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100억 월급쟁이
부자들이 된 그들은 누구인가!
대체투자 시장에서 부의 신화를 이룩한 이들이 전하는 투자 성공
법칙!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꼬박꼬박 벌어들이는 월급만으로는 내 집 마련과 늘어난
소비생활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시대가 되고 말았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주변의 많은 30대 친구들 중 가계대출이 없는 집을 찾는 게 오히려
어려울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끼는 것만으로는 방도가 없고, 월급을 조금이나마 불릴 수 있는 재테크에 눈을 돌리게
되는데 과열된 열기에 비해 냉혹하기 만한 투자 시장을 일반인이 덤벼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가운데 월급만으로 100억대를 버는 부자들이 있다는 말이 솔깃하게 다가온다. 바로 <100억 월급쟁이
부자들>이란 제목의 책이다. 대기업 임원급이 아니고서야 어디 100억이라는 말이 월급쟁이에게 가당키나 한 금액인가 싶어 의아하면서도
호기심이 가득 일었다. 책은 이데일리에서 사회부, 건설부동산부, 금융부, 증권시장부를 거쳐 현재는 투자은행(IB) 시장을 취재 중인 경제 전문
기자가 100억대를 벌어들이는 투자의 고수들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대체투자 시장의 속성과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의
경제경영서이다.
여기서 말하는 월급쟁이란 엄밀히 말하자면 대체투자 시장 속에서 성공 신화를 이룬 투자전문가 및 자산운용사들이다.
즉, 평범한 직장을 다니는 우리네 보편적인 월급쟁이와는 다소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박봉에 허덕이며 재테크를 하지 않아도, 대박을
노리며 사업을 하지 않아도, 무엇보다 자기 일에만 목숨을 걸어도, 재테크로는 꿈도 못 꾸는 수백억대 자산가가 될 수 있다'며 이 신시장의 열린
비전을 소개하고 있는 만큼 대체투자, 특히 자산운용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흥미로운 책이 될 듯하다.
투자의 꽃, 대체투자에
대하여
그는 자산운용사를 투자의 뷔페로 비유했다. 특정 분야만이 아닌 부동산, 항공기와 같은
특별 자산, 발전소와 같은 인프라, 인수금융 등 각 분야에 맞는 금융구조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
194p
100억 원대에 이르는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이 믿기 어려운 시장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주식,
채권처럼 전통적인 투자가 아닌 사모펀드를 통해 프라이빗하게 투자하는 '대체투자' 시장이다. 대체투자의 대상은 사모펀드, 헤지펀드, 부동산,
벤처기업, 원자재, 선박 등 다양하다. 한국에서는 사모펀드라 하면 인식이 썩 좋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그 유명한 론스타 사건이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론스타라는 외국계 사모펀드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외환은행을 헐값에 산 뒤 비싸게 팔면서 국내 금융의 자존심 외환은행을
뺏긴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기업사냥꾼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져 현재까지도 사모펀드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고 주식보다 덜 위험하다는 장점과 함께, 2008년 이후 전통적인 투자 대상인 주식과
채권값이 급락하고 2015년 기준 금리가 1%대로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금융시장의 영향을 덜 받고 수익성이 높은 대체투자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때문에 이 시장을 이끌어가는 각종 투자은행 및 자산운용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바로 이들이 100억대의 성과보수를 받는
이른바, 책에서 지적하는 월급쟁이 부자들인 것이다.
저자는 이 시장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반드시 명망가의 자제도 아니었고, 금수저도 아니었고, 다이아몬드 수저도
아니었다고 말한다. 물론 배경이 좋은 인재들이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될 확률은 높지만, 대체적으로 그들은 '대체투자에 특화된 DNA'를 지닌
인재들이라고 설명한다. 1장에서는 이런 대체투자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인재 유형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이는 '관계 중심형 인재', '신뢰와
도덕적 의무를 바탕으로 한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하는 인재', '지속 가능한 열정과 자신만의 관점을 지닌 인재'로 요약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신뢰죠.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상력이 가장
중요해요…(중략)...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죠. 항상 마음속으로 '남한테 피해를 주지 않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어요. 딜을 맡아서 하다가 중간에 어렵다고 포기하고 또 다른 딜을 하고 이런 식이면 안 되는 거죠. 남한테 피해를 주는 거니까요.
책임감을 가지고 신뢰를 쌓는 일이 핵심입니다." / 207p
"처음부터 1조 펀드 IMM PE의 송인준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라고 어려운 시절이 왜
없었겠습니까. 이름도 없던 시절엔 기관투자자 한 번 만나려고 몇 시간씩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펀딩 유치하려고 찾아오는 신생 사모펀드가
한둘이 아닐 테죠. 가뜩이나 바쁜 사람들이 만나 주겠습니까? 무조건 만나 줄 때까지 찾아가는 거죠. 어렵게 만나게 되면 최선을 다해 진정성 있게
대하고, 또 그렇게 믿고 맡겨 준 돈은 열심히 투자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1조 원 펀딩도 가능하게 된 것 같습니다." /
73p
이를 단순하고 쉽게 설명한 정장근 대표의 말이 재미있다. 그는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5가지 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끼'다. 이 시장에서 통하기 위한 끼는 '이 딜이 될 것 같다'라는 감각이다. 논리적인 분석만큼이나 잘될 것
같은 촉도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인 까닭이다. 다음으로 필요한 꼴은 '깡'이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갈림길이 수차례 반복되는 와중에 부딪쳐야
하는 이해관계자들의 십자포화를 다 받아낼 맷집, 즉 깡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세 번째 자질은 '꼴'이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좋은
인상을 지녀야 하며 상대방의 호감을 끌어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네 번째는 '끈'이다. 도움을 받기
위해 작정을 하고 만든 인맥보다 평소 좋은 인상으로 알고 지내던 인맥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마지막은 '꾼'이다. 최소 투자금이 몇 십억 원, 몇
백억 원인 이 시장에서 아마추어적 태도로 인한 손실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에게 큰 손실을 끼치므로 프로답게 자신의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100억 월급쟁이 부자들의 성공
신화
2장에서는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성공비결을 소개한다. 사모펀드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로 알려진 송인준 IMM PE 대표를 비롯하여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대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부사장, 이승훈 한국교직원공제회 해외 대체투자 팀장, 강영구 이지스자산운용 해외부문 대표, 이연재 LB자산운용 부장, 김소연 노무라이화자산운용
대표, 곽동걸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 유니슨캐피탈의 신선화 파트너의 성공 신화를 읽을 수 있다. 전 직원의 성과를 최대한 공평하게 나누려는
인센티브 시스템 도입과 개성 있고 창의적이며 자율적인 분위기의 기업 문화, 무엇보다 돈을 버는 데 목표를 둘 것이 아니라 시장을 선도해나가다
보면 돈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 마인드 등 이들의 담대하고도 남다른 노력은 분명 배울 점이 많다.
사실 이 딜은 재밌는 해프닝도 많습니다. 2차 입찰까지 해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냈고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됐지만 현지 운용사인 BNP파리바는 '한국투자증권이 과연 펀딩을 클로징 할 수 있을까'라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당장
비행기를 타고 파리로 날아갔죠. 그들은 안심시키기 위해 그동안 투자한 트랙레코드를 설명하고 증권사 이름에 들어간 '한국'이란 단어가 함부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 161p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3장에서 주로 다뤄지는데, 일상생활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대체투자 시장에 대한
정보들이다. 이를 테면 K뷰티의 성공 신화를 선보이고 있는 화장품 회사들 중 카버코리아의 AHC가 베인케피탈의 매각을 기점으로 중국 시장에서
급성장한 사례, 블루홀의 신작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전지현이라는 배우를 광고모델로 발탁하며 이후 인지도가 급상승한 BHC치킨과 아웃백
토마호크스테이크에서 살펴본 성공 일화, 할리스커피, 야놀자 등을 통해 한국대체투자 시장과 그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스토리를 읽을 수
있다. 혹시 대체투자 시장에 관심이 있어나 자산운용가를 꿈꾸는 이들이 있다면 마지막 4장에서 모호하거나 어려운 용어와 개념들을 다시 정리하고
있으니 이에 도움을 받아보면 좋을 듯하다.
이렇듯 <100억 월급쟁이 부자들>은 최근 경제용어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대체투자시장에 대한 장벽을
허물 수 있는 계기가 된 책이었다. 여전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고, 그들만의 리그이자 일반인들이 선뜻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시장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경제 시장의 흐름과 새로운 활력을 모색할 새로운 시장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볼 수 있는 독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