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원전으로 읽는 움라우트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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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 한 통을 받았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식. 삼가 애도함.' 그건 아무 의미가 없었다. 아마 어제였을 것이다.

p.16



뫼르소는 양로원으로부터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받고 알제에서 멀리 떨어진 마랭고의 양로원까지 가기 위해 휴가를 요청한다. 뫼르소의 휴가 요청에 사장이 좋지 않은 내색을 보이자 뫼르소는 엄마가 돌아가신 것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말을 한다.

그는 오후에 버스를 타고 양로원으로 가 내일 있을 장례식을 본 다음에 내일 밤에 돌아올 계획을 세우고는 서둘러 버스를 타고 양로원으로 향한다.


너무나 유명한 첫 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느껴지는 뫼르소의 무관심함.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슬픔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늘 돌아가셨는지 어제 돌아가셨는지 아무 의미 없다며 마치 소설 속의 글 한 줄을 읽고 느낌을 표현하듯 하고 있다.

대체 무엇이 뫼르소를 이렇게 자기 인생에 있어서조차 방관자가 되게 만들었을까?

원서에 충실한 번역으로 유명한 이정서님의 『이방인』,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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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인류 - 인류의 위대한 여정, 글로벌 해양사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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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플루스》는 서기 30년경 로마의 속주 이집트에 거주하는 그리스 상인 출신의 무명 저자가 동료 상인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주기 위해 쓴 일종의 무역 안내서다. 이 책은 이집트에서 활동하는 상인이 홍해를 통해 인도양 세계로 나가 교역하는 정황을 담고 있다.

p.174



로마제국 시대에 지중해 세계와 인도양 세계 사이의 해상교역이 발전하는 과정의 관련 자료들이 많지 않아 실증적으로 연구가 매우 어렵다. 그런데 그나마 간접적으로 정보를 엿볼 수 있는 자료가 바로 《페리플루스》이다. 이것은 이집트 거주 그리스 상인 출신의 저자가 저술한 책으로 현재의 수에즈만에서 벵골만에 이르는 바다를 전부 포괄하여 서술한 최초의 책이다.

이 책에는 상업 정보들 외에 인류학적 혹은 박물학적 관심 사항들을 많이 기록되어 있다.


당시 이집트에서 활동하는 그리스 상인들은 해외의 사치품들을 구입해 와서 일부를 이집트에 남기고 나머지는 지중해 지역에 전달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한다. 당시 국제 교역이 사치품만 있었던 것은 아닌데 일반 생필품이나 중저가 상품들은 주로 아랍과 인도 상인들이 맡아서 교역을 했기에 《페리플루스》에는 자주 언급되지 않고 있다.

교역의 물품 중 가장 특기할 사항 중 하나는 철, 납, 주석, 구리 같은 금속의 이동이다. 자국이나 인근 지역에서도 이런 금속들은 생산이 되었다고 하는데 왜 굳이 먼 곳에서 배로 구입해왔을까?

그것은 바로 육로를 통한 구입보다 해로를 통한 구입이 수송비가 더 쌌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바다의 모든 위험요소를 감안하더라도 해양 수송이 더 쌌다니 예상 밖이라 놀라웠다. 이때부터 가격에 의존한 무역 체제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수준 높은 무역 거래가 자리 잡았다는 놀라운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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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81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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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렝가리오는, 욕장으로 가기 전에 저의 시약소를 들른 게 분명합니다.」

「그걸 어떻게 아시는가?」사부님이 물었다. 사부님과 세베리노의 대화에 관심이 간 몇 명의 수도사들이 우리 쪽으로 접근했다. 세베리노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목소리를 더 낮추었다.

「수도사님께서는, 그자가…… 뭔가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하셨지요? 그렇습니다…… 제 시약소에는 평소에 못 보던 서책이 한 권 있습니다. 물론 제 것이 아닌, 이상한 서책입니다.」

「그게 맞을 거요. 당장 이리로 가지고 오시오.」 이렇게 말하는 사부님 얼굴은, 사절단의 추태를 바라보고 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밝았다.

p.594



윌리엄은 며칠 동안 수도원에서 일어난 일련의 죽음들로부터 어떠한 특징이나 공통점 등을 도출해내려고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성과도 없었던 것은 아닌 것이, 몇 차례 들어가 보았던 미로와도 같은 장서관에서 규칙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발견하는 등 어느 정도의 진전을 보이는 듯하였다. 그렇게 조사를 계속하던 중, 세베리노가 다가와 그에게 어떠한 책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였고, 윌리엄에게 시약소로 와서 확인을 해달라는 요청을 한다. 얼마 후 세베리노는 시약소에서 처참한 몰골로 발견되었고, 그가 언급하였던 책은 찾을 수 없었는데….


세베리노가 죽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태껏 죽은 사람들을 보면 윌리엄과 아드소가 도착하기 이전에 죽은 아델모를 제외하면, 모두 윌리엄이 아델모의 죽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혹은 그 후에 발생한 죽음들을 조사하는 과정 속에서 접촉한 적이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혹시 누군가 아델모의 죽음에 대한 무언가를 숨기기 위해 이런 짓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도대체 이렇게까지 하면서 숨기려는 것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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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토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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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루를 따라 현관을 나가려 했을 때 뒤에서 사쿠라이가 뭐라고 소리질렀다. 뒤를 돌아보니 고헤이가 과도를 들고 묘하게 차분한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칼이 내 옆구리에 꽂혔다.

p.22



름은 하무라 아키라. 국적은 일본. 성별은 여자. 나이는 서른한 살.

4월의 어느 날 저녁 하세가와 탐정사무소에 하무라를 지명하여 보내달라는 연락이 '도토종합리서치'로부터 걸려왔다. 어려운 일은 아니고 가출한 다이라 미치루라는 열일곱 살 여고생을 집으로 데리고 가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소재 파악은 이미 도토 측에서 끝낸 상황이었고 하무라는 그곳으로 가서 도토 직원과 합류하여 미치루를 데리고 나오기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도토 쪽에서 나온 세라 마쓰오라는 직원이 잘 해결되는 듯하던 일을 엉망으로 꼬이게 만들었다. 이를 수습하고 미치루를 데리고 나오던 하무라는 미치루가 머물던 집의 남자 미야오카 고헤이에게 상해를 당하는데….


불운한 탐정 하무라는 옛날부터 불운했던 건가? 시작부터 칼에 찔리다니 너무한 거 아닌가?

그리고 고헤이의 목을 조른 건 세라인데 세라 손에 죽지 않게 도움을 줬던 하무라를 왜 찌르는 거야.

그나저나 도토종합리서치 같은 곳에서 세라 마쓰오 같은 완전 깡패를 직원을 뽑다니 어떻게 된 일이지? 그냥 개나 소나 직원으로 받아들이는 건가?

오랜만에 하무라의 냉소적이면서 위트 있는 대사들을 만나니 너무나 반갑고 설렌다. 살인곰 서점의 하무라와 다른 점이 없다. 너무 인간적이고 매력적이다. 앞으로의 전개가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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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인류 - 인류의 위대한 여정, 글로벌 해양사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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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2500년경에 메소포타미아와 인더스 문명권 간에는 그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선박과 사람이 오갔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메소포타미아와 인더스 양측 보두 대양 항해 선박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해양 관련 문화가 널리 퍼져 있었던 것 같다.

p.59



인류 역사가 발전하는 데는 기후 변화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원전 4500년경부터 사하라 지역과 아라비아 지역은 초원 지대에서 사막으로 변화해 갔고 사람들은 사막을 피해 강을 찾아 이동하고 정착했다. 그래서 강유역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문명들이 발생한 것이다. 각 문명권에서 이루어진 성과들은 서로 교역을 통해 상호 영향을 주며 더욱 발전하였는데, 이것은 육상 교역로를 이용해서 뿐만 아니라 해상 교역로를 통해 더욱 크고 활발하게 확대되었다.

그리하여 인더스와 메소포타미아 문명 간에도 해상교역이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수많은 증거들이 나오고 있는데, 수메르의 우르 3왕조의 해양 관련 기록이나 인장에 그려진 다양한 배들과 항해에 관한 내용들을 통해 인더스와 메소포타미아 문명 사이의 활발한 해양 교역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대체 바다가 무엇이기에 인류는 자신들을 집어삼킬 수 있고 파괴해 버릴 수 있는 미지의 세계에 거침없이 뛰어들어 항해해 개척해 나갔을까?

이 책에서는 환경이 바뀐 아프리카 대륙에서 나와 지구 각지로 확산해 나간 인류 중 오스트레일리아로 들어간 초기 인류가 바다를 건너 팽창해간 대표적인 예라는 소개부터 인류가 바다를 이용한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인류 발전과 문명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바다의 역사 이야기 속으로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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