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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있으면 벽에 대고 말하는 기분이야
지홍선 지음 / 북마운틴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너랑 있으면 벽에 대고 말하는 기분이야,
지홍선 지음, 북마운틴
사회생활에서 가장 힘든 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사람과의 관계, 소통이라고 한치의 망설임없이 대답할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소통의 벽이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주임, 대리급 정도일 때에만 해도 그냥 내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는 것으로 평가를 받고 인정을 받았다면, 중간관리자가 되고 임원이 되면 일을 잘 하는 것은 기본이고 소통의 벽을 허물고 조직을 어떻게 융화시켜 목표를 이끌어 나가느냐에 따라 능력을 평가받게 됩니다.
이 책의 저자인 지홍선 대표님은 말, 소통, 인간관계에 대한 강의를 무려 21년간 해 온 분입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연수원,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고용 노동부 산하 포항고용복지 플러스센터에서 커뮤니케이션, 갈등관리, 직장인의 소통법, 언택트 시대의 스피치와 리더십, 조직 활성화에 대해 강의를 해 오고 있습니다. 말은 종합예술, 한 편의 다큐멘터리와 같다는 모토 아래 상대의 코드를 읽음으로써 마음을 나누고 성과를 내는 방법을 전하고 있는데, 이 책은 지홍선 대표님의 소통과 스피치에 대한 노하우가 집결되어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Step 1에서는 스피치 코드가 무엇인지, 왜 스피치 코드이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고, Step 2에서는 스피치 코드 익히기, Step 3에서는 스피치 코드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Step 4에서는 스피치 코드 실전 솔루션을 제시하며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말을 잘 못하는 사람, 자기의견을 제대로 피력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분들이 스피치 학원을 다니기도 합니다. 말을 잘하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스피치인 줄 알았는데, 정말 말 잘하는 사람은 상대를 변화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스피치 능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하여 얘기하고 있는데, 그 궁극적인 목적은 어떤 자리에서 누구를 상대로 어떠한 말을 하더라도 목적한 바를 이루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대화를 주도하는 자는 소통의 벽을 허무는 6가지 코드가 있다고 합니다. 언어/준언어/비언어의 커뮤니케이션 코드, 맥락을 파악하는 상황 코드, 성별코드, 내향형/외향형/개인주의형/관계지향형/모험추구형/안정추구형 등의 성향 코드, 직설 화법/간접 화법의 대화 스타일 코드, 업무 중심형/관계 중심형/수직형/수평형 등 대화에 연관된 가치관 코드입니다. 의사소통에서 언어적 요소의 중요도는 7%에 불과하고, 청각적 요소인 준언어가 38%, 시각적 언어인 비언어가 55%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를 메라비언 법칙이라고 하는데,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언어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93%를 차지하는 준언어, 비언어를 읽어내고 잘 활용한다면 스피치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문장 자체만으로 진짜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고맥락 문화권에서는 말의 표정이 중요한 정보가 된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 서양과 동양의 표현법이나 뉘앙스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문자메세지를 할 때 자주 사용하는 이모티콘의 경우만 봐도 동양에서는 눈을 강조하지만 서양에서는 입을 강조합니다. 스피치를 잘 하려면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까지도 알아차리는 세심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두꺼운 가면을 쓰고 진실을 숨기고 있더라도 일부 단서를 통해서 상대의 진심을 읽어낸다면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니, 내 주장만 내세우면 말을 많이 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많이 듣고 표정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업무 중심형이나 개인주희형의 사람들과 대화할 때는 직접화법으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것이 좋고, 관계 지향적이거나 상호의존적인 사람과 대화할 때에는 간접화법으로 대화에 시간과 여유를 두고, 미묘한 표현방식에 숨은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니 머리에 떠오르는 얼굴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직설적으로 내 얘기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이 되려면 성향코드를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스피치 코드도 중요하지만 저자도 강조 했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진정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 스피치 기술이라면, 그 기술을 올바를 방향으로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하려면 말에 진심이 우러나야 한다고 합니다. 상대를 위하는 마음으로 고심 끝에 내뱉는 한마디에 상대를 움직이는 힘이 있다고 하니, 내가 하는 말에 진심이 묻어나올 수 있도록 해야하겠습니다. 또한 관계는 서로 상호적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내가 먼저 마음을 열면 상대방도 언젠가는 마음을 열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단 그 전제조건은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상대방에게만 자기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과 적당히 거리를 두고, 어떤 사람과는 더 깊은 교제가 필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상대방의 성향차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저자의 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인간관계, 소통이 힘든 직장인들, 중간 관리자들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