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쉬워지는 최소한의 수학 - 인공지능 문해력을 키우는 수학적 사고법의 힘 최소한의 지식 3
이동준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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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나는 수학을 오래 공부했지만, 요즘 수학이 떠오르는 순간은 문제집 앞이 아니라 생활 속 장면들이다. 사람들은 궁금한 일이 생기면 먼저 챗GPT에게 질문하고, 취향은 추천 목록에 맡기고, 만들어진 이미지를 별다른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생각이 따라온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이해한 채 이 결과를 받아들이고 있는 걸까.

이 책의 출발점은 학생의 질문, '수학은 여전히 살아 있나요'다. 저자는 인공지능을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오히려 수학을 다시 만나게 되었고, 그 경험을 통해 지금 시대에 수학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하려 한다. 인공지능을 이해하려 할 때 결국 수학이라는 언어에 도달하게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을 공부하면서 오히려 수학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는 저자의 경험은 책의 관점을 형성한. 인공지능을 이해하다 보면 결국 수학을 만나게 된다는 흐름으로 전개된다. 그래서 각 장은 챗봇 대화, 추천 시스템, 자율주행, 생성형 이미지 같은 익숙한 장면에서 출발해 그 안에서 작동하는 수학을 이어 설명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챗GPT와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을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챗GPT는 사람처럼 의미를 이해하지 않고 통계적 관계를 계산한다. 각 단어를 벡터로 바꾸고 벡터 사이 거리와 방향으로 관계를 파악하며 문장을 구성한다. 이 설명은 언어를 구조와 수치로 바라보게 만들어 인공지능의 사고 방식을 새롭게 이해하게 한다. 추천 알고리즘에서는 행렬 분해를 통해 취향의 패턴을 찾는다.

우리가 흔히 비슷한 사람을 찾는다고 생각하는 과정도 사실은 수학적 공간에서 가까운 항목을 계산하는 일이라는 사실로 연결된다. 자율주행차는 도로 위 사물과 보행자를 카메라로 관찰한 뒤, 장면을 숫자 행렬로 바꾸어 신경망이 판단하도록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통계적 원리를 활용해 이전에는 없던 결과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지브리 풍으로 새로운 그림을 그려줘라는 요청에 모델이 기존 이미지의 통계적 특징을 추출하고 조합해 학습된 패턴을 조합해 새로운 결과를 생성한다.

겉으로는 서로 전혀 다른 기술처럼 보이지만, 책은 그 작동 원리가 결국 하나의 구조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은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통계적 계산을 수행한다. 모든 대상을 숫자 좌표로 바꾸고 그 사이의 거리와 패턴을 계산한다. 비슷한 사람을 찾는 과정도 관계를 해석하는 일이 아니라 공간 안에서 가까운 위치를 찾는 계산에 가깝고, 생성형 인공지능 역시 새로움을 만들어낸다기보다 가능성이 높은 조합을 선택하는 통계적 과정으로 설명된다. 이렇게 서로 다른 기술들이 동일한 계산 방식 위에서 작동한다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인공지능을 기능이 아니라 구조로 보게 된다.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계산하느냐로 시선이 옮겨간 순간, 인공지능은 기능이 아니라 구조로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손실함수와 경사하강법을 오답 노트에 비유한 부분은 교육적인 설명 방식이 잘 드러난 대목이었다. 인공지능의 반복 학습을 복잡한 계산이 아니라 틀린 정도를 줄여가는 과정으로 이해하게 만들면서, 예측과 분류, 생성 모델이 공통된 학습 원리 위에 놓여 있다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퍼셉트론에서 딥러닝으로 이어지는 구조 역시 인간처럼 사고한다기보다 계산 단계가 겹겹이 쌓이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인공지능의 블랙박스를 구조로 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수학을 공부해 온 입장에서 특히 공감이 컸다.

이 책은 인공지능을 배우려는 사람보다 인공지능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에게 더 필요하다. 추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용자, 생성형 결과를 판단해야 하는 직장인,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해야 하는 교사에게 특히 의미가 크다. 사용법보다 이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관점이 인상적으로 남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설명의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수식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라 개념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느낌이든다.

과거의 문해력이 글을 해석하는 능력이었다면 지금의 문해력은 인공지능의 판단을 해석하는 능력이며, 그 해석의 도구가 수학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을 결국 수학적 문제 해결의 연속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수학을 배웠던 사람에게는 다시 사용할 이유를, 수학을 멀리했던 사람에게는 접근할 이유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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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적 사고 - 제3의 선택으로 세상을 바꾼 이노베이터들의 생각법
로저 마틴 지음, 범어디자인연구소 옮김 / 유엑스리뷰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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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적 사고는 단순히 창의적인 능력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다루는 태도임을 깨닫게 된다. 갈등을 장애물로 보는 순간 선택지는 줄어들지만, 갈등을 설계 재료로 바라보면 선택지는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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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적 사고 - 제3의 선택으로 세상을 바꾼 이노베이터들의 생각법
로저 마틴 지음, 범어디자인연구소 옮김 / 유엑스리뷰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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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로저 마틴이 말하는 통합적 사고는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태도가 아니다. 핵심은 선택해야 한다는 전제를 의심하고, 두 모델이 각각 성립하는 이유를 분석해 새로운 인과구조를 설계하는 능력이다. 조직에서 효율과 창의, 안정과 변화, 고객 경험과 비용 절감 같은 충돌이 늘 발생하지만, 통합적 사고자는 어느 한쪽을 희생하지 않고 두 장점이 동시에 작동하도록 시스템을 다시 구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해법을 마틴은 제3의 선택이라고 부른다.

통합적 사고자는 문제를 단순화하지 않고 변수와 관계를 충분히 이해한 후 구조를 재설계한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선택지를 제한하지 않고, 작동 원리를 바꿔 더 나은 구조를 만든다. 결과적으로 한 번의 판단으로 끝나는 성과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해결 방식이 조직에 남는다. 마틴이 강조하는 성과는 횟수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축적되는 조직의 의사결정 역량이다.

이 특징을 보여주는 사례가 래플리다. 당시 내부 연구소 강화와 외부 기술 도입이라는 상충된 입장이 대립했다. 일반적 결정이라면 한쪽을 선택해 균형을 맞췄겠지만, 래플리는 문제 정의 자체를 다시 봤다. 내부 연구는 지식 축적에 유리하지만 속도가 느렸고, 외부 협력은 속도는 빠르지만 역량이 조직에 남지 않는 구조였다. 그는 연구개발의 목적을 발명에서 최적의 해결 조합 찾기로 재정의하고, 내부 연구소를 외부 기술을 연결하고 검증하는 플랫폼으로 바꾸었다. 두 장점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신제품 개발 속도와 성공률이 함께 올라갔다. 한 번의 성과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방식이 조직에 남았다.

이 사례가 보여주듯, 제3의 선택은 단순히 타협안이 아니다. 기존 선택지의 전제를 바꾸고 구조를 재설계해 새로운 선택지를 만드는 접근이다. 고객 경험과 비용, 온라인 편의성과 매장 경험처럼 충돌하는 조건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으며, 혁신을 아이디어가 아니라 설계로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창조적 사고의 세 가지 조건이다. 모순되는 가설을 빨리 정리하지 않고 동시에 붙잡으며 긴장을 유지하는 능력, 머릿속 생각을 구조로 표현하고 외부화해 서로 다른 아이디어가 결합될 수 있도록 하는 모델링 능력, 그리고 완벽한 답을 기다리지 않고 작게 시도하며 배우는 실험 태도다. 통합적 사고는 영감의 순간이 아니라 설계와 검증의 반복 속에서 창의성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한다.

이어지는 장에서 마틴은 창조적 리더의 입장을 강조한다. 이들은 조직에 정답을 내려주기보다 스스로 선택을 만들어낼 환경을 설계한다. 구성원에게 더 나은 질문을 요구하고, 실패를 줄이는 것보다 학습 속도를 높이는 시스템을 만든다. 평가 기준도 결과만이 아니라 사고 과정과 가설 설정의 질을 중시하며, 구성원들이 위험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책을 덮고 나면 통합적 사고는 단순히 창의적인 능력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다루는 태도임을 깨닫게 된다. 갈등을 장애물로 보는 순간 선택지는 줄어들지만, 갈등을 설계 재료로 바라보면 선택지는 늘어난다. 실제 업무에서 의견이 부딪힐 때 결론을 서두르지 않고 구조를 살펴보는 순간이 바로 제3의 선택이 살아나는 순간이라는 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의견이 충돌하거나 선택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 서로 다른 관점을 동시에 이해하며 구조를 살피는 습관이 생길 것 같다. 무엇이 옳은지를 판단하는 데서 시작하지 않고, 두 요소가 동시에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보는 사고 방식으로 시야가 넓어진다. 실패와 갈등도 피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학습과 설계의 재료로 활용하게 된다. 아이디어에만 의존하기보다 작은 실험과 검증을 통해 해결책을 구체화하며 조직의 역량으로 남기는 사고가 몸에 배이도록 노력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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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 신경과학자가 밝혀낸 운명의 신호
타라 스와트 지음, 이영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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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타라 스와트의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운명이나 직감이라고 부르는 경험을 뇌과학의 언어로 해석해 보는 책이다. 저자는 삶의 방향을 바꾸는 순간을 외부에서 주어지는 운명적 사건으로 보지 않는다. 뇌는 경험과 기억, 감정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으며, 목표와 관심이 활성화될 때 관련 정보가 주의 체계에 의해 우선적으로 포착되어 의식 위로 올라온다. 우리가 직감이나 신호로 느끼는 것은 이러한 무의식적 정보 처리와 정서 상태가 결합해 만들어진 인식의 결과이며, 무엇에 집중하고 어떤 마음 상태에 있느냐에 따라 그 신호의 강도와 방향이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선택하는 존재인지 다시 보게 만든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정리되는 생각은 '사인'이 특별한 예감이나 신비한 능력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에게 이유 없이 끌리고, 어떤 기회에는 반복적으로 시선이 머문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뇌의 주의 체계가 중요도를 판단해 정보를 강조하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뇌는 방대한 정보를 모두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의미 있다고 판단한 것만 전면에 올려놓는데, 그 결과가 바로 우리가 느끼는 직감이다. 우연처럼 보이는 만남과 선택의 흐름이 사실은 뇌의 필터가 바뀌며 만들어지는 인식의 변화라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

어떤 대상이 계속 눈에 들어오고 동시에 감정 반응이 동반되면 뇌는 그것을 중요 정보로 분류한다. 반복 노출은 주의를 강화하고, 감정은 기억과 행동 동기를 활성화한다. 그 결과 우리는 이를 직감이나 신호처럼 인식하게 되며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계속 눈에 들어오고, 생각보다 감정이 먼저 반응하며, 행동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경험은 누구나 겪는다.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이런 순간들이 사실은 뇌가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일 수 있다는 관점이 생기니, 삶을 해석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미래를 미리 알려주는 메시지를 찾기보다 현재 내가 무엇을 향해 정렬되어 있는지를 읽어내는 과정에 가깝게 느껴졌다.



1부에서는 우리가 이런 신호를 놓치는 이유를 설명한다. 스트레스와 불안이 높을수록 뇌는 안전 유지에 집중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배제한다. 익숙한 선택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 경험에서 만들어진 자기 인식이 인식의 범위를 좁히고, 그 결과 선택지는 줄어든다. 우리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진 해석의 틀 안에서 본다. 이 부분을 읽으며 기회가 없었다기보다 알아보지 못했던 순간이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부에서는 직관을 막연한 느낌이 아니라 측정 가능한 뇌 활동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 과정을 다룬다. 기능적 뇌영상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이 결정을 내리기 직전에 이미 감정과 관련된 뇌 영역과 가치 판단 회로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의식적으로 이유를 설명하기 전 단계에서 뇌는 과거 경험과 기억을 빠르게 비교하고, 신체 감각과 정서 반응을 통해 선택의 방향을 먼저 준비한다. 우리가 설명은 못 하겠지만 맞는 느낌이라고 말하는 순간은 생각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정보 처리가 너무 빨라 언어화가 뒤따르지 못하는 상태에 가깝다는 것이다.

또한 합리적 판단을 담당하는 영역은 마지막에 정당화를 구성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선택 이후에 이유를 만들어내는 현상은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의 한 부분이라는 해석이다. 직관은 논리와 반대축이 아닌 축적된 데이터가 압축된 형태로 표현되는 판단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이 대목을 읽으며 직관을 신뢰하지 못했던 이유가 떠올랐다. 근거를 말로 설명하지 못하면 틀렸다고 생각해 왔는데, 실제로는 설명할 시간이 없을 만큼 빠른 처리 과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로는 직감이 들 때 무조건 따르기보다, 무엇이 그런 반응을 만들었는지 잠시 멈춰 살펴보게 된다. 직관을 믿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작동한 판단을 의식이 이해하는 과정에 더 가까워 보였다.

저자는 책의 내용을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읽어가길 권한다. 개념과 연습이 단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중간부터 골라 읽으면 신호를 인식하는 과정이 충분히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또한 노트를 펼쳐 기록하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함께 적어 보라고 권한다. 사인을 이해하는 과정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서 끝나지 않고, 무엇에 반복적으로 반응하는지 직접 관찰해야 비로소 자신의 패턴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책을 덮으며 삶을 기다리던 태도에서 관찰하는 태도로 옮겨온 느낌이 들었다. 이제 어떤 선택 앞에서 확신을 먼저 찾기보다 반복해서 마음에 남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게 될 것 같다. 환경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보는 기준이 달라지자 그동안 스쳐 지나가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삶의 변화는 새로운 기회가 나타나는 순간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길을 알아보는 순간에 가까웠다. 사인은 미래의 암호라기보다 현재의 내가 향하고 있는 방향을 드러내는 표시처럼 느껴졌다. 결국 운명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인식의 초점이 이동하며 서서히 형성되는 흐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사고의 틀을 제시하는 책으로 내가 무엇을 보고 선택하는지 이해하는 도구로 읽으면 가장 안정적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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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션십 - AI 컴패니언이 주도하는 부의 대전환
김수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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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AI션십>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AI와 잘 협업하는 방법이나 활용 태도를 다루는 교양서 정도로 생각했다. relationship을 변형한 표현이어서 기술과 친숙해지는 법을 설명하는 책일 거라 짐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며 이 단어가 단순한 협업의 의미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저자가 말하는 관계는 인간이 AI를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고 판단 과정 속에 AI가 개입하면서 사고의 흐름 자체가 함께 형성되는 상태에 가까웠다. 우리는 AI를 활용한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사고의 일부를 위임하고 있고, 그 위임이 반복되면 생각의 경로 자체가 달라진다. 결국 'AI션십'은 기술과 인간이 협력한다는 표현이 아닌 인간의 판단 체계가 재편되는 상황, 이미 우리의 결정 방식 안에 들어와 있는 새로운 관계 구조를 가리키는 말로 이해되었다.

3장 새로운 AI 제국의 탄생에서 저자는 AI 경쟁을 단순한 기술 개발 경쟁이 아니라 구조를 장악하는 경쟁으로 설명한다. 과거 플랫폼 기업이 사용자와 데이터를 연결해 영향력을 확보했다면, AI 기업은 그 위에 판단 과정까지 포함시키며 한 단계 더 근본적인 영역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사용자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고, 해석하고, 선택하는 과정을 AI 환경 안에서 수행하게 되고 그 순간 플랫폼은 인지 환경이 된다. 그래서 경쟁의 핵심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결정하는 흐름이 어디에서 이루어지도록 만들 것인가에 있다. 검색, 업무 도구, 커뮤니케이션, 창작 기능이 한 공간 안으로 묶일수록 사용자는 특정 판단 체계 안에 머무르게 되고, 저자는 이를 AI 제국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한다. 영향력의 근거가 점유율이 아니라 의존도, 즉 사고 과정의 기반이 되는 정도로 바뀐다는 의미다.

이 부분을 읽으며 기술 패권이라는 말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그동안은 누가 더 좋은 성능을 내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익숙한 환경을 만드는 쪽이 오래 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도 새로운 서비스를 고르기보다 이미 쓰던 추천 방식과 작업 흐름 안에서 계속 선택하게 되는 경험이 많다. 편리함이 반복될수록 선택은 자유롭게 하는 것 같지만 점점 같은 경로로 돌아오게 된다. 그래서 AI 시대의 경쟁은 우리가 어떤 방식의 판단 환경 안에서 살아가게 될지를 결정하는 문제에 가깝게 느껴졌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AI가 답을 대신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답에 이르기 전의 탐색 범위를 먼저 구조화한다는 설명이었다. 추천-요약-자동완성 기능을 사용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 판단한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이미 정리된 선택지 안에서 수정하고 승인하는 역할에 가까워진다. 이를 일상에 적용해보면 직접 정보를 모아 여행 일정을 짜던 방식이 AI가 제시한 초안을 다듬는 방식으로 바뀌듯, 결정 과정의 중심이 탐색에서 편집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물건을 살 때 후기를 하나씩 찾아보던 방식에서 추천 목록을 먼저 확인하고 그 안에서 고르는 식으로 바뀐 걸 느꼈다. 훨씬 빠르고 실패도 줄었지만, 예전처럼 예상 밖의 선택을 하게 되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이 경험을 떠올리니 AI와의 관계라는 말이 도움을 받는 것은 물론 선택의 방향 자체를 함께 만들어 가는 상태라는 의미로 이해되었다. 편리함 덕분에 판단 부담은 줄었지만, 동시에 내가 보지 못한 가능성도 함께 사라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와 약간의 불안이 함께 남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활용하느냐가 아니라 어디까지 맡길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라는 점도 제목과 연결되어 이해됐다. 결국 <AI션십>이라는 말은 인간이 판단의 주도권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더 가깝게 남는다. 처음에는 기술을 설명하는 제목으로 보였지만, 읽고 나니 인간의 태도를 설명하는 단어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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