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이 사람을 따르는가 - 가만히 있어도 사람이 따르는 리더의 조건
나가마쓰 시게히사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3.0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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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리더형 인간인가?

  기업이나 단체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사소한 모임이나 친구들 사이에서도 리더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리더의 자질을 갖추지 않고 있음에도 꽤 그 역할을 많이 맡은 것 같다. 추진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결단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나마 하나의 자질을 갖춘 게 있다면 억지로 이끌지 않고 먼저 움직여서 원하는 바를 유도하는 쪽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잡음이 없이 조직이 유연하게 움직여졌지만 조직원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느라 결론을 내기가 힘들거나 혼자서 고군부투 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왜 리더인가, 나는 그럴 만한 능력이 부족한데’ 하며 리더로서의 자존감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당시에 내가 생각한 리더의 조건은 ‘카리스마, 추진력’과 같이 스스로 빛나는 힘을 지닌 것이었나 보다. 어째서 나는 전형적인 강력한 리더의 이미지에만 사로잡혀 있었을까.

 

 

  <왜 나는 이 사람을 따르는가>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인재와 리더에게 걸맞은 리더의 조건을 제시한다. 저자는 20대에 타코야키 노점상으로 시작해 주식회사 인재육성JAPAN의 대표로 인력 컨설팅, 외식업, 출판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전개한 일본의 젊은 CEO이다. 일본에서는 이례적으로 젊은 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그를 차세대 리더로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노점에서 시작해 굴지의 사업가가 되기까지, 이 젊은 리더의 다양한 경험이 바탕이 된 리더십 강의와 저서가 일본 청년들이 지향하는 리더로서의 모델과 일맥상통하기에 인기를 끄는 게 아닌가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는 정서적 공감을 중시하고 구성원들을 존중하는 커뮤니티십에 중점을 둔 따뜻한 리더라는 점에서 많은 청년들에게 호감을 얻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리더의 조건이란 무엇일까. 이 책의 표지에서 언급하듯 ‘가만히 있어도 사람이 따르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될’ 정도로 다양한 덕목들이 요구되지 않을까. 이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어떤 리더에게 사람이 따르는가’를 주제로 하여 리더 스스로가 갖춰야 할 다양한 조건들을 제시한다. 2부에서는 ‘좋은 조직을 넘어 매력적인 조직으로’를 주제로 조직원들을 독려해 매력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게 하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1부에서 다루는 내용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조건 중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권력이 아니라 매력이 있는 리더가 되기, 내실 있는 리더가 되기, 배움을 실천하는 리더의 아우라를 손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은 부하 직원에게 먼저 미소를 보이는가?

당신은 부하 직원에게 먼저 따뜻한 말을 건네는가?

당신은 부하 직원이 동경할 만한 리더인가? / 19p

 

 

  리더 스스로에게 메리트가 있어야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지닐 수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우수한 리더는 혼자서 모두 해내는 천재가 아니다. 곁에 좋은 부하 직원이 있어야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동기가 부여될 만한 메리트를 제시하는 것 또한 리더의 역할이다. 나는 과연 직원들에게 메리트 있는 리더인가. 스스로 자문하고 그것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항상 필요하다. 내가 한 때 다니던 직장에서도 운동이나 자격증 취득과 같은 자기 계발을 적극적으로 하고 직원들에게 먼저 말을 잘 걸어주고 늘 호탕하게 웃는 리더가 있었다. 반면 늘 표정이 어둡고 따지는 듯한 말투를 지닌 리더도 동시에 있었다. 그들 모두 해당 업무에 대한 능력은 좋은 편이었으나 결국 앞서 언급한 리더가 더 높은 자리까지 올랐으며 그의 곁에는 저절로 좋은 직원들이 함께 했다. 이러한 경험을 비추어봤을 때 리더 스스로가 빛나는 매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조건인 듯하다. 뿐만 아니라 견고한 내부를 가진 조직이 오래도록 번영하는 것처럼, 신뢰로 뭉친 인적 기반을 갖춘 리더 또한 중요하다. 인맥을 쌓고 다양한 사회활동으로 외부에만 눈을 돌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눈앞의 사람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뜻이다.

 

 

모든 가치는 ‘안에서 밖으로’가 중요하다. 내실을 착실히 닦으면서 천천히 바깥을 향해야 한다. 이 ‘안에서 밖으로’가 진정한 의미의 성공을 창출한다. 내실 있는 리더는 굳이 스스로 발돋움하지 않아도 떠밀리듯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 26p

 

 

  저자는 ‘만족을 모르는 기질’이 리더가 지녀야 할 자질 중에 하나라고 말한다. 즉, 배움을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때 책 이상의 도구가 없다고 강조한다. 저자의 모든 경험과 에너지가 농축된 결과물이 책인 만큼 그 에너지를 체화하고 활용함으로써 배움을 실천하는 리더의 아우라를 갖추라는 것이다. 또한 요즘처럼 자기 어필이 많이 요구되는 시대도 없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셀프 브랜딩’이 아니라 ‘이너 브랜드’를 갖출 것을 제안한다. 무리하게 셀프 브랜딩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자신을 몰아가지 말고, 착실하게 자신의 발밑을 다지는 편이 자존감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주변에서 당신의 브랜드를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최대한 남에게 자신을 어필하고, 적극적으로 피력해야 한다는 생각에 피로감을 겪고 있을 이 시대의 리더들에게 위로가 되는 말인 듯하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남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셀프 브랜딩’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자긍심, 즉 ‘이너 브랜드’를 먼저 키워야 한다고. 내면에서부터 시작하는 이너 브랜딩은 겉치장에 치우친 셀프 브랜딩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행동 하나에도 확신이 담긴다. 확인이 있는 리더가 풍기는 에너지를 느낀 사람은 리더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가진다. 그것이 가장 본질적인 형태의 브랜드다. / 100p

 

 

  책의 2부에서 “리더는 특별한 안목을 가지고 있으며, 크리에이터 보다는 큐레이터에 가깝다.”라고 워렌 베니스가 한 말을 인용한 것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지금껏 스카우트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경영자들이 종종 어느 유명 회사에서 경영 전문가를 데리고 와 중역에 앉히는 일이 많은데, 그동안 열심히 일해 온 직원들 위에 느닷없이 낯선 상사가 한 명 생기게 하는 일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그 사람이 와야만 회사가 성장한다는 것은 리더인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자꾸 외부에서 능력 있는 자를 찾으려고 하기보다 내부의 인재들을 독려하고 그 능력을 끌어올리는 게 더욱 중요함을 강조한다.

 

 

“일류의 인재를 모으는 게 아니라, 지금 있는 사람을 일류로 만든다.”

나의 경영 슬로건이자 리더로서의 매력의 원천이다. 이 슬로건의 힘은 크다. 자신을 일류로 만들어주겠다는 리더를 싫어할 부하는 없다. 없던 의욕도 생기고 잠재된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거듭 말하지만 리더의 매력은 자신 안에 잠들어 있다. 우수한 부하를 찾아 헤매는 리더들에게 고한다. 우수한 리더는 지금 있는 멤버로 승리하는 리더다 / 123p

 

 

  가만히 살펴보면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리더의 조건들은 가장 중요한 가치 몇 가지를 중심으로 의외로 기본적인 것에 충실히 하는 데 있는 듯하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리더의 마인드와 기본 자질에 더욱 집중한다는 점에서 내실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이제는 카리스마가 아니라 직원들 모두가 주역이 되는 환경을 만드는, 즉 내 사람들을 돋보이게 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게 리더의 가장 역할인 것 같다. 한때 강한 리더십의 이미지에 사로잡혔던 나에게도 귀감이 되는 조언이었다. 차세대 리더들, 그리고 리더가 되기를 꿈꾸는 청년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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