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달 2 (일러스트 특별판) - 단 하나의 마음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2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침 일찍 잠에서 깬 노아는 수리가 다 된 별신을 신고 그대로 아리별을 떠나려다 마레와 루나, 모나의 모습이 떠올라 별신을 벗어두고 아리에게로 향했다.

아리의 집으로 가 아리에게 이별 여행이라고는 말로 못 하고 바닷가로 나들이 가자고 제안한다. 모나와 루나는 좋아했지만 마레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거절하더니 곧잠 뿌리를 세 개나 먹고 잠들어버렸다. 루나와 노아가 바닷가에 가는 것을 다음으로 미루자고 하니 모나가 울먹이며 애원하여 결국 셋이서 나들이를 떠났다.



"뭐라고? 그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해? 엄마가 아들이랑 바람피우는 게 강해지는 거야? 세상에 어느 엄마가 그러는데!"

린이 말없이 링고를 응시하자 링고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너한테 핀을 맡겨 두는 게 아니었는데…. 그럼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 텐데."

p.72



출발할 때의 마음과 다르게 루나와 모나, 노아는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기분 좋게 길을 가다가 배불뚝이 나무집 앞에서 린과 링고가 싸우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린이 링고에게 핀과의 사랑을 고백하며 링고를 떠나겠다고 했다. 링고는 정신 똑바로 차리라며 핀은 자신들의 아들이라고 이야기했지만 린은 막무가내로 링고에게 이별을 고하며 돌아섰다.

린은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며 자신을 막아서는 노아에게 자신은 여전히 링고를 사랑하지만 둘을 동시에 사랑할 수 없기에 핀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노아는 넋이 나가 주저앉아 있는 링고에게 린은 돌아올 거라며 여전히 린은 링고가 지켜줘야 할 상대라며 이 일은 많은 오해와 갈등 중 하나일 뿐이라고 위로한다.

"다 봤으면서 무슨 대답이 듣고 싶은 거야?"


대박~ '린'과 '핀'은 아리별의 '우디 앨런'과 '순이 프레빈'인가?

설마설마했는데 이건 또 무슨 일이지?

노아는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고 했지만 본인의 사랑도 변하지 않았나? 본인도 소녀를 찾고 싶은 마음이 전만큼 간절하지 않고 머릿속엔 온통 마레 생각뿐이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중록 외전 아르테 오리지널 5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황재하와 이서백과의 혼례가 보름 남았을 때 기왕부로 날아온 기이한 살인사건 소식.

불과 3개월 전 돈황의 충의군 절도사로 부임한 왕온이 두 건의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는 것과 동시에 본인은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이 기이한 것은 왕온이 벌였다는 돈황의 중심부에서 일어난 거안 주사의 살인사건과 군영 근처 주막집에서 일어난 충의군 두 대정, 탕천과 경해의 살인사건이 삼경의 북소리가 울린 똑같은 시각에 일어났다는 점이었다.

황재하는 왕온이 걱정이 되어 돈황에 가보고 싶었으나 조야에서 막강한 권세를 가진 황숙 기왕 이서백과의 혼례로 궁에서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줄곧 황재하를 좋지 않게 여기던 왕온의 부친 왕린까지 도움을 청하러 황재하를 찾아오니 황재하는 더 이상 이 일을 좌시하고 미룰 수가 없었다.

황재하는 이서백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면서도 혼례에 대해 말하기를 주저하며 망설이니, 이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이서백이 재하를 배려해 흠천관에 가서 궁중에서 정한 혼례날이 천기에 맞는지 묻고 왔다며 혼례를 두 달 뒤로 미루기로 한다.


삼법사에서 꾸린 약 스무 명의 조사단과 함께 돈황으로 온 황재하와 주자진은 도착하자마자 바로 충의군 군영의 군의처를 방문하여 칼에 찔렸지만 목숨은 건진 경해를 만나 그날 밤 상황에 대해 묻는다. 그는 짜증스럽다는 듯 이전에 진술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진술을 하고는 자세하게 따져 묻는 황재하에게 언짢은 내색을 하며 더 이상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

황재하와 주자진은 군의처를 나와 거안 주사가 살해된 골목으로 가서 현장에 남은 흔적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황재하는 두 사건 모두가 누군가가 왕 장군으로 변장해 저지른 사건들이라 확신했다. 그녀는 누가 이 두 사건이 동시에 발생하도록 계책을 짰는지 그 의도가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사주 자사 구승운은 장안에서 온 조사단을 위해 환영연을 열었다. 그 연회에 참석했다 돌아가는 황재하를 따라 나온 옥성반에 속한 아름다운 이국의 여인 무라야한나가 황재하의 거처를 방문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역참으로 돌아온 반 시진 후에 황재하를 방문한 이가 있었으니 두 명 중 한 명은 황재하가 이미 아는 공손연이었다. 공손연과 같이 온 여인은 공손연의 다섯째 동생이자 조사단 수장 최순잠이 궁금해했던 노래꾼 간우 낭자였다.

공손연은 유배온 몸으로 교방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의 상황을 한탄하며, 사건 조사의 실마리를 제공하면 그 공으로 약간의 자유를 허락하는 것을 부탁했다. 기왕비가 될 황재하로부터 확언을 들은 공손연은 자신의 동생 간우가 발견한 단서를 이야기한다.


간우는 최근 거안국이 전쟁을 벌이지 않았는데도 거안에서 성대한 제전이 열릴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것이 죽은 거안 주사를 위한 제사임을 의심했다. 그리고 거안 제전에 가본 적이 있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거안인들은 제전에서 종종 산사람을 제물로 바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제전에서 사라진 왕온이 제물로 바쳐질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했다는 것이다.

간우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황재하는 간우의 도움으로 제전에 초청된 옥성반의 일원으로 거안국에 간다. 거안에 도착하여 주자진과 함께 제전이 열리는 곳과 거리를 살펴보던 황재하는 단두대와 연결되는 대로 한편에 있는 낮은 토담집 같은 감옥을 발견했고, 그 안에서 머리를 헝클어뜨린 채 맥없이 고개를 늘어뜨린 사람을 발견하는데….



잠중록 본편을 재미있게 읽었었기에 외전의 출간 소식은 너무나 반가웠다.

소설을 펼치자마자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술술 읽어내려 갔다. 도저히 중간에 덮을 수가 없었다.

외전에서 드디어 황재하와 이서백이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진짜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둘만의 달달한 모습을 조금 더 많이 보기를 바랐으나 그것까지는 나의 지나친 욕심이었다.

미스터리한 사건의 추리에 초점을 두고 간간이 섞여 있는 이서백의 츤데레와 황재하의 설렘이 어쩌면 더 심장을 간질간질하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중국 소설 속의 황친인 왕들은 왜 다들 멋있게 그려지는지.


사건은 해결될 듯 말 듯 독자와 밀당을 하며 소설의 후반부까지 범인의 윤곽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드러난 범인과 범행 동기에 충격과 경악을 느낌과 동시에 애잔함을 느꼈다.

타인에 의해 자신의 온전한 삶을 살지 못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정상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는 그 말에 동정과 함께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보통의 정상적인 삶이 누군가에게는 처절히 지켜내고 쟁취해야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너무 가슴 아팠다.


그리고 소설을 읽다 보면 '흠천관'(p.31), '흠천감'(p.154)이라는 기관명이 나오는데, '흠천감'은 명·청 시대의 천문 기관 명칭이라 배웠었다. 잠중록은 당나라 배경이니 이것은 작가의 고증 오류나 번역상의 오류가 아닌가 싶다.

잠중록 본편에서 삼계탕이 마치 중국 음식인 것처럼 나와서 충격을 주었던 것에 비하면 우리 문화를 건드린 것이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소설은 마지막 부분에서 주자진과 왕온과 기왕부의 2세들의 이야기가 나옴으로써 귀염뽀짝 웃음을 주고 있다.

그중 너무 용맹한 아버지 이서백과 너무 총명한 어머니 황재하와 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여동생이 있는 기왕부에서 애잔하고 힘든(?) 삶을 살고 있는 현담의 이야기에 광대가 승천해서 내려오려고 하지 않았다.


미스터리 추리, 로맨스, 귀염뽀짝 전부 모여 있는 소설이 이번 『잠중록 외전』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달 2 (일러스트 특별판) - 단 하나의 마음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2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링고로부터 노아가 아리별을 곧 떠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온 빅은 빅스몰 팀의 재기를 위해 노아가 떠나는 것을 저지하려고 했고 결국은 노아가 고쳐놓은 별신을 빼앗아 노아가 한 달만 더 아리별에 머물며 자신들과 공연을 할 것을 요구했다. 노아는 그 억지 요구를 받아들이는 척하면서 별신을 다시 빼앗아 달아나다 얼굴과 몸통, 팔다리가 모두 한 덩어리인 하얗고 거대한 괴물에 부딪쳤다.



괴물의 배가 점점 투명해지더니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며 스몰과 초록사람의 모습이 비쳤다. 빅과 노아는 처음에는 스몰이 괴물에게 잡아먹힌 줄 알고 스몰을 구해내려 안간힘 썼지만 자세히 보니 스몰은 잡아먹혔다고 보기에는 너무 멀쩡해 보여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괴물의 배 속에서 스몰은 처음에는 혼자 외로운 듯 보였으나 그가 구해줬던 초록사람을 다시 만나 어울리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루나는 그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안타까운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남의 꿈을 훔친다고 해서 네 꿈이 되지는 않아. 잃어버린 빛을 다시 찾을 수 없다고."

p.53



괴물의 몸에 비친 스몰과 초록사람의 행복한 모습이 못마땅한 빅이 괴물을 공격하자 괴물은 몸을 돌려 앞으로 나아갔다.

괴물이 광장을 벗어나 아리나무 앞을 지날 때 마침 커다란 책을 들고 집을 나서던 아리와 마주쳤고, 괴물과 아리는 서로를 알아보고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괴물은 도망을 가려 했고 루나는 괴물에게 점점 다가갔다. 괴물은 초조해하고 불안해했으며 결국 몸을 투명하게 만들어 사라지려는 순간 루나의 눈에서 노랑 빛줄기가 나와 괴물을 빛에 가두었다.

"훔친 꿈 돌려 줘."


루나와 꿈도둑이라는 괴물이 어떻게 아는 사이일까?

잃어버린 빛을 다시 찾다니… 그렇다면 꿈도둑은 예전에 빛을 가진 존재였다는 건가? 그렇다면 그 빛은 왜 잃어버린 거지? 빛을 내는 노랑띠마을의 빛구슬과 관련이 있는 존재인 걸까?

노아도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나야 하는데 새로운 사건과 해결해야 할 일들이 아직 아리별에는 남아 있다.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중록 외전 아르테 오리지널 5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가 어쨌다고요? 설마 중상을 입은 몸으로 도망이라도 갔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그자의 상처가 저희가 생각한 만큼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닌 듯합니다."

p.137



황재하는 충의군 군영 근처 주막집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조사하며 충의군 군영 사람들에게 탕천과 경해에 대해 질문을 하던 중 대부분의 사람들의 증언과는 다르게 오로지 두 부대를 감독하는 교위 원덕량으로부터 사건 전날 둘이 다투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다는 진술을 듣는다.

이에 경해를 다시 만나 사건 당일 밤 정황에 대해 다시 자세히 질문했고, 주막으로도 찾아가 주막집 주인에게도 사건 당일 밤 상황을 다시 질문한다. 그러고 나서 주막 안을 자세히 살펴보던 황재하는 경해가 범인일 가능성이 농후한 결정적 단서들을 발견한다. 이서백 또한 경해를 자세히 조사해서 그에 관한 놀랄만한 자료를 발견해 황재하에게 보여주었고, 심문하기 위해 경해를 잡아들이라 명하였는데 경해는 이미 도망치고 없었다.


우와~. 경해랑 무라야한나가 그렇게 연결이 되다니!

전혀 뜻밖의 관계다. 그런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탕천을 살해할 이유는 안 되는 것 같은데… 무슨 사연이 있길래?

사건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것 같다. 빨리 해결하고 이서백과 황재하의 달달 모드가 펼쳐져야 될 텐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 요괴 추적기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1
신설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 열네 살 막동이는 열두 살 생일에 법사의 길을 선언하고 구랍 법사의 문하로 들어왔다. 가족들의 모진 반대에 부딪혀 갖은 고생을 하며 구박과 분노와 서러움을 견디고 구랍 법사의 허락을 받아 제자가 되었건만 그때로부터 1년 반 동안 배운 거라고는 양심을 파는 자기소개뿐이었다.


구랍 법사는 칠랍 법사의 아들로 아버지와는 달리 점괘가 하나도 맞지 않을뿐더러 귀신 쫓는 능력도 없는 광통교 선사였다.

광통교 선사란 옛날 광통교 근처에 살았던 판수로 경성 안에서 유명한 판수였다. 그만큼 점괘가 신통했는데 점괘가 잘 맞아서 신통한 게 아니라 하나도 안 맞아서 신통했다. 그 재미로 오는 손님들이 많아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 후로 사이비 판수를 광통교 선사라 불렀는데 구랍 법사는 광통교 선사로 소문이 나서 손님이 끊긴 적이 있었다.

그때 그를 광통교 선사라고 불러 소문을 퍼뜨린 맹인 판수 녹치 선사는 점괘가 신통하게 잘 맞았을 뿐만 아니라 병자를 치료하는 치병도 잘했고, 경을 읽는 독경도 빼어났다.


구랍 법사가 자신을 광통교 선사로 소문낸 녹치 선사에게 쳐들어가 싸우니 어느새 구경꾼들이 모여들어 둘 사이의 대결을 부추겼다.

이에 구랍 법사가 치병만을 주장하며 평소 친분 있는 팽나무 할아버지가 자신의 용함을 증명해 줄 거라 믿었지만 팽나무 할아버지는 선뜻 구랍 법사가 녹치 선사보다 용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이에 대결은 녹치 선사의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그런데 갑자기 구랍 법사가 자신은 귀신이 아닌 요괴 전문이라며 자신이 팽나무 할아버지 집에서 잡았던 요괴에 대해 이야기했고 팽나무 할아버지는 그것을 증언해 주었다. 이때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사람들 중 지호라는 선비가 나오며 그 요괴의 이름이 '훼훼귀'라고 했다. 그때 이후로 구랍 법사의 별명이 '훼훼귀 잡는 구랍 법사'가 되었고 스스로가 요괴 퇴치 전문가를 자처한다.


그러던 어느 날 구랍 법사에게 지호 선비의 소개로 온 도여 선비라는 사람이 피부가 푸른 색인 요괴가 자신의 조카를 납치해 갔다며 조카를 찾아달라는 사건을 의뢰해 오는데…….




어린 시절 누구나 들어 봤음직한 귀신이나 요괴 이야기인 줄 알았다.

이야기의 배경인 19세기, 조선의 백성들이 살기가 팍팍하니 사람들 사이에서 음사(淫祀)가 유행했고, 나라에서는 풍속을 어지럽히는 음사를 없앤다며 단속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구랍 법사는 신통한 능력은 없고 말만 번드르르한 약장수에 가까운 허풍쟁이 허당 법사였다. 말을 두루뭉술하게 해서 듣는 사람이 알아서 해석하게 하니 우리가 생각하는 온전한 법사는 아니리라.

기껏 가진 재주라고 해봐야 장터에서 우연히 만난 백발노인으로부터 배운 염력이라고 이름 붙여진 기술뿐이니, 염력의 실체를 알면 헛웃음이 터질 뿐이다.

그래도 그것을 배우겠노라고 백발노인에게 무언가를 바리바리 가져다 바친 후에 드디어 염주 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막동이도 보름 짜리 존경을 표했었다. 그 염력의 실체를 알기 전까지.

막동이가 염력의 실체를 아는데도 불구하고 뻔뻔한 얼굴로 마치 자신이 진짜 염력으로 염주 알을 움직이는 것 마냥 염주 알을 염력(?)으로 굴린 뒤 온 기력을 쏟아부은 사람처럼 땀을 닦는 구랍 법사의 모습을 상상하니 귀엽다고 해야 하나 능글맞다고 해야 하나.


막동이는 어릴 때부터 막동이의 꿈이 잘 맞는다며 억지 꿈해몽을 하는 할아버지의 말에 세뇌가 된 건지 갑자기 법사가 되기로 한 다음부터 구랍 법사 밑에서 수행 아닌 수행을 한다. 수행이래야 엉터리 자기소개와 염력으로 촛불을 끄는 연습을 하는 것인데, 스승인 구랍 법사도 엉터리 염력인데 제자가 염력이 될 리가 있을까.


이렇게 엉터리 법사 두 사람이 도여 선비의 의뢰를 받아 광산업자라는 철골귀에게 납치된 조카를 찾아 봉래산까지 찾아가는데 찾아가는 여정 또한 만만치 않다.


그리고 드디어 봉래산에서 만난 철골귀는 내가 생각했던 기인이나 요괴가 아니었다. 철골귀의 존재가 밝혀지니 철골귀가 조카를 똑같이 만들어 냈다는 도여 선비의 말도 이해가 갔다.

그런데 왜 똑같은 아이를 만들어 준 뒤 둘 중 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도록 꾸민 뒤 한 아이를 데리고 갔을까? 철골귀는 왜 아이가 필요했을까? 치료비 명목으로 많은 돈을 받았으니 똑같은 아이를 만들어 그냥 주었으면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책에서는 그 아이의 근본을 키우고 붙여서 온전한 모양으로 만들어 낸 똑같은 아이라고 했지만 엄연히 둘은 다른 사람이다. 복제 인간이 있다면 그들은 유전자만 똑같은 것이지 기억과 그 안에 담긴 영혼이 똑같은 것이 아닌 것처럼.


조선 시대 기근이 들어 백성들이 살기 어려워 흉흉했던 시절을 배경으로 상상력을 마음껏 발산한 이야기이다. 웃음을 주다가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장면도 있고 애틋해지는 장면도 있다.

마지막 장면은 생각지도 못했던 충격을 주며 여운이 길게 남았다.

과연 두 사람은 철골귀를 잡아 도여 선비가 의뢰한 사건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철골귀의 정체는 무엇일까?

궁금한 사람들은 『조선 요괴 추적기』로 고고씽.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