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상자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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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은 『화차』를 소설이 아닌 일본 드라마로 접했기에 실제로 그녀의 작품을 온전한 소설을 접하는 것은 이 『인내상자』가 처음이다.

이 책은 여덟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소설집으로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여덟 편 모두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도피>와 <십육야 해골>, <비밀>이 인상 깊었다. 표제 소설인 <인내상자>는 많은 사람들이 서평으로 다루니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려고 한다.


<도피>에서 주인공 가스케는 본래 '히사고야'라는 음식점의 조리사로, 어린 나이에 고용되어 잔심부름과 청소부터 시작해서 주방 일을 배워 조리사가 된 인물이다. 그는 히사고야의 주인 덕에 자신이 처자식을 부양하며 살 수 있는 거라 생각하고 히사고야의 주인을 은인으로 생각했다.

주인의 지인인 오기야 도쿠베에가 중풍으로 쓰러져 오기야 주점이 곤경에 처하자, 주인이 히사고야의 네 명의 조리사 중 자신을 오기야로 보냈을 때도 은혜를 갚는다는 생각으로 감사히 그곳으로 출근했다.

그런데 도쿠베에가 쓰러지자 평소 오기야의 단골이자 안주인 오린에게 흑심을 품고 있던 유키치라는 젊은 사내가 가스케에게 오린의 곁에서 떨어지라며 노골적으로 적의를 드러내며 위협을 했고, 급기야는 퇴근하는 가스케에게 칼을 휘두르까지 했다. 이에 가스케는 목숨에 위협을 느껴 고민 끝에 사무라이였다가 낭인이 된 고자카이에게 신변 보호를 부탁하는데….


<십육야 해골>에서 열다섯의 후키는 작년 말 대화재로 부모와 동생이 죽자 그녀를 맡게 된 외숙부의 소개로 '오하라야'라는 쌀가게에 취직하게 된다. 외숙부는 좋은 일자리라며 후키를 가게의 하녀로 취직시켰지만 실은 일하던 점원들조차 하나둘 그만두는 망해가는 가게였다. 기댈 곳 없는 후키는 그곳에서 열심히 일했고 그녀보다 두 살 많은 오사토라는 하녀와도 속을 터놓을 만큼 친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오사토는 후키에게 앞으로 기분 나쁜 일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일이 벌어져도 당분간은 참아야 된다며 그것에 대해서는 하녀장 오미치 씨가 얘기해 줄 것이라는 뜻 모를 이야기를 한다. 그런 이야기에 잠을 설친 후키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변소에 가고 싶어졌고, 한밤중 어두운 복도를 지나 변소에 갔다가 바로 눈앞에서 변소문이 닫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안으로 사라지는 새하얀 손끝과 옷소매.

아무리 기다려도 변소에 들어간 사람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기다리다 못해 문을 두드렸지만 안에서는 기척이 없었다. 이에 문을 열어봤지만 변소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그런데 문득 변소 발판 밑에서 무언가 올라와 후키의 얼굴 가까이 다가오는데….


<무덤까지>는 한 가족의 구성원 각자가 가지고 있는 비밀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가야 이치베에다나의 관리인 이치베에와 얼마 전 죽은 아내 오타키는 젊은 시절 아이를 가지려 노력했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그러다 이치베에는 월번으로 근무할 때 발견한 미아인 오노부와 부모에게 버림받은 고아 남매 도타로와 오유키를 데리고 와서 거두었다가 그대로 의붓자식으로 들여 훌륭하게 키워냈다.

큰 딸 오노부는 얼마 전 결혼해 첫아이를 낳았고, 도타로는 술도매상에 취직해 수석 데다이까지 출세했다. 막내딸 오유키 역시 얼마 전 어머니 오타키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고케닌 저택에서 신부 수업 겸 하녀살이를 하며 주인의 귀여움을 받았다.

그런 오유키 앞에 남매를 거둘 수 있는 여유가 생겨 이제는 데리고 가겠다며 15년 전 그들을 버리고 간 친모가 나타났다. 이에 오유키는 집에 놀러 온 언니 오노부에게 친엄마를 만났다며 15년간 숨기고 있던 비밀을 털어놓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왜 다들 미야베 월드 제2막 시리즈에 열광하는지 이해가 갔다.

『인내상자』는 우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에도시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과 동시에 가독성이 좋으며 이야기가 심하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상상력을 무한대로 끌어올리며 작품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요소가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다.


특히 <십육야 해골>은 읽으면서 행간에 내포된 의미를 눈치챘을 때 전율이 일며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아직까지 왜 오미치가 저주를 받은 주인을 제외한 고용인들조차 십육야에 밖에 나가지 못하게 했는지, 초대 당주는 정말 저주로 죽은 게 맞는지 의문이다. 십육야의 모습은 저주가 아닌 그저 죄책감으로 인해 오하라야에 내려오는 광기처럼 느껴졌는데, 마지막 장면은 나에게 『어셔가의 몰락』의 마지막 부분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도피>에서는 빨래하던 훈도시를 흔들며 인사할 정도로 다소 코믹하고 어리숙하다고 느껴졌던 사무라이 고카자이가 실은 유능한 고위직 장수였다가 주군의 광기로 핍박받아 어쩔 수 없이 낭인이 되어 숨어 다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더 이상 그는 무능한 낭인이 아닌 어쩔 수 없이 본래의 자신을 숨겨야 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무덤까지>는 비밀을 밝힐 수 없는 상대에게 가족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비밀이 밝혀지고 입 밖으로 발설되어 현재의 행복이 사라져 버릴까 독자인 내가 조마조마해 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눈치는 채고 있지만 그것을 알고 있다고 말하는 순간 현재의 행복이 깨어질까 알고 있음을 드러내서는 안되는 상황. 그래도 오늘은 그들의 행복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데 안도감을 느끼는 모습에 오늘만이 아닌 그들의 영원한 행복을 기원하기도 했다.


이야기들은 범죄를 추리하는 이야기부터 감추고 싶은 인간의 비밀, 인간의 심리를 자극하는 이야기, 초자연적인 이야기, 인간의 비극을 다룬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이야기들은 단편이라 늘어지는 것 없이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빠르게 진행되어 읽는데 지루할 틈이 전혀 없었다.

벌써부터 다음에 발간될 책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놀람, 슬픔, 경악, 공포, 측은지심 등 모든 감정을 한꺼번에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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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의 가족 상담소 - 모르면 오해하기 쉽고, 알면 사랑하기 쉽다
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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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오해하기 쉽고, 알면 사랑하기 쉽다'는 말 한마디가 너무 공감이 가는 관계가 바로 가족이라는 사이인 것 같다.

가족이라는 관계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이면서도 자신의 고민과 치부를 드러내 보이는데 가장 망설여지는 그런 사이인 것 같다. 살면서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고 기대고 싶은 사람들이 부모형제, 남편과 아내지만 그 힘들다는 말을 가족에게 하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망설임을 겪는다.

오랜 고민 끝에 어떤 사람들은 용기 내어 가족에게 자신의 고민과 힘든 상황을 말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끝까지 가족에게만은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세상에서 그들의 울타리가 되어주고 마지막 보루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그뿐만이 아니라 가족은 너무나 가까운 사이이기에 우리는 무의식중에 가족들에게 상처를 입힐지도 모르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이렇게 해도 가족이니까 이해하겠지', '가족인데 그 정도도 못해줘?', '가족이니까 니가 희생해' 등 가족이니까 당연하게 여기는 일이 너무나 많다.

그러다가 가족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고, 무조건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한 가족 구성원은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항상 사람들은 말하곤 한다. 가족이 남이냐고.

그러나 나는 우리 가족들에게 말한다. 나를 대할 때 남처럼 대해 달라고. 남을 대할 때처럼 타인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고 나를 대한다면, 엄마고 아내니까 편해서 화내고, 짜증 내고, 무조건적인 희생만을 강요할 수는 없을 테니까.

그런데 그렇게 말했더니 아이들은 평소에는 편하게 짜증도 내고,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무언가 자신들에게 조언을 하고 간섭을 하려면 언제는 남이라면서 왜 자신의 일에 상관하냐고 한다. 참 어려운 것이 가족관계인 것 같다.



그 쉽지만 어려운 가족관계에 대한 조언이 이 『박상미의 가족 상담소』에 나와있다.

이 책의 저자 박상미 님은 심리상담가이자 문화심리학자로 법무부 방송국에서 전국 재소자들을 위한 심리치료 방송을 할 뿐만 아니라, EBS와 KBS, 유튜브 등의 여러 매체에서 심리상담가로 출연하며 명성을 쌓고 있다.



이 책은 사랑하지만 가장 상처 줄 수 있는 관계인 가족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가족 간에 대화와 이해의 부족으로 생길 수 있는 상처에 대한 치유의 방법,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 등 실제 가족관계에 꼭 필요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 나온 갈등 상황과 그 상황들에 대한 해결 방법들이 전부 이해가 되고 적극 공감이 간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할까?

잘 키우고 싶었을 뿐인데 부모의 노력과 희생을 몰라주며 부모의 마음대로 안되는 자식 이야기나, 살면서 자꾸 더 큰 거리감이 느껴지는 부부 관계, 형제간의 갈등, 시댁과 며느리의 갈등보다 어쩌면 더 심하게 속으로만 삭히고 곪아가는 처가와 사위와의 갈등 관계 등 어느 것하나 허투루 읽어 넘길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박상미의 가족 상담소』는 이론적인 면에 다소 치우친 여타 상담서와는 달리 가족 관계에 대해 객관적이고 실질적으로 이야기하며 실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들로 가득 차 있다.

책의 내용들은 어려운 심리학 이론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이므로 막힘없이 술술 읽히며 격한 공감과 동시에 '이런 일도 있을 수 있구나'라는 수긍이 가는 이야기들이었다.



전체 5개의 파트 중 PART 4에서는 유독 가족들에게 '욱'하며 화를 내는 이유와 거기에 대한 실제적인 해결 방법에 대한 처방이 나와 있어 만약 그 경우에 해당한다면 꼭 따라 해 보길 바란다.

특히 소통을 위한 '공감대화'에 관한 것은 꼭 가족 간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원만한 대인관계를 위해서도 유용한 팁인 것 같아 아주 좋았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내용들 하나하나에 너무나 공감 가고 마음 깊이 새겨져 박상미 님의 유튜브 영상도 찾아보았다.

가족 문제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이 책을 읽고 열린 마음으로 이 책에 나와 있는 가족 문제와 그에 대해 해법을 받아들인다면 전문가를 찾아가서 상담받는 것만큼의, 아니 그보다 더 나은 효과를 거두어 지금보다 더 화목하고 행복한 가족 관계를 만들고 유지할 수 있음을 확실하게 장담할 수 있다.

행복하고 아름다운 우리 가족의 미래를 위해 누구나 한 번쯤은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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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덕후 현정쌤의 50일 드라마 중국어 말하기 : 원어민 어감 살리기 편 - 지금 당장 중국에서 써먹는 100가지 상황별 표현
박현정 지음 / 시대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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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책으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것을 아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은 보통 언어를 공부할 때 '실전에서 써먹을 것'이라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발음을 1순위로 꼽는다. 그러나 발음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문장 내용, 정확히는 어감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어느 언어를 공부하든 기초 문장 같은 것이 있고, 책으로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그 문장들만 달달 외워놓고는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렇지만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참 좋군요?"라고 마치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튀어나온 마냥 딱딱한 문장들을 완벽한 한국어 발음으로 구사하는 외국인과, 발음은 조금 어눌한 부분이 있더라도 자연스러운 어휘와 문장을 구사하는 외국인 중 어느 쪽이 한국어를 더 잘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마 대부분은 후자가 한국어에 더 능숙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마찬가지다. 중국어를 공부할 때에도, 단순히 HSK 몇 급 시험을 통과했느니 보다도, 실전에서 누가 더 능숙하게 표현들을 이용할 수 있는가가 원어민에게 있어서는 더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고, 비즈니스 관계이든 친구 관계이든 상관없이 그런 좋은 인상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기에 원어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표현들을 아는 것이 중요한데, 『중국어 덕후 현정쌤의 50일 드라마 중국어 말하기 : 원어민 어감 살리기 편』에는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표현들을 100가지 상황별로 설명해 주고 있다.

"100개의 문장인데 50일이라고?"라며 의아해 할 수도 있는데, 이 문장들 하나하나를 보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없다. 단지 어떤 상황에 대하여 어떤 표현을 쓰는 게 자연스러운지 알려주는 것이기에 하루에 두 문장 정도는 가볍게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책의 구성을 보면 열 문장 단위로 끊겨서 열 문장이 지날 때마다 독자들이 빈칸을 채워가면서 문장을 복습해 볼 수 있도록 QUIZ도 마련되어 있다.

한 문장마다 두 페이지가 할당되어 있는데, 첫 번째 페이지에는 문장이 쓰여 있고 그 밑에 문장에서 쓰인 문법에 관한 설명이 있어 문법 공부도 겸사겸사 가능하다.



예를 들어, "기왕 말이 나온 김에"라는 의미의 표현으로 "既然这样 Jìrán zhèyàng"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 문장에서 쓰인 '既然'의 의미, 그리고 이 단어 뒤에는 어떠한 의미의 단어가 오며, 이 단어를 포함한 문장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등 문법적인 측면의 설명이 첨가되어 있어 언뜻 보면 어려워 보이는 단어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我才不信呢 Wǒ cái bù xìn ne"와 같은 문장을 보면, '才'라는 단어는 매우 많이 사용되는 단어이지만, 그만큼 의미도 다양한 단어이다. 여기서는 '주어를 강조하는 역할'이라고 하는데, 이처럼 일상 표현 속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이 어떤 의미로 쓰인 것인지도 설명해 주어 어휘력도 늘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페이지를 보면 해당 문장이 사용되는 상황을 설명해 주는 짧은 대화가 있는데, 이 대화를 통해 해당 문장이 어떤 상황에서 쓰일 수 있는지, 또 반대로 해당 문장에 대하여 어떠한 반응을 하면 좋을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문장들에 대하여 MP3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어 단지 원어민의 표현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원어민의 발음까지 따라 하며 표현들을 익힐 수 있다. 또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100개의 문장이 전부 나열되어 있어 이를 보며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외국어 공부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어쩌면 문법보다도 자연스러운 일상 표현인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어떻게 보면 원어민보다 외국인인 우리가 더 문법을 잘 아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리는 문법 공부에 대해서는 철저하다. 그렇지만 자연스러운 원어민의 표현과 어휘 같은 경우는 실제로 현지에서 살지 않는 이상 이를 익숙하게 익히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중국어 덕후 현정쌤의 50일 드라마 중국어 말하기 : 원어민 어감 살리기 편』이 너무도 반가웠다.

이 책은 교과서와 교재들로만 중국어를 공부했던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인간미(?) 있는 표현들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중국어를 한국어처럼 말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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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구동 편 - 종족, 계급, 전투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티머시 힉슨 지음, 방진이 옮김 / 다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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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구동 편』에서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고민할 수 있는 요소들인 주인공을 위한 시련과 성장 과정, 캐릭터의 관점, 이야기의 배경에 담긴 역사 등, 어떻게 보면 '미세 조정'이라고 할 수 있는 섬세한 부분들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상대적으로 커다란 요소들은 이 책의 저자가 쓴 또 다른 책인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생성 편』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혹시 안 읽어보았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구동 편』는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충분히 이야기를 써내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생성 편』도 읽어본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어떻게 싸워야 잘 싸운단 소문을 들을까?'

웬만한 판타지 이야기에는 전투 장면이 꼭 나온다. 그중에는 거대한 전투뿐만이 아니라, 개개인의 전투에 치중되어 묘사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리고 이러한 전투 장면들은 대개 소설의 단계인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중에서 '위기'와 '절정' 부분에 속하면서 독자들이 몰입을 최대로 하게 만들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너무 세세할 경우 쓴 노력이 아깝게 독자들은 너무 세세한 묘사에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고, 그렇다고 너무 뭉뚱그려서 묘사할 경우 독자의 몰입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문제들이 없도록 적당한 수준으로 묘사를 해야 할 텐데, 그 정도를 특정 짓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구동 편』의 저자는 사람들의 흥미와 관심을 받았던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등과 같은 이야기들에서 이용된 묘사들을 예로 들면서, 이 책의 독자들이 이야기를 써낼 때 전투를 어떻게 묘사해야 할지를 알려주고 있다.

또한 단지 책만 예시로 삼지 않고 《스타워즈》, 《캐리비안의 해적》 등과 같은 영화에 나오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들에서도 중요한 요소들을 뽑아내어, 진정으로 긴장감 넘치고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빨아들이는 전투 장면을 묘사하는 방법에 대하여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악역 끝판왕, 다크로드는 누구인가?'

이야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어를 꼽으라면 아마 '주인공'이라는 단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 같다. 그렇지만 '주인공'에 비견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악역'이다. 아마 대부분은 이 사실에 대해 동의할 것이다.

'만약에 『해리 포터』에 볼드모트가 없었고, 그저 조금 나쁜 마법사 몇 명만 있었다면?' 아마 그냥 평범하게 마법 학교에 다니는, 그저 그런 평범한 학생의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반지의 제왕』에 사우론이 없다면?', '《스타워즈》에 다스 베이더부터 시작해서 제대로 된 악역이 하나도 없었다면?' 아마 이 이야기들 모두 흥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주인공 못지않게 이야기를 빛내는 것이 바로 주인공과 대적하는 악역이다. 그렇다고 해서 뜬금없이 나타나서 '나 악역이네'하고 주인공을 괴롭히고, 또 뜬금없이 패배해서 주인공을 빛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악역을 등장시키는 것도 섬세한 타이밍 조절과 그전에 미리 악역이 등장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구동 편』을 통해 그 방법을 알게 되리라 믿는다.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생성 편』을 통해서 이야기의 큰 틀을 만들 수 있었다면,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구동 편』을 통해서는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책 모두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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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끌려! 생각학교 클클문고
김이환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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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 정명섭

어느 날 AR이라는 가상현실 게임을 즐기는 오라클이 갑자기 유행하기 시작했고, 제조사의 값싼 보급정책으로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현실에서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오라클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현실 도피를 위해 오라클을 상시 머리에 쓰고 다녔다.

주인공 상진이는 나름 열심히 공부를 하고 시험을 쳤음에도 엉망인 성적을 받아 짜증이 나 오락으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으나 집에 있는 상진이의 오라클이 고장이 나서 AR방이라도 갈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그때 상진이의 눈에 새로 생긴 조그만 AR방이 보였고, 때마침 그 가게에서 나온 직원의 권유로 AR방에 들어가 테스트 중인 가상현실 게임을 하게 된다. 그런데 접속한 게임은 상진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른 이상한 규칙을 가진 게임이었고 그만두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그만둘 수 있는 게임이 아니었다.

그렇게 게임에 참여하게 된 상진이는 게임에서 탈출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데….


<살이 찌면 낫는 병> - 조영주

키 152센티미터에 몸무게 63킬로그램인 현아는 조금만 먹어도 살이 잘 찌는 체질에 오빠까지 돼지라고 놀림을 일삼아 몸무게에 민감했다. 그런 현아에게 키 167센티미터에 52킬로그램인 친구 미나는 먹어도 살 안 찌는 약이 있다며 자신이 먹고 있는 약을 한 알 주었고, 그 약을 한번 먹어보고 효과를 본 현아는 미나의 소개로 병원에 가서 그 약과 함께 항우울제를 처방받는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이라 아무런 의심 없이 다음날부터 약을 복용한 현아는 운동과 간헐적 단식을 병행해 다이어트에 효과를 보기 시작하는데….


<우정은 동그라미 같은> - 장아미

열다섯 살 하리는 단짝 지우가 엄마의 직장 때문에 캐나다로 가버린 후 학교에서 항상 혼자 지냈다. 소심하고 답답한 성격 때문인지 친구들에게 먼저 손 내밀지 못하고 미적미적하는 사이 혼자인 것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하리에게 어느 날 나은이라는 명랑한 친구가 먼저 손을 내밀고 나은의 무리에 하리를 끼워주었다. 미적거리고 뒤로 처지는 하리를 챙겨주고 무리의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게 도와주어 하리는 이제 지우를 생각하지 않아도 잘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무리의 리더인 서현이 나은에게 친근함을 표하기 시작하자 서현은 우쭐대는 기분과 함께 자신을 챙겨줬던 나은을 깔보는 마음까지 생기며 나은의 몇몇 행동이 불쾌해 보이기도 하는데….


<형이 죽었다> - 정해연

형 인욱은 성격이 좋고 친구도 많고 전교 1등만 하는 엄친아였다. 형은 장래희망이 정의로운 검사로 엄마, 아빠의 자랑이자 희망이자 미래였다. 그런 형이 어느 날 갑자기 자살했다.

형의 죽음 이후 집도 형을 따라 죽어버린 것 같았다. 엄마, 아빠는 삶을 겨우 이어나가는 듯 보였다. 주인공 정욱이는 형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형처럼 되기를 노력했고, 죽은 형에게 쏠려있던 관심들이 정욱에게로 향하며 집안은 다시 생기가 돌며 부모님들도 일상에 복귀하며 남은 삶을 다시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정욱이에게 형의 여자친구였다는 미소가 찾아와 아무도 몰랐던 인욱의 자살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세계 다람쥐의 날> - 김이환

인류가 우주에 진출한 미래.

우주 도시 중 하나인 테크 시티의 시민들은 발전된 과학기술을 중요시하며 항상 더 좋고 새로운 전자 제품을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과 동시에 항상 최첨단 제품을 사용했다. 그것은 스마트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주인공 서윤의 가족을 포함한 모든 테크 시티 시민들은 최신 스마트폰 '에토스 나인'을 구매했고, 새로운 스마트폰의 기능 탐색에 푹 빠졌다. 테크 시티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으며, 직장에서의 업무나 학교에서의 수업조차 스마트폰으로 진행했다.

그런데 이렇게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중독이 문제가 되자 에토스를 만든 회사가 신제품 에토스 나인에 스마트폰 중독을 방지하는 기능인 새로운 인공지능 히파티아를 탑재하면서 사람들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자꾸만 끌려!』는 출판사 <생각학교>에서 출판했던 『어느 날 문득, 내가 달라졌다』에 참여했던 작가들이 그대로 다시 뭉쳐 출간한 단편 소설집이다. 이전 작품을 읽어봐서 그런지 각 작가들의 스타일이 눈에 들어오면서 친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듯한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의 주제는 '중독'이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을 하다가 게임에 중독되고, 예쁘게 보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다가 다이어트에 중독되고, 친구들 간의 관계에 중독되고, 칭찬에 중독되고, 핸드폰에 중독되는 이야기들을 청소년들의 시선에 맞춰 편하게 풀어내고 있다.


정명섭 작가님과 김이환 작가님은 이번에도 SF 공상과학 단편으로 선보이고 있다. 주제도 과학기술에 관련된 게임과 스마트폰 중독에 관한 이야기로 아마 현실의 청소년들에게 가장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오라클>에서 작가는 미래에 가상현실 게임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힘든 현실에 대한 도피처로 선택받는 날이 오고, 그 가상현실 게임이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게임으로 인해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을 그리며 과도하게 게임에 빠지는 것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세계 다람쥐의 날>은 이제는 우리의 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집착하고 그것을 습관적으로 이용할 경우 겪게 되는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스마트폰 중독을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살이 찌면 낫는 병>에서는 여학생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지도 모르는 다이어트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이어트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한 가지 꼭 명심해야 할 것은 체중계 숫자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보기 좋고 건강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지 어느 숫자를 숭배하기 위해 다이어트하는 것은 아니다.

체중계의 숫자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건강을 해치는 어리석은 행동은 절대 하지 말기를 바란다.


<형이 죽었다>에서는 칭찬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글쎄…. 남들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게 잘못일까?

작가의 말처럼 칭찬을 위해 노력한 형도 잘못이 아니고 칭찬과 인정을 해 준 주위 사람들도 전혀 잘못이 아니다.

작가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지 말자는 의도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자기 자신이라는 것은 타고나는 것인가?

살면서 남들의 칭찬에 의해서든 본인의 의지에 의해서든 얼마든지 바뀌는 것이 아닐까?

이것은 각자가 좀 더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품 중 한 가지 오류가 있는데 '나이스 학부모 서비스'는 소설에서처럼 절대 자동 로그인 처리가 안된다는 사실. 학생 개인의 중요 정보를 다루는 페이지인데 자동 로그인이라니… 보고 깜짝 놀라서 로그인 페이지에 가서 확인까지 해봤다. 절대 자동 로그인 없다. 성적확인을 위해서는 인증서 로그인.

그리고 접속 시간 한 시간이 지나면 보안을 위해 사용하든 안 하든 무조건 자동 로그아웃 된다는 사실. 그전에 페이지에 더 머물겠냐는 메시지가 뜬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다섯 명의 작가들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나도 마음은 10대가 되어 10대의 시점에서 여러 가지 '중독'에 대해 생각을 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무엇이든 자기 자신을 즐겁고 더 좋게 하기 위해 시작된 행위가 절대 자신을 지배하게 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게임이든 스마트폰이든, 공부든, 다이어트든.

중독된다는 것은 내가 나 자신의 주도권을 내어준다는 것이다. 나 자신의 주인은 나이다. 그러므로 절대 그 주도권을 타인에게든 다른 사물에게 넘겨주는 어리석은 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매일같이 유혹거리가 많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 현대의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이 이야기들 중 하나에 자신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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