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이야기 11 - 초한쟁패, 엇갈린 영웅의 꿈 춘추전국이야기 11
공원국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진나라의 폭정, 그리고 아래로부터의 항거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나라가 뒤바뀌는 데에는 우연보다 필연인 경우가 많았다. '지록위마'의 고사에서도 보듯 어린 왕은 환관 조고에 의해 허수아비같은 존재였으리라 짐작된다. 진승, 오광의 난을 거쳐 항우와 유방의 대결의 승자가 결정되기까지 많은 인재의 손실이 있었다. 진나라로의 통일이 있었으나 그 기간은 너무나 짧았고 한나라의 탄생으로 400여년 이어지는 강대국의 면모를 보여준다.

 

진승, 오광의 난의 실패로 인한 교훈을 얻은 이들은 각기 나름의 세력 확대를 꾀한다. 주인공인 유방과 항우가 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계책을 세우고 입성하여 어떻게 했는지의 비교, 신하들의 등장과 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장면, 양쪽이 공방전을 벌이던 전투장면을 배치화한 점, 진나라와 한나라의 법의 차이, 가만히 있지 않았던 민중들의 힘 등 재미있게 볼거리가 있었다.

 

유방은 굽힐 때는 누구보다도 자신을 낮추어 상대방이 경계하지 않도록 하였고 통일을 이룰 즈음엔 확실하게 세력을 가진 공신들을 처단하여 유씨가 천하를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그에 비해 수많은 전쟁 승리 경험을 가졌던 항우는 그 자존심 때문에 또 한번의 '패배부활전'이 될 수 있었던 기회를 포기하고 만다. 내 성격을 들여다보건데 유방보다는 항우가 나와는 좀 맞을 듯하다. 크게 나서진 않으나 어떤 면에선 '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스타일'이기도 하니까. 열한권의 중국 춘추전국 역사서를 쓰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닐텐데 작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나는 요즘 친하던 한 이웃과 거리가 멀어져서 어떻게 하면 전과 같이 친해질 수 있을지 생각중이다. 아무 일 없었던 듯 '안녕하셨어요~'하고 들러서 얘기를 나눠야 할지, 그냥 그런듯 며칠을 서먹하게 보내야 할지...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일과 관련해 이런 저런 정보를 이야기해드릴 수 없다는 점을 알려드렸고 그 분은 좀 섭섭하셨던 모양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힘든 것이다. 그것이 일적으로 연관되어 이익을 얻으려는 듯이 보이는 것도 싫은 것이다. 당장 뭔가가 얻어질 일도 아니며 길게 보고 하는 일인지라 실익을 따지고 싶지 않다. 겨울이라 그런지 문닫힌 그쪽을 바라보기가 좀더 허전한 기분이다. 

 

"유방이 초한쟁패에서 승리해고 한나라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의리와 협의 정신으로 사람들을 대하면서도, 평민의 입장에서 평민의 마음을 읽고 평민의 윤리를 실천하고자 했던 '평범한 비범성'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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