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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경제학 - 가짜뉴스 현상에서 미디어 플랫폼과 디지털 퍼블리싱까지 뉴스 비즈니스에 관한 모든 것
노혜령 지음 / 워크라이프 / 2020년 6월
평점 :

지금은 빅데이터 시대이다. 대량의 정보가 방출되고 있는 데이터 경제시대에 가짜 정보는 그야말로 범람하고 있다.
전문가조차도 그 정보의 진위여부를 가려내기 힘들 정도이니 일반 매체 소비자들은 감쪽 같이 페이크 뉴스에 오염된다. 이런 정보의 오염의 유통은 결국 인터넷의 순기능을 저해할 뿐 아니라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현실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더러 급기야는 편향적인 공간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다룰 수 있으므로 더 정확한 정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화 작업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요구되는 시대이다. 페이크 뉴스 경제학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를 둘러싼 모든 정보로부터 진짜와 가까를 구별하는 자 만이 살아남을 수 있고 나를 지킬 수 있다는 생각에 섬뜩하다.
가짜뉴스가 반드시 사회악은 아니다. 가짜뉴스의 시대는 당대 사람들에게는 혼란이지만,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기존 권위가 해체되고 새로운 제도가 형성되는 진통의 과정이었다. 가짜뉴스는 제도 변화의 현상 중 하나이지 원인이 아니다. P53
저자는 < 한국경제신문>기자로서 사회, 국제, 산업부 등 다양한 취재를 해왔고, 신문 섹션형 매거진 형태의 미디어도 창업했었다. 현재는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초빙교수로 강의하고 있으며, 경제와 문화 산업 영역에서 다양한 글쓰기를 하고 있다. 미디어 안팎의 다양한 위치에서 뉴스 미디어의 민낯을 경험하면서 현재의 지식경제 사회에서 가장 최근의 정보를 다루는 미디어 기업들이 역사상 가장 큰 위기에 몰려 있는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때문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서 진짜 정보를 가려내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지는 이유, 뉴스 산업과 미디어 세계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책이다. 크게 3파트로 나누어 1장에서는 지금 우리가 겪는 혼란의 본질을 찾기 위해 인류 최초의 매스미디어인 인쇄 매체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고 , 2장에서는 공공재라는 경제적 속성을 공유하는 다른 문화 산업의 비지니스 모델의 발전 과정과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3장에서는 뉴스 비지니스가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는 법과 뉴스 산업이 봉착한 문제와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널리즘은 19세기 중반 무렵에는 정기적인 출판물로 시사 정보와 의견을 전달하는 활동으로 신문과 잡지가 대표적이었다면, 이제는 넓은 의미로 비정기물, 단순한 오락이나 지식을 제공하는 비인쇄물까지 모두 포함해 모든 대중전달 활동으로 사용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이 우리의 공론장을 대체하면서 우리 모두는 이제 미디어 산업에 대한 기본 이해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문화 산업이라함은 영화, 드라마, 책의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저자는 문화 산업 경제학이라는 틀에서 뉴스 산업의 작동 메커니즘을 살펴보고, 시대에 따라 변하는 저널리즘의 미래를 분석하고 있다.
인류 최초의 매스미디어였던 인쇄 출판은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인쇄업은 대중성을 기반으로 철저히 자본주의 흐름에 따라 움직였다. 그당시에도 가짜뉴스, 구독경제가 존재했으며 베껴쓰기를 통해 지식 확산이 이뤄지기도 했다. 저널리즘으로 면모를 갖춘 시기는 17~18세기 시민혁명 과정에서 나타난 신문, 잡지의 출현에서 비롯된다. 지배계급의 탄압 속에서 저널리즘은 시민계급의 여론과의 결집으로 제 역할을 해내고 시민사회의 발전 과정에 큰 힘이 되었다. 자본주의의 급격한 발달과 테크놀러지의 발달, 도시의 인구 집중, 교육의 보급으로 19세기말~20세기초 저널리즘은 방대한 자본과 설비를 갖추고 상품 시장으로서 독자층의 주목을 얻기위해 객관성과 전문성을 내건 비지니스 모델이었다. 더 많은 대중을 획득하려는 현대 저널리즘은 대중의 다양한 취향과 관심 영역 뿐만 아니라 오락기능까지 영입하여 지배적인 기능으로 발전하고 있다.
플랫폼의 힘을 잃은 뉴스 산업은 문화 콘텐츠 생산자로 축소됐다. 문화 산업에는 특유의 비지니스 모델이 있다. 대표적으로 영화 산업을 살펴보면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한계이익을 온전히 제작 부문에 투자하는 관리 전략으로 콘텐츠의 질을 향상시킨 것을 성공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광고 플랫폼으로의 전환 덕분에 수익성과 객관적 저널리즘을 동시에 얻었던 뉴스 산업은 디지털 플랫폼으로 인해 근간이 무너졌다. 언론사의 신뢰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고 디지털 플랫폼의 뉴스 시장에서 맞서 겨루기에만 의존하게 되면 팩트 체크도 해결하지 못하고 독자들 사이에서 저항을 불러일으킨다. 팩트 체크의 근본 목적이 인간 심리에 내제된 편향을 줄이고 합리적 공공 토론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인데, 오히려 확증 편향을 부추기는 데 악용되기도 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고 우리는 이러한 사례를 무수히 경험하고 있다.
뉴스 산업은 대량생산 시대를 전제로 한 기존의 영미식 저널리즘을 버리고 세상을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는 뉴스 상품 고유의 가치를 가지고 출발해서 새로운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지식경제 체제의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 맞는 게이트키핑 역량을 되찾아 뉴스 콘텐츠와 형식을 개발하고, 건전한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비지니스 모델 혁신을 위해 반드시 독자가 원하는 방향과 기사에 대한 반응을 살펴 신뢰를 확보하고 지속가능하고 탄탄한 수익모델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팬데믹 상황은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사회의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그동안 무심했던 보건 상식을 비롯해 세계 각 나라의 대처 상황, 언론 보도의 방식, 라이프 스타일 등 이 모든 것들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트리고 있다. 기본 소득에 관한 논란도 이어지고 세계 경제 시장의 향방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 우리가 믿고 신뢰해야 할 기둥은 여전히 왜곡없는 진실된 언론기관이다. 시장에 어떤 가치를 가져다 줄 수 있는가라는 가치 제안의 질문을 늘 염두에 두고 사람을 위한 저널리즘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 서평단으로 선발되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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