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생성 편 - 마법, 제국, 운명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티머시 힉슨 지음, 정아영 옮김 / 다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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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려면, 정확히는 판타지 장르에 속하는 이야기를 써내려면 어떤 부분들을 신경 써야 하고, 어떤 내용들을 써야 할까? 그냥 막연하게 '재미있게 쓰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들 뿐, 딱히 별다른 항목 같은 것들을 생각해 내기가 어렵다.

'그걸 알면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은 단순히 소설뿐만이 아니라 영화, 게임에서도 나오는 공통적이고 가장 핵심적인 꿀팁을 아낌없이 대방출한다.


'프롤로그는 예고편이 아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말이 있다. 물론 글자 그대로 외모지상주의 급의 이야기일 수는 있는데, 그것보다는 첫인상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으로 해석해 보았다.

책의 첫인상은 무엇일까? 아마도 가장 첫 부분에 나오는 내용들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생성 편 - 마법, 제국, 운명』에서는 프롤로그를 쓰는 방법을 가장 앞에 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어떻게 보면 어이없을 수 있는 확대 해석을 해 보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무런 정보도 없는 책, 그게 아니더라도 어떤 책 한 권을 펼쳐 들었을 때, 그 책을 계속 읽느냐, 아니면 '이 책이 아닌가벼~'라면서 과감하게 덮어버리고 기피 도서 순위를 재조정하느냐의 갈림길은 얼마나 도입부가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독자들이 차마 그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가일 것이다.

이 책은 깔끔하게 훌륭한 도입부를 만드는 방법을 실제 명작들을 예시 삼아 독자들의 이해를 도우며 어떤 프롤로그가 좋은 프롤로그인지, 어떤 프롤로그는 그냥 없는 게 나은지, 설명을 하되 어떻게 하면 '설명충' 소리를 듣지 않게 잘 돌려서(?) 설명할 수 있는지, 또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복선은 어떻게 심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등을 다루었다.


'선택받은 자 이야기는 쓰지 마라?'

책의 첫인상을 담당하는 것이 도입부라면, 계속하여 독자들을 책의 마지막 장까지 이끌어가는 것 중 하나로는 인물들이 있다.

이야기의 인물들을 크게 나누면 주동 인물과 반동 인물로 나눌 수 있다. 그중 반동 인물의 경우, 조금만 잘못 설정되어도 반동 인물만 비난받는 것이 아니라 반동 인물을 그렇게 어처구니없이 설정하였다고 작가까지 비난받기도 한다. 그 정도로 반동 인물이 이야기 진행에 가지는 비중이 크기 때문인지 인물에 대한 설정 부분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것 같다.

그 외에도 작가는 반동 인물과 주동 인물 사이의 관계, 반동 인물과 주동 인물 사이의 갈등의 극적인 고조 부분인 '최종 결전'은 어떻게 쓰이는지 등에 대하여 서술한다.


그에 비해 주동 인물, 더 정확히는 주인공의 설정에 대한 부분은 한 부분만을 차지하는데, 주동 인물의 설정에 있어서 어떠한 외적인 요소로 선택받은 내용을 쓰는 것을 담았다.

운명론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설정들부터 들으면 십중팔구 영화에 나오는 토르의 묠니르를 떠올리게 만드는 특정한 사물에 의한 선택까지의 내용을 식상하고 지루해서 차라리 없는 게 나은 설정이 아닌, 오히려 어떻게 하면 이 내용이 이야기 전체에 더욱 활력을 북돋을 수 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생성 편 - 마법, 제국, 운명』을 선택해 읽을 사람들은 아마 크게 두 부류로 나뉠 것 같다.

첫 번째 부류는 실제로 이야기를 쓰려고 하는데 어떻게 써야 하는지가 막막하거나, 어떠한 설정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쓸 수 있을까 등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긴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냥 읽어라.

이 책은 책을 쓰는 사람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까지 설명해 주기 때문에, 더욱 탄탄한 이야기 구성을 원한다면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 부류는 딱히 책을 쓰는 것에는 관심이 없지만 판타지를 좋아하여 이 책의 제목에 흥미를 느껴 펼쳐보게 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아마 이 책을 펼치기 전부터 표지가 완전히 펼쳐지기 전까지 아마 14000605번(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참고) 정도 읽을지 말지에 대해 고민을 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읽기를 추천한다.

작가들이 책을 쓸 때 이러한 부분들을 생각하는구나 싶은 것들도 있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지만 책 구성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내용들까지, 독자의 입장에서가 아닌 작가의 입장에서 판타지를 해석해 볼 수 있게 하여 이야기들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자연스럽게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구동 편 - 종족, 계급, 전투』에 담겨 있을 글쓰기의 꿀팁들이 너무 궁금하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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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즈워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0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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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흘 만에 프랜에겐 '놀아주고' 춤추고 토론할, 갑판에서 '나 잡아봐라' 하며 뛰어다닐 남자가 열둘은 더 생겼다. 하지만 프랜의 보호자 역할을 맡아 새로 알게 된 사람들을 하나씩 살피고 부끄러움 없이 그들을 평가하는 건 늘 로커트였다.

p.71



샘과 프랜은 거대한 증기선을 타고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고, 샘은 배 위를 돌아다니며 드넓은 바다를 보며 자유와 힘과 행복을 느꼈다. 그는 그 기쁨을 프랜과 나누고 싶었지만 프랜은 짜증을 내며 짐 풀기에 여념 없었다.

샘은 프랜을 사랑했지만 프랜은 항상 샘의 기운을 빼고 주눅 들게 했다. 그녀는 샘에게 열등감을 확실하게 심어주는데 천재였다. 그녀는 샘이 좋게 평가하는 인물들은 별로라고 평가하는 반면, 샘이 좀 의심쩍어 하는 인물들은 멋지고 섬세하다고 추켜세웠다.

샘은 그런 프랜에게 그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배에서 새로 사귄 클라이드 로커트 소령을 소개해 주었다. 프랜은 처음에는 냉랭하고 냉소적으로 로커트를 봤지만, 대화를 하면서 점차 열의를 가지고 수줍어하는 듯 로커트에게 집중했다. 심지어 로커트가 그녀를 속물이라고 무례하게 이야기했지만 그녀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로커트에게 굴복하는데….


부부가 삶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해외여행을 시작했건만 프랜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시작한 것 같다. 남편은 구박하면서 배에서 새로 만난 이방인에게는 그의 무례함을 즐기는 것처럼 찍소리도 못하고 넘어가다니. 또한 남편 말고 다른 남자 사람 친구들을 그렇게 사귀고, 그들의 평가를 남편 샘이 아닌 로커트에게 맡겼다고?

갑자기 샘의 지난 20년의 결혼 생활이 불쌍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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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6
토마스 만 지음, 김인순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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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오 크뢰거>


문제는 토니오가 한스 한젠을 사랑하고 그 때문에 많이 괴로워한다는 것이었다. 원래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불리하고 괴로워하기 마련이다. 열네 살 소년의 영혼은 이런 단순하고 가혹한 가르침을 이미 삶을 통해 터득했다.

p.147



토니오 크뢰거의 아버지는 영사인 동시에 사업을 크게 하고 있는 시내의 유력인사다. 크뢰거 영사가 운영하는 상회의 곡물 자루들이 실린 마차들이 매일 거리를 지나다닌다. 친구인 한스 한젠의 집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그들을 지나다니면 그들을 알아보는 이들이 많다.

토니오는 모든 면에서 자신과 다르고 반대인 한스를 사랑했다. 그러나 한스는 토니오와 단둘이 있을 때는 겉으로만 친한 척 팔짱을 끼지만 다른 사람이 오면 홀가분하게 토니오에게 등을 돌리고 토니오와 함께 있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토니오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토니오가 한스를 사랑한다고 해서 금단의 사랑인 줄 알았는데, 토니오의 사랑은 그저 어린 소년이 완벽해 보이는 대상을 향한 질투와 동경인 것 같다. 한스는 잘생기고 우등생인데다가 승마와 체조, 수영도 잘하고 모두에게 인기 있는 소년이었기에.

그런데 한스 한젠처럼 모두와 잘 어울리기를 바라면, 한스 한젠처럼 되려고 애써야 될 텐데 토니오는 그러지 않았다니 왜 그랬을까? 물론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이 인정받고 사랑받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까 본인이 바뀌려고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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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즈워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0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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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난 전혀 안 서운해! 반가워. 이제 당신은 처음으로 자유로워질 거야. 어딘가로 떠나자. 참, 새로운 일에 엮이지 마! 어리석은 짓이야. 돈은 충분히 있는데, 당신은 계속 '기화기 플로트실의 설계를 바꿔야겠어. 메디신햇과 울라울라 사이 구역에서 차를 더 팔아야 해'라고 하잖아. 너무 바보 같아! 다 무슨 소용이라고! 가정부 좀 불러줘, 여보."

p.20



20여 년간 레벌레이션 자동차 회사가 미국에 돌풍을 일으키고 베스트셀러 자동차를 만들어내도록 키우며 성공한 사업가가 된 샘 도즈워스에게 일생일대의 위기가 닥쳤다. 바로 차체 제조 공장과 수십억 달러의 자본을 가진 유닛 자동차 회사가 레벌레이션사를 흡수합병하게 된 것이다. 샘은 유닛에 맞서 싸우고 싶었지만 다른 동료 임원들은 이를 우려했다. 결국 샘은 유닛이 제시한 매수 가격에 합의했고, 그날은 계약서에 사인하는 날이었다.

샘은 계약을 하게 되면 이제 더 이상 그가 주인이 아닌 직원이 되는 것이고 더 이상 어떠한 결정권도 없는 아무것도 아닌 위치에 있게 된다는 현실을 직시하며 프랜이 말한 것처럼 떠나고자 마음먹는다.


아직까지는 서로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는 샘과 프랜. 그들은 중년의 낭만과 여유를 즐길 부를 가지고 있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여행을 떠날 것을 제안하는데 어디서 무엇이 잘못되었기에 그것이 홀로서기를 위한 여행으로 바뀌는 것일까?

샘은 여전히 프랜을 너무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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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죽음‧토니오 크뢰거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6
토마스 만 지음, 김인순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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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의 죽음>


그날 아침에 어렴풋이 애석한 마음이 들면서 과연 잘하는 짓인지 슬며시 의심이 고개를 들었다면, 이제는 비통했으며 실제로 가슴 저미게 슬프고 고통스러웠다. 너무 혹독하게 고통스러워서 자꾸만 눈물이 치솟았으며, 이럴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혼잣말했다.

p.71



베네치아의 하늘이 맑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던 아셴바흐는 리도에 도착한 이튿날에도 날씨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기분이 언짢아졌다. 그는 즉시 베네치아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전날 보았던 아름다운 용모의 소년과 해변의 풍광으로 기분이 풀려 그는 마음을 바꿔 리도에 머물러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 오후 베네치아에서의 산책은 아셴바흐가 떠날 결심을 굳히게 했다.

그러나 다음날 떠날 준비가 된 아셴바흐는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기 시작하는데….


자신의 건강을 생각했다면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즉시 베네치아를 떠났어야 했다. 그런데 자꾸 마음이 갈팡질팡하는 것은 정말 순전히 지금 떠나면 베네치아와는 영영 이별일 거라는 생각 때문일까 아니면 완벽하게 잘생겨서 경탄을 자아내는 소년 타지오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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