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력 - 사람을 얻는 힘
다사카 히로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인간관계를 성숙하게 만들기 위한 일곱 가지 마음습관!

잘못도 결점도 있는 미숙한 자신을 안고 살아가는 법!

 

 

 

 

   나는 타인으로부터 미움 받는 일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유독 인간관계를 평화롭게 지속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는 편이다. 이를 테면 상대방의 표정이나 말투를 읽어내는데 민감하게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거나 나의 입장보다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일을 우선으로 두는 일 따위이다. 덕분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늘 평탄하게 흘러가는 편이었고, 다툼 또한 일어나지 않으니 늘 대인관계가 좋은 편이라는 평을 듣곤 했다. 그러던 내게 뜻밖의 일이 찾아왔다. 그 무렵 몸담고 있던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거의 폭발할 지경에 이르면서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일에 잠시 소홀해졌다고 생각했을 즈음, “너, 변했다”는 충격적인 말을 듣고만 것이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그 관계를 놓아버렸다. 이 정도에 흔들릴 관계라면 굳이 지속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굳이 다시 끊어진 관계를 이어 붙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이때의 일을 계기로 나는 일종의 허탈함을 느꼈고, 그 뒤로 관계에 연연하지 않아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 같다. 문제는 다소 불편하거나 나와 성향이 다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특유의 유연함을 발휘해 끌어안았던 노력들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면서, 넓었던 대인관계가 얄팍해지고 지속력도 떨어지더라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이 습관은 생각보다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인간관계의 갈림길 앞에 선 당신에게    

 

 

   일본 직장인들이 가장 현실적인 멘토로 꼽는다는 저자 다사카 히로시의 <인간력>은 나와 같이 인간관계를 성숙하게 만들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마음 습관 실천법을 알려준다. 그는 ‘인간력’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사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것은 물론, 자립한 하나의 인간으로서 잘 살아가기 위한 종합적인 능력”을 기를 것을 제안한다. 중요한 것은 인간력을 기르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잘못도 결점도 없는 인간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도 결점도 있는 미숙한 자신을 안고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라는 점이다. 즉, 흠결이 없는 사람은 없으므로 자신의 미숙함을 찾고 다듬어 겸허히 인간력을 키우기 위한 수행에 정진할 것을 권한다. 특히, 인간관계에서의 불화와 불신, 미움과 반발, 대립과 충돌, 혐오와 증오 등 괴로운 경험은 대처 방법만 올바르게 기른다면 인간을 수양하고 인간력을 높이는 최고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말하는 대처 방법이란 대체 무엇일까? 저자는 크게 일곱 가지의 마음습관을 소개한다.

 

 

 

인간관계가 원활해지는 마음습관 일곱 가지

1. 자신이 미숙한 존재임을 인정한다.

2. 먼저 말을 걸고 눈을 맞춘다.

3. 마음속 작은 자아를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4. 상대방의 결점을 개성으로 바라본다.

5. 말의 두려움을 알고 말의 힘을 살린다.

6. 멀어져도 영원히 인연을 끊지 않는다.

7. 악연의 의미를 깊이 생각한다. / 39p

 

 

 

 

 

 

인간을 수양한다는 것은 바로 ‘마음의 거울’을 닦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습관으로 ‘수용’의 자세를 앞세운다. 즉, 사람들은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인정할 수 있는 이에게 끌리는 법이라고 말이다. 한때 완벽한 우등생이라 자만하고 스스로의 행동에 단 하나의 의심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던 저자가 원숙한 노교수로부터 “자네는 붙임성이 없어!” 라는 지적을 받은 일을 회상한다. 여기서 말하는 붙임성이란,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과 결점을 인정하고 미숙함을 인정하는 유연함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사람인 이상 누구나 잘못이나 결점 그리고 미숙함을 지니기 마련이다. 이러니 미숙한 인간끼리 서로의 감정이 부딪치거나 마음이 멀어지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저자는 관계가 소원해졌다면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 먼저 ‘미안하다’고 말할 것을 제안한다. 서로 감정이 부딪쳤을 때 상대방도 나처럼 불편하고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이런 경우 내가 먼저 사과하면서 관계의 물꼬를 튼다면 어긋났던 관계가 전보다 훨씬 깊어지는 뜻밖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이는 수용감각을 열리게 함으로써, 상대방이 나의 결점과 미숙함까지 받아주었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안정감 있는 관계형성을 마련할 수 있다는데 근거를 둔다.

 

 

 

인생이란 원래 다른 사람과 엮이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타인과 부딪치지 않는 인생, 가까웠던 누군가와 마음이 멀어지지 않는 원만한 인생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타인과 부딪치고 마음이 멀어졌다가 그것을 또 초월하여 깊이 이어지는 인생. 그것이야말로 좋은 인생이다. / 86p

 

 

 

 

 

 

 

 

   일곱 가지 마음습관 중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새겨두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말의 힘을 터득하면 관계가 보인다’는 것이었다. “사람은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다. 웃으니까 즐거운 것이다”는 말처럼, 말은 우리의 심층의식에 작용하여 마음의 상태를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상대를 싫어하기 때문에 혐오의 말을 하는 게 아니라, 혐오의 말을 하니까 상대가 싫어지는 것이라고 부연한다. 말은 자기암시 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매일 무의식적으로 부정적인 말을 하면 그 말은 반드시 심층의식에 침투하고, 누군가를 험담하면 하기 전보다 그가 더 싫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험담할 때 본래의 이유를 넘어서 홀로 정교한 시노리오를 쏟아 내거나 좀 더 과장되게 말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그 이후에 마음 깊숙한 곳에 무심코 감정적으로 반응해버린 자신에 대한 자기혐오의 감정이 생겨난다는 점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저자는 가능하다면 마음속으로 세 가지 성찰을 시작해보라고 권한다. 이것을 실천할 수 있다면 말의 두려움이라는 함정에 빠지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첫 번째, 누군가를 감정적으로 비판했을 때 마음 깊이 스스로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나 자기혐오의 감정이 생겨나고 있음을 깨닫는다.

두 번째, 상대를 감정적으로 비판한 자신을 정당화하고 싶어 하는 작은 자아의 움직임을 바라본다.

세 번째, 상대의 결점이나 잘못을 더 찾아내어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작은 자아의 움직임을 깨닫는다. / 175p

 

 

 

   <인간력>을 읽으면서 끊어진 관계를 이어 붙이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던 나에게 경종을 울리는 또 하나의 메시지가 있었다. 멀어져도 영원히 인연을 끊지 않을 것, 악연의 의미를 깊게 생각할 것이다. 저자는 ‘인생에서 타인과의 만남은 모두 자신이라는 인간의 성장을 위해 주어진 것이다’로 말한다. 행복한 만남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불행한 만남에도 모두 의미가 있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이는 곧, 이 만남이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주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는 자세가 인간관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함을 일컫는 말인 듯하다.

 

 

 

인간을 수양한다는 것은 바로 ‘마음의 거울’을 닦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속 작은 자아를 조용히 바라보고 그 작은 자아로 인해 항상 흐려지는 마음의 거울을 닦는다. 이것이 ‘인간을 수양한다’는 말의 참 의미일 것이다. / 246p

 

 

 

   책을 다 읽고 보니 뒤늦게야 표지에 있는 돌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표지의 이 이미지는 인간관계란 거친 숫돌과 같다고 말하는 것 같다. 거친 돌이 매끄럽게 되기까지 얼마나 숱한 연마의 과정이 필요했겠는가. 결국 나라는 존재 역시 타인과 만나 다투고 화해하는 과정을 겪으며, 내 마음속의 작은 자아를 깨닫고 연마하는 과정을 통해서야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고. 이렇듯 책은 미숙한 자신을 안고서 성장하며 쉼 없이 걸어가는 인생, 느리거나 서툴러도 괜찮으니 인생을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걸어갈 것을 희망한다.

 

 

 

   인간관계를 성숙하게 만들기 위한 마음습관 실천법을 읽다보면 내 안의 비뚤어진 마음이 차분해지고 유연한 지혜가 쌓여가는 느낌이다. 점차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곤 하는 나에게 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오늘날처럼 관계에 연연하기보다 개인주의의 성향이 짙은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은 관계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하는 의미 있는 책인 듯하다. 특히 누군가와 사이가 소원해졌거나, 직장 내에서 관계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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