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으로 조선왕조실록을 읽다 - 조선의 왕들, 주역으로 앞날을 경계하다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13
박영규 지음 / 씽크스마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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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해석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다. 철저하게 기록된 역사를 바탕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고, 기록된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다보니 당시 시대적 상황이나 구전으로 내려오는 것들을 고려해서 해석할 수도 있다.

이 책의 저자 박영규는 이미 자신의 다른 저서에서 ‘대륙 백제’를 구체적으로 주장하면서 주류 사학자들의 해석에 반기를 들기도 했다. 학교에서 배웠던 한국사가 전부였던 나에게도 ‘대륙 백제’의 존재는 조금은 황당스러운 것이었지만, 나름의 역사적 근거를 가지고 해석한 부분이라 한편으로는 민족적 자긍심도 가질 수 있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주역’이라는 새로운 잣대로 역사를 재해석하려고 시도하였다.

조선시대의 여러 왕들과 위인들의 행적을 해석하면서 주역의 원리에 충실했던 경우와 그렇지 못했던 경우로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런 설명 방법을 통해서 기존의 역사 해석과는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숙종이 당파 싸움을 왕권 강화에 활용했던 환국 정치의 경우, 정국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대신에 역량이 검증되었던 수많은 유능한 조정 대신들이 희생됨으로써 인재의 손실을 초래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주역에서 언급했던 ‘그 덕을 항구히 지키지 못하면 혹 수치를 받을 것이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다른 예로써 폭군으로 통칭되는 연산군을 예를 들었다. 연산군이 정권 초기부터 훈구 대신들을 상당수 내치면서 세대 교체를 이루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 빈자리에 대체 세력인 젊은 사림들을 기용하지 않고 본인의 측근들 만을 중용함으로써 정치적 기반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농쳤다. 주역에서도 군주의 측근들이 군주의 귀에 거슬리는 고언이나 충언은 입 밖에도 내지 않는 보신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물론 역사를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더라도 그 결과가 바뀌지는 않는다. 다른 해석을 통해서 얻는 역사적인 교훈이나 가르침 역시 다른 방식일 것이며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는 데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은 어느 한 순간의 잣대로 평가되는 역사가 아니라 보편적이고 변하지 않는 기준으로 해석된 역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역사책이지만 ‘주역’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어 이해할 수 있어서 우리가 생활 속에서 주역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얻을 수 있다. 새로운 시각을 늘 놓치지 않는 삶은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다양한 시선으로 역사를 해석해보는 것도 나름 의미있다면 이 저자의 시선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 서평단에 선발되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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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경제학 - 가짜뉴스 현상에서 미디어 플랫폼과 디지털 퍼블리싱까지 뉴스 비즈니스에 관한 모든 것
노혜령 지음 / 워크라이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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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빅데이터 시대이다. 대량의 정보가 방출되고 있는 데이터 경제시대에 가짜 정보는 그야말로 범람하고 있다.

전문가조차도 그 정보의 진위여부를 가려내기 힘들 정도이니 일반 매체 소비자들은 감쪽 같이 페이크 뉴스에 오염된다. 이런 정보의 오염의 유통은 결국 인터넷의 순기능을 저해할 뿐 아니라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현실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더러 급기야는 편향적인 공간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다룰 수 있으므로 더 정확한 정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화 작업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요구되는 시대이다. 페이크 뉴스 경제학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를 둘러싼 모든 정보로부터 진짜와 가까를 구별하는 자 만이 살아남을 수 있고 나를 지킬 수 있다는 생각에 섬뜩하다.

가짜뉴스가 반드시 사회악은 아니다. 가짜뉴스의 시대는 당대 사람들에게는 혼란이지만,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기존 권위가 해체되고 새로운 제도가 형성되는 진통의 과정이었다. 가짜뉴스는 제도 변화의 현상 중 하나이지 원인이 아니다. P53

저자는 < 한국경제신문>기자로서 사회, 국제, 산업부 등 다양한 취재를 해왔고, 신문 섹션형 매거진 형태의 미디어도 창업했었다. 현재는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초빙교수로 강의하고 있으며, 경제와 문화 산업 영역에서 다양한 글쓰기를 하고 있다. 미디어 안팎의 다양한 위치에서 뉴스 미디어의 민낯을 경험하면서 현재의 지식경제 사회에서 가장 최근의 정보를 다루는 미디어 기업들이 역사상 가장 큰 위기에 몰려 있는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때문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서 진짜 정보를 가려내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지는 이유, 뉴스 산업과 미디어 세계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책이다. 크게 3파트로 나누어 1장에서는 지금 우리가 겪는 혼란의 본질을 찾기 위해 인류 최초의 매스미디어인 인쇄 매체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고 , 2장에서는 공공재라는 경제적 속성을 공유하는 다른 문화 산업의 비지니스 모델의 발전 과정과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3장에서는 뉴스 비지니스가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는 법과 뉴스 산업이 봉착한 문제와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널리즘은 19세기 중반 무렵에는 정기적인 출판물로 시사 정보와 의견을 전달하는 활동으로 신문과 잡지가 대표적이었다면, 이제는 넓은 의미로 비정기물, 단순한 오락이나 지식을 제공하는 비인쇄물까지 모두 포함해 모든 대중전달 활동으로 사용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이 우리의 공론장을 대체하면서 우리 모두는 이제 미디어 산업에 대한 기본 이해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문화 산업이라함은 영화, 드라마, 책의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저자는 문화 산업 경제학이라는 틀에서 뉴스 산업의 작동 메커니즘을 살펴보고, 시대에 따라 변하는 저널리즘의 미래를 분석하고 있다.

인류 최초의 매스미디어였던 인쇄 출판은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인쇄업은 대중성을 기반으로 철저히 자본주의 흐름에 따라 움직였다. 그당시에도 가짜뉴스, 구독경제가 존재했으며 베껴쓰기를 통해 지식 확산이 이뤄지기도 했다. 저널리즘으로 면모를 갖춘 시기는 17~18세기 시민혁명 과정에서 나타난 신문, 잡지의 출현에서 비롯된다. 지배계급의 탄압 속에서 저널리즘은 시민계급의 여론과의 결집으로 제 역할을 해내고 시민사회의 발전 과정에 큰 힘이 되었다. 자본주의의 급격한 발달과 테크놀러지의 발달, 도시의 인구 집중, 교육의 보급으로 19세기말~20세기초 저널리즘은 방대한 자본과 설비를 갖추고 상품 시장으로서 독자층의 주목을 얻기위해 객관성과 전문성을 내건 비지니스 모델이었다. 더 많은 대중을 획득하려는 현대 저널리즘은 대중의 다양한 취향과 관심 영역 뿐만 아니라 오락기능까지 영입하여 지배적인 기능으로 발전하고 있다.

 

 

 

 

플랫폼의 힘을 잃은 뉴스 산업은 문화 콘텐츠 생산자로 축소됐다. 문화 산업에는 특유의 비지니스 모델이 있다. 대표적으로 영화 산업을 살펴보면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한계이익을 온전히 제작 부문에 투자하는 관리 전략으로 콘텐츠의 질을 향상시킨 것을 성공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광고 플랫폼으로의 전환 덕분에 수익성과 객관적 저널리즘을 동시에 얻었던 뉴스 산업은 디지털 플랫폼으로 인해 근간이 무너졌다. 언론사의 신뢰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고 디지털 플랫폼의 뉴스 시장에서 맞서 겨루기에만 의존하게 되면 팩트 체크도 해결하지 못하고 독자들 사이에서 저항을 불러일으킨다. 팩트 체크의 근본 목적이 인간 심리에 내제된 편향을 줄이고 합리적 공공 토론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인데, 오히려 확증 편향을 부추기는 데 악용되기도 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고 우리는 이러한 사례를 무수히 경험하고 있다.

뉴스 산업은 대량생산 시대를 전제로 한 기존의 영미식 저널리즘을 버리고 세상을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는 뉴스 상품 고유의 가치를 가지고 출발해서 새로운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지식경제 체제의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 맞는 게이트키핑 역량을 되찾아 뉴스 콘텐츠와 형식을 개발하고, 건전한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비지니스 모델 혁신을 위해 반드시 독자가 원하는 방향과 기사에 대한 반응을 살펴 신뢰를 확보하고 지속가능하고 탄탄한 수익모델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팬데믹 상황은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사회의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그동안 무심했던 보건 상식을 비롯해 세계 각 나라의 대처 상황, 언론 보도의 방식, 라이프 스타일 등 이 모든 것들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트리고 있다. 기본 소득에 관한 논란도 이어지고 세계 경제 시장의 향방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 우리가 믿고 신뢰해야 할 기둥은 여전히 왜곡없는 진실된 언론기관이다. 시장에 어떤 가치를 가져다 줄 수 있는가라는 가치 제안의 질문을 늘 염두에 두고 사람을 위한 저널리즘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 서평단으로 선발되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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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인공지능이다 - 하룻밤에 읽는 AI(인공지능)의 모든 것!
김명락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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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공지능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의료 쪽이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마비되는 상황에서 든든한 기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정확한 영상 분석에 강점을 가진 의료 인공지능 제품으로 코로나 19를 진단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확진자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AI 기술이 개발되었다. 방대한 정보 수집과 판단으로 AI는 방역과 치료제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AI 로봇은 의료 서비스 현장에서 배송, 소독, 청결의 역할까지 사람의 단순한 업무를 대신하면서 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노동을 잠식시킬 것이라는 두려움이 아니라 상생파트너일 수 밖에 없다는 책임감과 안도감마저 생긴다.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핵융합 장치를 제어하는 연구에 매진했던 저자는 인공지능 회사에서 쌓은 노하우로 가감없이 우리에게 전달한다. 조직의 문화와 프로세스, 시스템의 혁신 없이 인공지능 포함한 신기술 도입만으로는 결코 제대로된 변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한다. 인공지능의 미래는 기술을 만드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인공지능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몰려오는 인공지능의 파도 속에 빅데이터의 중요성과 인공지능이 어떻게 똑똑해지는지, 인공지능의 적용했을 때 성능에 대한 평가, 인공지능의 오남용 사례를 전달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파도 속에서 우리가 서핑을 잘하려면 유연성이 필요하다. 막연한 두려움을 멀리하고, 인간의 이성적 판단에 대한 과신이나 집착도 내려놔야 한다. 사람의 판단력이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하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문헌정보학과 금속활자 인쇄술 사례에서 보여주듯 IT라고 해서 모두 컴퓨터와 관련되 것이 아니다. 나부터도 IT하면 컴퓨터와 관련되어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었다. IT와 DT의 차이는 인간의 판단력이 중심이 되느냐, 데이터 안에서 메시지와 패턴을 찾느냐로 구별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은 이렇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포함된 DT를 활용한 혁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반도체와 같은 하이테크놀로지 분야에서의 활용은 물론이고, 커피나 패션처럼 기술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서조차 인공지능의 빅데이터 기반의 범용적인 활용은 더이상은 우리의 삶에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증거이다. 인공지능을 적용했다는 이유로 무조건 성능이 다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정확도와 정밀도를 이용해서 제대로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인간의 판단이 중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오목조목 제안하고 있다. 우선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사용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4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 결코 놓치지 않고 더 집중해야 할 포인트가 달라진 것이다.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다루는 것이 본격화 될수록 인간은 가치판단고 창조성을 발휘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이는 인문학적 소양이 반드시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AI와 공존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은 이제 필연이다.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 기술은 수단일 뿐이라는 것,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영역에 귀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배되지 않고 공존하는 삶이라면 각자의 개인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를 위한 더 깊이있는 철학적 탐구가 필수일 것 같다. 언제까지나 인간의 고유한 영역은 그 누구도 침범하거나 훼손되지 않기를... 이 책을 통해 인공지능 시대를 생생하게 조망해보기를.

* 서평단으로 선발되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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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의 세계 - 세계 석학 7인에게 코로나 이후 인류의 미래를 묻다
안희경 지음, 제러미 리프킨 외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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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로 전례 없는 혼란이 밀어 닥친 지금 전 세계가 위기를 앓고 있다. 의료 위기, 경제 위기가 확산되면서 우리는 세계 최강 대국이라고 믿었던 미국과 소위 선진국이라고 칭했던 나라들의 대처를 보고, 그들의 민낯을 마주하며 지금껏 우리가 갇혔던 프레임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고, 인류가 지나온 발전의 과정에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직면한 뉴노멀 시대는 산업 전반이 변화하고 있고 언택트가 보편화되면서 문화 자체도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새로운 사회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고, 우리는 소외됨없이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두렵다. 「오늘부터의 세계」 라는 제목에서부터 어떠한 생존 조건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어떻게 새로운 역사가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저널리스트 안희경은 PD로 일하다 최근에는 전문 인터뷰어로 활동하고 있다. 세계의 지성들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전화 연결, 심지어 섭외 편지까지 쓰면서 인터뷰이들과의 취재를 이끌어 낸다. 내노라하는 석학7인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현재 우리의 좌표를 확인하고 위기를 타파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 그들의 혜안을 빌리고자 하였다. 제러미 리프킨, 원테쥔, 장하준, 마사 누스바움, 케이트 피킷, 닉 보스트롬, 반다나 시바. 이들이 진단한 위기의 원인과 대안으로 제시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우리가 역사적인 웜홀에 들어섰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역사의 정상적인 법칙들은 중단되었습니다. 몇 주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일이 평범한 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편으로 이는 우리가 더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칫 폭군들이 민주주의 안에서 권력을 잡고, 그리하여 디스토피아가 도래해 우리를 짓누를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반드시 스스로에게 꿈을 갖도록 허락해야 합니다.P10

인터뷰 요청에 대한 유발하라리의 답변이 프롤로그에 실려있다. 우리가 새롭게 써야할 역사의 무게감이 가득한 답변으로 느껴진다. 변혁의 시기는 분명 세계질서의 재편을 가져올 것이고 그 중심에 우리 나라가 있다고 자부한다.

제러미 리프킨은 화석연료에 기초한 문명, 기후 변화가 팬데믹 발생의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응 방안으로 그린 뉴딜을 제시한다. 기후 위기 극복과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 통신과 교통, 에너지 등 인프라 혁명이 필요하다. 한국은 이미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나 산업화 국가 중 매우 낮은 비율의 재생에너지를 차지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유럽 연합은 스마트 유럽, 디지털 그린 뉴딜의 국가 계획을, 중국은 인터넷 플러스라는 국가 계획을 했다. 최근 우리나라도 경제 사회구조의 전방에 대대적 변화의 필요성을 토대로 정부는 최근 글로벌 경제 선도를 위한 국가발전 전략으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적 충격 최소화 하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현재 중국 사회변화를 이끄는 가장 주목받는 지식인이자 농업경제학자인 원톄쥔은 식량 위기의 필연성을 경고한다. 평화와 안전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이데올로기는 바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 즉 생태시스템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세계화로부터 분리시키고자 하는 강력한 정치적인 힘을 보이는 행보를 하고 있는 트럼프를 비꼬는 대목에서는 자국에 대한 자존감이 높은 느낌이 난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므로 질주해오던 관성을 멈추고 우리의 대지, 우리의 문화, 우리의 공동체 사회로 돌아가기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개인이 해야 할 의무에 대해 노자의 글귀로 답을 대신한다.

반자도지동( 되돌아가는 것이 도의 움직임이다). 상생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볼 지점이구나 싶다.

한국의 대표주자 영국 캠브리지 대학 교수 장하준은 성장의 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마이너스 성장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성장이 없어도 국민의 질을 올라갈 수 있다고 말한다. 전 세계가 공급망으로 얽혀있다보니 단기적인 효율 중심의 신자유주의 체제는 이제 헛점이 드러나고 있고 우리는 이 위기에 노동의 재발견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권에 기반한 보편적인 복지국가가 제일 공평하다는 장하준 교수의 견해이다. 이재명 지사의 강력한 기본소득제 논란이 연일 이슈인데 한 발 더 발전된 사회는 어떻게 귀결될 지 궁금해진다.

법철학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이자 역량이론의 창시자 마사 누스바움은 철학자다운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우리가 바이러스 앞에서 취약해졌듯이 인간은 모두가 연약하다는 깨우침을 통해서 코로나로 인한 혐오 정치에 대한 성찰이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아시아 전통이 다양하고 풍부해서 아주 많은 정치적 사상을 담고 있지만 아직 무지해서 열심히 본인이 가진 인식을 바로 잡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대목에서는 진솔한 인간미가 느껴진다.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 품격을 누릴 수 있는 삶의 기본을 보장하는 사회의 안전망이 갖춰진다면 우리의 불안은 사라질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사회역학을 공부한 영국 요크대 교수 케이트 피킷은 미국의 의료 수준이 낮다는 평가를 직설적으로 던지고 있다. 그 원인은 경제적 불펼등 정도, 교육 수준의 격차, 빈곤 그리고 차별과 편견의 심한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한다. 감염병 발생에 대한 대비책으로는 정부가 공중보건 시스템을 강화해야 하고, 사회구성원들은 회복 탄력성을 갖추기를 권유한다. 환경과 공동체를 지켜낼 자본주의 모델로 도넛 경제학 등의 대안을 통해서 이윤 중심의 세계화 자본주의를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영국의 분석철학가로 이름을 올린 닉 보스트롬은 인류를 파멸로 몰고갈 수 있는 요인으로 기후변화, 핵무기, 인공지능, 바이오기술 등을 꼽았고, 현재 실존하는 위협이 핵무기나 기후변화라면 인공지능이나 바이오기술은 미래를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한다. 이러한 엄청난 위험 요소를 제어하기 위한 대안이 국제 조정 문제를 안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거버넌스 능력을 갖추기를 요구하고 있다.

토종 종자 보전과 유기농 농법 확산을 위한 나브다냐를 설립한 환경운동가 반다나 시바는 동물 해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모든 종은 상호연결된 존재이므로 식물, 세균의 권리까지 존중해야 우리도 건강을 얻는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이미 시작된 경제 위기에 대응으로 지역 경제 시스템 즉 대지를 보호하며 농사짓는 순환 경제를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이웃과 자연과 함께 공존을 모색해야 평안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주고 있다.

7인의 석학은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과거의 답습된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고. 불평등의 경제 체제와 사회를 바꾸고 자연으로의 회복을 주장한다. 위기가 새로운 전환의 계기가 되도록 전방위적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가 많다. 전 세계의 숙제이자 각자 개인의 숙제가 모두 주어진 시대이다.

더나은 사회를 위해서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공정에 대한 질문을 늘 품고,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유토피아적 새로운 시대를 기대하며 현인들을 혜안을 듣고자 한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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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속에 아픈 사람들 - 의학의 관점으로 본 문학
김애양 지음 / 재남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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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슬픔이 있다. 달랠 수 있는 슬픔과 달래지지 않는 슬픔이 있다. 달랠 수 있는 슬픔은 살면서 마음속에 묻고 있는 슬픔이지만, 달랠 수 없는 슬픔은 삶을 바꾸어 놓으며 슬픔 그 자체가 삶이 되기도 한다. 사리지는 슬픔은 달랠 수 있지만 안고 살아가야 하는 슬픔은 영원히 달래지지 않는다. P263

곱씹으며 몇 번을 읽어 본 문장이다. 문장 하나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 책을 놓아서는 안되는 이유를 나는 또 발견한다. 세상의 이치, 놓아야 할 것들과 놓치않아야 할 것들에 대한 질문, 절망과 희망의 줄다리기.

의학으로 읽는 세계문학 명작 아픈 사람들 제목의 이끌림에 펼쳐 본 책이다.

저자는 이대 의대를 졸업하고 산부인과 개원의로 일하고 있는 현직 의사이자 의사수필가다.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의 아픔을 덜어주고자 명작 속의 아픈 사람들이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이 독자 입장에서는 새롭고 참신한 접근이다. 질병에 걸린 환자에게 유일한 희망은 의사의 손길이다. 인류가 존속하는한 인간은 질병과의 싸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 환자를 위해 질병의 보편성을 알려주고, 문학을 통해서 환자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희망과 치유를 위해 이 책으로 독자를 초대하고 있다.

목차에 소개된 명작의 목록은 참 다양하다. 이 많은 책을 읽고 질병과 연결한 저자도 대단하고 이렇게 많은 질병이 작품에 차용되었다는 것도 놀랍다. 책의 구성을 보자면, 작품의 개괄적인 내용이 전개되고 연관된 질병에 대한 진단과 견해, 증상의 원인이나 치료법 및 예방법까지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작품을 쓴 작가 소개로 되어있다.

소개된 작품은 낯선 작품들이 많다. 작가가 소개하고 있는 작품을 찾아서 다시 읽어보는 재미까지 일석이조다.

우리는 건강한 삶 속에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고통이 찾아와 삶을 흔들 때 우리는 그제서야 겸허하게 나를 돌아보게 된다. 무엇보다 예기치 않게 찾아온 질병 때문이라면 더없이 허무함과 비통함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톨스토이는 이반 일리치를 통해 죽음에 대한 공포에 직면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가족조차도 함께 나눌 수 없는 본연의 고독과 자신의 처절한 고통의 몸부림을 헤어나지 못하고 결국은 숨을 거둔다.

췌장암이라는 질병이 사인이다. 오늘날 죽음 앞에 놓인 인간의 심리 상태를 부정과 고립, 분노, 협상, 우울, 수용 이렇게 5가지로 분석하는데 이반 일리치가 죽음의 경과를 리얼하게 재현하고 있어서 더 사실적으로 고통이 느껴진다. 췌장암은 말기에 발생되는 암으로 생존율도 낮다. 예방 수칙이나 권고 기준이 따로 있지 않다보니 좋은 식생활 개선과 적당한 운동이 습관화 되어야 한다고 의사의 시선으로 전달하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혼란 속에 있다. 세계 경제 뿐 아니라 기존 시스템을 완전히 뒤바뀌고 있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까뮈의 페스트는 전염병 앞에 속수무책인 현세태와 너무도 닮은 작품이라 재독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다시 조명받게 된 소설이기도 하다. 페스트는 우리의 민낯을 보여주는 현실 상황과 다양한 인간의 군상이 흡사하게 비춰진다. 각자의 위치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고, 최악의 상황에서도 연대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인류가 살아 있는 한 전염병에 대한 공포는 피할 수 없다. 전염병에 대처하는 의사로서의 모습, 의사라면 누구나 질병의 의미나 가치를 따지기에 앞서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는 저자의 소신이 너무도 선명하게 읽힌다.

이 밖에 낯선 질병으로 봉와직염, 포피리아증, 사시, 해표상지증( 해표상기형아 - 우리나라에는 피아니스트 이희아양이 있다 ), 진전섬망증(광란의 떨림), 강경증 등을 다양한 작품안에서 낯설지 않게 설명해주고 이해시켜준다. 소설을 읽으면서 또하나의 의학 상식을 키우는 느낌으로 풍요로운 시간이 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 그 누구도 아픔이 두렵지 않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받았다.

나날이 기승을 떨치고 사망자 수를 늘이는 페스트가 리유에게는 의사로서 '끝없는 패배' 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싸움을 멈추어야 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P149 어쩌면 저자도 의사라는 현실과 내면속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런 마음이 투영되어 나온 작품이 아닐까 싶다.

매일 환자와 만남을 통해 질병에 관한, 고통에 관한,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는 의사이기에 인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매 순간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선하게 겸허하게 살아가기를 다시 느끼게 해주는 「명작 속의 아픈 사람들」 은 이 시대를 뚫고 지나가는 모든 이에게 추천하고 싶다.

※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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