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 유
J. S. 먼로 지음, 지여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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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게 미안해질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 이러한 능력을 인지하게 된 케이트는 우연한 기회로 경찰청에 속한 초인식자팀의 일반인 인원으로 활동하였고, 다른 팀원들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적극 활용하여 많은 용의자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6개월 전 교통사고로 뇌에 손상을 입은 후로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능력이 확연하게 떨어졌다. 하지만 마치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케이트는 사고 후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롭을 만나 연인이 되었고, 그렇게 6개월이 지났다.


하루는 롭이 예전부터 지니고 있던 두려움에 대해 털어놨는데, 자신과 똑같이 생긴 존재, 즉 도플갱어를 만나는 것이 무섭다는 것이었다. 롭의 말에 따르면 롭은 이미 도플갱어를 만난 적이 있었고, 다시 만나게 되는 날에는 도플갱어가 자신의 삶을 포함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그로부터 약 일주일 후, 케이트는 불현듯 출장을 다녀온 롭을 보고는 어딘가 이질적임을 느꼈다. 자신이 잘못 생각한 것이라는 자기 암시 아닌 자기 암시에도 불구하고, 케이트는 롭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서 이전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게다가 때마침 주치의로부터 뇌의 손상이 많이 회복되어, 기존에 보였던 안면 인식 능력이 돌아오고 있다는 진단을 받는 등 여러 정황들이 겹치자, 케이트는 자신을 다그치면서도 롭에 대한 의심은 떨쳐내지 못했다.


한편 6개월 전 케이트와 헤어진 전남친 제이크는 정체 모를 발송인으로부터 USB 하나를 받는데, 그 속에 저장된 영상에는 케이트가 사고 전 들렀던 바에서 바텐더가 케이트의 잔에 무언가를 넣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를 본 제이크는 케이트와 같이 일을 했었고 사적으로도 친분이 있는 경관 사일러스를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며 USB에 담긴 영상을 보여 주었다. 그 후 제이크는 영상 속 바를 찾아가 케이트에 대해 아는 게 있는지 물었으나 환영받지 못하는 태도와 함께 부정의 대답만 받는다.

이 부분에서 제이크의 입장이 아닌 사일러스의 입장에서 서술된 내용을 연결 짓자면, 해당 바는 마약 밀거래 조직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곳이었기에 사일러스 또한 제이크가 방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바를 방문해 제이크와 같은 것을 물어본다.


제이크는 배 위에서 생활을 했는데, 그날 밤 자신의 배에서 누군가 뛰어내리는 듯한 소리에 나가 보니 누군가의 뒷모습,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성냥에 불 붙이는 소리와 자신의 배로 이어진 기름을 따라 타 들어오는 불길을 볼 수 있었다. 제이크는 불길을 잡으려 했으나 다른 사람들의 도움에도 배가 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제이크는 뒤늦게 사일러스가 알고 있던 사실을 듣게 되었고, 사일러스와 제이크 모두 바에서 제이크가 질문을 했던 것과 방화 사건이 연관이 있을 것이라 추측을 하는데….



『디 아더 유』는 케이트, 제이크, 케이트의 절친한 친구이자 이야기 속에서 케이트를 다방면으로 돕는 벡스, 사일러스 등 여러 인물들의 시점에서 서술이 되어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이야기를 읽다 보면 멀리 떨어져 지켜보는 것으로 표현되는 인물이 사건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사건들에서 묘사된 인물들이 뒤에 나오는 사건들과 어떤 연관을 가질지 애매한 부분들이 혼란을 가져오는데 이러한 부분들에서 작가의 의도일지도 모를 헛발질을 열심히 해댔다.


케이트가 롭의 이상한 점을 생각하게 되는 부분에서는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없고 단지 케이트의 시점과 주변 요소들이 주는 듯한 암시만을 통해 추리를 해 나가야 하는지라, 더욱 케이트라는 인물과 밀접하게 동화되어 롭의 행동 하나하나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이야기는 내내 실체에 대해 다가가려 하지만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빠져나가듯 손에 잡히지 않고 애매하면서도 희미하게 보이지 않는 진실의 주위를 맴돌게 하며 독자들에게 심리적 긴장감을 계속해서 안겨준다.


'초인식자'와 현실과 판타지 사이의 애매한 경계에 있는 '도플갱어'를 소재로 삼아 다소 진부할 수도 있는 요소들조차도 전체적인 내용 면에서 볼 때 이야기를 더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해 높은 몰입도를 가지고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느슨하게 놓을 수 없게 하며 뒤로 갈수록 압도적인 몰입감을 가져다주는 최고의 심리 스릴러 소설이었다. 다 읽고 난 후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며 몇 달 후에 꼭 재독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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