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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6
토마스 만 지음, 김인순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평점 :
<토니오 크뢰거>
토니오는 잉게가 한 낱말, 별로 대수롭지 않은 낱말을 특유의 방식으로 강조하는 걸 들었다. 잉게의 목소리에는 따듯한 울림이 배어 있었고, 별안간 환희가 토니오의 가슴을 덮쳤다. 예전에 더 어리고 더 어리석은 소년이었을 때 이따금 한스 한젠을 보면서 느꼈던 환희보다 훨씬 더 강렬했다.
토니오 크뢰거는 열여섯 살 때에는 금발의 잉게보르크 홀름을 사랑했다. 광장 옆에 사는 의사의 딸인 잉게는 토니오가 이미 수없이 많이 보아왔었는데, 어쩌다가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토니오는 무용 강습을 위해 마련된 후스테데 영사 부인의 살롱에서 잉게 홀름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다. 잉게는 즐겁게 춤을 추면서 토니오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토니오는 사랑하는 잉게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에 취해 숙녀들의 풍차 대형 사이에 끼어들어 춤을 추는 일을 벌였다. 토니오와 잉게의 언어는 달라 서로 낯설고 서먹했지만, 토니오는 변치 않는 사랑을 꿈꾸며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한스 한젠을 사랑했던 것이 그에 대한 동경이었다면, 잉게 홀름을 사랑한 건 어떤 의미였을까? 이성에 대한 이끌림이었을까? 그렇다면 왜 적극적으로 잉게에게 다가가서 사랑을 표현하려 하지 않았을까? 토니오의 사랑은 혼자 시작하고 혼자 조용히 끝을 맺는 그런 사랑이었다. 과연 토니오가 실제로 한스와 잉게를 사랑하기는 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