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존재 - 삶이 노잼인 당신에게 바치는 짠한 힐링
개 지음, 뿜작가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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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의욕 없는 프로고통러가 우리에게 전하는 담담한 자조와 위로!

공감에 키득키득, 씁쓸함에 쓰담쓰담! 가볍지만 묵직한 메시지! 

 

 

 

 

   여기 ‘프로고통러’를 자처하는 어느 ‘개’님이 존재한다. 이 개는 헛소리스트에 시간 낭비스트라 스스로를 자조하며 인생은 원래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사는 게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인데 애써 멋들어진 말로 자신과 삶을 포장할 필요가 있을까. 세상을 아름답게만 바라보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이상한 세상에는 역시 이상한 글이 제격이라고 생각하는 그의 신념대로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른바 ‘헛소리’에 가까운 농담조의 글들을 게시하기 시작한다. 스스로를 개라 하니 개 소리인 셈인데, 어쩐지 웃기면서도 슬프고 시크하게 툭 던지는 글들이 가볍다기보다 묵직한 잽 한방처럼 뒤통수를 친다. 그는 결코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이 땅의 다수를 위로하려고 쓴 글이 아니라는데,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글을 읽고 힐링과 위로를 얻게 된다니 이 또한 흥미롭다.

 

 

   <보통의 존재>가 아니다. 이 책의 이름은 <고통의 존재>이다. 언뜻 노란 표지에 유사한 제목이라 낚일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그래서 뭔가 충동질하는 구석이 있는 책이다. 저자가 살아가며 흔히들 겪는 일상의 고통들을 때로는 푸념으로, 때로는 달관의 태도로 쓴 짧은 글에 뿜작가의 센스 넘치는 그림이 엮여 재치 발랄한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SNS에 올라오는 짧은 글들을 읽듯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술술 읽히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 더없이 좋다.

 

 

 

 

 

   우리가 흔히들 개나 소나, 라는 말로 이들의 존재를 폄하하기도 하는데 여기 ‘개’를 자처하는 어떤 사람도 있으니 앞으로는 함부로 말 못하겠다. 쩝.

 

 

 

 

 

 

 

   SNS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공감갈 만한 이야기가 아닌가. 심지어 책을 읽는 와중에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나도 어쩌면 'SNS형 주의력 결핍' 증세를 앓고 있는 것이리라. 또르르…….

 

 

 

 

 

 

   청춘에 기름 붓고 열심히 사느라 아픈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이 땅의 젊은이들을 위로하는 내용이다. 내 SNS에 고이 스크랩해두고 싶은 부분이다.

 

 

 

 

 

 

   개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풉, 하고 웃음이 나오는 대목이지만 시국을 이렇게 풍자하기도 하는 이 묘미라니.

 

 

 

 

 

 

   '맞춤법'이라는 부분을 읽고, 뜨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서 빵~ 터져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이 뒤의 링딩동 시리즈도 웃겨서 혼자 미친 사람처럼 한참을 웃었다. 어쩐지 잠들기 전에 링딩동의 주술에 걸릴 것만 같다.

 

 

 

 

 

 

 

   2017년 정유년이 밝았다. 워낙 세상이 시끄럽다 보니 무겁기만 한 사설들이 넘쳐나서 마음도 무거운 이때 이 책으로 기분이 조금은 밝아진 것 같아 시작이 개운해진 느낌이다. 인간은 고통의 존재인 만큼 그 고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가볍게 훅 차버릴 수 있는 마음을 가져볼 계기도 되었다. 하루에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트위터와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는 ‘개’님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으니, 대중들과 소통하는 창구가 앞으로도 쭉 개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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