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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6
토마스 만 지음, 김인순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평점 :
<토니오 크뢰거>
문제는 토니오가 한스 한젠을 사랑하고 그 때문에 많이 괴로워한다는 것이었다. 원래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불리하고 괴로워하기 마련이다. 열네 살 소년의 영혼은 이런 단순하고 가혹한 가르침을 이미 삶을 통해 터득했다.
토니오 크뢰거의 아버지는 영사인 동시에 사업을 크게 하고 있는 시내의 유력인사다. 크뢰거 영사가 운영하는 상회의 곡물 자루들이 실린 마차들이 매일 거리를 지나다닌다. 친구인 한스 한젠의 집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그들을 지나다니면 그들을 알아보는 이들이 많다.
토니오는 모든 면에서 자신과 다르고 반대인 한스를 사랑했다. 그러나 한스는 토니오와 단둘이 있을 때는 겉으로만 친한 척 팔짱을 끼지만 다른 사람이 오면 홀가분하게 토니오에게 등을 돌리고 토니오와 함께 있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토니오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토니오가 한스를 사랑한다고 해서 금단의 사랑인 줄 알았는데, 토니오의 사랑은 그저 어린 소년이 완벽해 보이는 대상을 향한 질투와 동경인 것 같다. 한스는 잘생기고 우등생인데다가 승마와 체조, 수영도 잘하고 모두에게 인기 있는 소년이었기에.
그런데 한스 한젠처럼 모두와 잘 어울리기를 바라면, 한스 한젠처럼 되려고 애써야 될 텐데 토니오는 그러지 않았다니 왜 그랬을까? 물론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이 인정받고 사랑받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까 본인이 바뀌려고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