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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다커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3월
평점 :

가족은 서로를 제일 잘 알기에 가장 깊은 상처를 입힐 수 있다!
흥미로운 캐릭터와 연이은 죽음의 릴레이가 쉴 새 없이 페이지를 넘기게 만든다!
영국 콘월 해안의 외딴섬에 있는 100년 된 저택의 시글라스. 《데이지 다커의 작은 비밀》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할머니의 여든 번째 생일을 맞아 다커 가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지난 10년간 다커 가의 사람들은 단 한 번도 한자리에 모인 적이 없을 정도로 데면데면하게 지내왔다. 그런 이들이 시글라스에 모인 이유는 할머니가 여든 살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땅끝마을에 사는 유명 점술가의 예언에 따라 유언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가족보다는 오케스트라를 거느리고 세계 각국으로 연주 여행을 다니는 아빠, 틈만 나면 세 자매를 시글라스에 있는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배우가 되기를 꿈꿨던 엄마, 수의사인 첫째 로즈, 열여덟에 딸 트릭시를 낳은 미혼모 릴리, 심장병을 앓고 있어 몇 번이고 죽음의 위기를 겪어야 했던 데이지. 여기에 알콜의존증이 심해 재활원에 입원했던 아버지를 대신해 할머니가 가족처럼 돌봐주었던 코너 케네디까지. 하지만 늘 그러했듯, 이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한결같이 서로에게 냉담하고 이기적이다. 이들은 오직 할머니의 어마어마한 저작권료와 상속 재산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예견된 운명처럼 할머니의 유언이 공개된 날 밤, 할머니가 시신으로 발견된다. 그리고 잇달아 가족이 한 명씩 차례대로 죽어가는데…. 대체 누가, 왜, 이들을 노리는 것일까. 다커 가족이 저마다 숨기고 있는 비밀이란 무엇일까. 고립된 저택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릴레이 속에서 이들의 파렴치한 가족사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데이지 다커의 가족은 몹시 어두웠네...
나이만큼 지혜롭지 못했던 데이지 다커의 할머니 비어트리스는
온 가족을 기분 나쁘게 만든 유언을 남긴 죄로 죽어야 했네... / 70p
어쩌면 가족이야말로 서로를 제일 잘 알기에, 가장 두려운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이 공포스러운 것은 고립된 저택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연쇄 살인극이 아닌,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도리어 내 목을 조여올 때 느끼는 인간 내면의 두려움을 자극한다는 점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서로에게 얼마나 다정할 수도, 또 잔인해질 수도 있는가를 직시하게 하는 한편의 잔혹한 가족 동화극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유다.
《데이지 다커의 작은 비밀》이라는 책은 우리 가족을 영원히 바꿔놓을 수 있는 일종의 예언서였다. 나에겐 비밀이 있고, 이제 그 비밀을 공유할 때가 되었다. / 12p
나처럼 가족들과 만나길 기대하는 동시에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을까? / 17p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 상대방의 말뿐 아니라 침묵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비밀은 말과 말 사이에 숨어 있으니까. / 307p




추리소설처럼 치밀하고 정교한 맛은 없지만 입체적인 캐릭터와 뜻밖의 반전, 연이은 죽음의 릴레이가 쉴 새 없이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작품이다. 읽을 때는 놓치고 있었던, 말과 말 사이에 숨어 있던 비밀들을 뒤늦게 발견하는 재미도 이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요소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는 스릴러 장르물을 찾으시는 독자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