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서혜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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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너머 속 세상에서 만난 일곱 명의 아이들이 해낸 아름다운 기적!

홀로 고립되어 있던 아이들이 함께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과정을 그려낸 감동의 판타지!

 

 

   유난히 학교에 가기 싫은 때가 있었다. 어떤 무리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던 때였다. 학급 임원인 반에서 인기 있는 남자 아이들과 부반장인 내가 어울려 다니는 게 못마땅했던 아이들, 체력이 약했던 내가 운동장에서 쓰러졌던 일로 뒤에서 '약한 척' 한다고 수근 거렸던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은 다음 학년에 올라가서까지 나를 수시로 괴롭혔다. 나는 왜 그들에게 나를 괴롭히는 것이냐고 당당하게 말 한 마디 하지 못했던 것인지. 돌이켜보면 마치 내 존재 전부를 부정당하는 것처럼 세상으로부터 소외당하는 것만 같은 좌절감에 한없이 빠져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또 그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역시 나를 믿고 지지해준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어른이 되어서까지도 내 곁에서 쭉 함께 해준 친구들, 그 친구들과 나눈 우정이 나를 따돌렸던 아이들의 시기를 견디게 해주었고 그 아픔을 다른 추억으로 채워주었기에 생각보다 빨리 그 아픔을 잊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너와 내가 함께 나누는 기쁨과 슬픔 

 

 

   학생이라면 모두들 학교에 가 있을 시각, 고코로는 낮에도 커튼을 쳐놓아 침침한 방 안에 틀어박혀 행여 텔레비전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갈 새라 숨죽인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유키시나 제5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고코로는 사나다 미오리를 중심으로 자신을 따돌리는 친구들 때문에 학교에 가는 것이 두려웠다. 어느 날 그 아이들이 단체로 불쑥 고코로를 위협하듯이 집 앞을 찾아온 바람에 아예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무서워진 고코로는 그나마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던 전학생 모에와도 멀어지면서 친구는 물론 학교생활마저도 더 이상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른다.

 

 

 

   그러던 어느 날, 고코로의 방에 있던 전신거울에서 눈이 부실만큼 환한 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발견한다. 순간, 호기심에 거울을 향해 손을 뻗은 고코로는 손바닥이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과 함께 거울 속 너머의 세상으로 끌려 들어가고 만다. 그곳에는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밖에 안된 것 같은 앳된 목소리에 늑대가면을 쓴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마치 <오즈의 마법사>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애니메이션이나 연극 무대 위의 세계에 들어온 것처럼 웅장한 성문이 달려 있는 성까지 눈앞에 펼쳐져 있다.

 

 

 

"안자이 고코로 씨, 당신은 이 성의 게스트로 초대받았습니다!"

 

 

 

   늑대가면을 쓴 여자아이와 낯선 성이 주는 중압감에 두려운 나머지 고코로는 일단 도망쳐야겠다는 일념에 다시 거울 너머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하지만 도망치기 직전에 늑대가면을 쓴 여자아이가 기다리겠다는 말과 함께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말을 한 게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고 다음 날, 고코로는 다시 한 번 거울이 빛나기 시작하자 거울 속 세계로 건너가 볼 결심을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고코로는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금방 깨닫게 된다. 추리닝 차림의 얼짱 남자아이(리온), 포니테일의 똑 부러진 여자아이(아키), 안경을 낀, 성우 목소리의 여자아이(후카), 게임기를 만지작대며 건방져 보이는 남자아이(마사무네), <해리포터>의 '론' 같이 생긴 주근깨투성이의 차분한 남자아이(스바루), 조금 살찌고 마음이 약해 보이는 계단에 숨은 남자아이(우레시노), 마지막으로 고코로까지 모두 일곱 명의 아이들이 거울의 빛에 이끌려 외딴 성에 모여든 것이다.

 

 

 

   자신들이 왜 이곳에 불려온 것인지 영문을 모르던 아이들은 이 세계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는 늑대가면을 쓴 여자아이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성이 열리는 것은 아홉 시부터 다섯 시. 기간은 3월 30일까지, 즉 지금으로부터 약 1년 동안 이 성 안에 숨겨놓은 소원 열쇠를 찾아내면 그 열쇠를 찾은 단 한 사람에게만 무엇이든 소원을 하나 이뤄주겠다는 것이다. 단, 다섯 시가 지나서도 성에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면 늑대에게 잡아먹힐 것이라는 경고의 말도 잊지 않는다. 소원이라는 말에 고코로는 내심 자신을 괴롭히는 이들의 중심에 서 있는 사나다 미오리가 없어진다면 다시 평범한 학교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낯선 성에서, 라이벌처럼 느껴지는 이 낯선 아이들과 과연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모두들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이 뚜렷해 보이는 공통점 뒤에 드러내지 못하는 저마다의 사연은 무엇일까? 무엇이 그들을 이곳에 모이게 했을까? 또 늑대가면을 쓴 여자아이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처럼 <거울 속 외딴 성>은 우연히 거울 너머의 세상으로 빨려 들어간 일곱 명의 아이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더불어 현실 세계에서 마주했던 상처와 슬픔까지 와해하는 과정들을 그려내는 가슴 따뜻한 판타지 소설이다. 마치 성장소설처럼 아이들이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과정은 매우 단순해보이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짜임새 높은 인물 관계도와 탄탄한 구성을 선보이는 작가의 필력은 우리 사회에 있어 그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수많은 문제들을 직면하게 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서로를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그 말이 가슴을 관통했다. 그렇게 말한 마사무네는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절실한 눈을 하고 있었다. 그 얼굴을 보니 '서로 돕는다.'라는 말의 무게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리고 생각났다. 어머니와 함께 갔던 카레오의 푸드코트에서 통로를 바라보며 성에서 만난 친구들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까 찾고 있었던 것을. 당장이라도 성의 친구 중 누군가가 모퉁이를 돌아서 나타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좋겠다, 하고 꿈꿨던 것을. 고코로도 친구들이 자신을 도와주길 바랐다. / 341p

 

 

지난 일 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여기서 보낸 날들, 여기서 사귄 친구들에 대한 기억은 앞으로도 고코로를 지탱해주는 힘이 될 거다. 나는 친구가 없는 게 아니다. 앞으로 평생 아무하고도 친구가 될 수 없다 해도 나에게는 친구가 있었던 적이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다. / 457p

 

 

나만은 리셋하지 마.

고코로는 하고 싶었던 그 말을 마음속에서 다시 중얼거리다가 바로 취소했다.

뭐 괜찮아, 잊어버려도 돼. 내가 네 몫까지 기억하고 있을게. 너와 오늘 친구였던 것을. / 500p

 

 

 

 

 

 

   소설의 대사 중 유독 '힘내서 어른이 되어줘'라는 말이 마음에 남는다.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상처를 견뎌낼 수 있게 하는 힘은 지금의 이 아픔이 나의 전부가 아니며 절대 나를 무너뜨리게 하지 않을 거라는 용기와 의지가 아닐까. 그리고 늘 곁에서 함께 할 거라는 '우리'라는 사이 속에서 피어난 믿음 같은 것 말이다. 이 소설이 고코로와 같은, 또 다른 여섯 명의 아이들과 같은 상처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길, 또 그들을 지켜줘야 할 우리 어른들이 함께 읽을 수 있는 모두의 책이 되길 바라본다. 나 역시 아이가 받게 될 지도 모르는 세상의 모든 상처로부터 주저앉지 않게 팔을 당겨주는 쪽이 되어 주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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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겠어요, 이렇게 좋은데 - 시시한 행복이 체질이다 보니
김유래 지음 / 레드박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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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섬이라 불리는 발리 속 우붓에서 느긋하게 사부작거리면서 설렜던 나날들!

지친 마음을 마음을 치유해줄, 어쩌면 당신도 좋아할 우붓 생활기!

 

 

   어느 덧 서른 중반의 나이에 이르고 보니 가장 후회가 되는 것이 있다면 해외배낭여행이나 낯선 지역에서 살아보는 여행은 왜 해보지 못했을까 하는 점이다. 낯선 것을 동경하는 마음만큼이나 두려움도 컸던 까닭이었을까. 안전하고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낯선 환경에 홀로 적응하고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이겨내는 일이 나에게는 꽤나 어려운 일에 속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때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져서 누군가의 여행에세이를 들춰보며 상상으로나마 여행을 떠나보곤 했다.

 

 

 

   최근에 4살이 된 아들과 더불어 뱃속에 아이가 생기면서, 입덧과 출근의 피로에 유독 지쳐있었나 보다. '당신의 지친 마음도 알게 모르게 매만져줄 저 자극 우붓 생활기'라는 글귀가 인상적인 책 하나에 저절로 마음이 끌렸다. 최근에 읽은 발리 여행가이드북에서 먼저 만나본 적이 있던 '우붓'이라는 지명이 반갑기도 했고, 그곳의 한적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가져다주는 치유의 힘에 반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잠깐의 여행만으로도 좋을 일일 텐데 그곳에서 살아본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그저 느긋하게 사부작거리며 시시한 여유로움마저도 행복으로 다가오는 일상 같은 여행이 주는 기쁨을 그녀의 글귀로나마 누려보고 싶어졌다.

 

 

 

 

 

 

하루하루는 느슨하지만 즐거움의 밀도는 높으니까요

 

 

   <어쩌겠어요, 이렇게 좋은데>는 낯가리고, 겁 많고, 길눈 어두운 저자가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해 우붓에서 생활하며 쓴 글을 엮은 에세이다. 회사와 집을 쳇바퀴 돌 듯 생활하며 갑상샘항진증이라는 병까지 얻은 그녀는 '약, 약초, 치유'라는 뜻을 지닌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 있는 우붓(Ubud)에 마음이 끌렸다고 한다. 각종 명소를 바쁘게 돌아다니거나 발만 콩 찍고 오는 여행은 어쩐지 섭섭하기도 해서 무려 한 달이라는 시간을 빌려 혼자 발리의 우붓으로 떠난 것이다.

 

 

 

나는 지금 우붓에 있다.

어쩐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새삼스럽게 내가 이 세상에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어젯밤 무슨 도적떼 소굴같이 시커멓게 보이던 것들이 온통 초록의 울창한 나무로 바뀌어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하늘에는 솜사탕보다 더 폭신해 보이는 뽀얀 구름들이 줄을 맞추어 옆걸음으로 옹기종기 흘러가고 있었다. 맑고 깨끗한 새소리가 청명한 아침 공기 속에서 다시 울려퍼졌다. 그 모든 것이 한데 어울려 나는 꽉 채웠다. 이건 마법이야. / 16p

 

 

 

   저자는 소문난 길치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걷기를 고집한 덕분에 매일매일이 다른 우붓의 광경을 보았노라 고백한다. 나지막한 담장 너머로 바라본 아름다운 정원과 사원들, 간판처럼 흔하게 널려 있는 조각상들, 평생 보아온 오토바이 전부를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오토바이 부대, 매일 아침 발리인들이 신들에게 바치는 차낭과 기도하는 여인들의 모습. 그곳에서 그녀는 이방인에 불과했지만 그럼에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애정을 표현하는 발리인들의 따스함에 저절로 녹아들어간다. 느닷없이 자신의 방으로 출몰하는 벌레들에 신경이 바짝 곤두서 몸서리치기도 하고, 길을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기도 하지만 그간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면서 그걸 놓쳐 버릴까봐 겁이 났던 자신을 위로하고 용기를 가져볼 힘을 얻게 된다.

 

 

동시에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서 행여나 그걸 놓쳐버릴까 봐 겁이 나기도 했다. 거대한 현실의 파도에 휩쓸리고 지쳐 내가 원하는 걸 미룬 채 당장의 밥벌이만을 위해 살아가게 될까 봐 두려웠다. 어리석기는. 시작도 하지 않았으면서…… 뭘 두려워하고 있는 거야. 어떻게든 용기를 짜내면 발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한 걸음만, 작은 한 걸음만 옮긴다 해도 일단 성공했다고 쳐주자. 혼자 중얼거리며 웃었다. / 75p

 

 

나는 그동안 뭘 본 것일까? 내가 보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대로 봤던 건 아닐까? 누구도 타인의 인생을 판단할 수 없다 하면서도 나는 그들에게 보이지 않는 잣대를 가져다대며 불행하고 비참한 삶이라 여겼다. 그러지 말아야 했다. 모두가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 174p

 

 

 

 

 

 

   여러 에피소드들 중에서도 주위의 시선으로부터 나를 내려놓고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느끼던 순간들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우리는 때로 빗방울을 보며 마음이 낭창낭창해지는 순간이 있지 않은가. 저자는 거추장스러운 우산을 들고 있느라 한 손을 못 쓰는 게 불편하고 우산 속 좁은 세상도 갑갑하게 느낀 나머지 우산을 접고 비를 흠뻑 맞아본다. 춤이라도 한판 추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은 기분으로 물웅덩이에 발을 탁탁탁 굴러보기도 하고 힘껏 아무 뜻 없는 괴상한 소리를 지르다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행복하다는 말이 마치 아기가 배냇저고리를 입을 때 얼굴을 쏙 내밀 듯이 나왔다.' 와 같은 표현에서 느낄 수 있듯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이제껏 나를 에워쌌던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마주했을 때의 기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부분이었다.

 

 

 

문득 나도 달빛처럼 보이지만 달빛이 아닌 것을 쫓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무언가 제대로 쫓아본 적은 있었나? 나방은 달빛과 닮은 것을 향해 목숨 바쳐 날갯짓을 한번 해본 것이다. 적어도 빛을 향해 자신을 내던지는 삶을 산 것이다. 나방의 빛만큼 강렬한 이상을 좇아서 그런 필사적인 행위를 내가 해본 적이 있었나?

날갯짓 한두 번 하다 포기하고 어둠에 갇혀 살다 죽진 않아야 할 텐데. 전등 빛을 달빛이라 착각하고 살다 죽지는 않아야 할 텐데. 신비하고, 기이하고, 서글픈 밤이었다. / 236p

 

 

 

 

 

 

   낯선 곳에서 생활하는 여행이 인생의 많은 것을 바꾸지 못하겠지만 저자는 벌써 세 차례의 우붓 여행을 통해 행복은 이렇듯 흘러가는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느낄 수 있는 여유 속에서 찾아온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완벽한 것은 아니라고, 부족하더라도 어리석더라도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의 자신을 꼭 안아주라고. 저자의 우붓 생활기를 읽으며 비록 그곳을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성나 있던, 지쳐 있던 내 마음도 조금은 어루만져진 듯한 기분이 든다. 이렇게나마 소소한 행복이 주는 기쁨이란 무엇인지, 내 일상도 돌아볼 마음이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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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셀프 트래블 - 2018-2019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5
한혜원.김은하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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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휴양지 발리 자유 여행자들을 위한 필수 여행 가이드북!

발리에서 꼭 해봐야 할 모든 것에서부터 헤매지 않고 발리를 즐길 수 있는 최신 정보들로 가득!

 

 

  신혼여행자와 휴양을 원하는 가족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해외여행지로 베스트를 꼽는다면 단연 발리가 아닐까. 자연이 주는 감동으로 가득한 바다와 산, 들이 골고루 펼쳐져 있고 세계 최고의 숙소들이 모여 있을 뿐더러 다양한 레스토랑과 스파 숍, 쇼핑 매장 등을 만날 수 있으니 오랫동안 사랑받는 여행지로 손꼽힐 만하다. 거기다 일 년 내내 밀려오는 좋은 파도와 저렴한 물가는 전 세계 서퍼들을 불러 모아 발리를 서핑의 천국으로 부르기도 한다. 특히 최근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발리 역시 재조명되고 있으니 이러한 기회에 발리로의 자유 여행을 계획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자연이 주는 힐링과 낭만으로 가득한 섬, 발리

 

 

   우리나리에서 직항편으로 약 7시간이 소요되고, 제주도의 약 2.7배의 면적에 달하는 발리는 동서남북 모두 색다른 풍경과 즐길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공항 이남으로 내려가면 대형 리조트들이 모여 있고, 웅장한 바다 풍경과 푸른 인도양 해변이 펼쳐진다. 공항 이북으로 올라가면 서퍼들의 도시 꾸따, 레스토랑과 상점이 많은 스미냑, 푸른 숲과 들이 있는 우붓, 여기서 더 외곽으로 나가면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 환경을 만날 수 있다. 여기서 배를 타고 두 시간이면 닿는 길리와 롬복은 자본의 손길을 덜 타 순수한 자연과 문화,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자유분방한 여행자들의 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렇듯 <발리 셀프트래블>은 꾸따로 시작해 짐바란, 우붓, 로비나, 믄장안, 길리 등에 이르는 발리의 주요 핵심 지역 정보를 매우 다채롭게 수록하고 있어 그 어느 곳을 가더라도 헤매지 않고 알찬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책은 하이라이트 정보만을 따로 엄선하여 소개한다. '발리 여행 전 자주 묻는 질문 10가지', '발리 날씨와 여행 옷차림', '발리에서 유용한 필수 앱'을 통해서는 발리 여행자들이 미리 알아두면 좋을 만한 기본 정보들을 소개하고, ' Try Bali'에서는 신혼 여행, 가족 여행, 나홀로 배낭 여행 등 개인 일정과 동행자에 따른 알맞은 추천 코스를 다룬다. 'Mission in Bali'편에서는 발리에서 꼭 해봐야 할 모든 것을 소개한다. 이를 테면 전 세계 서퍼들을 사로잡는 발리 만의 매력인 서프 코스, 바닷 속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다이빙 포인트, 발리의 자연과 함께하는 워터 액티비티, 멋진 크루즈, 자연을 통해 치유를 얻는 에코 힐링, 발리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클래스 체험이 꽤나 인상적이다. 특히 우붓의 카페 와얀 쿠킹 클래스를 통해 열대 식재료에 대해 배워보기도 하고 발리식 샐러드를 포함해 디저트까지 총 5가지 요리를 배워본 뒤 점심이나 저녁 식사로 직접 즐겨볼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이 외에도 발리 지역의 베스트 스폿, 가장 인기 있는 해변, 꼭 먹어봐야 할 맛있는 발리 푸드 및 꼭 도전해보기를 권하는 베스트 메뉴, 맥주로 유명한 발리의 주류 아이템, 로맨틱한 디너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오가닉 식당, 발리에서 만나는 한국 식당, 최근 눈에 띄는 퀄리티 높은 카페, 뷰가 좋은 레스토랑과 멋진 비치 클럽 베스트, 발리에 가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전통 공연과 발리 스파, 필수 쇼핑 아이템들, 리조트와 호텔에서부터 저가 숙소 베스트까지 초보 여행자들을 위한 알뜰 팁만 엄선하여 수록하고 있다. 저자가 몸소 체험한 정보에서부터 실제 발리를 여행한 이들의 정보를 함께 제공받아 작성한 정보들이라 더욱 믿음이 간다.

 

 

 

   발리의 여러 여행지 중에서 나의 마음을 끄는 곳은 '스미냑&짱구'와 '우붓'이다. 발리의 핫플레이스가 모여있는 곳은 스미냑&짱구 지역은 고급 숙소와 부티크 숍,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과 바가 밀집되어 있어서 '저기 꼭 가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저절로 든다. 저자는 이곳에서 스미냑 메인 로드를 걸으며 부티크 숍 탐방하기, 파인다이닝 즐기기, 한껏 차려입고 포테이토 헤드 클럽에서 칵테일 즐기기, 비치 클럽에 자리 잡고 종일 선탠하기, 럭셔리한 리조트나 빌라에서 왕처럼 쉬어볼 것을 추천한다.

 

 

 

 

 

 

푸른 자연 속에서의 힐링_ 우붓

마치 우붓은 이곳과 사랑에 빠진 한 외계인의 정착지처럼 느껴진다. 푸른 정글과 빼곡히 퍼즐을 끼운 듯한 들, 그 그림 같은 자연 속에 들어앉은 숙소, 아기자기한 상점, 별별 국적의 식당들까지. 우붓에는 푸른 자연과, 빛바랜 왕궁과, 오래된 사원들이 현재 사람들이 틔운 불빛과 만나 아름답게 공존하고 있다. / 278p

 

 

 

   반면, 우붓은 평화로운 자연이 가장 매력적인 곳으로 자연과 벗할 수 있는 트레킹, 래프팅은 물론 요가나 명상의 시간을 갖기에 좋다. 우붓 서쪽에 위치한 아융 강에서 즐기는 래프팅은 우리나라에서의 래프팅과는 달리, 물살이 세지 않고 강이 험하지 않아 다이내믹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열대림과 폭포 경치를 감상할 수 있고, 원숭이와 바위에 조각된 신비로운 그림들을 구경할 수 있어 물을 무서워하는 나도 도전해볼 수 있을 듯해 호기심이 인다. 이와 달리 우붓은 예술인의 마을이라고도 불리는데, 생각보다 많은 미술관과 갤러리가 있어 신비한 발리 예술가들의 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인상적이다. 이외 에도 아름다운 힌두 사원들, 펭리뿌란 전통 마을, 수까와띠 재래시장처럼 우붓 만의 정경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은 꼭 한 번 그곳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렇듯 <발리 셀프트래블>은 다양한 지역별 정보를 소개하려는 저자의 노력과 내공이 엿보이는 알찬 여행 가이드북으로 발리 여행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아이템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 챕터에 이르면 발리 여행을 준비하는 데 있어 꼭 알아둬야 할 여행 준비 팁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이를 꼭 참고하면 낯선 발리에서도 헤매지 않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한 손에 들고 다니기에 적당한 발리 맵북도 제공하고 있으니 여행 시 꼭 지참하고 떠나보시기를 추천한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여름 휴가도 제대로 떠나보지 못한 까닭에 <발리 셀프트래블>을 보며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발리, 그곳에서 멋진 리조트와 스파에서 몸을 뉘고 아름다운 비치 앞에 마련된 레스토랑에서 즐거운 저녁 식사를 즐기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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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걸어도 나 혼자
데라치 하루나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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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자의 삶'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보기 위해

여행에 나선 두 여인의 이해와 용기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

 

 

   스무 살 이전의 나는 서른 중반을 넘어 마흔 살이 된다는 건 어쩐지 '뭔가 그럴 듯한 꿈을 제대로 이룬 나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어른'에 가까워지는 시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확히 서른다섯 살이 되고 보니 현실은 아이를 키우느라 경력은 단절되고, 구직 공고란에 적혀 있는 나이 제한에 내 나이는 제외인 경우가 더 많다. 다행히 좋은 기회에 좋은 일자리를 구해 들어가기는 했는데, 몇 달이 지나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 분이 들어왔을 때 한 직원이 지나가는 말로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전 저 나이 많은 아줌마 별로인 것 같아요." 순간 기분이 착잡해졌다. 내가 입사했을 때도 그 직원은 나를 '나이 많은 아줌마'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는지. 젊은 사회초년생 보다 오히려 경력이 있는 내가 직장에서 나이 때문에 상실감을 느껴야 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처는 더 크게 다가왔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많은 여성들이 나와 같은 생각과 경험을 했을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하여, 아이들의 엄마와 한 남편의 여자로 살면서 '나'의 삶을 온전하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는 현실에 오늘도 답답함을 느끼며.

 

 

 

 

 

 

'보통'이라고 여기는 남들의 기준에 맞춰 살지 않을 용기

 

 

   서른아홉 살의 유미코는 현재 무직 상태로 스물일곱 살에 결혼했던 남편 히로키와도 별거 중인 상태다. 결혼 생활 중에도 히로키는 전처와 그 사이에 있던 딸과의 관계에 있어 필사적이었고, 딸의 불안정한 시기가 길어질수록 히로키가 그녀에게 대하는 말투나 태도가 소홀해지면서 다투는 일도 잦아졌다. 이후 히로키는 어디론가 잠적해버렸고 그의 소식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던 때에 히로키의 어머니인 미츠에 씨로부터 고향인 섬에서 히로키를 봤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해 듣게 된다.

 

 

 

   한편 유미코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마흔한 살의 카에데는 성추행과 스토커를 일삼는 직장 상사의 추근거림에 만 오년 간 근무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평소 그녀는 여러 명의 남자를 만나곤 했지만 남자란 존재는 가끔 집에 찾아오는 정도가 적당할 뿐 배우자나 아이라는 존재를 버겁게 여기고 있던 중이었고, 지난 주까지 히라츠카라는 애인 비슷한 관계의 남자도 있었지만 그 역시 이별을 맞이해야 했다. 이렇듯 여러모로 마음이 심란한 가운데, 이웃인 유미코의 집에서 식사를 함께 하며 나이나 처지가 비슷한 서로의 상황에 많은 교감을 나누게 된다.

 

 

 

모두에게 제멋대로라고 욕을 먹어도 나는 딱히 상처를 받지 않았다. 제멋대로인 게 무슨 잘못인가 싶다. 나는 아침 연속극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이 아니니까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도 없고, 내 인생은 아무리 길어도 이제 절반밖에 안 남았는데 '남들이 나를 제멋대로에 참을성도 없는 사람이라고 보는 게 싫어'라며 고상이나 떨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나를 제멋대로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히로키 문제를 대신 해결해준다면 몰라도 그럴 리는 절대 없으니까. / 25p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 나선 두 여인은 젊지 않다는 이유에서 원치 않은 취급을 받게 된 일을 계기로 이 기회에 둘이서 여행을 떠나보기로 마음먹는다. 기분전환이나 휴식도 취할 겸 히로키가 있다던 섬으로 찾아가 그로부터 이혼을 확답 받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이처럼 소설 <같이 걸어도 나 혼자>는 나이가 비슷한 두 여인이 함께 여행을 떠난 섬에서 '보통 여자의 삶'이라는 굴레 하에서 당연한 듯이 벌어졌던 아픔과 상처들을 하나씩 내려놓고 좀 더 단단해지는 과정을 그린 따뜻한 소설이다. 그곳에서 그들은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하고, 또 다른 상처를 덧입기도 하며 비록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걸어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걸 깨닫는다.

 

 

 

우리는 아무리 나이를 먹더라도 원하는 것을 원할 권리가 있다. 얻으려고 할 권리가 있다. / 254p

 

 

 

   무엇보다 소설은 '보통'의 가치를 내세워 당연시 여겼던 여성들을 향한 다양한 통념들, 편견들, 상처들을 담백하게 그려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여자들을 성적 대상으로만 여기고, 경력보다 나이로 평가절하하며, 제멋대로 상대방을 제단하고 평가하는 불편한 현실을 매우 현실감 있게 그려내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확대되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 못지않게 일본에서도 여성들의 인권과 사회적 모순을 여성의 시선으로 냉철하면서도 용기 있게 담아내려는 시도들이 엿보이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 나는 여기에 그냥 일하러 왔어요. 당신의 그 웃기지도 않은 성적 대상 선장의 장에 나를 멋대로 끌어들여서는 아줌마는 안 되겠다느니 뭐니 생각한다면 불쾌하고 불편하니까 그만둘래요? '당연히 괜찮지요'라니 뭐가 괜찮아? 그게 위로랍시고 하는 소리야? 당신이 그렇게 말하면 내가 '그래, 나는 아직 괜찮구나. 다행이다' 하고 기뻐할 줄 알았어?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당신이 나를 감정해줄 필요 없어요.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는 내가 정하니까." / 71p

 

 

"젊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곳에서 일한 경력이 길다는 소리예요."

나는 힘주어 말했다. 일반 경리사무직에 필요한 최소한의 능력이라면 이미 갖췄다.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는 것보다 시간이 절약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일을 배우지 못할 만큼 나이를 먹은 것도 아니다. / 75p

 

 

 

 

 

 

   아무래도 최근에 내가 부딪혔던 사회적 장애와 불편한 통념들에 충분히 공감하게 되는 내용이어서인지 인상 깊게 읽은 듯하다. '보통'이라고 여기는 남들의 기준에 맞춰 살기보다 이제는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그 진솔한 내면의 목소리에 맞춰 사는 삶의 필요성에 더욱 마음을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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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 것이었던
앨리스 피니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코마 상태에 빠진 한 여인의 잃어버린 기억 뒤에 찾아온 소름끼치는 진실!

정교한 플롯, 놀라운 반전, 곳곳에서 드러나는 어마어마한 진실에 눈을 뗄 수 없다!

 

 

 

내 이름은 앰버 레이놀즈다.

나에 대해 알아야 할 세 가지가 있다.

1.나는 코마 상태다.

2.남편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3.나는 가끔 거짓말을 한다.

 

 

 

   코마(coma). 의학적으로 깊은 의식불명의 상태.

   불의의 교통사고를 겪은 앰버 레이놀즈는 자신이 모든 것을 의식할 수도 있고 소리도 들을 수 있지만 눈을 뜨거나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한마디로 '코마' 상태에 빠져버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외쳐보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녀가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한다. 그러는 동안 앰버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자신이 운전한 기억이 없는데 왜 교통사고를 당했고, 형사들이 왜 남편을 의심하는 것인지 또 남편은 무슨 이유에서 손에 심각한 상처를 입은 것인지 수많은 의문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 놀라운 복선과 반전의 심리스릴러

 

 

   소설 <원래 내 것이었던>은 주인공 앰버가 유년 시절과 사고가 일어난 당일 전후에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점점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심리스릴러다. 한때 방송국 리포터 출신의 앰버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커피 모닝>의 서브 진행자로 지난 6개월간 매사 마음 같지 않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매인 진행자인 매들린 프로스트 때문이다. 그녀는 한 해에만 개인 비서 세 명을 갈아치울 정도로 악명 높지만 모든 스태프들이 그녀에게 쩔쩔 맬 정도로 방송인으로서는 프로다. 그런 가운데 매들린은 앰버와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고 선언하고, 자신이 잘릴지 모른다는 위기 앞에서 앰버는 친구인 조와 함께 모종의 계략을 꾸미기 시작한다.

 

 

 

   한편, 앰버에게는 직장에서만큼이나 커다란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남편인 폴과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았던 것이다. 성공을 거뒀던 첫 번째 소설 이후로 이렇다 할 글을 쓰지 못했고, 그 좌절은 고스란히 부부 관계에도 영향을 끼친 까닭이다. 게다가 누군가에게 선물할, 자신의 사이즈와 다른 여자 속옷을 우연히 발견하고서는 그에 대한 의심이 사그라지지 않던 때에 여동생 클레어와 집에서 함께 있는 광경을 마주하기까지 한다. 사실 앰버는 유년 시절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클레어에게 높은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상태였다. 클레어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것이라 믿었던 것들을 서서히 그녀가 차지하려드는 것에 불안감이 갈수록 커져만 간다.

 

 

 

 

 

 

   그런 가운데 학창시절에 사귀었던 옛 남자친구인 에드워드가 앰버 앞에 나타난다. 단정하고 건강해 보이는 그의 모습은 거의 예전 모습 그대로다. 현재 만나고 있는 여자 친구와 함께 런던에 새 일자리를 얻어 이사를 왔다고는 했지만 그는 여전히 앰버를 잊지 못한 듯한 모습이다. 마침내 교통사고가 일어나기 전, 앰버는 자신의 집을 침입해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그의 얼굴과 마주하는 충격적인 순간을 마주하기까지 한다.

 

 

 

   과연 앰버를 코마 상태에 빠뜨린 자는 누구일까?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고,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가? 앰버의 기억은 제대로 된 기억일까? 과거, 현실, 앰버가 유년시절에 쓴 듯한 일기장의 내용, 이 3단 플롯과 마치 꿈과 현실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듯 정교한 심리 묘사까지. 이렇듯 소설은 탁월한 이야기적 요소와 구성적 요소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를 오싹하게 만든다. 이러이러한 내용이겠지, 하고 지레짐작했던 것들을 철저히 깨부순다고 할까.

 

 

내 이름은 앰버 레이놀즈예요! 라디오 진행자요! 내가 누군지 왜 모르는 거죠?

같은 말을 계속해서 외쳐보지만, 그들은 내 말을 무시한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나는 아무도 아니고, 이름도 없다. / 11p

 

 

앞으론 저 애가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데러가지 못하게 할 거야.

침묵의 분노가 바이러스처럼 마음속에 퍼진다. 내 머릿속의 목소리, 내 목소리와 비슷한 목소리가 큰 소리로 명확하게 지시를 내린다.

이 침대에서 나가야겠어. 반드시 일어나야만 해. / 113p 

 

 

 

 

 

 

   이 책을 <나를 찾아줘>에 견주는 추천사를 읽은 바가 있는데, 충분히 비슷한 느낌을 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여자가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배신, 광기, 살인을 자행했던 그 충격과 공포를 이 소설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마지막까지 내가 알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내가 이 책은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것은 <나를 찾아줘>보다 더 한 충격이기까지 하니, 이만하면 꽤 괜찮은 심리스릴러라는 생각이 든다. TV 드라마화를 확정하기까지 했다고 하니 영상으로 만나는 이 작품의 또 다른 묘미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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