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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본 현대인의 질병과 치료법 - 양기호 박사가 KBS라디오방송에서 이야기한 우리 몸에 도사리고 있는 질병에 대한 적절한 치료법
양기호 지음 / 아마존북스 / 2021년 7월
평점 :

한의사가 본 현대인의 질병과 치료법, 한의학박사 양기호 지음, 아마존북스
나는 임상영양학 전공이지만 업무상 한의학 쪽 공부가 필요함을 느껴서 종종 한의사가 쓴 책들을 읽는다. 한의사가 본 현대의 질병과 치료법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읽기 시작했는데, 머리말을 읽으며 울컥했다. 이 책을 정리한 사람이 양기호 원장님이 아니라 그의 아내였다. 책 표지를 다시 보니, 24년간 한의원을 운영하며 수많은 환자들의 건강을 돌보았던 한의학박사 양기호원장님은 2015년 췌장암 판정을 받았고, 2018년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이 책은 남편을 먼저 보내고 힘든 나날을 보내던 그의 아내가 남의 인생을 어떻게 살고,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를 고민하던 중에, 남편이 순천 KBS라디오 상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당시의 방송 원고와 책 출간을 위해 써 둔 원고를 모아 만든 책이다.
이 책은 현대인의 질병과 치료라는 관점에서 크게 다섯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특히 part 1에서는 일상을 괴롭히는 현대성 질환을 다루고 있는데, 현대인들에게 가장 흔한 질환인 만성피로 증후군, 원인을 알 수 없는 목 통중과 어깨 통증, 수족냉증, 두통, 소화불량, 어지러움, 이석증, 우울증 등 흥미로운 질환에 대한 원인, 종류, 치료방법 들을 잘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 한의사의 관점이기에 지극히 한의학적인 내용만 있을 줄 알았는데, 의학과 한의학을 잘 접목하여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하는데 한층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 part 5, 알아두면 복이 되는 건강상식에서는 한약이나 보약에 대한 잘못된 상식, 건강을 위협하는 잘못 알려진 민간요법에 대해서 한의학 박사로서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결명자를 먹으면 눈이 맑아진다고 하여 보리차 대신 많이 끓여 먹는데, 결명자는 찬 성질의 약이라 몸이 찬 사람에게는 듣지 않을 뿐 아니라, 충혈된 눈이라 피곤한 눈에는 도움이 되지만 노환으로 눈이 나빠진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다고 한다. TV에서 보면 노래를 할 때 날달걀을 깨 먹곤 하는데, 달걀은 성질이 평하며 맛은 달고 열독으로 인한 종기나 근육이 경직되는 등을 치료하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폐와 기관지를 도와주는 효과가 있으며, 피로나 과로 및 영양결핍을 보충할 수 있는 양질의 단백질이라고 한다. 목이 쉬었을 때나 노래를 잘 부르기위해서 날달걀 한두개 쯤 먹는 것은 영양학적 차원 뿐 아니라 심리적 차원에도 도움이 된다니 흥미로웠다. 어린아이에게 녹용을 많이 먹이면 바보가 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조선시대 후궁들이 궁중의 녹용을 훔쳐다가 자신이 낳은 자식들에게 먹이는 경우가 많아 이를 막기 위해 만든 말이 와전된 것이라는 일설이 있다고 한다. 녹용은 오히려 원기 부족, 중병 후의 건강회복에 효과가 있으며, 허약한 어린이의 성장촉진, 건강한 몸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책은 한의학적 백그라운드가 없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현대인의 질병에 대하여 영양학, 의학 관점 뿐만 아니라 한의학적 접근이 적당히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적절한 설명과 치료법을 제시해 주고 있어 매우 유익하게 느껴졌다. 일반인이 읽기에는 약간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건강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매우 유용한 필독서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