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다 아름다웠더라
이종순 지음 / 프로방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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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 다 아름다웠더라

이 책은 무려 세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던 이종순 님이 보이는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며 쓴 책이다. 돌아보니 다 아름다웠더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을 초월한 듯한 느낌이 든다.

저자의 일부 상황이 나와 공통점이 있어 더 공감하며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나 역시 저자처럼 암을 경험했고, 아버자와의 관계가 누구보다 애틋한 셋째딸이다. 턱선이 발달한 얼굴, 굵은 손가락, 굵은 뼈, 성격까지 나는 아빠를 많이 닮았다. 내가 대학교 2학년이었던 1993년 아빠가 재생불량성빈혈에 걸려 30년을 매달 수혈 받았는데 내가 암에 걸리자 묘한 동질감을 느껴 서로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건강하게 잘 살자 다짐했었다.

올해 2월 설날 아침, 자녀와 손자손녀를 모아놓고 한 시간 넘게 좋은 말씀을 해 주셨다. 식사도 평소보다 잘 하셨고, 컨디션도 좋았었는데 다음날 갑자기 급성폐렴이 왔고 막내손자가 올 때 까지 기다리셨다가 숨을 거두셨다. 받은 사랑이 많고 아빠가 평소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던 터라 아빠의 소천이 실감이 나지 않았고, 퇴근하며 운전하다가, 슬픈 음악이 라디오에서 나올 때, 저녁 노을이 너무 예쁘게 물들었을 때, 하늘의 구름이 너무 예쁠 때 아빠 생각에 많이 울었다.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구나 싶었다. 아빠의 빈자리를 엄마와 함께 나누며 슬퍼했었는데, 불과 8개월 후에 엄마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소천하셨다. 내가 어떻게 이 상황을 견디어야 할 지 감당이 안된다. 실감이 나지 않는 상황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런 나에게 이 책은 많은 위로가 되었다. 누구나 사람들은 남모를 슬픔과 고통이 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원망할 겨를도 없이 슬픔이 찾아왔다. 저자는 이 모든 것이 미래의 나에게 자양분이 되고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깨닫을 날이 올거라고 위로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빛나는 존재임을 잊지 말라는 저자의 말 한마디가 너무나 큰 위로가 되었다.

이 책에는 저자가 느낀 사소한 것들까지도 감사하는 마음이 묻어난다. 인생은 숙제의 연속이라는 밀라논나 님의 말처럼 끊임없이 내 앞에 뭔가가 계속 나타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다행일 수도 있지만 그러면 또 너무 재미없는 인생이지 않을까? 새로운 일이 펼쳐지고 또 그것 때문에 힘들어 질지라도 뭐 어떤가? 저자가 결혼 후 시집살이가 힘들어 37kg 까지 살이 빠졌을 때 친구가 한 말이 인생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가게 되어 있으니 긍정적인 마음으로 편하게 생각하라는 거 였단다. 나도 나를 챙겨가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 한 발짝 한 발짝 걸어 보려고 한다. 이 고통이 지난간 후에 저자의 나이만큼 되었을 때, 저자처럼 돌아보니 다 아름다웠더라고 말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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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 먹었으면 즐길 때도 됐잖아 - 좋은 건 계속하고 싫은 건 그만두는 거침없고 유쾌한 노후를 위한 조언
와다 히데키 지음, 유미진 옮김 / 오아시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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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 먹었으면 즐길 때도 됐잖아

사실 이 책은 엄마를 이해하기 위해 읽기 시작한 책이다. 평생 헌신하는 삶을 사셨던 우리네 어머니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던 우리 엄마는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도 모르며 살았고, 늘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이 먼저 였다. 심지어 아빠가 돌아가신 이후에도 식당에 모시고 가면 아빠가 좋아했던 거라며 눈시울을 적시곤 하셨다. 그런 보며 이제 엄마를 위한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평균수명, 기대수명이 늘어났다. 불과 몇년 전만해도 인구 평균나이가 40대였지만, 60대 이상 인구가 30%를 넘어서는 고령화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사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일본의 경우 개인 금율자산의 70%를 60대가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경제력과 건강이 뒷받침 되는 영시니어다.

전두엽은 40대 이후부터 퇴화하기 시작한다. 노화를 늦추려면 전두엽을 자극하는 일을 해야한다. 젊을 때는 돈을 벌기위해 일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누군가를 돕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에 가치를 두는 것이 좋다. 돈을 벌어야 가치있다고 생각하면 체력과 기력만 소진할 뿐이다. 뭔가 가치있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노화를 늦추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니, 추미나 자원봉사든 적극적인 사회참여가 필요하다. 국가에서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하는 것도 결국은 의료비절감이나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들면 운전면허를 반납해야 한다. 하지만 저자는 실제 교통사고를 많이 내는 연령은 이제 막 운전을 시작한 10대~20대라고 한다. 게다가 시골에 살거나 교통이 불편한 곳에 사는데 차가 없으면 외출이 힘들어 지고, 집에만 있게 된다고 오히려 좋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 아빠도 매달 경북대병원으로 수혈 받으러 가셔야 했는데 대중교통이 불편해서 직접 운전해서 병원을 다니셨다. 인공고관절 수술로 거동이 불편하셨기에 가까운 거리도 차를 타고 가셔야했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외출을 더 많이 했을텐데 집에만 계셔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돌아가신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

나의 삶을 즐기며 사는 방법들에 대해 읽으면서, 대학로에 뮤지컬을 보러 갔던 기억이 떠 올랐다. 커튼콜 때 다 같이 일어나 박수치고 노래를 같이 부르고 있었는데, 내 옆에 앞으신 나보다 훨씬 나이드신 분이 신나게 춤을 추고 계셨다. 그 모습이 얼마나 멋있어 보였는지, 나도 저렇게 늙어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은 치열하게 살았던 우리 부모님과 이모, 고모들을 위한 책이다. 이제 나도 곧 60대가 되기 때문에 내 삶을 돌아보고 은퇴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생각해 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다른 시각으로 영시니어들을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아침에 생각이 바뀌는 것이 아니니, 이런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정책적으로도 많이 보완되고 뒷받침이 필요하다. 우리는 언제가 다 늙는다. 유쾌하고 즐겁게 늙어가며 100세 시대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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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의 기술 - 90%는 모르는 변호사의 실전 테크닉
현창윤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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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의 기술: 90%는 모르는 변호사의 실전 테크닉

<고소의 기술>의 읽는다니까 지인이 이제 하다하다 별걸 다 읽는단다. 나도 내가 이런 책을 읽게 될 줄은 몰랐다. 저자가 서문에 쓴 것처럼 고소는 누구나 할 수 있도, 누구나 당할 수 있다. 아직 고소를 당한 적은 없지만, 누군가로부터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받아 본 적도 있고, 또 다른 일로 누군가를 고소해야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워낙 흉흉하니...

이 책의 저자는 덕명 법률 사무소 대표 변호사 분들이다. 현창윤 변호사는 김영철의 파워FM에 출연한 분으로 들어 본 적이 있다. 변호사로서 중요하게생각하는문제는 상황의 정확한 판단과 전략적인 대응이라고 한다.

저자는 절차를 단순하게 소극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절차를 미리 예상해보고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큰 전략, 세부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호사들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실전 노하우를 알아야하는 법!

최근에 친구 변호사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내 이야기를 들으며 냉철한 질문을 하던 친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조목조목 알려주었다. 심지어 지금부터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은 변호사 배불리는 일이니 일단 우리가 급할 것은 없으니 1차 결과를 보고 대응하라는 조언도 해 주었다. 변호사로서의 오랜 경험으로 단계별 조언을 해 주었던 것이다.

바쁜 친구를 붙잡고 매번 물어볼 수 없으니, 기본적인 건 알아야겠다 싶었는데 이 방면으로는 너무나 무지한 나에게 이 책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설명하듯 차근차근 쓰여진 문장들은 마치 옆에 앉혀 놓고 조곤조곤 설명해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고소를 당하고 경찰 출석하는 단계에서도 당장 응하지 않고 최소한의 법률 상담을 받아보 후 출석해도 된다고 한다. 심지어 고소가 접수된 사실을 지금 알았으니 답변할 준비가 되지 않았고 고소장을 열람할 시간을 받고 싶다고 요청해도 된단다. 이 책에는 이런 세세한 것부터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서 하나라도 놓치며 안 될 정보들이 가득 담겨져 있다.

민사소송은 손해의 발생과 그 손해 금액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고 그 입증의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 피해액이 나온 구체적인 근거를 1원 단위까지 계산해서 청구해야 재판부에서 인정해 주는데, 만약 대충 청구해 놓고 아무런 입증을 하지 않으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판결문을 받게 된다고 한다. 이 부분은 대략적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해 보았는데 범죄사실을 증명할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하게 된다. 아직 끝난게 아니다. 해당 결정에 이의신청을 하면 바로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고, 수사 기록을 검토한 후 관할경찰서로 이송하여 보완수사 요구 처분을 할 수도 있다. 만약 여기서도 불기소 처분을 받게 된다며 항고를 할 수 있다. 항고를 했음에도 항고기각 결정을 받게 되면, 10일 이내에 법원을 통해 판단을 받는 재정신청을 지방검찰청검사장 또는 지청장에게 제출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일견의 과정에서 깨알같은 조언을 해 주고 있다. 공소시표가 남아 있다면 언제든 이의신청을 할 수 있지만, 증거 소실 등의 문제로 불리할 수있으니 되도록 1개월 내에 하는 것이 좋으나, 너무 성급하게 하지 말고 불송치 이유를 정확히 검토할 것은 당부하고 있다.

고소는 스트레스 이상의 것이다. 저자는 고소라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과정이고,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설명한 방법(생존법)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부록에서도 오늘 재판을 간다면 알고 갈 것들, 소송과 고소는 얼마나 걸리는가, 변호사 상담을 잘 받는 방법까지 깨알 팁을 제공한다. 잘 몰랐던 내용이 대부분이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변호사 두 분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기에 더 유용하고 피부에 와 닿는 책이었다. 파워FM 진행자인 김영철 님의 말처럼, 미리 보약을 챙겨 먹듯 알아 두면 좋을 내용이니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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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덕의 세포 리셋 - 만성피로, 만성질환, 가속노화에서 평생 해방되는 법
김덕수(닥터덕) 지음 / 김영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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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는 이유없이 계속 피곤함을 느낀다. 책임감이 강하고, 일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나를 편히 쉬게 하지 못하고, 매사에 욕심을 가지고 계속 무리를 하게 되었다. 그러니 만성적으로 피로는 누적되고 있고, 스트레스는 가중되고, 만성질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이 책은 나와 같은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만성피로, 만성질환, 요즘 유행하는 가속노화에서도 평생 해방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닥터덕 김덕수 의학박사는 치료보다는 예방의 관점에서 원인을 바로잡는 기능의학을 하는 의사이다. 의학을 전공한 의사이기에 전통 의학을 바탕으로 좀 더 올바른 개념의 의학적 접근을 하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세포가 건강해야 몸의 건강이 정상화된다는 것이다. 의학을 전공한 의사이지만, 저자는 약물 치료의 한계와 현대 의학의 한계를 꼭 집어 이야기 하고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이유는 우리 몸이 필요하니까 많이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식물 섭취로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것보다 몸이 필요로 하니 간에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현재 나타나는 증상만 가지고 우리 몸을 다루어서는 안된다는 말에 공감한다.


요즘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담긴 영양제를 안먹는 사람은 드물다. 옛날처럼 식품을 다양하게 섭취하지도 못하고, 농약이나 환경오염들로 인해 같은 식품을 섭취해도 극미량 영양소까지 섭취하기도 힘들게 되었다. 그러니 영양제를 섭취해서라도 우리 몸에 필요한 것들을 채워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자연 그대로의 좋은 식재료를 통해 우리가 필요한 영양소를 다 섭취하면 좋겠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조금 더 잘 만든 영양제를 섭취해서라도 내 몸에 영양결핍이 오지 않도록 채워야 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도 내 몸에 맞는 영양제를 섭취하라는 것이다. 몇년 전에 맞춤형 영양제 추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했고, 우리 회사에서 만든 제품들로 라인업을 했다. 귀가 얇거나 의학적, 영양학적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은 남이 좋다고 하면 그대로 따라한다. 몸에 좋다고 이것저것 먹다보면 중복되는 영양소도 많고, 굳이 내가 먹을 필요도 없는 것을 먹으면서 돈을 낭비할 수도 있다. 박사과정때 SNP 분석을 했고, 개인맞춤 영양제에 대한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다. 유전자 형에 따라 같은 영양소를 섭취해도 어떤 사람은 체내 흡수가 안되고 대사에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들을 하는 회사들이 우리나라에도 몇 있지만, 내가 들여다 보아도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개인 맞춤 영양제가 자리잡는 시기가 올 것이다.


이 책에는 모든 질병이 장에서 시작된다며 장 건강 관리법을 여러가지 측면에서 제시하고 있다. 장-뇌 축을 정상화 하는 운동도 소개한다. 그 다음으로는 기능의학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면역 체계의 회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면역 교란으로 일어나는 구강편형태선, 모낭 세포와 색소 세포가 공격받아 생기는 원형탈모와 백반증, 피부 세포가 공격받는 건선, 소화기관에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인 궤양성대장염 등 현대인들에게 흔한 면역 체계가 무너져 생기는 질환들을 치유하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능의학이 강조하는 꼭 알아야할 건강상식을 설명하면서 매일 더 건강해지는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는 모두 건강하게 잘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내 몸이 왜 이런지 원인을 들여다 보고 바로 잡는 방법이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잘 먹고, 잘 관리해서 백세시대를 조금 더 멋지게 살아보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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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가 바라본 세상 -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던 반 고흐의 아포리즘 세계적인 명사들이 바라본 세상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석필 편역 / 창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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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좋아하는 화가를 꼽을라고 하면 아마도 빈센트 반 고흐를 꽂을 것이다. 고흐의 작품은 처음에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전세계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다. 그 배경에는 고흐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계속 묵묵히 걸어갔기 때문이리라. 빈센트 반 고흐는 몸이 병들었을 때에도 작업에 몰두했고, 10년 동안 무려 2,1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당시의 화가는 있는 그대로를 그리려 하였는데, 고흐는 세류를 따라가지 않고 오직 자신의 철학대로 자신이 느끼는 대로 작품을 그려나갔다. 아마도 고흐는 현실과 자신의 철학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자신의 가슴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을 때 그의 심정을 어땠을까? 고흐가 바라본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 책 <고흐가 바라본 세상>은 고흐의 초년시절, 에텐, 드렌터와 헤이그에서의 생활, 뉘넌과 앤트워프 시절, 파리에서의 생활을 거쳐,예술적 혁신의 돌파구가 되었던 아를 거주 시절, 고갱과 만났던 시절, 아를에서의 입원, 생레미 정신병원 시절, 오베르쉬르우아스 시절,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 까지 고흐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고흐의 시선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데, 고흐의 일대기, 전기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의 매력은 고흐의 작품을 고흐에 생애를 이해하며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대에 고흐와 교류했던 화가들의 작품을 같이 비교해서 나란히 싣기도 한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흑백이다 보니 고흐의 그림을 선명하게 감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고흐는 빛을 사랑한 화가이었기에 고흐 그림은 고흐가 그린 그 색 그대로 보았을때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신 독자로 하여금 상상력을 자극한다. 고흐는 테오에게 바다처럼 끝없이 펼쳐진 언덕을 배경으로 한 섬세하게 노란색의 광활한 평원에 깊이 빠져들었다면서 격렬한 하늘 아래의 광활한 밑밭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고흐가 매료되었던 5월의 푸르른 밀밭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 보며, 고흐가 그린 <까마귀가 나는 밀밭>, <먹구름 아래 밀밭>을 감상했다. 홀스커는 고흐가 그린 <까마귀가 나는 밀밭>을 우울함과 극도의 외로움과 관련 있다고 해석했다고 한다. 고흐의 감정과 느낌대로 바라보고 그림을 그렸으니, 당시 외롭고 우울했던 고흐의 마음이 그대로 그림이 녹아졌을 것이다.


고흐는 가난한 화가였고, 테오의 도움없이는 생계가 어려웠다. 영양실조, 과로, 불면증, 술로 인해 건강은 더 악화되었고,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반복하게 하는 병을 앓았다고 한다. 매독을 앓고 있었던 테오는 형의 죽음 이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엇고, 형이 없는 세상을 견디지 못하고 고흐가 사망한지 6개월 후에 사망했다고 한다. 후에 테오의 부인이 고흐의 옆에 시신을 이장하여 묻었다고 한다. 끔찍한 형제애를 자랑했던 고흐와 테오는 죽어서도 나란히 있게 된다.


이 책의 2부에는 반 고흐의 아포리즘이라는 주제하에 인생, 자연, 서우치, 사랑, 예술과 창의성이라는 소주제하에 고흐의 말, 시선을 다시 들여다 보고 있다. 인터넷이 들어와 대중화 대던 시절에는 이메일을 많이 보냈지만, 지금은 공적인 업무외에는 대부분 카톡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를 사용한다. 고흐가 살았던 시대는 전화도 인터넷도 없었던 1800년대 후반기였는데, 고흐는 정말 많은 편지를 썼다. 그가 보낸 약 900여통의 편지 중에 650-800여통은 동생인 테오에게 보낸 것이라고 한다. 예전에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들만 묶은 책을 읽은 적도 있다. 고흐는 사교적이지도 않았고, 혼자 사색하고, 자연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응시하면서 자신의 인생, 작품, 예술관, 자신의 앞날을 생각했다. 그래서 고흐가 남긴 말들은 곱씹을 수록 더 가치가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흐의 작품을 한층 더 깊게 바라볼 수 있었고, 고흐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별이 빛나는 밤을 사랑했던, 고독하게 생활했던 고흐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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