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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 코믹 스트립 완전판 1 : 1954~1956
토베 얀손 지음, 김민소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7월
평점 :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 무민 시리즈의 완전판을 만나다!
괴짜지만 사랑스러워서,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아름다운
동화!
마치 하마를 닮은 듯 순둥순둥한 얼굴에 통통한 몸매를 지닌 귀여운 캐릭터 무민. 그간 소품샵에서 무민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들을 만나보곤 했지만, 사실 이 캐릭터가 어떻게 탄생한 것인지 혹은 어떤 스토리를 가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이
캐릭터가 핀란드에서 태어나 나의 부모님보다 더 오래 전에 탄생해 지금껏 전 세계의 다양한 연령층에게 사랑받아왔다는 점이 놀랍기만 했다. 한
캐릭터가 꾸준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은 단순한 귀여움을 넘어서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순백의
동글동글한 캐릭터 무민에게서 우리는 어떤 영감을 받고 계속해서 애정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일까, 문득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엉망진창이지만 모든 게
즐겁기만 한 여유만만 무민 가족
무민은 작가이자 예술가로, 핀란드의 뛰어난 젊은 예술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던 토베 얀손에게서 탄생되었다. 그녀는
어릴 적, 바닷가의 푸른 골짜기에서 살며 꽃밭에 늘어놓을 진주 조개 껍질을 주어 모으거나, 파도 속에서 사소한 보물을 건지거나, 시냇가에서 주운
돌멩이를 마가린으로 문질러 반짝반짝 빛나게 닦곤 했다. 자연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했던 모든 순간이 그녀에게는 영감이 되었다. 그리하여
탄생한 무민 캐릭터는 한 잡지에서 일러스트 속 시그니처 캐릭터로 처음 소개되었다가 이후 그녀의 첫 동화책에서 무민 가족 전체가 등장한 것이 그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발매된 <무민 코믹 스트립 완전판 volume.1>은 1954년에서 1956년까지 연재하던
시리즈를 한 데 모은 것으로 고전 형식의 그대로인 흑백으로 출간되었다. 이 흑백의 형식은 무민 시리즈의 배경이 되는 기상천외하고 독특한 무민
골짜기에 보다 상상력을 덧입히고, 현실인 듯 현실이 아닌 듯 무민 만의 새로운 세계관을 완성하는 데 일조를 한 듯하다.
무민의 세계 속에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아니'라는 말을 하지 못해서 늘 곤란한 일을 겪게 되는
태평한 캐릭터 무민과 온화한 성격으로 기상천외한 일을 벌이는 가족들 사이에서 늘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무민마마, 항상 새롭고 자극적인 일이
벌어지기를 바라는 아빠가 등장한다. 모두가 지닌 한결같은 태평함 때문에 늘 별난 사건사고를 일으키고 때로는 곤란한 일을 겪곤 하지만 이들 가족은
특유의 긍정적인 마음으로 위기를 모면하곤 한다. 이들 뿐만 아니라 부자가 되거나 유명해지기를 원하는 스니프, 사랑에 빠지면 아무 것도 안 먹고
상대방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는 밈블, 약하거나 지는 것을 누구보다도 싫어하는 브리스크, 뭐든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강아지 핌플 등의
캐릭터들은 무민의 세계관에 현실과 삶의 이중성들을 은유적으로 꼬집는 다채로운 역할들을 한다.
이들은 천진난만하게도 해적들이 와도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살인 용의자가 되는 상상놀이를 즐기기도 하는 등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라지 않을 것만 같은 일들을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벌인다. 그러면서도 애써 지은 자신의 집을 진짜로 집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선물하거나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언제나 비관적인 미자벨에게 여유와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일깨워주는 모습은 무척 사랑스럽다. 뭐, 이런 가족이 다
있어?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들을 사랑스러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쩌면 '삶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소중한 가치란 구름 위를 떠다니고,
빨간 장화를 신고, 언제나 평화롭게 사는 것'임을 세상에 깨우치고 싶었던 작가 토베 얀손의 희망이 무민을 통해 탄생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겨우 그 정도의 근심일랑은 내려놓고 조금은 나를 위해 자유로워져봐, 하고 말하는 듯한 무민의 그 동글동글한 눈과
몸매가 어쩐지 위안이 된다. 오늘날 너무나 많은 근심을 떠안고 사는 어른들이라면 이 책이 자그마한 위로가 되고 작지만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주는
아름다운 동화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