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즈워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0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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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커트는 프랜의 음악을 들으며 단순한 아첨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상냥한 비난을 계속 퍼부었다. 그의 손이 프랜의 소맷자락을 건드리더니 한번은 어깨에 닿았다. 프랜은 그 손을 떨치고 고개를 저었지만, 화를 내지는 않았다.

p.125



회사를 쉬면서 삶의 여유를 즐기러 간 여행에서 프랜은 끊임없이 샘에게 잔소리를 해대고 짜증을 냈다. 하지만 샘은 모든 상황을 인내하며 어여쁜 아내의 놀이 상대를 참을성 있게 물색했다. 그녀는 샘이 저녁식사에 부른 허드에 대해서 못마땅해하며 빈정거리다가 그에 대해 잊어주겠다며 샘을 데리고 호화로운 쇼핑을 했다.

그 후 배에서 만난 로커트가 도즈워스 부부를 사촌인 헌던 경 집에 초대했고, 샘은 가고 싶지 않았지만 속물근성의 프랜이 그가 장군이고 귀족이라서 그 집에 꼭 가야겠다고 우겼다. 샘은 점점 더 프랜과의 사이에서 가까워질 수 없는 거리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로커트가 프랜에게 우정 이상의 무언가를 바란다는 확신을 얻게 되는데….


삶의 여유를 느끼러 떠난 유럽여행인 줄 알았는데, 배에서부터 프랜은 계속 자신의 남편인 샘이 아닌 다른 남자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 유혹하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자신은 아니라고 하지만.

프랜이 샘에게 한적한 제니스를 떠나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자고 이야기한 이유가 외국에서 자신만의 하렘을 만들기 위해서였나? 남편은 그렇다 쳐도 자기 아들과 딸에게 부끄럽지 않나?

프랜은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의 극치를 달리는 여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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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6
토마스 만 지음, 김인순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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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오 크뢰거>


토니오는 잉게가 한 낱말, 별로 대수롭지 않은 낱말을 특유의 방식으로 강조하는 걸 들었다. 잉게의 목소리에는 따듯한 울림이 배어 있었고, 별안간 환희가 토니오의 가슴을 덮쳤다. 예전에 더 어리고 더 어리석은 소년이었을 때 이따금 한스 한젠을 보면서 느꼈던 환희보다 훨씬 더 강렬했다.

p.160



토니오 크뢰거는 열여섯 살 때에는 금발의 잉게보르크 홀름을 사랑했다. 광장 옆에 사는 의사의 딸인 잉게는 토니오가 이미 수없이 많이 보아왔었는데, 어쩌다가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토니오는 무용 강습을 위해 마련된 후스테데 영사 부인의 살롱에서 잉게 홀름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다. 잉게는 즐겁게 춤을 추면서 토니오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토니오는 사랑하는 잉게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에 취해 숙녀들의 풍차 대형 사이에 끼어들어 춤을 추는 일을 벌였다. 토니오와 잉게의 언어는 달라 서로 낯설고 서먹했지만, 토니오는 변치 않는 사랑을 꿈꾸며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한스 한젠을 사랑했던 것이 그에 대한 동경이었다면, 잉게 홀름을 사랑한 건 어떤 의미였을까? 이성에 대한 이끌림이었을까? 그렇다면 왜 적극적으로 잉게에게 다가가서 사랑을 표현하려 하지 않았을까? 토니오의 사랑은 혼자 시작하고 혼자 조용히 끝을 맺는 그런 사랑이었다. 과연 토니오가 실제로 한스와 잉게를 사랑하기는 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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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생성 편 - 마법, 제국, 운명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티머시 힉슨 지음, 정아영 옮김 / 다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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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려면, 정확히는 판타지 장르에 속하는 이야기를 써내려면 어떤 부분들을 신경 써야 하고, 어떤 내용들을 써야 할까? 그냥 막연하게 '재미있게 쓰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들 뿐, 딱히 별다른 항목 같은 것들을 생각해 내기가 어렵다.

'그걸 알면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은 단순히 소설뿐만이 아니라 영화, 게임에서도 나오는 공통적이고 가장 핵심적인 꿀팁을 아낌없이 대방출한다.


'프롤로그는 예고편이 아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말이 있다. 물론 글자 그대로 외모지상주의 급의 이야기일 수는 있는데, 그것보다는 첫인상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으로 해석해 보았다.

책의 첫인상은 무엇일까? 아마도 가장 첫 부분에 나오는 내용들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생성 편 - 마법, 제국, 운명』에서는 프롤로그를 쓰는 방법을 가장 앞에 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어떻게 보면 어이없을 수 있는 확대 해석을 해 보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무런 정보도 없는 책, 그게 아니더라도 어떤 책 한 권을 펼쳐 들었을 때, 그 책을 계속 읽느냐, 아니면 '이 책이 아닌가벼~'라면서 과감하게 덮어버리고 기피 도서 순위를 재조정하느냐의 갈림길은 얼마나 도입부가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독자들이 차마 그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가일 것이다.

이 책은 깔끔하게 훌륭한 도입부를 만드는 방법을 실제 명작들을 예시 삼아 독자들의 이해를 도우며 어떤 프롤로그가 좋은 프롤로그인지, 어떤 프롤로그는 그냥 없는 게 나은지, 설명을 하되 어떻게 하면 '설명충' 소리를 듣지 않게 잘 돌려서(?) 설명할 수 있는지, 또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복선은 어떻게 심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등을 다루었다.


'선택받은 자 이야기는 쓰지 마라?'

책의 첫인상을 담당하는 것이 도입부라면, 계속하여 독자들을 책의 마지막 장까지 이끌어가는 것 중 하나로는 인물들이 있다.

이야기의 인물들을 크게 나누면 주동 인물과 반동 인물로 나눌 수 있다. 그중 반동 인물의 경우, 조금만 잘못 설정되어도 반동 인물만 비난받는 것이 아니라 반동 인물을 그렇게 어처구니없이 설정하였다고 작가까지 비난받기도 한다. 그 정도로 반동 인물이 이야기 진행에 가지는 비중이 크기 때문인지 인물에 대한 설정 부분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것 같다.

그 외에도 작가는 반동 인물과 주동 인물 사이의 관계, 반동 인물과 주동 인물 사이의 갈등의 극적인 고조 부분인 '최종 결전'은 어떻게 쓰이는지 등에 대하여 서술한다.


그에 비해 주동 인물, 더 정확히는 주인공의 설정에 대한 부분은 한 부분만을 차지하는데, 주동 인물의 설정에 있어서 어떠한 외적인 요소로 선택받은 내용을 쓰는 것을 담았다.

운명론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설정들부터 들으면 십중팔구 영화에 나오는 토르의 묠니르를 떠올리게 만드는 특정한 사물에 의한 선택까지의 내용을 식상하고 지루해서 차라리 없는 게 나은 설정이 아닌, 오히려 어떻게 하면 이 내용이 이야기 전체에 더욱 활력을 북돋을 수 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생성 편 - 마법, 제국, 운명』을 선택해 읽을 사람들은 아마 크게 두 부류로 나뉠 것 같다.

첫 번째 부류는 실제로 이야기를 쓰려고 하는데 어떻게 써야 하는지가 막막하거나, 어떠한 설정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쓸 수 있을까 등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긴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냥 읽어라.

이 책은 책을 쓰는 사람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까지 설명해 주기 때문에, 더욱 탄탄한 이야기 구성을 원한다면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 부류는 딱히 책을 쓰는 것에는 관심이 없지만 판타지를 좋아하여 이 책의 제목에 흥미를 느껴 펼쳐보게 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아마 이 책을 펼치기 전부터 표지가 완전히 펼쳐지기 전까지 아마 14000605번(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참고) 정도 읽을지 말지에 대해 고민을 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읽기를 추천한다.

작가들이 책을 쓸 때 이러한 부분들을 생각하는구나 싶은 것들도 있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지만 책 구성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내용들까지, 독자의 입장에서가 아닌 작가의 입장에서 판타지를 해석해 볼 수 있게 하여 이야기들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자연스럽게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구동 편 - 종족, 계급, 전투』에 담겨 있을 글쓰기의 꿀팁들이 너무 궁금하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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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즈워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0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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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흘 만에 프랜에겐 '놀아주고' 춤추고 토론할, 갑판에서 '나 잡아봐라' 하며 뛰어다닐 남자가 열둘은 더 생겼다. 하지만 프랜의 보호자 역할을 맡아 새로 알게 된 사람들을 하나씩 살피고 부끄러움 없이 그들을 평가하는 건 늘 로커트였다.

p.71



샘과 프랜은 거대한 증기선을 타고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고, 샘은 배 위를 돌아다니며 드넓은 바다를 보며 자유와 힘과 행복을 느꼈다. 그는 그 기쁨을 프랜과 나누고 싶었지만 프랜은 짜증을 내며 짐 풀기에 여념 없었다.

샘은 프랜을 사랑했지만 프랜은 항상 샘의 기운을 빼고 주눅 들게 했다. 그녀는 샘에게 열등감을 확실하게 심어주는데 천재였다. 그녀는 샘이 좋게 평가하는 인물들은 별로라고 평가하는 반면, 샘이 좀 의심쩍어 하는 인물들은 멋지고 섬세하다고 추켜세웠다.

샘은 그런 프랜에게 그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배에서 새로 사귄 클라이드 로커트 소령을 소개해 주었다. 프랜은 처음에는 냉랭하고 냉소적으로 로커트를 봤지만, 대화를 하면서 점차 열의를 가지고 수줍어하는 듯 로커트에게 집중했다. 심지어 로커트가 그녀를 속물이라고 무례하게 이야기했지만 그녀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로커트에게 굴복하는데….


부부가 삶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해외여행을 시작했건만 프랜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시작한 것 같다. 남편은 구박하면서 배에서 새로 만난 이방인에게는 그의 무례함을 즐기는 것처럼 찍소리도 못하고 넘어가다니. 또한 남편 말고 다른 남자 사람 친구들을 그렇게 사귀고, 그들의 평가를 남편 샘이 아닌 로커트에게 맡겼다고?

갑자기 샘의 지난 20년의 결혼 생활이 불쌍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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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6
토마스 만 지음, 김인순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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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오 크뢰거>


문제는 토니오가 한스 한젠을 사랑하고 그 때문에 많이 괴로워한다는 것이었다. 원래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불리하고 괴로워하기 마련이다. 열네 살 소년의 영혼은 이런 단순하고 가혹한 가르침을 이미 삶을 통해 터득했다.

p.147



토니오 크뢰거의 아버지는 영사인 동시에 사업을 크게 하고 있는 시내의 유력인사다. 크뢰거 영사가 운영하는 상회의 곡물 자루들이 실린 마차들이 매일 거리를 지나다닌다. 친구인 한스 한젠의 집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그들을 지나다니면 그들을 알아보는 이들이 많다.

토니오는 모든 면에서 자신과 다르고 반대인 한스를 사랑했다. 그러나 한스는 토니오와 단둘이 있을 때는 겉으로만 친한 척 팔짱을 끼지만 다른 사람이 오면 홀가분하게 토니오에게 등을 돌리고 토니오와 함께 있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토니오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토니오가 한스를 사랑한다고 해서 금단의 사랑인 줄 알았는데, 토니오의 사랑은 그저 어린 소년이 완벽해 보이는 대상을 향한 질투와 동경인 것 같다. 한스는 잘생기고 우등생인데다가 승마와 체조, 수영도 잘하고 모두에게 인기 있는 소년이었기에.

그런데 한스 한젠처럼 모두와 잘 어울리기를 바라면, 한스 한젠처럼 되려고 애써야 될 텐데 토니오는 그러지 않았다니 왜 그랬을까? 물론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이 인정받고 사랑받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까 본인이 바뀌려고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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