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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을 먹어도 신경 쓰지 않는 사고방식 - 상처 주는 말에 작아지지 않기 위해
호리 모토코 지음, 박수현 옮김 / 파인북 / 2025년 7월
평점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욕을 먹어도 신경 쓰지 않는 사고방식, 호리 머토코 지음, 파인북
내가 만만해 보이는 걸까? 아니면 내가 타격감이 좋아 괴롭히고 놀리는 재미가 있는 걸까? 유독 나한테만 빌런이 되는 사람이 있다. 지인은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 사람을 가려서 대하는 것 자체가 잘 못되었다면서......
상대방이 말한 의도는 그 말을 한 본인 밖에 모른다. 어쩌면 내가 상대방이 말한 것을 곡해해서 착각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 뿐 아니라 내 옆에 있던 사람에게도 그렇게 들렸고 느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처음에 저자는 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을 가지라고 했다. 상대가 말한 의도를 내가 추측한 거니 내가 긍정적으로 변환하면 그 뿐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정말로 내가 컴플렉스 때문에 내가 잘 못 받아들였을 경우에 해당된다.

주변에는 친구를 가장한 적을 종종 볼 수 있다. 타인의 인간관계를 깨뜨리고 싶어 하는 사람을 커뮤니티 크래셔(community crasher)라고 하는데, 이들은 험담과 소문을 이용해서 다툼을 일으킨다고 한다. 작년에 나도 이런 일을 겪었다. 퇴근 후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A에게 전화가 왔다. 내가 그런 말을 했을 거 같지 않은데, B가 내가 그렇게 말했다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아 확인 차 전화를 했단다. B는 여기 저기 이사람 저사람에게 험담과 소문을 전했고, 우리는 진위를 확인하고자 전화를 하거나 만났다. 결론은 B가 우리를 분열시키고 인간관계를 깨뜨리는 커뮤니티 크래셔었고, B는 친구가 아니라 친구를 가장한 적(프레너미, friend+enomy)였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조용히 단톡방을 나왔고, B가 포함되어 있는 모임에는 아예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책에는 섹스앤더시티에 등장했던 단어인 '프레너미'를 제대로 잘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상대를 질투하고 적대시 한다. 상대가 성공하기를 바라거나 응원하는 척 하지만 실은 마음 속으로 실패하기를 바란다고 한다. 이들은 신뢰를 얻는데 정말 능숙해서, 일단 믿게 만들어 상대방으로부터 정보를 잔뜩 끄집어낸 다음, 의도적으로 비밀을 폭로하거나 개인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다. 와! 이 부분을 읽으며 소름이 돋았다. 이런 사람이 명확하게 머리속에 떠 올랐기 때문이다. 우리들에게 미안하다며 무릎끓고 사과하더니 우리의 신뢰를 얻고 어울리고, 주도적으로 만남을 주도하더니 어느날 뒷통수를 사정없이 후려쳤다. 게다가 이런 저런 말들로 우리를 분열시키기 시작했다. 그 사람때문에 삐그덕 대었지만, 우리는 관계가 돈독했기에 그 사람만 도려내는 것으로 일단락했다.
대체 왜 그렇게 행동할까 도저히 이해가 안되었었는데, 프레미너가 이런 수법을 쓰는 이유에 대한 부분을 읽는 순간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다. 프레미너는 자존심이 세어서 자기 능력이나 위치가 상대방보다 아래로 내려가는 일을 용납하지 못한다고 한다. 프레미너는 열심히 노력해서 자기가 올라가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을 끌어내리는 것이 쉽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강한 척하지만 실은 약한 자신을 보여주기 싫어하기 때문에 강해 보이는 갑옷으로 자기방어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상처를 받는 일이 없도록 먼저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식으로 자기방어를 한다. 대박이다. 대체 왜 저럴까 했던 행동이 명확하게 이해되었다. 게다가 모든 것을 자기 통제하에 두고 싶어하고, 자신이 괴롭히고, 상처를 준 행동으로 인해 상대방이 일희일비하길 기대한다고 한다. 이런 사람에게는 사소한 것들도 '먹이'가 되니 정보를 주지 않는 것만드로도 훌륭한 대처가 된다. 그때 우리가 그 사람만 도려내고 거리두기를 한 것이 정말 잘 대처했던 거였음을 재확인했다.
SNS에서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예전에는 안보면 그만이라고 했는데, SNS를 안하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보게 된 것을 받아넘기는 기술이 필요하다. 저자는 우리가 왜 상처를 받았는지, 상처받은 부분을 분석하다 보면, 의외로 냉정해지는 법이라고 설명하다. 때로는 내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다보면 정화가 되기도 한다. 장황하게 설명하다가 어느 순간에 '그런 일이 있었어'라고 간단하게 말하는 순간이 오면 우리 마음 속 응어리를 우리 스스로 풀어내게 되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비난 당해도 내 가치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나를 비난하고 모함해도 나는 여전히 가치있는 존재이다. 돈을 구기고, 때리고, 더럽게 하더라도 돈의 가치가 그대로인 것처럼 말이다. 그사람이 비난하고 끌어내린다고 해서 내 본질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 사람이 나를 자기 마음대로 판단하고 비난했을 뿐이다. 여전히 비난과 험담을 들으면 부르르 떨지 모르겠지만, 저자의 말대로 그럴 때는 "아, 개가 짖는구나"라고 생각해야겠다. 내 잘못이 아니라 그 사람이 이상한 거니까! 자, 이제 우리 좀 더 쿨해지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