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 유
J. S. 먼로 지음, 지여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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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게 미안해질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 이러한 능력을 인지하게 된 케이트는 우연한 기회로 경찰청에 속한 초인식자팀의 일반인 인원으로 활동하였고, 다른 팀원들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적극 활용하여 많은 용의자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6개월 전 교통사고로 뇌에 손상을 입은 후로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능력이 확연하게 떨어졌다. 하지만 마치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케이트는 사고 후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롭을 만나 연인이 되었고, 그렇게 6개월이 지났다.


하루는 롭이 예전부터 지니고 있던 두려움에 대해 털어놨는데, 자신과 똑같이 생긴 존재, 즉 도플갱어를 만나는 것이 무섭다는 것이었다. 롭의 말에 따르면 롭은 이미 도플갱어를 만난 적이 있었고, 다시 만나게 되는 날에는 도플갱어가 자신의 삶을 포함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그로부터 약 일주일 후, 케이트는 불현듯 출장을 다녀온 롭을 보고는 어딘가 이질적임을 느꼈다. 자신이 잘못 생각한 것이라는 자기 암시 아닌 자기 암시에도 불구하고, 케이트는 롭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서 이전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게다가 때마침 주치의로부터 뇌의 손상이 많이 회복되어, 기존에 보였던 안면 인식 능력이 돌아오고 있다는 진단을 받는 등 여러 정황들이 겹치자, 케이트는 자신을 다그치면서도 롭에 대한 의심은 떨쳐내지 못했다.


한편 6개월 전 케이트와 헤어진 전남친 제이크는 정체 모를 발송인으로부터 USB 하나를 받는데, 그 속에 저장된 영상에는 케이트가 사고 전 들렀던 바에서 바텐더가 케이트의 잔에 무언가를 넣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를 본 제이크는 케이트와 같이 일을 했었고 사적으로도 친분이 있는 경관 사일러스를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며 USB에 담긴 영상을 보여 주었다. 그 후 제이크는 영상 속 바를 찾아가 케이트에 대해 아는 게 있는지 물었으나 환영받지 못하는 태도와 함께 부정의 대답만 받는다.

이 부분에서 제이크의 입장이 아닌 사일러스의 입장에서 서술된 내용을 연결 짓자면, 해당 바는 마약 밀거래 조직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곳이었기에 사일러스 또한 제이크가 방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바를 방문해 제이크와 같은 것을 물어본다.


제이크는 배 위에서 생활을 했는데, 그날 밤 자신의 배에서 누군가 뛰어내리는 듯한 소리에 나가 보니 누군가의 뒷모습,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성냥에 불 붙이는 소리와 자신의 배로 이어진 기름을 따라 타 들어오는 불길을 볼 수 있었다. 제이크는 불길을 잡으려 했으나 다른 사람들의 도움에도 배가 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제이크는 뒤늦게 사일러스가 알고 있던 사실을 듣게 되었고, 사일러스와 제이크 모두 바에서 제이크가 질문을 했던 것과 방화 사건이 연관이 있을 것이라 추측을 하는데….



『디 아더 유』는 케이트, 제이크, 케이트의 절친한 친구이자 이야기 속에서 케이트를 다방면으로 돕는 벡스, 사일러스 등 여러 인물들의 시점에서 서술이 되어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이야기를 읽다 보면 멀리 떨어져 지켜보는 것으로 표현되는 인물이 사건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사건들에서 묘사된 인물들이 뒤에 나오는 사건들과 어떤 연관을 가질지 애매한 부분들이 혼란을 가져오는데 이러한 부분들에서 작가의 의도일지도 모를 헛발질을 열심히 해댔다.


케이트가 롭의 이상한 점을 생각하게 되는 부분에서는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없고 단지 케이트의 시점과 주변 요소들이 주는 듯한 암시만을 통해 추리를 해 나가야 하는지라, 더욱 케이트라는 인물과 밀접하게 동화되어 롭의 행동 하나하나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이야기는 내내 실체에 대해 다가가려 하지만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빠져나가듯 손에 잡히지 않고 애매하면서도 희미하게 보이지 않는 진실의 주위를 맴돌게 하며 독자들에게 심리적 긴장감을 계속해서 안겨준다.


'초인식자'와 현실과 판타지 사이의 애매한 경계에 있는 '도플갱어'를 소재로 삼아 다소 진부할 수도 있는 요소들조차도 전체적인 내용 면에서 볼 때 이야기를 더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해 높은 몰입도를 가지고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느슨하게 놓을 수 없게 하며 뒤로 갈수록 압도적인 몰입감을 가져다주는 최고의 심리 스릴러 소설이었다. 다 읽고 난 후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며 몇 달 후에 꼭 재독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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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숙녀 신사 여러분
유즈키 아사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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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유즈키 아사코는 단편 「포켓 미, 낫 블루」로 이 소설에도 등장하는 '올요미모노'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했다. 그 후 '야마모토 슈고로상'이나 '고등학생 나오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는 이외에도 다섯 차례에 걸쳐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는 필력을 과시했다.

내가 작가의 작품 중 유일하게 읽어 본 『버터』는 실제 연쇄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그것을 취재하는 여성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미각과 식욕을 극도로 자극하는 음식에 관한 묘사가 일품인 소설이었다.

그래서 작가의 단편 소설집은 어떠한 매력을 지닌 소설일지 무척 궁금했다.


이 책은 월간 문예지 『올요미모노』에 발표되었던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원고지 매수가 가장 적은 문학상에 골라 응모했다가 얼떨결에 유서 있는 출판사의 권위 있는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하지만 후속 작품이 계속 퇴짜를 맞으며 의기소침해진 주인공에게 출판사를 세운 소설가의 동상이 말을 걸며 벌어지는 이야기 「Come Come Kan!」, 큰 인기를 끌었던 연애 소설의 작가가 오랜만에 소설의 배경이자 드라마의 로케 현장이었던 호텔을 찾아 자신의 추억 속에 갇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동상이몽 「둔치 호텔에서 만나요」, 통근용 급행열차의 여성 전용 칸에 난입한 주인공이 여성 전용 칸은 오히려 남녀평등을 가로막는 것이라며 그 칸에 타고 있던 여성들과 대치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용사 다케루와 마법 나라의 공주」, 불륜 커플을 위한 명소라고 입소문을 탄 회원제 이탈리안 창작 초밥집에 건물주의 어머니의 허락을 받았다며 회원이 아닌 아기 엄마가 초밥과 술을 마시러 들어오면서 야릇한 분위기가 급반전을 이루는 이야기 「아기 띠와 불륜 초밥」.

코로나19 사태를 핑계로 스스로를 격리하며 여러 여성들과 외도를 벌인 자신의 아들과 이혼을 선언하고 어린 손자를 데리고 고향에 내려간 며느리와 그들을 쫓아온 시아버지의 동거 이야기 「서 있으면 시아버지라도 이용해라」, 성형외과 대기실에서 감명받아 읽은 소녀소설들의 공통점이 주인공의 성공이 노력이 아닌 부자들의 자발적인 후원 때문이었다는 결론을 얻고는 자신의 평생을 보장해 줄 부자 후원자를 찾아 나서는 아코의 이야기 「키 작은 아저씨」, 독신 여성을 위한 여자아파트 1층에 문을 연 카페에서 개점 이틀째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 「아파트 1층은 카페」.

어느 것 하나 흥미를 끌지 않는 이야기가 없었다.



이야기들은 여느 단편들처럼 빠르게 진행되며 현실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고 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문제들을 너무 무겁지 않게 다루고 현실을 풍자하면서도 현실과 적당히 타협할 줄도 안다.


이야기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공감이 가지 않았던 이야기는 「아기 띠와 불륜 초밥」과 「키 작은 아저씨」였다.

「아기 띠와 불륜 초밥」에서는 불륜 커플 초밥집에 드러나지 말아야 할 엄마이자 아내인 아기 엄마가 모습을 드러내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자 불륜 현장의 분위기가 반전을 맞이한다.

하지만 불륜녀들이 엄마이자 아내인 아기 엄마에게 공감하고 자신과 같이 불륜을 저지르는 불륜남들을 비난하는 장면에서 어이가 없었다. 본인들은 뭐가 떳떳해서? 그리고 그곳이 불륜을 위해 분위기 잡는 공간인 것을 모르고 들어가 앉았었나? 불륜을 저지른 사람은 남자든 여자든 입다물고 반성하기를.

하지만 입안에 군침이 고이게 하는 이야기 속 맛깔스러운 초밥 묘사는 최고였다.


또한 「키 작은 아저씨」가 '키다리 아저씨'의 또 다른 해석인 것까진 좋았지만, 주인공 아코가 '이건 이래서 안 하고, 저건 저래서 못하는' 등 자신에 대한 투자나 노력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거액의 자산을 양도받게 되는 이야기에서 과연 무엇을 느껴야 하는 것일까 당혹스러웠다. 차라리 대학원생 가미오카가 후원을 받았다면 공감이 갔겠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단편은 「둔치 호텔에서 만나요」이다. 유머러스하면서도 현실을 인정하기 싫어 추억을 미화한 주인공을 보며 애잔함마저 느꼈다. 특히 호텔에서 만난 우스이와의 대화가 동상이몽의 현장이라고 밝혀지는 반전에서는 앞장으로 넘어가 다시 한번 장면들을 되짚어 보며 실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또한 모든 존재와 사실들이 기분 좋은 충격과 반전의 연속이었던 단편이다.


전체적으로 작가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는 현실의 이야기들을 톡톡 튀는 발상으로 초현실적으로나 해학적으로 재미있게 풀어내 사회의 고정관념과 상식을 가차 없이 깨부수며 독자들로 하여금 유쾌, 상쾌, 통쾌함을 안겨다 준다. 기발한 발상의 7편의 이야기들이 어떤 이야기는 공감과 재미를, 어떤 이야기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지만 전혀 지루할 틈이 없이 전개되고 있다.

가볍지만 진중하고 재미있지만 의미를 두며 읽을 소설을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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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요코제키 다이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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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시다이라 시청 공무원이었던 구라타 유미는 모종의 이유로 시청에서 퇴사하고 아버지의 소개로 카페 론도에서 종업원으로 일한 지 1년이 지났다. 그날도 유미는 카페 사장을 대신해 카페를 혼자 도맡아 보고 있었다.

점심이 지난 시간, 어딘가 수상쩍어 보이는 남자가 카페에 들어와 커피를 주문했다. 그리고 주문한 커피가 나왔을 때 남자는 자신을 호시야라고 소개하며 유미가 극복하려고 애쓰던 3년 전 사건을 거론했다. 그는 그 사건에는 밝혀진 사실과 다른 이면이 존재함을 가정하며 유미에게 자신과 함께 사건을 재검증해 줄 것을 제안했다.

"제가 의문스러운 건, 과연 구라타 씨가 전화를 받은 게 우연이었느냐 하는 점이에요."


3년 전 사건 발생 이틀 전 무사시다이라 시청 수납과, 그날은 수납과 내부 업무 규정에 따라 유미와 다른 직원 세 명이 점심시간 업무 당번을 맡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날이었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가기 전 걸려온 한 통의 전화에 유미의 인생은 완전 뒤틀려버렸다.

전화를 건 의문의 남자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며 바바 히토미라는 여자의 주소를 문의해왔다. 유미는 개인 정보라 알려 줄 수 없다면서도 무의식중에 여자의 정보를 시스템에 검색해 보았고, 남자가 미끼처럼 던지는 몇 개의 주소 중 바바 히토미의 실제 주소가 거론되자 자신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남자가 그 낌새를 알아채고 추궁하자 유미는 모호하게 얼버무리는 대신 명확하게 부정해버렸고, 이에 자신도 모르게 남자에게 힌트를 준 것처럼 되어 버렸다.

전화를 끊은 후 유미는 찜찜함을 떨쳐버리려 애썼다.


그로부터 이틀 후 공원에서 지하 아이돌로 활동 중인 바바 히토미가 살해되어 시체로 발견되면서 유미는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유미는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마음속으로 애써 외면했다.

경찰은 몇 년 전 가나가와에서 일어났던 스토킹 살인 사건을 참고해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피해자의 주소 정보 유출 경로가 시청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한다. 이에 무사시다이라 시청 전산 시스템과에 협조를 요청했고, 그 과정에서 시청 직원 중 누군가 제삼자의 계정을 통해 피해자의 데이터를 열람한 사실이 드러나며 경찰의 수사가 점점 유미를 압박해 오는데….



소설은 주로 2017년 과거와 2020년 현재를 오가며 전개되고, 그 과정에서 재조명되어 밝혀지는 진범의 정체와 인물 간의 관계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치밀하게 구성되어 의심조차 가지 않았던 사건은 하나의 잘못된 조각을 바르게 바꾸어 끼워 맞추는 순간, 보이지 않았던 진실들이 줄줄이 제자리를 찾아가며 소름 끼치면서도 어찌 보면 애잔한 진실로 우리를 이끈다.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던 사람들이 찰나의 인연으로 얽히고, 그 인연은 불행한 사건을 겪으며 걷잡을 수 없는 오해와 아집과 분노가 낳은 악의의 표적이 된다. 그리고 그들에게 겨눠진 복수의 칼날. 과연 그것이 정당한 복수일까?

읽어 갈수록 궁금증을 자아내는 숨겨진 진실에 쉽사리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고, 끝까지 읽고 나서도 형용할 수 없는 여운에 책을 덮기가 힘들었다. 단지 아주 사소한 행동이었을 뿐인 사건의 시작이 낳은 간과할 수 없는 비극적 결말에 씁쓸하고 복잡한 기분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진실에 도착하는 과정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며 흥미진진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치밀하고 다이내믹한 구성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게 해 주었고, 허를 찌르는 반전은 기분 좋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거기에다 뭐니 뭐니 해도 최고 장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독성이 아닐까 싶다.

감히 『악연』은 '요코제키 다이의 데뷔 10주년 기념작'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클론 전쟁』에 이어 『악연』까지, 너무나 소중한 작품을 알고 읽게 되어 기뻤던 시간이었다.

작가님의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가 최대치로 상승해 버린 것은 이 두 작품을 읽은 독자로서는 어쩔 수 없는 반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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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론 게임 - 생명의 인형
요코제키 다이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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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시청 수사 1과 소속 경위 가와무라는 퇴근길에 우연히 자택 근처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현장에 들르게 되고, 그 사건을 자신의 반이 담당할 가능성이 커 관할 경찰서 담당 형사와 의견을 나눈다. 그러던 중 자신들을 후생노동성 소속이라고 밝히는 양복 차림의 남자들이 나타나 어떠한 설명도 없이 후생노동성 장관의 허가서만 보여주며 사건을 그대로 가져가 버리며 그 사건에 대해 함구할 것을 강조한다.

이에 석연치 않음을 느낀 가와무라는 직속상관 우메모토의 허락하에 그 사건에 대한 조사를 계속한다.


일반 IT기업에서 경시청 사이버 보안 대책실에 영입된 사이버 범죄 수사관 다카쿠라 류세이는 담당하고 있던 '체크 앤서'라는 수사 채점 프로그램이 에러가 나 그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에러가 뜬 사건의 담당 경찰서로 향한다. 그곳에서 자신과 같은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방문한 가와무라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것을 인연으로 사건 조사 중 알게 된 조직 '돌스'의 관련 회사 'J 제네릭'을 조사해 달라는 가와무라의 부탁을 들어주며 사건에 점차 연루된다.


평범한 회사원 나쓰카와 이쿠토는 회의 시간 프레젠테이션을 망친 뒤 기분전환으로 선배인 고이케와 술자리를 했고, 간단하게 한잔 더 하기 위해 고이케의 집에 갔다가 우연히 피아노를 치게 된다. 분명 처음 접해본 피아노였지만 그때까지 느껴본 적 없는 감각을 느끼며 들은 곡을 즉석에서 똑같이 연주하는, 자신도 몰랐던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 후 이쿠토는 계속해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싶다는 갈망을 품게 되고 결국 개인 교습을 신청한다. 그렇게 찾아간 찾아간 스튜디오에서 이쿠토는 강사가 연주하는 쇼팽의 녹턴 2번을 듣는 것만으로 완벽하게 똑같이 재현한다.


사이버 보안 대책실 실장 지가로부터 사이버 범죄 수사팀과 일선 수사팀의 공조를 명령받은 류세이는 가와무라와 만나 이번 사건의 의문의 핵심 조직 돌스에 대해 알아낸 바를 알려준다. 그리고 우연히 죽은 피해자와 외양상 닮은 유명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그의 집 앞에서 잠복해 접근을 시도하지만,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돌스의 조직원들이 그들의 앞을 막아선다.

예상치도 않게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순순히 밝히며 죽은 피해자가 클론임을 알려주는데….



요코제키 다이의 소설은 처음 접하지만 이 소설 하나만으로도 그의 소설이 왜 널리 읽히고 인기가 있는지 이해가 됐다. 늘어지지 않는 간결한 문체와 흡입력 있는 스토리는 소설에 금방 훅 빠져들게 만들었다. 거기다가 허술한 부분이 하나 없이 치밀하게 구성되고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흥미로운 전개는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며 쉴 새 없이 책장을 넘기게 만들었다.

이제야 작가님의 작품을 읽어서 죄송합니다.


여태껏 나왔던 복제 인간을 다룬 소설이나 영화와는 달리 이 소설 속 복제 인간들은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보통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성장과정을 거친다. 물론 '돌스'라는 감시 조직에 의해 자신도 모르게 억제·관리 당하며 살아왔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독립된 인격을 가진 존엄한 인간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그러한 그들은 왜 죽임을 당해야만 했던 것일까?

누가 그들을 죽이는 것일까?

소설이 진행되면서 드러나는 예상치도 못했던 인물들의 정체와 허를 찌르는 반전에 반전은 연신 '헉!' 소리가 새어 나오게 만들었다.

그리고 밝혀지는 범인의 정체와 살인의 이유에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꼭 소설을 통해 추리와 반전의 재미를 느끼기를 바란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논란이 되었고 여전히 논란이 많은 복제 인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 당신이 복제 인간이라 말하며 당신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증명하라고 한다면….

당신의 대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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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유키 신이치로 지음, 권일영 옮김 / 시옷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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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자면담>

가타기리는 도쿄 도내 명문 사립 중고등학교를 나오고 도쿄대에 재학 중이라는 화려한 이력 덕분에 아르바이트로 중학교 입시 전문 가정교사 소개 회사에서 영업 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하루는 6학년 남자아이 집에 상담을 가게 되었는데, 그 집에 들어가면서부터 상담 내내 왠지 모를 위화감을 느끼는데….


<매칭 어플>

아내와 대학생 딸이 있는 마흔두 살의 겐토는 서른두 살이라 나이를 속이고 매칭 어플을 통해 딸뻘의 마나와 만남을 가졌다. 1차와 2차를 술집에서 즐긴 뒤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마나의 집에 도착한 겐토는 마나가 먼저 씻으러 들어간 뒤 집안을 둘러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 후 마나가 샤워를 권해 씻으러 욕실에 들어간 겐토는 무의식중에 근본적이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끼는데….


<판도라>

지금은 마나쓰라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이 있지만 한때 아이가 생기지 않아 힘들었던 시기를 보냈던 쓰바사는 과거 정자를 제공하여 불임부부의 고통과 아픔을 덜어주며 도움이 되고자 했다. 그렇게 정자를 제공했던 경우가 딱 한 번 있었는데 그때 생겨난 아이가 15년이 지나 쓰바사에게 연락을 해오는데….


<삼각간계>

도쿄의 모 유명 사립대학에서 아웃사이더라는 공통점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며 결속을 다졌던 기리야마와 모기, 우지하라.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만남의 간격이 벌어졌고, 대학 졸업 후에는 각자의 사회생활로 연락이 뜸해지다가 모기가 결혼을 하고 오사카로 전근하며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어졌었다.

그런데 그렇게 연락이 끊어진 지 5년 만에 갑작스럽게 모기로부터 연락이 와 온라인 회식을 제안했다. 기리야마는 제안에 수락했지만 왠지 모를 찜찜함을 느끼는데….


<#퍼뜨려주세요>

몬메지마는 한 바퀴가 10킬로미터쯤 되는 초등학생이 4명밖에 없는 인구 150여 명의 작은 섬이다. 그 초등학생 중 린코를 제외한 초모란마와 사테쓰, 루는 도쿄에서 태어나 섬으로 이주한 이른바 외지인이었다. 그들 부모는 아이들이 돈으로 살수 없는 경험을 하게 하여 세상에서 하나뿐인 아이로 키우겠다는 목표로 섬으로 이사했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들은 당연히 게임이나 스마트폰, 휴대전화는 금지였고 텔레비전 시청도 극히 제한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린코가 부모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아이폰을 가져와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같이 유튜버가 되지 않겠냐고 이야기하면서부터 한결같던 그들의 일상에 변화가 예고되는데….



이 소설은 총 다섯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단편 소설집이다.

이야기들은 전부 평범한 일상 속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지만 그들의 눈썰미와 추리력, 심지어 육감은 뛰어난 탐정을 능가한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실마리를 하나씩 짚어가며 추리의 근거와 결과를 보여주는 주인공들의 추리 부분은 마치 잘 정리 정돈된 추리 교본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또한 단편의 특징답게 늘어짐 없는 숨 막힐 듯한 빠른 전개는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다섯 편 모두 재미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참자면담>과 <매칭 어플>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참자면담>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이야기로 흘러가는 듯했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마지막의 반전이 충격적이었다. 완전히 허를 찔렸다는 게 이런 경우지 않을까?

그 후로 추리에 참여하고 반전의 덫에 걸리지 않고자 더 꼼꼼하게 소설을 읽어 나갔다.

그러나 웬걸. 두 번째 <매칭 어플>은 주인공의 추리를 듣기 전까지는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이야기 전개였다. 작가님 완전 천재!


그런데 <판도라>는 약간 늘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야기의 결말을 우리가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우는 상식 수준으로 이끄는 듯해서 의아했다. 확률은 매우 낮지만 시스-AB형이라는 혈액형 돌연변이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듯했다. 또한 자식은 부모와는 다른 독립된 인격체인데 자식의 성향이 부모의 성향을 닮는다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려는 것 또한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다.

<삼각간계>와 <#퍼뜨려주세요>는 이야기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지만 결말이 잔인하거나 잔인함이 상상되게 해서 충격적이었다.


전체적으로 가독성이 좋아 빨리 읽히는 소설이었지만 작가의 사소한 묘사에 실마리가 있기에 오히려 빨리 읽으며 허투루 넘겨버릴 수가 없는 소설이었다.

아마 이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소설을 덮는 순간부터 작가님의 다음 소설을 기대하고 기다릴 것이다.

"제가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이 소설을 읽는다면 심장이 쫄깃해지는 경악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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