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달 2 (일러스트 특별판) - 단 하나의 마음 ㅣ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2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링고로부터 노아가 아리별을 곧 떠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온 빅은 빅스몰 팀의 재기를 위해 노아가 떠나는 것을 저지하려고 했고 결국은 노아가 고쳐놓은 별신을 빼앗아 노아가 한 달만 더 아리별에 머물며 자신들과 공연을 할 것을 요구했다. 노아는 그 억지 요구를 받아들이는 척하면서 별신을 다시 빼앗아 달아나다 얼굴과 몸통, 팔다리가 모두 한 덩어리인 하얗고 거대한 괴물에 부딪쳤다.



괴물의 배가 점점 투명해지더니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며 스몰과 초록사람의 모습이 비쳤다. 빅과 노아는 처음에는 스몰이 괴물에게 잡아먹힌 줄 알고 스몰을 구해내려 안간힘 썼지만 자세히 보니 스몰은 잡아먹혔다고 보기에는 너무 멀쩡해 보여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괴물의 배 속에서 스몰은 처음에는 혼자 외로운 듯 보였으나 그가 구해줬던 초록사람을 다시 만나 어울리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루나는 그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안타까운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남의 꿈을 훔친다고 해서 네 꿈이 되지는 않아. 잃어버린 빛을 다시 찾을 수 없다고."

p.53



괴물의 몸에 비친 스몰과 초록사람의 행복한 모습이 못마땅한 빅이 괴물을 공격하자 괴물은 몸을 돌려 앞으로 나아갔다.

괴물이 광장을 벗어나 아리나무 앞을 지날 때 마침 커다란 책을 들고 집을 나서던 아리와 마주쳤고, 괴물과 아리는 서로를 알아보고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괴물은 도망을 가려 했고 루나는 괴물에게 점점 다가갔다. 괴물은 초조해하고 불안해했으며 결국 몸을 투명하게 만들어 사라지려는 순간 루나의 눈에서 노랑 빛줄기가 나와 괴물을 빛에 가두었다.

"훔친 꿈 돌려 줘."


루나와 꿈도둑이라는 괴물이 어떻게 아는 사이일까?

잃어버린 빛을 다시 찾다니… 그렇다면 꿈도둑은 예전에 빛을 가진 존재였다는 건가? 그렇다면 그 빛은 왜 잃어버린 거지? 빛을 내는 노랑띠마을의 빛구슬과 관련이 있는 존재인 걸까?

노아도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나야 하는데 새로운 사건과 해결해야 할 일들이 아직 아리별에는 남아 있다.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잠중록 외전 ㅣ 아르테 오리지널 5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가 어쨌다고요? 설마 중상을 입은 몸으로 도망이라도 갔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그자의 상처가 저희가 생각한 만큼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닌 듯합니다."

p.137



황재하는 충의군 군영 근처 주막집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조사하며 충의군 군영 사람들에게 탕천과 경해에 대해 질문을 하던 중 대부분의 사람들의 증언과는 다르게 오로지 두 부대를 감독하는 교위 원덕량으로부터 사건 전날 둘이 다투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다는 진술을 듣는다.

이에 경해를 다시 만나 사건 당일 밤 정황에 대해 다시 자세히 질문했고, 주막으로도 찾아가 주막집 주인에게도 사건 당일 밤 상황을 다시 질문한다. 그러고 나서 주막 안을 자세히 살펴보던 황재하는 경해가 범인일 가능성이 농후한 결정적 단서들을 발견한다. 이서백 또한 경해를 자세히 조사해서 그에 관한 놀랄만한 자료를 발견해 황재하에게 보여주었고, 심문하기 위해 경해를 잡아들이라 명하였는데 경해는 이미 도망치고 없었다.


우와~. 경해랑 무라야한나가 그렇게 연결이 되다니!

전혀 뜻밖의 관계다. 그런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탕천을 살해할 이유는 안 되는 것 같은데… 무슨 사연이 있길래?

사건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것 같다. 빨리 해결하고 이서백과 황재하의 달달 모드가 펼쳐져야 될 텐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조선 요괴 추적기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1
신설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 열네 살 막동이는 열두 살 생일에 법사의 길을 선언하고 구랍 법사의 문하로 들어왔다. 가족들의 모진 반대에 부딪혀 갖은 고생을 하며 구박과 분노와 서러움을 견디고 구랍 법사의 허락을 받아 제자가 되었건만 그때로부터 1년 반 동안 배운 거라고는 양심을 파는 자기소개뿐이었다.


구랍 법사는 칠랍 법사의 아들로 아버지와는 달리 점괘가 하나도 맞지 않을뿐더러 귀신 쫓는 능력도 없는 광통교 선사였다.

광통교 선사란 옛날 광통교 근처에 살았던 판수로 경성 안에서 유명한 판수였다. 그만큼 점괘가 신통했는데 점괘가 잘 맞아서 신통한 게 아니라 하나도 안 맞아서 신통했다. 그 재미로 오는 손님들이 많아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 후로 사이비 판수를 광통교 선사라 불렀는데 구랍 법사는 광통교 선사로 소문이 나서 손님이 끊긴 적이 있었다.

그때 그를 광통교 선사라고 불러 소문을 퍼뜨린 맹인 판수 녹치 선사는 점괘가 신통하게 잘 맞았을 뿐만 아니라 병자를 치료하는 치병도 잘했고, 경을 읽는 독경도 빼어났다.


구랍 법사가 자신을 광통교 선사로 소문낸 녹치 선사에게 쳐들어가 싸우니 어느새 구경꾼들이 모여들어 둘 사이의 대결을 부추겼다.

이에 구랍 법사가 치병만을 주장하며 평소 친분 있는 팽나무 할아버지가 자신의 용함을 증명해 줄 거라 믿었지만 팽나무 할아버지는 선뜻 구랍 법사가 녹치 선사보다 용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이에 대결은 녹치 선사의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그런데 갑자기 구랍 법사가 자신은 귀신이 아닌 요괴 전문이라며 자신이 팽나무 할아버지 집에서 잡았던 요괴에 대해 이야기했고 팽나무 할아버지는 그것을 증언해 주었다. 이때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사람들 중 지호라는 선비가 나오며 그 요괴의 이름이 '훼훼귀'라고 했다. 그때 이후로 구랍 법사의 별명이 '훼훼귀 잡는 구랍 법사'가 되었고 스스로가 요괴 퇴치 전문가를 자처한다.


그러던 어느 날 구랍 법사에게 지호 선비의 소개로 온 도여 선비라는 사람이 피부가 푸른 색인 요괴가 자신의 조카를 납치해 갔다며 조카를 찾아달라는 사건을 의뢰해 오는데…….




어린 시절 누구나 들어 봤음직한 귀신이나 요괴 이야기인 줄 알았다.

이야기의 배경인 19세기, 조선의 백성들이 살기가 팍팍하니 사람들 사이에서 음사(淫祀)가 유행했고, 나라에서는 풍속을 어지럽히는 음사를 없앤다며 단속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구랍 법사는 신통한 능력은 없고 말만 번드르르한 약장수에 가까운 허풍쟁이 허당 법사였다. 말을 두루뭉술하게 해서 듣는 사람이 알아서 해석하게 하니 우리가 생각하는 온전한 법사는 아니리라.

기껏 가진 재주라고 해봐야 장터에서 우연히 만난 백발노인으로부터 배운 염력이라고 이름 붙여진 기술뿐이니, 염력의 실체를 알면 헛웃음이 터질 뿐이다.

그래도 그것을 배우겠노라고 백발노인에게 무언가를 바리바리 가져다 바친 후에 드디어 염주 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막동이도 보름 짜리 존경을 표했었다. 그 염력의 실체를 알기 전까지.

막동이가 염력의 실체를 아는데도 불구하고 뻔뻔한 얼굴로 마치 자신이 진짜 염력으로 염주 알을 움직이는 것 마냥 염주 알을 염력(?)으로 굴린 뒤 온 기력을 쏟아부은 사람처럼 땀을 닦는 구랍 법사의 모습을 상상하니 귀엽다고 해야 하나 능글맞다고 해야 하나.


막동이는 어릴 때부터 막동이의 꿈이 잘 맞는다며 억지 꿈해몽을 하는 할아버지의 말에 세뇌가 된 건지 갑자기 법사가 되기로 한 다음부터 구랍 법사 밑에서 수행 아닌 수행을 한다. 수행이래야 엉터리 자기소개와 염력으로 촛불을 끄는 연습을 하는 것인데, 스승인 구랍 법사도 엉터리 염력인데 제자가 염력이 될 리가 있을까.


이렇게 엉터리 법사 두 사람이 도여 선비의 의뢰를 받아 광산업자라는 철골귀에게 납치된 조카를 찾아 봉래산까지 찾아가는데 찾아가는 여정 또한 만만치 않다.


그리고 드디어 봉래산에서 만난 철골귀는 내가 생각했던 기인이나 요괴가 아니었다. 철골귀의 존재가 밝혀지니 철골귀가 조카를 똑같이 만들어 냈다는 도여 선비의 말도 이해가 갔다.

그런데 왜 똑같은 아이를 만들어 준 뒤 둘 중 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도록 꾸민 뒤 한 아이를 데리고 갔을까? 철골귀는 왜 아이가 필요했을까? 치료비 명목으로 많은 돈을 받았으니 똑같은 아이를 만들어 그냥 주었으면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책에서는 그 아이의 근본을 키우고 붙여서 온전한 모양으로 만들어 낸 똑같은 아이라고 했지만 엄연히 둘은 다른 사람이다. 복제 인간이 있다면 그들은 유전자만 똑같은 것이지 기억과 그 안에 담긴 영혼이 똑같은 것이 아닌 것처럼.


조선 시대 기근이 들어 백성들이 살기 어려워 흉흉했던 시절을 배경으로 상상력을 마음껏 발산한 이야기이다. 웃음을 주다가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장면도 있고 애틋해지는 장면도 있다.

마지막 장면은 생각지도 못했던 충격을 주며 여운이 길게 남았다.

과연 두 사람은 철골귀를 잡아 도여 선비가 의뢰한 사건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철골귀의 정체는 무엇일까?

궁금한 사람들은 『조선 요괴 추적기』로 고고씽.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 - 모든 그림에는 시크릿 코드가 있다
데브라 N. 맨커프 지음, 안희정 옮김 / 윌북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모든 미술 작품에는 그 작품만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것이 겉으로 드러난 공공연한 이야기든 아무도 알지 못하는 숨겨진 이야기든지 간에.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그렇듯 우리는 작품을 통해 보이는 이야기보다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드러난 것이 전부일까라는 의심을 가지며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려 한다.


『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은 크게 8가지 주제로 작품들을 분류해서 작품과 함께 그 작품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그중 가장 나의 관심을 끌었던 주제가 1장 '물감 속을 꿰뚫어보다'와 2장 '표면 아래'와 6장 '비밀스러운 상징'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눈에 보이는 요소들로 작품을 판단하고 평가한다. 개인적 취향이나 느낌, 그림의 형태, 화풍 등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 그리고 눈으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으로 작품 감상이 끝날 수 있지만 그림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비밀을 품고 있을 수가 있다.

그것은 영원한 비밀로 묻힐 것 같았지만 미술 전문가들이 작품을 더 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과 외부를 연결하는 증거들을 연구하면서 서서히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작가나 제작 시기를 모를 때 미술학자들은 편지나 문학작품 등으로 작품의 시기나 장소를 유추해 내고 작가를 밝혀냈다. 심지어 작품이 제작된 정확한 연도나 작가를 모르더라도 세심한 연구를 통해 작품의 의미를 해석해냈다.

이들의 연구는 20세기에 엑스선과 자외선 분석으로 박차가 가해졌고, 21세기에 이르러서는 다중 스펙트럼 스캐닝과 영상 장비 같은 새로운 기술의 사용으로 전례 없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토머스 게인즈버러의 <푸른 옷의 소년>이 재활용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1939년 엑스선 분석으로 푸른 옷의 소년 밑에 흰 띠를 두른 나이 든 남자의 머리를 발견하면서 토머스 게인즈버러가 유희를 위해 재활용 캔버스를 사용해 그림을 그렸을 뿐만 아니라, 소년 아래부터 캔버스를 넘어가는 유령 같은 인물을 통해 잘려진 캔버스라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소년의 왼쪽의 개 또한 두 번 이상의 수정 과정을 거쳐 결국에는 바위 더미로 대체해 그려졌음을 알게 되었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열린 창가에서 편지를 읽는 여인>은 엑스선 검사에 의해 다른 그림의 흔적이 발견되었고 보존 전문가의 오랜 작업을 통해 큐피드가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덧칠된 부분에서 발견된 먼지층으로 인해 페르메이르가 광택제막을 입힌 후에 그림을 수정했다는 사실을 알아냈지만 수정의 이유는 알지 못한다. 수정의 이유는 앞으로 밝혀내야 할 또 다른 숙제일 것이다.



미술이 주는 상징적 표현에서 드러나는 흥미로운 비밀 이야기도 재미있다.

종교개혁을 거치면서 신교 지역에서는 종교화가 우상숭배라고 치부되었고 성상 파괴 운동으로 인해 더 이상 종교화를 그리기가 어려워졌다. 그리하여 다양한 주제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거기에 종교적 의미를 담았다. 특히 바니타스 정물화가 가장 많이 그려지는 소재였다.

헨드릭 안드리선의 <바니타스 정물화>를 보면 누구나 죽음을 떠올릴 것이다. 그림의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해골뿐만 아니라 주위의 물건들 또한 '메멘토 모리'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헛되고 헛되노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분명 표면적으로는 정물화이지만 작품이 담고 있는 철학적, 종교적 메시지는 그 어느 것보다도 강렬하다. 종교를 떠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기억해야 할 삶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난 20일 동안 이 책을 읽으면서 여태껏 예술 작품을 감상해 왔던 접근법과는 전혀 다르게 작품을 감상하며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익숙한 작품과 때로는 익숙함을 파괴하며 신선하고 파격적인 작품에 접근하여 그 작품들에 나타나거나 감춰진 의미를 알아가면서 아직까지 예술작품에 대한 내 시야와 식견이 좁고 미흡하다는 것을 깨닫고 많이 배우고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케힌데 와일리의 작품을 보고 아직까지 가볍게 느껴지고 웃음이 난다는 것은 예술 작품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의 증거일 것이다.

이 책을 가까이 두고 여러 번 읽으면서 좀 더 유연한 사고로 예술 작품을 바라보고 작품의 진의를 파악하는 눈을 키우도록 해야겠다.

예술에 대한 비밀의 문으로 이끌어 준 『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에 감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길가메시 서사시 - 인류 최초의 신화 ㅣ 현대지성 클래식 40
앤드류 조지 엮음, 공경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길가메시 서사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세계 최초의 바빌로니아의 서사시이다.

길가메시는 어머니가 야생 암소의 여신인 닌순으로 반신이며 우루크 제1왕조의 전설적인 왕이다. 책에서는 "삼분의 일은 신이요, 삼분의 일은 인간이었네." (p.27)라고 되어 있는데 그럼 나머지 삼분의 일은 무엇이란 말이지?


아무튼 우루크에 매우 강력한 성채를 건설했고 세상의 모든 것을 알았던 지혜로운 인물로 우뚝 섰던 길가메시는 처음부터 찬양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초인적인 힘을 가졌던 길가메시는 우루크 성벽을 쌓으며 가혹할 만큼 백성들의 노동력을 착취하였고, 여성들에게는 무절제한 욕망을 발산하며 초야권을 사용하여 성학대를 저지르는 등 우루크 백성들에게 압제를 가한다. 이에 백성들은 절망하여 신들에게 하소연했고, 신들은 길가메시에 대적할 야생 인간 엔키두를 창조하게 된다.

아루루 여신은 흙으로 빚어 엔키두를 창조한 뒤 야생동물에 의해 길러지고 생활하게 한다. 그러나 매춘부 샴하트와 엿새 낮과 이레 밤 동안 잠자리를 같이 하면서 그의 야성은 사라지게 되었고, 짐승들은 더 이상 엔키두를 친구로 여기지 않고 그를 멀리한다. 엔키두 자신도 일주일 전과는 본인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기운이 빠졌고 전처럼 달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인간으로서의 이성과 넓은 이해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처럼 샴하트는 짐승과 같았던 야생 인간 엔키두를 성생활을 통해 문명으로 이끈다. 샴하트의 안내로 길을 떠난 엔키두는 목동들이 머무는 곳에 도착해 목동들을 위해 늑대를 물리치고 사자를 쫓아 버리는 등 목동들의 파수꾼이 되어 그들과 함께 지낸다. 어느 날 결혼식 초대를 받고 급히 가던 사내에게서 길가메시의 초야권 행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분노를 느끼며 우루크로 향한다.

엔키두가 우루크에 도착하자 엔키두에게로 많은 백성들이 몰려와 엔키두가 길가메시의 적수가 될 수 있음을 찬양한다. 길가메시는 초야권을 행사하러 혼사를 치르는 집에 가려고 나타났고 엔키두가 이를 막으며 둘은 싸움을 벌인다.

길가메시는 한 발을 땅에 딛고 무릎을 꿇게 되는데 무릎을 꿇는 순간 신기하게도 가슴속 분노가 가라앉는 것을 느끼고 싸움을 끝낸다. 싸움이 끝난 뒤 엔키두는 길가메시의 우월성을 인정했고, 길가메시는 강한 엔키두를 보고 자신의 꿈이 알려준 것처럼 강한 동지이자 구원자이자 친구가 나타났음을 알게 된다. 둘은 서로 끌어안고 화해하며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불멸의 명성과 영광을 얻기 위해 삼나무 숲 원정 계획을 세우고 숲을 지키는 훔바바를 죽이러 길을 떠난다. 엔릴의 명으로 삼나무 숲을 지키고 있던 훔바바는 길가메시와 엔키두를 쉽게 죽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닌순의 간구에 태양신 샤마쉬가 길가메시를 돕자 크게 당황하고 목숨이 위태로움을 느낀다. 이에 울면서 간절하게 길가메시에게 살려달라고 빌지만 엔키두는 차갑게 그를 죽이자고 말한다. 마음이 흔들리던 길가메시는 훔바바를 죽이라는 엔키두의 말을 듣고 검을 빼들어 훔바바를 죽인 뒤 우루크로 돌아온다.


한편 사랑과 전쟁의 여신 이쉬타르는 훔바바를 쓰러뜨린 자신감까지 더해진 당당하고 멋진 길가메시의 모습에 반해 여러 가지를 이야기하며 그를 유혹한다. 그러나 길가메시는 여러 이유를 대면서 이쉬타르를 조롱하고 면박을 주며 구애를 거절한다.

이에 분노한 이쉬타르는 천상으로 달려가 아버지 아누에게 부탁해 하늘 황소를 달라고 한다. 아누는 이쉬타르를 말렸지만 그녀는 분노해 말을 듣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하늘 황소를 그녀의 손에 쥐여준다.

이쉬타르는 하늘 황소를 이끌고 우루크에 나타났고, 하늘 황소가 나타나는 곳마다 사람들이 죽고 우루크는 피해를 입었다.

길가메시는 엔키두의 도움으로 하늘 황소를 무찌르고 심장을 도려내 태양신 샤마쉬 앞에 바친다.

이 모습을 보며 비통해하는 이쉬타르에게 엔키두는 하늘 황소 어깨를 찢어 내던지며 그녀를 모욕한다.


엔키두는 꿈에서 아누, 엔릴, 에아, 샤마쉬 등 천상의 신들이 회합하여 길가메시와 엔키두가 하늘의 황소를 죽이고, 훔바바를 죽인 것에 대한 벌로 둘 중 한 명을 죽게 하자는 것을 듣는다. 엔릴은 길가메시가 아닌 엔키두가 죽게 하자고 이야기한다. 엔키두는 또다시 꿈을 꾸고 거기에서 저승으로 끌려가 저승 환상을 본 뒤 앓아누웠고 병세가 깊어져 신이 자신을 저버렸음을 한탄하며 죽는다.

길가메시는 엔키두의 죽음을 애도하고 장례를 성대하게 치른다. 그리고 자신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힌다. 친구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길가메시는 영생을 얻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데…….

​


길가메시는 무려 126년 동안 왕으로 있으면서 성벽을 건설하고 신전을 세우는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한다.

길가메시는 위대한 왕이자 영웅이었고 영생을 바랐으나 결국 영생은 얻을 수 없었던 필멸의 존재였다. 그러나 육체적으로는 영생을 얻지 못했지만 길가메시의 이름은 영원히 살아남아 그가 죽은 뒤에도 사람들은 길가메시를 잊지 않고 그의 일생을 신비로운 모험담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길가메시 서사시』가 최초의 고대 서사시인 것처럼 주인공인 길가메시는 세계 최초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용기, 끈기, 도전, 고난에 굴욕하지 않는 정신, 고결함 등 우리가 생각하는 영웅이 지녀야 할 덕목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이야기에 나오는 영웅들의 시초와 본보기가 길가메시가 아니었을까.

『길가메시 서사시』에 나오는 대홍수 이야기는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오디세우스나 헤라클레스, 아이네아스 등 많은 신화들의 영웅 이야기를 보면 『길가메시 서사시』와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들은 길가메시에 대적할 엔키두를 창조하고는 야생에서 생활하게 한다. 아마 인간들 사이에서 살아도 포악하며 제멋대로였던 길가메시를 보며 엔키두는 자연에서 무언가 배우기를 바라며 짐승들과 살게 했을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신들은 서로 협력하다가도 때로는 경쟁했고 사람들을 도와주다가도 재앙을 일으켰다. 신들은 길가메시를 돕기도 하지만 시련을 안겨주어 길가메시가 기쁨과 분노와 좌절이 엇갈리는 자신의 운명과 맞닥뜨리고 헤쳐나가게 한다.

길가메시는 결국에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지친 몸으로 우루크에 돌아오지만 결코 빈손으로 모험을 마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긴 모험을 통해 그 누구도 갖지 못한 용기와 지혜와 통찰력을 얻게 된다.

그의 탐험은 실패로 끝나지만 그것은 결코 실패가 아닌 것이다.


이 책은 고대 원문을 복원하여 원문의 형식을 그대로 드러내 마치 점토판에 쓰인 이야기를 지금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점토판의 공백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들이 적혀 있어 읽는데 전혀 어려움은 없다. 그리고 시적인 요소를 강조해 옮김으로써 마치 노래를 읊조리듯 쉽고 자연스럽게 읽혀진다.


최근 개봉된 마블의 <이터널스> 영화에 나오는 길가메시를 우리나라 배우 마동석이 연기함으로써 영화나 길가메시에 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 같다.

현대에 각색된 길가메시를 만나기 전에 본연의 길가메시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길가메시 이야기를 기록했을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의 정서와 느낌이 물씬 느껴지며 노래처럼 읽히는 이 책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