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데나의 세계
뫼비우스 지음, 장한라 옮김 / 교양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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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공인 아탄과 스텔은 스티링크스 행성의 고장 난 로드마스터를 고쳐준 뒤, 우주선을 타고 순찰하던 중 트리디움 연료봉을 구하기 위해 당구공 같은 거대 행성 주위를 돌고 있는 소행성 우주 정거장에 다가가 교신을 시도한다. 그러나 평소 사람들로 바글거리던 우주 정거장은 텅텅 비어 있었고, 연료봉이 급했던 아탄과 스텔은 응답을 기다리다 못해 우주 정거장에 비상착륙한다.



아탄은 트리디움 연료봉만 챙기고 떠나기를 원했으나, 그들의 친구인 트롤로펜을 포함한 우주 정거장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알고 싶어 하는 스텔의 뜻에 따라 불안했지만 우주 정거장을 구석구석 수색하며 기록을 살펴보았다. 그때 갑자기 우주 정거장 전체가 거대 행성으로 추락하게 되었고, 스텔은 구형 로켓 시스템을 이용해 소행성을 거대 행성에 무사히 착륙시킨다.

소행성 우주 정거장은 착륙의 충격을 버텼지만 미처 고정시켜 놓지 않았던 그들의 우주선 아토리스는 파괴되었다.


스텔은 컴퓨터 자료로 거대 행성에 산소가 있어 우주복 없이 나갈 수 있음을 알아내고는 아탄과 우주 정거장 밖에 나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 바깥 풍경을 지켜본다. 그러다 밤이 되어 우주 정거장 안으로 들어가려다 뭔가 이상한 빛이 멀리서 번쩍이는 것을 보았고, 다음날 아탄과 스텔은 그 번쩍이던 신호가 무엇인지 알아보러 떠난다.



아토리스에 실어뒀던 시트로엥의 구형 자동차에 식량과 무기를 싣고 38시간이나 달려 번쩍이는 목표물에 도달한 그들은 그것이 거대 피라미드임을 알고는 깜짝 놀란다. 피라미드 근처에서 마치 고대 데네브인처럼 생긴 인물이 그곳을 '스타에다-페'라고 부르며 그들을 환영하며 피라미드로 안내했다. 피라미드 가까이 다가감에 따라 스텔은 피라미드가 자신을 끌어당기는 것만 같은 느낌을 가진다.

그렇게 도착한 피라미드 주변엔 트롤로펜과 소행성 주민들을 포함한 수많은 종족들이 모여 거주하고 있었는데, 그들 중 가장 오래된 종족은 그곳에 도착한지 그곳 시간으로 70만 년이나 되었다고 했다. 피라미드가 내뿜는 노화 저지 광선으로 그들은 피라미드의 목적은 알지도 못한 채 그곳에서 영원히 살고 있는 것이었다.



모여있는 무리들과 대화 중 스텔은 피라미드의 부름을 받고 70만 년 만에 처음으로 피라미드를 통과해 피라미드 내부로 들어가 피라미드의 뜻을 듣게 된다. 바로 은하계 지적 생명체의 표본을 완벽하게 에데나로 데려가는 것이 살아있는 우주선인 피라미드의 목적이었던 것이다.

다음날 스텔이 조종하는 피라미드는 모든 종족들을 태우고 전설 속 낙원 같은 행성인 에데나로 날아간다.



오랜 수면 후에 눈을 뜬 아탄과 스텔은 자연은 푸르르지만 아무도 없는 허허벌판에 그들만 있음을 깨닫게 된다. 아탄과 스텔은 그 환경이 예전 지구 홀로그램에서 본 지구의 생태계와 같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미래 환경에 맞춰 적응된 그들은 4천 년 전의 지구 환경이 당혹스럽기만 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환경이 바뀌자 아탄은 몸이 안 좋음을 호소했다. 스텔 또한 오랫동안 음식을 먹지 못해 배고픔을 호소했지만 분자 합성 장치로 만든 음식만 먹던 아탄과 스텔에게는 자연에서 난 주변의 과일이나 음식들이 모두 역겨워 보여 먹을 수가 없었다. 결국 아탄은 쓰러지며 목마름을 호소했고, 아탄을 위해 물을 구하러 가던 스텔은 지구 아카이브에서 봤던 짐승을 직접 목격한다.



스텔은 자신들을 이곳으로 데려온 피라미드의 의도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살기 위해 두려움을 버리고 자연에 있는 재처리되지 않은 물을 마시고 사과까지 먹게 된다. 그렇게 배고픔과 목마름을 달랜 아탄과 스텔은 대자연에 점차 적응해 나가며 생체 임플란트가 없이, 호르몬을 매일 먹지도 않고, 장기 이식도 없이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그들을 억압하던 미래 기술이 몸에서 사라져가자 그들의 몸은 점점 바뀌며 각각 본래의 성인 여성과 남성으로서의 특징이 발현된다. 스텔은 아탄에게 본능적 욕구를 느끼며 이성을 잃지만 아탄은 스텔을 저지한 후 또다시 그런 일이 되풀이될까 홀로 길을 떠난다.



이에 스텔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에데나의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아탄과 가기로 한 바다를 찾아 홀로 길을 떠난다. 그 여정 중에 기이한 꿈의 세계가 그의 의식세계에서 펼쳐지고, 거기서 완전히 아름다운 여신 같은 모습으로 변화된 아탄 즉 아타나를 만나게 되는데….



이 책의 이야기는 <복원>이라는 짧은 이야기를 시작으로 <별 위에서>, <에데나의 정원>, <여신>, <스텔>, <스라> 5편으로 마무리되고 결말에 이른다. 그러나 그것이 결말이라고 해야 할지 새로운 시작이라고 해야 할지.

그리고 마지막의 <에데나의 주변>이라는 챕터에서는 에데나 시리즈에 나왔던 아탄, 스텔, 코쟁이 가면을 뒤집어쓴 인물들이 다른 짧은 단편들에 등장하며 또 다른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다.


처음에 작가는 프랑스 자동차 기업 시트로엥의 자사 홍보용 단편 만화에서 이 작품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탄과 스텔이 당구공 거대 행성을 탐험할 때 시트로엥 차를 자신들의 우주선에서 내리며 시트로엥 차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만화의 처음 부분에서 거대한 피라미드 우주선을 타고 에데나로 향했던 아탄과 스텔을 포함한 3만 명이 넘는 지적 생명체들은 서로의 행방도 모른 채 미개척 행성의 야생에 떨어진다. 아탄과 스텔과는 또 다른 환경에 떨어진 다른 이들은 생존을 위해 희망 없이 천 년 동안 생존을 위해 그저 싸워대기만 했다.

그렇게 생존한 생명체 중에 불멸의 존재가 된 스텔의 친구인 트롤로펜이 있었다. 그는 생존에서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뷔르그의 정신 지배까지 벗어나 에데나의 일부 세계를 통제한다. 그러고는 에데나를 완전히 통제하고 지배하기 위해 자신의 위치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뷔르그가 꿈속에서 예언한 구원자 신으로서의 스텔과 아탄을 막아 현실로 돌아가는 것을 막고자 한다.



그렇다면 전설적인 낙원 에데나는 현실이 아닌 것일까?

무한히 이어지고 반복되는 꿈과 현실의 모호한 구분, 시작과 끝의 모호함, 여성과 남성의 구분의 모호함, 죽음과 죽음에서 다시 부활 등.

더 이상의 이러한 구분은 무의미한 것일까?

점점 더 모호해지며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몽상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타나를 꿈꾸고 사랑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스텔의 투쟁은 어떻게 될 것인가?


책을 여러 번 읽고 난 후에도 내가 과연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이 맞는지 의심이 갔고 다시 한번 책을 펼치게 된다.

읽을 때마다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사실과 새롭게 해석되는 이야기들로 인해 상상력은 뫼비우스 띠를 돌 때마다 점점 더 커져가고 무한히 뻗어져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과연 세계의 예술 거장들을 사로잡을 만한 풍부한 매력이 넘치는 SF 그래픽 노블이다.

그리고 항상 이 책을 덮을 때마다 머릿속 깊은 의문이 든다.

에데나는 진정 낙원이 맞는 걸까?

모두 함께 『에데나의 세계』로 와서 에데나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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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깨질 것 같아 - 두통의 숨겨진 이야기
어맨다 엘리슨 지음, 권혜정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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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충혈되고 눈물이 나고,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며, 눈꺼풀이 붓고 처지고, 동공이 수축되고 얼굴에서 식은땀이 흐른다. 이와 더불어 가만히 있지 못하고 머리를 흔들거나 왔다갔다한다. 누군가가 눈알을 쑤셔 넣거나 뽑아내려고 하는 것처럼 한쪽 눈에서 관자놀이 쪽으로 이어지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눈은 한쪽만 아프지만, 한번 발작이 일어나면 양쪽이 번갈아 가며 아프다고 알려져 있다.

p.115



일반적으로 두통이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과는 달리 '군발 두통'은 남성에게서 4배 정도 더 많이 발견된다. 우리가 흔히 아는 편두통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두통이 생기는 원인과 빈도이다.

하루걸러 하루씩, 하루에 최고 여덟 번 발작이 일어나고 그중 위의 증상들을 동반한 발작이 하루 다섯 번 이상 있어야 군발 두통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두통의 증상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군발 두통에 대해 읽어보니 상상을 초월한 고통을 수반한 두통이었다. 두통으로 인해 발작이 일어난다니 대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물론 치료법이 있다지만 산소치료법 같은 경우는 항상 산소통을 들고 다닐 수도 없고, 다른 약물 요법들은 부작용과 내성 때문에 사용에 주의를 요한다니…. 빨리 부작용 없는 확실하고 간편한 치료법이 나와서 군발 두통을 앓는 사람들을 확실하게 구원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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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귀신요괴전 2 - 중국 괴력난신의 보고, 자불어 완역 청나라 귀신요괴전 2
원매 지음, 조성환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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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쉬엄 봤음에도 불구하고 『청나라 귀신요괴전 1』을 다 끝내고 『청나라 귀신요괴전 2』를 시작한다.

가독성 끝내주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귀신 이야기뿐만 아니라 당시 청나라의 어두운 시대 상황도 엿볼 수 있어 의미가 깊은 책인 것 같다. 2권은 어떤 이야기들로 나를 충족시켜줄지 기대가 된다.




친구들은 육 씨에게 옛 관을 건드리지 말고 다른 곳에 묘혈을 파라고 권유했다. 육 씨는 불가하다며 말했다.

"내가 거금을 주고 산 땅이다. 니들이 뭔데 감히 내 땅을 차지하려고?"

그러고는 관을 파내버렸다.

p.40



항주의 육 대사마 아들이 지관의 말을 듣고 거금을 들여 묘를 세울 땅을 구입했다. 그런데 묘혈을 파고 매장할 때 커다란 관 하나가 나왔다. 이에 친구들이 관은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고 다른 곳에 묘를 세우라고 했지만 육 씨의 아들은 자신이 돈을 주고 산 자신의 땅이니 마음대로 하겠다며 관을 파냈다.

이날 저녁에 육 씨는 바로 병을 얻어 자신을 해하며 스스로를 갈 부인이라고 칭했다. 그러면서 육 씨가 지위가 높은 자신의 아버지의 힘을 믿고 갈 부인의 묘를 파내버렸다며 육 씨를 원망했다. 이에 온 가족들이 울며 사정하며 스님을 불러 법회를 열고 10만 지전을 불사르는데….


우리나라처럼 묘를 이장하거나 묘를 함부로 건드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드러나는 이야기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묘를 건드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데 옛날에는 생각조차 해서도 안되는 행위였을 것이다.

그런데 용감하게 남의 관을 파내어버린 육 씨에게 귀신이 씌어 버렸으니 어떻게 하지? 법회와 저승길 노잣돈을 불태워 준 것으로 귀신이 만족할까?




"당신이 그 집에서 혼자 밤새 술을 마실 담력이 있으면 내가 그 집을 사서 당신에게 드리겠소."

여러 손님이 말했다.

"우리가 보증인이 되겠소."

이에 내일 저녁에 실행하기로 약정했다.

p.107



용감하기로 유명한 이갑은 친구의 잔칫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좌중의 한 사람이 귀신들린 집이 싸게 나왔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이에 이갑이 자신은 돈이 없어 그 집을 못 사겠다고 말을 하니, 한 사람이 나서서 이갑이 그 집에서 밤새 혼자 술을 마실 수만 있다면 자신이 그 집을 사서 이갑에게 주겠다고 했다.

다음날 증인이 되기로 했던 사람들이 술과 안주를 이갑에게 마련해 주며 이갑이 귀신이 나오는 집에 들어가자 밖에서 문을 걸어 잠갔다. 그런 다음 이웃집을 빌려 모여 이갑을 기다리는데….


편하게 쉬어야 되는 집에서 벌레가 나오더라도 찝찝하고 싫은데, 하물며 귀신 나온다고 소문난 집을 뭐 하러 살까? 아무리 싸게 나와도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그런 소문이 나고 집값이 싸다면 전부 그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이갑은 그 집에서 무사히 하룻밤을 견뎌낼 수 있을까?


『청나라 귀신요괴전 2』 심상치 않다. 1권도 재미있었지만 1권의 내용보다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는 것 같다.

아직 『청나라 귀신요괴전』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 빨리 모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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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깨질 것 같아 - 두통의 숨겨진 이야기
어맨다 엘리슨 지음, 권혜정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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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뇌라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뇌피질은 감각수용기와 통증수용기가 없는 유일한 신체 기관이다. 하지만 머릿속 혈관이 너무 늘어지거나, 생각을 돕기 위해 뇌에 적정량의 피를 보내는 과정이 힘겨워지면, 우리 뇌는 이 혈관에서 나오는 신호를 통증으로 해석한다.

p.17~p.18



우리가 느끼는 통증은 머릿속 혈관에서 왔다. 머릿속 혈관 즉 뇌혈관계는 뇌에 영양분은 공급하는 기관으로 우리 뇌에 존재하는 모든 신경이나 세포와는 섞이지 않는다.

사실 피는 뇌에 해로운 존재이므로 뇌 안에는 뇌조직으로부터 뇌혈관계를 분리시키는 혈액뇌관문이라는 관문까지 있다. 그래서 뇌혈관계를 이루는 혈관이 모종의 이유로 확장되면 위험 경고 차원에서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다.


나는 만성두통을 앓고 있다. 긴장하면 두통이 몇 배는 심해진다. 그래서 항상 집에 이부프로펜 계열의 진통제를 떨어지지 않게 준비해 놓고 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진통제로 바꾸었지만.

이 지긋지긋한 두통을 없애기 위해 책에서는 진통제로도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진통제 대신 물을 많이 마시라고 조언하고 있다.

하긴, 난 하루 물 섭취량이 성인 권장량 기준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물 대신 커피를 마시고 있으니….

이 책을 읽어보고 나의 두통의 원인에 대해 잘 알아보고 건강한 생활을 위해 고칠 건 고치며 개선해 나가야겠다.


다음 2장에서는 '아이스크림 두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흥미로운 주제이다. 작가는 굳이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고 적어놨지만 흥미로운 주제이니 차례대로 읽어보고 싶다.

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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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귀신요괴전 1 - 중국 괴력난신의 보고, 자불어 완역 청나라 귀신요괴전 1
원매 지음, 조성환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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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릴 때 어른들을 붙잡고 무서운 귀신 이야기를 해 달라고 부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듣는 중엔 무서워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듣고 나면 혼자 화장실을 못 가서 같이 가달라고 부탁하고, 어쩌면 그 무서운 이야기로 인해 악몽까지 꿀 것이 분명한데도, 귀신 이야기는 마치 중독성 있는 초콜릿처럼 달콤하고 부드럽게 우리를 유혹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귀신 이야기'라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아마 귀신과 요괴라는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호기심과 공포로부터 두근거림과 짜릿한 긴장감과 일종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무서워서 옆에 있는 사람의 옷을 잡아당기거나 소리를 꺅꺅 지르면서도 놀이공원에 있는 '귀신의 집'이 인기 있는 이유 역시 그것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듣거나 본 귀신 이야기가 많아짐에 따라 이 이야기가 저 이야기 같고, 저 이야기가 이 이야기 같은 경우가 점점 많아졌다. 뭔가 쌈박한 귀신 이야기가 없나 찾던 중 발견한 책이 바로 이 『청나라 귀신요괴전』이다.



이 이야기의 작가 원매袁枚는 중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면 다소 생소한 작가라 생각된다. 『청나라 귀신요괴전』은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온갖 귀신과 요괴, 괴담 이야기들을 묶은 일종의 필기 소설집이다.

원제목은 『자불어子不語』로 공자의 『논어』 중 「술어」편의 "자불어괴력난신子不語怪力亂神"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래서 해석하면 '자불어'는 '공자께서는 말씀하지 않으셨다'라는 뜻이다. 바로 공자가 말씀하지 않으신 '괴력난신' 즉 '괴상하고 폭력적이며 난잡한 사건과 귀신들의 이야기'의 모음집이 바로 『자불어』 즉 『청나라 귀신요괴전』인 것이다.


『청나라 귀신요괴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을 찾아온 『자불어』는 포송령의 『요재지이』와 기윤의 『열미초당필기』와 더불어 청대의 3대 문인 소설에 속한다.

원매는 자신이 이 책을 장난삼아 엮었고, 자신이 즐기기 위해서 혹은 남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소일거리로 지은 것이며 성정 도야와 정신 분발을 위해 지은 것이라며 『자불어』 서문에 이 책의 창작 의도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단지 귀신 요괴 이야기뿐만 아니라 당시 과거제도의 폐단이나 혼란하고 어두운 당시 사회 상황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 중 하나인 「평양 현령」은 악독하고 잔인한 성격을 가진 평양 현령 주삭의 이야기이다. 주삭은 관아에 두꺼운 족쇄와 거대한 곤장을 별도로 만들어 두고 여성과 관련된 사건이면 무조건 간통으로 몰고 가서 심문을 일삼았다. 기녀들에게는 더없이 잔혹한 형벌을 내려 고통을 주었다.

이렇게 잔혹했음에도 주삭은 임기가 차자 승진을 하여 다른 곳으로 부임하게 되었다. 부임길에 가족과 함께 투숙한 여관의 2층 객실이 잠긴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주인에게 물으니, 2층에는 귀신이 나타나 열어놓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주삭은 오만하게 코웃음치며 자신을 말리는 가족들을 뿌리치고는 혼자 호기롭게 2층 객실방에 검을 차고앉아 귀신을 기다렸다.


삼경이 되자 수염이 하얗고 붉은 모자를 쓴 노인이 나타나 주삭에게 공손히 읍을 하며 자신을 토지신이라 소개했다. 그러면서 주삭이 요괴를 소멸시키는데 자신이 기꺼이 도움을 주러 온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귀신이 곧 나타날 것이며 그때 주삭은 검을 휘두르기만 하면 되고, 자신도 힘껏 돕겠노라고 이야기했다.

주삭은 크게 기뻐하며 감사했고, 곧이어 토지신이 말한 대로 연이어 귀신들이 나타나 주삭에게 다가왔다. 주삭은 그들을 모두 검으로 베었고, 귀신들은 모두 아프다고 울부짖으며 죽었다.

주삭은 귀신들을 모두 죽이고는 기뻐하여 뽐내며 여관 주인을 불렀는데, 여관 주인 가족들이 초를 들고 비춰보니 곳곳에 주삭의 아내와 첩, 자녀들의 시체로 가득했다.

이에 주삭은 본인이 요괴에게 희롱당한 것을 깨닫고 통곡하다가 기절해 죽었다.



이처럼 나쁘게 살아온 것에 대한 벌을 받는 권선징악적인 교훈이 드러나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고 그냥 귀신과 요괴의 장난으로 피해를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이미 죽은 사람의 혼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빙의한다거나 인간을 보고 반한 요괴가 인간으로 변신해 그 인간과 정을 나누어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이야기, 돌림병을 일으키는 귀신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을 저승사자로부터 구해 되살리는 이야기, 조조와 연관되어 유명한 하후돈 묘에 얽힌 기이한 이야기, 양무제의 넷째 아들의 무덤에 관한 이야기 등 소재와 이야기가 다양하고 끝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보통 자신의 타고난 운명을 바꿀 수가 없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사주팔자를 다시 써서 자신의 운명을 바꾼 인물에 대해서도 나온다. 그러나 이것이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는 책에서 이야기를 읽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980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벽돌책 임에도 단편들의 모음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소재와 이야기도 새롭고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가독성이 아주 뛰어나다. 그리고 짧은 단편들이고 쉬운 문장으로 되어 있어 무서운 이야기를 견뎌낼 튼튼한 심장만 가지고 있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읽기 적합하다. 아마 손에 든다면 이야기에 매료되어 내려놓지 못할 것이다.


이제 무서운 옛날 귀신 이야기하면 공동묘지에서 "내 다리 내놔~" 하고 다리 하나로 뒤쫓아 오는 귀신 이야기와는 작별할 때가 된 것 같다. 물론 '전설의 고향'에서 봤을 법한 귀신 이야기도 있지만 그보다 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가득 품은 『청나라 귀신요괴전』이 항상 우리 옆에서 자신을 읽어주기를 고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같이 『청나라 귀신요괴전』을 읽고 청대의 시대 상황이나 생활 모습을 엿보며 가슴 쫄깃한 귀신 요괴 이야기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1권을 끝내고 한없이 수위가 높아진 귀신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청나라 귀신요괴전 2』를 시작한다.

우리 함께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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