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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몬티셀로
조슬린 니콜 존슨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5월
평점 :

명백한 차별과 편견 속에서도 여전히 싸울 가치가 있는 세상임을 증명해내는 아름다운 작품!
이상 기후가 닥친 미국을 배경으로 한 표제작 「나의 몬티셀로」는 백인우월주의 무장단체로부터 한 마을의 이웃들이 목숨을 건 탈주를 시도하는 데서 시작한다. 유색인종인 주인공 다 네이샤와 일부 백인들을 포함한 열여섯 명의 마을 사람들은 버려져 있던 관광버스를 타고 ‘몬티셀로’로 도망친다. 생후 3개월인 어린 아기부터 일흔여덟 살의 마 바이올렛에 이르기까지, 이들 마을 사람들은 몬티셀로를 피난처로 삼아 서로가 가진 것을 나누고 돌보며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하지만 턱 밑까지 쫓아온 무도한 폭력의 그림자가 몬티셀로를 에워싸기 시작하고, 결국 이들은 서로를 지키기 위해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맞서 싸우려든다. 과연 이들은 무너지고 있는 세상으로부터 서로를 구할 수 있을까?
우리는 서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
『나의 몬티셀로』는 총 6편의 소설이 담긴 조슬린 니콜 존슨의 데뷔작으로, 인종 차별과 이들의 정체성을 둘러싼 여러 사회적 문제들을 정교한 문학적 언어로 완성해낸 수작이다. 그 중에서도 표제작인 「나의 몬티셀로」는 물려받은 과거 그리고 편견과 폭력으로 점철된 현재, 종말에 다다른 불완전한 미래를 ‘몬티셀로’라는 하나의 장소를 통해 상징적으로 구현해낸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백인들의 공격을 피해 도망쳐온 유색인 공동체가 몸을 피한 곳이 공교롭게도 노예제의 역사를 상징하는 몬티셀로였으나, 결국 자신들의 정체성과 역사를 위협하는 폭력으로부터 몬티셀로를 수호하기 위해 다시 결연을 다지는 이 주인공들에게서, 우리는 그 오랜 편견과 억압의 시간에 맞서 싸워온 처절한 영혼들을 향한 위로와 극복의 서사를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우리는 한발 물러서서, 이 모든 일이 더 큰 무언가에 도움이 되기 위한 것이었음을 떠올려야 한다. 언젠가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은 더 이상 이런 일을 겪지 않아도 되겠지. 예전에 네 어머니는 내가 뭐라고 생각하든 해수면은 높아지고 있다고 말하곤 했다. 머잖아 우리는 모두 젖을 것이고, 공기를 마시려고 다 같이 헐떡이게 될 거라고……. / 「통제군 검둥이」 중에서 31p
나는 그 모든 사람을 내다보았던 일을 기억한다. 그중 대부분은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이었다. 몇 명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모두가 소리를 지르거나 움츠리거나 비웃고 있었고, 화를 내거나 두려워하고 있었다. 나는 눈을 깜빡였다. 그들의 익숙한 얼굴이 흐릿해지며 불을 가져온 남자들의 얼굴로 변했다. 분노로 일그러진 그 다른 얼굴들로. / 「나의 몬티셀로」 중에서 157p
우리가 물려받은 과거, 이제는 미래처럼 느껴지는 그 과거를 심지어 사랑할 수가 있을까? 나는 그럴 수 있을까? / 「나의 몬티셀로」 중에서 249p
그들의 주장과 그들이 쓴 잔인한 수단은 우리 가족이라는 단순한 진실을, 마 바이올렛과 엄마와 나를 짓밟았다. 그때 나는 뱃속 깊은 곳에서, 아마 처음으로 몬티셀로와 얽힌 매듭을 밧줄이나 교량처럼 느꼈다. 피 그리고 물로 이루어진 나의 연결. 주인이자 노예로서의 연결. 내 조상들은 이 저택을 잉태했고, 이 저택을 짓고 유지하느라 손에 피를 흘렸다. / 「나의 몬티셀로」 중에서 287p




과거로부터, 제도로부터, 우리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혹은 비슷한 이유로 각자의 위치에서 차별과 억압의 역사와 맞서 싸우고 있다. 이 소설이 그런 우리의 영혼에 위로와 울림이 되어주리라 생각하며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