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런 심리법칙 알아? -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심리학 키워드 100
이동귀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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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꼽은 최신 키워드로 읽는 심리학 상식서!

삽화와 함께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읽는 심리백과!

 

 

  개인적으로 인간의 행동과 정신과정을 탐구하는 ‘심리학’을 접근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인 목적은 ‘너와 나의 다름’을 이해하는 데 있다. 나의 심리상태를 먼저 파악하는 것은 물론, 타인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여러 심리적 정황들을 판단하는 근거로 삼는 데 도움을 얻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융의 분석심리학을 필두로 심리학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양이 부족한 나로서는 의욕과 달리 학문적으로 접근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증후군’, ‘~효과’, ‘~이론’과 같은 다양한 심리학용어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그 어원을 파악하여 하나하나 이해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이동귀 저자와 네이버가 의기투합하여 자주 검색하는 심리학 용어, 즉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만한 심리 법칙들을 정리한 이 책이 마냥 반갑다.

 

 

  다시 말해 <너 이런 심리법칙 알아?>는 일종의 심리상식백과이다. 유명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심리학 키워드를 100가지 뽑아 심리학자가 그것의 의미를 풀어낸 책이다. 기존에 몰랐던 용어들은 물론,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심리학 용어들도 상당수 있으나 이제껏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이 책이 꽤 도움이 될 듯하다. 경제, 경영, 사회학, 일반 상식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또한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나와 같이 심리학에 부담 없이 접근하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이 즐겁고 재미있는 독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일단 어려운 설명을 배제하여 부담 없이 읽히고, 위트 있는 삽화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보다 쉽게 이해를 돕기 때문이다. 저자가 설명하듯 학술적인 내용이나 본격 심리학 공부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이 책이 적절하지 않을 것이나 여러 연령대의 독자들이 심리학을 보다 친근하게 느끼고 가까이 하기에는 좋은 책인 듯하다.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 Porcupine's dilemma)

- 대인관계에서 친밀함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욕구가 공존하는 모순적인 심리상태다.

 

  책에 수록된 심리법칙들 중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부모로써 새겨두면 좋을 법한 것이 바로 ‘고슴도치 딜레마’다. 이는 인간의 가시투성이 본성을 고슴도치에 비유하여 남에게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싫어서 혼자 고립되어 타인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두려움을 대변하는 말이다. 독일의 철하자 쇼펜하우어의 한 논문집에서 고슴도치와 관련된 우화를 소개했는데, 고슴도치들은 서로를 찌르고, 다시 모여들기를 반복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서로 최소한의 거리를 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알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그들이 적당한 거리를 둠으로써 관계 유지의 방법을 찾아내었듯 인간 역시 관계에 있어 친밀함을 원하지만 또한 적당한 거리를 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 정신분석학자는 평범한 어머니들이 자식을 매우 사랑하지만 동시에 싫어하는 양면적인 감정을 가진다고도 한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내 자식이지만 콱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미울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 감정이 때로는 불거져서 불쑥불쑥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그것을 아이에게 은연중에 내비칠까 마음을 단속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렇게 참다 참다 폭발하거나 내가 공격적인 성격으로 바뀌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될 정도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는 듯하다. 이 책에 의하면 양면성을 인식하는 어머니들이 그렇지 않은 어머니들보다 자녀에게 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한다니 말이다. 즉, 고슴도치 딜레마의 법칙을 인식하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아이와의 관계가 보다 원만하게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녀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려는 부모는 자녀가 사춘기에 이르면 심각한 갈등을 겪을 수 있다. 점차 독립성을 추구하는 아이에게 부모의 지나친 관심은 집착과 구속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히 서로를 존중하는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 26p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 /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 약을 제대로 처방했는데도 환자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면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다. / 효과가 없는 가짜 약이나 꾸며 낸 치료법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으로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이다.

 

  역시 무엇이든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맞는가보다. ‘부정적인 암시가 초래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의미하는 노시보 효과와 ‘이루어질 거라는 기대의 긍정적인 효과’를 의미하는 플라시보 효과를 보면 그러하다. 노시보 효과로 인해 해롭지 않은 물질로도 질병이나 죽음에 이르기도 하며, 의사들은 실제로 부정적인 진단을 받은 환자가 부정적인 자기 암시로 단기간 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는 말이다. 플라시보 효과는 많이 들어봤지만 노시보 효과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처럼 상이한 두 법칙을 함께 수록하여 이해가 보다 쉬웠다는 점을 이 책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을 듯하다.

 

 

므두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

- 추억을 아름답게 포장하거나 나쁜 기억은 지우고 좋은 기억만 생각하려는 심리이다.

 

사람은 보통 현실이 힘에 겨울 때 좋았던 과거로 회귀하려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시간을 거슬러 돌아갈 수는 없기 때문에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고 그리워하면서 복잡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향수에 젖는 것은 일종의 퇴행 심리다. 즉 현실을 부정하고, 감정적으로 안정적이었던 과거로 돌아가고픈 것이다. / 74p

 

 

  ‘므두셀라 증후군’은 내가 늘 마음에 두고 있는, 나의 단점이라고 생각해왔던 기억 왜곡을 동반한 일종의 도피 심리이다. 이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969살의 므두셀라(노아의 할아버지)가 나이가 들수록 과거에 대한 좋은 기억만 떠올리고, 좋았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했던 모습에 빗대어 탄생한 용어라고 한다. 최근 대중매체에서 이 므두셀라 증후군을 이용하여 홍보와 마케팅에 적극 반영하고 있는데 무한도전의 ‘토토가’,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이다. 개인적으로 불편한 상황을 마주치거나, 불편한 기억을 최대한 밀어두고 직접적으로 마주하지 않으려는 나의 태도를 나쁘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까닭에 이 증후군이 보다 가깝게 와 닿고 한편으로는 위로가 된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은 보통 현실에 힘이 겨울 때 좋았던 과거로 회귀하거나 좋았던 기억만 떠올리고 그리워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마냥 도망치려고만 하는 내 모습이 싫고 불편했는데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벽에 붙은 파리 효과(Fly-on-the-wall effect)

- 어떤 일에 실패하거나 좌절했을 때 제 3자의 입장으로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원래 ‘벽에 붙은 파리’의 뜻은 ‘그대로’이다. 과거의 나는 ‘내면 자아’이고 울거나 화를 내며 고통스러워하는 나는 ‘현실 자아’이다. 그리고 이 두 자아가 만나는 모습을 바라보는 또 다른 나는 ‘객관적 자아’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스스로를 ‘그대로’ 바라보면 오히려 과거의 감정이나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객관화 기법은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환자에 대한 심리치료에서 사용된다. / 104p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리거나 자신의 입장에만 몰입하여 자칫 관계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필요한 심리 법칙이 바로 ‘벽에 붙은 파리 효과’이다. 용어가 참 단순하고 재미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이는 힘들고, 서럽고, 분노가 치밀 때 제3자의 입장이 되어 객관적이고 초연한 입장에서 바라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글로 써 보거나 관계자와 ‘역할 바꾸기’를 시행해 본다면 아픔을 외면화하고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슬프다고 느낄 때, 큰 실수를 해서 괴로울 때 ‘벽에 붙은 파리’가 되어 본다면 별것 아닌 일에 왜 그렇게까지 힘들어했는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은 단순히 다양한 심리 법칙들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타인을 이해하는 데 보다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포털 사이트의 검색창을 열어보듯 가볍게, 한 번씩 들추어보며 읽기에 더없이 좋을 재미있는 심리학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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