수한 용모와 체격 조건이라고 한다. 8척 장신에 얼굴은 옥같이 아름답고 눈썹은 강산을 그려놓은 듯이 수려해 신선의 풍모를 지녔다고 한다. 역시 영웅은 만화에서처럼, 키 크고 잘 생겨하 하는 것인가?

오늘날에도 자주 인용하는 고사성어에 제갈량과 관련되는 말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칠종칠금, 삼고초려, 수어지교, 와룡봉추, 출사표, 큰 쓸모나 이익은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것을 뜻하는 계륵도 조조와 제갈량의 일화에서 나온 말이다. 심지어 대통령 선거 정국에서도 제갈량의 비단주머니가 화제가 되었으니, 제갈량의 지혜와 처세는 가히 배울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갈량은 자신이 나서야할 때와 드러내야 할 시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소소한 일상에서도 사회적 요구나 대의를 위한 일에서도 자신이 나서야 할 시점을 알아서 적절한 때에 등장해서 진가를 발휘했다. 자신이 드러내야 할 시점에서는 당당하게 나서서 통솔력을 발휘하여 사람들을 이끌었고, 과감하게 맞섰다. 그러니 성패를 좌지우지할 수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에도 조금도 망설임 없이 그 자리에서 흔쾌히 받아들이고, 자신의 성공을 호언장담했다고 한다. 그게 자신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성공해서 명성과 실리를 얻게 된다고 득의양양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 있는 척 하는 것만으로도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척한다는 인상을 풍기면 안된다고 한다. 진짜처럼 보여야 가짜가 진짜가 되고, 심드렁한 척 한 사실이 들통나면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법이다.

이 책을 통해 제갈량의 지혜와 책략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영웅이나 리더는 혼자 되는 것이 아니다. 타고나야하는 것도 있지만, 주위 사람들을 끌고 나가야하고, 주위사람들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제갈량의 천재적인 지략과 심리전술을 내 것으로 만들수만 있다면 세상 무서울 것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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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 HEAR - 듣기는 어떻게 나의 영향력을 높이는가?
야마네 히로시 지음, 신찬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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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 듣기는 어떻게 나의 영향력을 높이는가?,

야마네 히로시 지음, 밀리언서재


말을 잘하는 방법 중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 주는 것이라고 한다. 심지어 좋은 심리상담가는 내담자의 말을 잘 듣어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남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는다. 심지어 듣고 싶은 것만 듣기도 한다. 상대방이 어떤 이야기를 하면 다음에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할까 생각하느라 바쁘다.


이 책은 Hear! 잘 들어주기만 해도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기술한 책으로, 듣기가 어떻게 나의 영향력을 높이는가에 대해 심도있게 쓰여있다. 좋은 친구를 얻는 방법, 가만히 있어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잘 들어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니! 생각해 보니 그 옛날 미팅에서도 말잘하는 친구는 미팅 자리에서는 분위기 메이커였지만, 정작 인기남은 말없이 우리 말을 들어주던 잘 생긴 오빠가 아니었던가~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할 때에도 처음 보는 디자이너에게 말을 술술 털어놓는 것도, 그들이 우리 말을 잘 들어주기 때문이리라.


"Hear 하면 Hero가 된다."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이유가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 달라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 아들이 선교원에 다닐때 좋은나무성품학교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경청이랑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잘 집중하여 들어 상대방이 얼마나 소중한지 인정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상대방의 말을 잘 집중하여 들으려면 상대방의 눈을 마주치고 내 말수는 줄이며 집중해야 한다. 듣기 훈련은 그저 내 말수를 줄이고 상대가 이야기할 기회를 충분히 만들어 주고, 상대가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질문 정도만 하면 꺼내면 된다.


자기긍정감이 낮은 사람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지 못한다고 한다. 무슨 일을 해도 자신이 없고, 눈앞에 성과가 보이지 않으면 자신을 쉽게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듣기만 해도 에너지와 감정소모가 많이 된다. 특히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 공감대가 없는 이야기를 듣는 건 그야말로 곤욕일 것이다. 저자는 나의 멘탈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를 모두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다. 또 열심히 듣지 않아도 되고, 경청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다만 말소리가 아닌 상대방의 감정을 듣되, 상대의 감정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상대방의 감정에 이입이 되버리면 내 감정또한 지나치게 소모되게 힘들 수 있으니, 때로는 냉담한 반응도 필요할 것이다.


아내와 남편이 가장 많이 싸우는 것 중에 하나가, 아내는 그저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것인데, 남편을 자꾸 해결할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도 상대가 원하는 것을 먼저 말하기 전까지는 절대 조언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아무리 상대방을 오랫동안 보아왔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도 상대를 완전히 알 수도 없고,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를 다 알수도 없다. 단지 공감해주고, 리액션을 해 주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표현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굳이 해답을 알려주거나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해도,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뭐든 이야기해도 되는 사람, 편안한 사람이 되는 방법은 그거 잘 들을 줄 아는 사람이지 효과적인 조언이나 따뜻한 마음씀씀이를 가진 사람이 아님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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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다고 외치고 나서야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정순임 지음 / 파람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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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다고 외치고 나서야 괜찮아지기 시작했다,정순임 지음, 파람북


이 책의 저자는 15대에 걸쳐서 400여년을 산수현(山水軒) 고택 종가에 사는 정순임님과 그녀의 엄머니의 이야기이다. 일년에 열다섯 번 제사를 지내고, 상주와 안동 사람들은 다 알만한 종갓집, 생각만 해도 얼마나 힘들지 머리속에 그려진다. 가부장제의 상징과도 같은 고택에서 둘째 그것도 딸로 태어나 자라는 동안 저자는 수없이 많은 차별을 감당해야했고, 이대로는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아 가출을 감행했으나, 50이 되어서 결국 종갓집 산수현으로 다시 돌아왔다. 지금은 일가를 이루던 친척집이 사라지고 혼자 남아 있는 종갓집에 종부(宗婦)로서 살아온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다고 한다. 평생을 종부로 살아온 어머니와 다른 세계관을 가진 중년이 된 딸이 같이 사는게 쉽지 않을 거라는 건 상상만으로도 너무 뻔하게 그려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옛날에는 그랬었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 역시 남아선호사상이 심했던 시대에 태어났다. 엄마가 세째를 낳던 날, 외할머니가 사위인 우리 아빠 얼굴을 못쳐다봤다고 한다. 생물학적으로 따지면 엄마가 딸을 낳은 것은 명백히 아빠 책임인데, 외할머니가 미안해하며 사위 얼굴을 못보았는지... 4년 후에 남동생이 태어났고, 남녀 차별을 딱히 두지 않으신 부모님이었고, 본인 일에 바쁘신 아빠도 세째딸은 엄청 예뻐해 주셨다는 엄마의 말을 떠올리면 장손인 남동생이라고 딱히 차별하지 않으신 것 같지 않다. 장손을 얻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 줄 알았는데, 최근에 물어보았더니 나와 남동생 사이에 있었던 아기가 유산되어서 텀이 있었을 뿐이란다.


저자가 할아버지에게 산수노트 사야된다고 했을 때에는 돈이 없다고 하시고는 보는 앞에서 오빠에게 빵하고 우유를 사 먹으라고 돈을 주셨다는 대목을 읽으면서 옛날에는 그랬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저자처럼 문중의 어른들이나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다면 남녀차별을 받으며 살았을지도 모른다. 대대로 부자였던 외가에서는, 외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는데, 외증조할아버지가 외삼촌에게 전재산을 상속하셨고, 엄마와 외할머니는 상속을 전혀 받지 못했다. 지금이었으면 남녀 차별없이 똑깥이 유산을 나누어야하지만, 엄마와 외할머니는 그러려니 했었단다. 옛날에는 그랬다.


여성운동가는 아니지만 남자와 여자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차별하는 사회 분위기는 달갑지 않다. 내가 대학을 다닐때에만 해도 취업할 때 군가산점이 있거나, 군대 간 기간을 경력을 인정해주기도 했었다. 그때만 해도 부당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남동생이 군대를 가고, 앞으로 우리 아들이 군대에 갈 생각을 하니 꼭 그렇지많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군대간 남자를 우대해 주는 거라면, 애를 낳은 여자도 우대해 줘야하는 것 아닌가? 복학한 선배들을 보면 제대 후에 백짓장이 된 것 같은데, 애를 낳고 키우다 보면 몸도 상하고, 기억력도 감퇴되고, 그야말로 반은 정신이 나가 버린다. 8개월 쉬고 다시 사회로 나오면서 꽤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남녀차별에 흙수저 금수저 차별까지 있는 세상이니 어쩌면 옛날보다 세상이 더 힘들어 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불공평한게 어제 오늘 일인가?


괜찮아 괜찮아 하면 참는게 아니라 괜찮지 않으면 괜찮지 않다고 외치는게 필요하다. 언젠가 읽었던 책에서 인내심이 강한 사람을 좋게 평가하지 않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참는다는 건 역으로 생각하면 뭔가 거슬린다는 거라는 말에 꽤 놀랐었다. 어쨌든 할 말은 하고 살아야 사회가 바뀐다. 국가 민속문화재 산수현에 사는 저자는 반바지를 입고 마루를 닦고, 우렁찬 딸내미 소리가 감히 담당을 넘으면서 어머니 세대 이전에는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을 하며 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된장, 고추장을 담그며 옛 것을 지키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저자의 산수현에서의 멋진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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