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탄잘리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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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를 앞둔 지난 토요일. 나는 사무실에 앉아 퇴근을 할지 말지 생각중이었다.

하루 하루 시간은 잘 지나갔다. 끝맺음이 잘 되지 않은 일도 있고 우연히 잘 풀린 적도 있었다.

사람에 대해 실망하여 화를 낸 적도 있었다. 선택의 순간, 순간이 모여 나라는 사람이 만들어졌다.

당장 변하지 않을 거란걸 안다. 그러고 싶지도 않고. 스물에서 서른, 서른에서 마흔... 변화가 필요한 시기일까.

 

기탄잘리, 책제목을 보고 '이게 무슨 말일까' 싶었는데 '신에 대한 송가'를 뜻한다. 인도의 유명시인 타고르, 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 희노애락, 여행, 고난과 희망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시에서 해를 넘기며 뭔가를 정리할 수 있을거란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내심의 깨달음은 거의 없었다. 전적으로 이것은 나의 문제이다. 내 마음이 이러한 글을 받아들일 정도로 성숙되지 않은 탓이겠다. 노벨문학상을 탄 작품이니까 뭔가 다른 귀중한 내용이 있을 거라고 보지만.  

 

시의 거의 마지막에서 '그대'는 어떤 이를 뜻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특정하여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애증의 상대에게 복잡미묘한 감정이 있다고 하면 대화나 행동 혹은 보상, 어떤 식으로든 해결될 일일까. 잊혀져 시간이 해결해 주는 건지, 상황이 변해 마음이 풀리는 건지 알수 없다. 나조차도 맘에 안드는 부분이 많은데 어찌 다른 이를 내 멋대로의 잣대로 재단할 수 있을까. '그냥 그런갑다' 하고 지켜보다가 영 아니다 싶으면 한마디 하는 수밖에. 강물의 깊이와 속도를 알려면 그 속으로 뛰어들어보라고 했다. 사람을 사귀는걸 즐기는 이가 하기 좋은 일... 지역네트워크도 가입했으니 어떻게 진행되는지, 예전과 차이가 나는지 확인해 볼 차례이다.  

 

책의 뒷부분은 예이츠의 서문, 타고르의 삶과 문학, 기탄잘리 해설, 영어로 번역된 시를 적어두고 있다. 한 10년후에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그때는 좀더 사색하며 천천히 바라볼 수 있을 듯 하다. 2018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구를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된다. 무엇보다 아는 동생, 자주 연락오는 분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정진하여 좀더 성숙하고 발전된 모습을 기대한다. 'bravo, my life' 노래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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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이야기 11 - 초한쟁패, 엇갈린 영웅의 꿈 춘추전국이야기 11
공원국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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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의 폭정, 그리고 아래로부터의 항거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나라가 뒤바뀌는 데에는 우연보다 필연인 경우가 많았다. '지록위마'의 고사에서도 보듯 어린 왕은 환관 조고에 의해 허수아비같은 존재였으리라 짐작된다. 진승, 오광의 난을 거쳐 항우와 유방의 대결의 승자가 결정되기까지 많은 인재의 손실이 있었다. 진나라로의 통일이 있었으나 그 기간은 너무나 짧았고 한나라의 탄생으로 400여년 이어지는 강대국의 면모를 보여준다.

 

진승, 오광의 난의 실패로 인한 교훈을 얻은 이들은 각기 나름의 세력 확대를 꾀한다. 주인공인 유방과 항우가 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계책을 세우고 입성하여 어떻게 했는지의 비교, 신하들의 등장과 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장면, 양쪽이 공방전을 벌이던 전투장면을 배치화한 점, 진나라와 한나라의 법의 차이, 가만히 있지 않았던 민중들의 힘 등 재미있게 볼거리가 있었다.

 

유방은 굽힐 때는 누구보다도 자신을 낮추어 상대방이 경계하지 않도록 하였고 통일을 이룰 즈음엔 확실하게 세력을 가진 공신들을 처단하여 유씨가 천하를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그에 비해 수많은 전쟁 승리 경험을 가졌던 항우는 그 자존심 때문에 또 한번의 '패배부활전'이 될 수 있었던 기회를 포기하고 만다. 내 성격을 들여다보건데 유방보다는 항우가 나와는 좀 맞을 듯하다. 크게 나서진 않으나 어떤 면에선 '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스타일'이기도 하니까. 열한권의 중국 춘추전국 역사서를 쓰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닐텐데 작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나는 요즘 친하던 한 이웃과 거리가 멀어져서 어떻게 하면 전과 같이 친해질 수 있을지 생각중이다. 아무 일 없었던 듯 '안녕하셨어요~'하고 들러서 얘기를 나눠야 할지, 그냥 그런듯 며칠을 서먹하게 보내야 할지...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일과 관련해 이런 저런 정보를 이야기해드릴 수 없다는 점을 알려드렸고 그 분은 좀 섭섭하셨던 모양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힘든 것이다. 그것이 일적으로 연관되어 이익을 얻으려는 듯이 보이는 것도 싫은 것이다. 당장 뭔가가 얻어질 일도 아니며 길게 보고 하는 일인지라 실익을 따지고 싶지 않다. 겨울이라 그런지 문닫힌 그쪽을 바라보기가 좀더 허전한 기분이다. 

 

"유방이 초한쟁패에서 승리해고 한나라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의리와 협의 정신으로 사람들을 대하면서도, 평민의 입장에서 평민의 마음을 읽고 평민의 윤리를 실천하고자 했던 '평범한 비범성'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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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개그 레전드 500 - 하루 3분 뇌가 섹시해지는
김재화 지음 / 미래지식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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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란 말이 히트칠 줄 몰랐다. 그냥 시골에서 삼촌이라고 말하긴 좀 그런 손윗사람을 이렇게 부르곤 했다. 아재개그는 부장님 개그와 닮아있는 듯 하다. 썰렁하지만 곱씹어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그런 말, 간혹 일주일 후에 웃게 될 수도 있는 소소한 농담이다. 말 안하고 있자니 좀 그럴때 아재개그로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비록 아재개그를 시도했다가 눈총을 받을 가능성이 높을지라도...

 

아재개그는 묻는 질문에 답하는 퀴즈형, 비슷한 말로 갖고 노는 대사형, 영어, 한자, 상식 등을 이용한 응용형, 연달아 이어지는 참새, 최불암, 덩달이 등 시리즈형으로 나누어 편한 시간에 적당히 읽어볼 수 있게 만들었다. 시리즈형에서는 개그가 나온 배경설명도 하고 맨 끝에 숫자 7942(친구사이), 0242(연인사이), 1010235(열렬히 사모해), 498253(사고났어요, 빨리 오삼) 등에서는 삐삐치던 기억 났다. 보면서 당장 웃지는 않았지만 한번 써먹을만 하리라 생각했던 내용들을 적어본다.

 

'애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탑은? 에펠탑', '가제트 형사의 성은? 마징'

'자동차를 놀라게 하는 기름은? 카놀라유'

'자전거는 싸이클, 그렇다면 자전거를 못 탄다는 말은? 모타 싸이클'

'프랑스 사람이 빨래를 널면서 하는 말은? 마르세유'

'너만을' - '난 양파', '택배를 영어로 하면 - 짐 캐리(jim carry)'

 

책은 작은 사이즈로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학습(?)하다 보면 아재 개그에 능숙해질 수도 있겠다. 저자는 <유머1번지>, <웃으면 복이 와요> 등의 코미디를 집필하고 오래전부터 이 분야에서 일해왔다. 페이지를 넘겨 보니 아주 그냥 웃어 넘어갈 정도의 재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의미가 있고 재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유머는 뭐가 중요할까. 그 중 하나는 바로 타이밍. 얘기 도중에 딱 그 말을 해야 웃음이 나오는 장면이 있다. 집에 와서 '아까 그 말을 했어야 했는데...' 해봤자 소용없다.

 

좋은 일이 있어도 아닌듯이, 안좋아도 별일 없는듯, 평정심을 유지하고 싶은 요즘이다.

중개사로 개업한지 이제 8개월, 시간이 더 지나고 나면 나아지지 않을까. 아직 배울 게 너무 많다.

일자체는 안바쁜데 피곤한 일인 듯 하다. 사람 기다리는 일, 설득하는 것, 원만한 관계 유지하기...

어떨때는 과감하게 얘기해야 하고 지나간 일에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연말보다 10월의 마지막이 머지 않은 날이면 그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생각하게 된다. 내게 2017년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

노래 <마법의 성>의 가사 '자유롭게 저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우리 앞에 펼쳐질 세상이 너무나 소중해 함께라면~'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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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트럭 창업하기 - 1,000만 원 투자로 한 달 5,000만 원 버는
김홍섭. 김은재 지음 / 성안당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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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어지럽고 경제가 좋지 않다. 자영업자 중 장사가 잘되는 곳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내가 사는 곳 근처의 상가 여러 곳은 점포세를 붙여 놓고 다른 세입자를 찾고 있으나 여러 달 동안 변화의 움직임이 없다. 나는 이런 상황에 자영업을 하려고 한다. 이 어려운 시기에. 경쟁 업체가 여러 군데 생기고 경험이 일천한지라 성공하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것은 알고 있다. 계약은 이미 했고 간판 디자인을 생각하는 요즘,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으니 뒤돌아가거나 피할 길은 없다. 앞으로 열심히 나아가는 외길 수순이다.

 

 

대기업을 그만두고 한달 매출 5000만 정도 푸드트럭으로 뭔가를 이루어냈다. 어떻게 보면 무모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런 그의 성장 과정을 먼저 살펴보자. 아버지의 실직으로 안정적이지 않아서 순간순간을 치열하게 살았던 것, 회사를 나오기 전에 작은 트럭을 사다가 주말마다 사업의 성공가능성을 파악한 것, 자기가 진정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찾아 도전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사업이 계속 발전하면 좋겠으나 어느 순간 위기가 올지 모르니 잘 대처하여 푸드트럭으로 이름을 높였으면 좋겠다.

 

 

책은 재미있게 봤다. 푸드 트럭 디자인,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려웠던 이야기도 좋았고 실수한 일, 협력해서 이루어 내는 모습, 무엇보다 음식에 대한,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는 듯 했다. 저자의 블로그를 방문하여 많은 행사 사진을 살펴봤다. 어떻게 보면 창업은 그 동안의 한 사람의 경험과 인맥, 노력이 총집약되어 발휘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너무 늦은 건 없다. 계속 공부하고 익히고 많은 이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인연이 생기고 여러 방면의 일을 접목 시킬 수도 있다. 결국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니까 자신감으로 뚝심있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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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니트 손뜨개 - 대바늘과 코바늘로 만드는 북유럽풍 강아지 옷 Pet's Better Life 시리즈
애플민트 지음, 정유진 옮김 / 보누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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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5살 정도 된 개 한마리와 1년 정도 함께 한 강아지 한마리가 있다. 지지난 여름이었나. 언제까지고 강아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며칠 왕왕대면서 웅크리고 있던 '메리'가 새끼를 낳았다. 눈도 못 뜨고 꼬물꼬물거리던 애기강아지가 이제 앉아서 목을 근질대려 하다가 넘어지는 모습이 귀엽다. 개와 강아지는 다른 동물보다 친근하고 같이 생활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고양이가 애교를 잘 부리고 귀엽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추운 겨울에 애완 동물을 위해 니트를 짜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단지 생각뿐이었는데 <강아지 니트 손뜨개>, 이 책을 통해 실행해 볼 수 있겠다. 뜨개질에 큰 관심이 없었고 이걸 짤 수 있을지 의문이 들어 책 뒷부분의 '대바늘뜨기와 코바늘뜨기 기초' 부터 살펴봤다. 기초 도안 보는 방법, 첫 코 만들기, 별도 사슬 코잡기, 겉뜨기와 안뜨기, 교차뜨기, 짧은뜨기, 긴뜨기, 구슬뜨기 등이 도안과 함께 설명되어 있어 자신감을 준다.

 

 

사진에는 여러 종의 애완견이 스웨터나 조끼, 모자, 매트, 장난감 뼈다귀와 공 등과 함께 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실의 종류와 바늘, 게이지, 모델 강아지 치수, 자세한 도안 등이 있다. 무엇보다 여러 소품과 어울리게 사진을 예쁘게 잘 찍어 놓아서 꼭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고 강아지도 행복해 하는 표정이라 나도 미소가 지어졌다.

 

 

지난 여름 계곡에 놀러갔다가 누군가가 놔두고 간 건지 주인 없이 방황하는 작은 개 한마리를 보았다. 비가 내리고 있어서 어쩌려나 싶어 보고 있었는데 먹이를 찾다 고개를 들어 슬쩍 보더니 멀찍이 달아나 버렸다. 반려동물과 함께 나눈 행복과 추억이 많아도 다급한 사정으로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은데 여러 경로를 통해 대신 키워줄 이를 찾아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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