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에서는 수수께끼의 향기가 난다 J Mystery 1
쓰치야 우사기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는 내내 갓 구운 빵 냄새가 코 끝을 맴도는 착각을 느꼈다!

이토록 따뜻하고 아름다운 미스터리라니!





  빵 굽는 냄새 만큼 후각을 자극하는 것이 또 있을까. 아직 열리지 않는 베이커리의 유리창 너머로, 갓 구운 빵을 오븐에서 꺼내 식힘 랙에 하나하나 채우기 시작하는 파티시에의 분주한 손놀림이 보인다. 지금 나오고 있는 건 소금빵이구나. , 어떤 빵을 고를까이미 머릿속은 오늘 구매할 빵을 고르는 재미로 한껏 신이 났는데 어떻게 이대로 지나칠 수 있단 말인가. 빵집에서는 수수께끼의 향기가 난다는 이처럼 갓 구운 빵 내음과 따뜻한 온기로 가득한 빵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피 철철 넘치는 본격 미스터리나 스릴러처럼 땀내 나는 미스터리가 아닌, 따끈따끈하고 고소한 빵 냄새가 나는 세상 무해한 미스터리라고나 할까.

 



빵집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빵을 고를지 고민하는 시간이 아닐까. / 266p

 



  주인공은 오사카 대학을 다니는 만화가 지망생 이치쿠라 고하루다. 매번 신인상에 응모하고 있지만 번번이 떨어지는 바람에 다소 의기소침해 있는 상태다. 하지만 언젠가는 멋진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만큼은 잃지 않고서 오늘도 알바 중인 빵집 노스티모로 출근한다. 가난한 대학생에게는 역시 팔고 남은 빵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게 빵집 알바의 최고 매력이지만, 함께 일하는 다정한 사람들과 간혹 유쾌한 소동이 벌어지기도 하는 이곳에서의 일상이 즐거운 그녀다. 하지만 특유의 관찰력과 호기심, 공감 능력 때문에 고하루의 주변에는 항상 미스터리한 일이 일어나곤 하는데.

 



……그 순간, 다 구워진 빵처럼 머릿속에서 그렸던 생각이 단숨에 부풀었다.

나는 일어서서 유키코가 있는 부엌으로 갔다.

버터를 듬뿍 머금은 크루아상의 우아하고 달콤한 향기가 나와 유키코 사이를 떠다녔다.

유코.”

나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 깊은 숨과 함께 의문을 토해냈다.

솔직히 말해. 어제 뭐 했어?” / 44p

 



다시 말해 미치나가 군은 처음으로 미오 양의 유도에 넘어가서 커피를 선택한 거예요.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상대가 의도한 대로 선택한 거죠. 마술사들 사이에서는 매지션스 셀렉트라고 불리는 기술이에요.” / 144p

 



그런 게 아니에요. 옛날에 먹었던 카레빵을 찾고 있거든요. 그런데 어느 빵집 건지 모르겠네요.”

네에…….”

어떻게 된 걸까? 나는 마음에 걸려서 물어보았다.

어떤 카레빵인데요?”

그게 말이죠. 30년 전에 남편이 항상 사다 주었는데…….” / 205p

 









  왜 유독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뭔가 위화감을 느끼게 하는 작은 낌새들 그리고 미묘한 변화들, 뭔가를 숨기는 게 분명한 듯한 말투와 표정, 어제와는 분명 다른 분위기까지. 빵집에서는 수수께끼의 향기가 난다는 이런 일상의 작은 차이를 발견하는 재주가 특별한 고하루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미스터리를 해결해가는 모습이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음식에는 공복을 채울 뿐만 아니라 마음도 채우고 현실을 지탱하게 하는 힘이 담겨 있다던 책 속 글귀처럼, 우정과 사랑, 꿈과 추억에 얽힌 여러 사연들을 크루아상, 바게트, 시나몬롤, 초코소라빵, 카레빵과 연결시켜 풀어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카레빵의 기원은 쇼와 시대 초기에 일본의 빵 장인이 만들었다고 한다. 다이쇼 시대에서 쇼와 시대에 걸쳐 일본에서는 양식 붐이 일어났다. 하지만 일반 서민들은 고급 음식인 양식을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빵 장인은 저렴한 빵을 기름에 튀겨서 커틀릿 같은 식감을 내면 어떨까 하는 발상에 이르렀다.

() 어느 시대에도 히트 상품 탄생의 이면에는 만든 사람의 열정과 배려가 담겨 있는 법이다.

카레빵 개발의 가장 밑바닥에 있었던 건 가까운 사람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하고 싶다는 사랑이 아니었을까. 언뜻 보기에 투박한 옷의 안쪽에는 루만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는 것이다. / 248p

 



  읽는 내내 갓 구운 빵 냄새가 코끝을 맴도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만큼 따뜻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참고로 이 책을 펼치시기 전에 오늘 가장 맛있어 보이는 빵 하나를 사와서, 꼭 먹으면서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빵집으로 달려가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을 테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