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은 중간 정도 높이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p57).
진정으로 강한 자란 세상이 들이밀어 대는 타인의 시선과 평가라는 소음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기 내면의 중심을 지켜내는 이들을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중간이란 무사안일한 회피가 아니라, 어느 한쪽의 이념이나 극단적인 이분법적 잣대에 맹목적으로 매몰되지 않는 유연하고 관조적인 태도를 의미한다. 즉, 세상의 모든 것을 재단하려는 오만함에서 벗어나 삶의 모순과 다양성을 한 발 물러서서 조망할 때, 외부의 흔들림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채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책에서는 타인의 기대나 헛된 관념에서 벗어나 온전한 주체로 서기 위한 구체적인 삶의 자태를 단계적으로 전달한다. 세간의 평가와 집단적 압박을 떨쳐내고 내면의 중심을 세우는 2부를 시작으로, 3부에서는 신체와 일상의 기본을 가꾸며 자신의 운명을 안아 쥐는 아모르파티의 삶을 이야기한다. 4부에서는 망치를 들 듯 기존의 통념과 굳어진 이념을 비판적으로 깨뜨려 자기만의 독창적 가치를 세울 것을 주문하며, 마지막 5부에서는 무거운 짐을 벗어던지고 세상을 유희와 춤으로 넘어서는 초인(위버멘쉬)의 경지로 안내한다.
양승권 저자는 동양철학과 서양철학(특히 니체철학)을 융합하여 인문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연구자이다. 저자의 책은 두 권 정도 읽어본 적이 있다. 전작들에서 보여준 동서양 사상의 통찰이 이번 신작에서는 과연 어떻게 녹아 있을지 기대하고 책을 읽었다.
저자는 각 장마다 니체의 날카로운 아포리즘을 던진 뒤 이를 추상적인 관념에 가두지 않고 불안과 상처로 얼룩진 현대인의 실제 삶과 예리하게 연결한다. 여기에 서양철학의 해설을 넘어 동양의 노장사상이 품은 비움과 유희의 지혜까지 유기적으로 엮어내어, 우리가 복잡한 세상을 한층 다채롭게 읽을 수 있게 한다. 헛된 자기 비난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가치를 불어넣어 주는 힘이 있는 책이다.
우리는 흔히 완성된 나라는 환상을 좇거나,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에 나를 끼워 맞추며 스스로를 검열하고 다그치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인간이 애초에 멈춰 서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스스로의 한계를 부수고 나아가는 존재임을 일깨워 준다. 결국 이 책을 통해 나만의 결론은 이렇다. 삶이란 이미 정답이 나와 있는 시험문제를 푸는 과정이 아니라, 매순간 낡은 나를 넘어서며 새로운 가능성으로 스스로를 빚어내는 유쾌한 여정이라는 것. 나만의 속도로 내 다리를 건너며 삶의 주인이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니체와 저자가 건네는 진정한 구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