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티컬 비즈니스 패러다임 - 사회 운동과 비즈니스가 교차하는 지점
야마구치 슈 지음, 최윤영 옮김 / 미래지향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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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에게도 철학과 교양이 필요하다!

비판과 반항의 정신이 비즈니스에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책!





  한참 인문학 광풍이 불었을 무렵, 전에 없는 매우 실용적인 철학서로 주목받으며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저자인 야마구치 슈는 이 책을 통해 지금 우리 삶에서 벌어지는 문제와 해결책을 철학으로 돌파하는 법을 모색함으로써, 철학은 고리타분하다는 통념을 뒤엎고 혁신을 이끄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크리티벌 비즈니스 패러다임』이란 이름으로, 기업의 사회적 혁신과 책임을 강조하는 새로운 개념의 경영철학서로 돌아왔다. 이 책은 ‘기존의 시장이 추구하는 경쟁우위의 어퍼머티브 비즈니스(소비자의 욕구를 전적으로 긍정하는 비즈니스)는 이제 역사를 다했다, 이제는 철학적·비판적 고찰을 통해 새로운 어젠다를 생성하고 사회 운동과 변혁을 추구하는 크리티컬 비즈니스가 필요한 때’라고 주장한다.





왜 크리티컬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요구되는가?




  테슬라, 이케아, 파타고니아, 더바디샵, 페어폰… 이들 기업이 지닌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크리티컬함’이다. 여기서 말하는 크리티컬함이란, 기존의 제도와 가치관에 도전하는 혁명적인 비즈니스, 소수와 피억압자의 소리를 대변하는 비즈니스, 혹은 환경이나 지속 가능성을 중심적인 과제로 두는 등 사회 운동으로서의 측면을 강하게 가진 비즈니스와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문명 방식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비전 선언과 함께 초기 전기차 시장을 주도한 테슬라, 신체에 장애가 있는 사람도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판매함으로써 ‘글로벌×틈새시장’의 어젠다로 확장시킨 이케아, 환경 보호 노력을 비즈니스와 연결시킨 파타고니아, 자연 유래 성분 활용과 환경보호 그리고 동물 권리 등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인 더바디샵, ‘수리할 권리를 되찾자’는 운동을 통해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환경과 자원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한 페어폰 등. 이들 기업은 지금껏 많은 사람들이 ‘그런 거지’, ‘어쩔 수 없다’로 여기며 받아들였던 것들을 뒤로 하고, 현재와는 다른 이상적인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새로운 문제’를 생성해 비즈니스를 창출했다.




테슬라는 고전적인 경영학의 정석처럼 시장에 존재하는 잠재적 혹은 표면적인 고객의 불만·불안·불편을 해소함으로써 성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누구나가 마지못해 받아들이던 시스템에 대해 전혀 다른 대안의 모습을 내보이며 새로운 문제를 생성함으로써 성장해 왔다. / 19p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어퍼머티브 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 고객의 느슨한 니즈나 욕구에 계속해서 순응한다면 결국 사회 전체의 풍경이 느슨한 방향으로 끌려가고, 이는 또한 그 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상실로도 이어진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는 고객의 미적, 윤리적 감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크리티컬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 50p




이케아의 ThisAbles 프로젝트는 그동안 시장 원리에 따라 해결하기 어려웠던 ‘보편성 낮은 문제’도 공간축을 폭넓게 다시 설정해 ‘보편성은 낮지만 세계적으로 두루 존재하는 문제’로 재설정하면 매우 큰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 매력적인 사업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시사는 특히, 인구의 증가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많은 영역에서 시장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일본이라는 사회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밝은 전망을 안겨준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아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얼마든지 있다. / 144p











  결국 이들 기업이 추구한 크리티컬 비즈니스는, 기존의 권위와 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반항이 얼마나 사회의 개발과 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요건인지를 시사한다. 역사는 전진하는 것만으로는 전개되지 않는다던 벤야민의 주장처럼, 야마구치 슈는 종종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대한 강한 위화감 속에서 훌륭한 비전이 탄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크리티컬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사고와 행동양식은 무엇일까? 저자는 가장 먼저 몸(물리적)과 마음(정신적)의 다동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문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기 세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또 보편적인 어젠다가 아닌, 나만의 어젠다에 따라 움직이고, 현실적인 목표 너머의 도전적인 과제를 추구할 것을 독려한다. 무엇보다 좋은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중요한데, 적을 레버리지한다는 사고방식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비판적이고 반항적이기를 멈춘 사회는 정체돼 버린다. 만일 그런 사회라면, 우리는 다시 ‘반항은 사회자원이다’라는 명제를 명심하면서 자신의 태도와 가치관을 새롭게 고쳐나갈 필요가 있다. / 84p




  고객 중심의, 품질이나 기능 중심의 비즈니스와 다른, 사회 운동과 사회 변혁을 이끄는 비즈니스를 제안하며 새로운 경영 방향을 제시해주는 점이 인상적인 책이었다. 특히 경영자의 철학과 교양을 강조하며, 효율주의와 단기 이익주의에서 벗어나 인간의 기본적 가치와 사회적 공감을 중시하려는 태도는 사회 곳곳의 리더들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마지막에는 크리티컬한 마인드를 기르기 위해 읽으면 좋은 책까지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사실 경영책은 나의 일상과는 밀접한 관련은 없지만, 어떤 대상을 바라보고 경험하는 데 크리티컬한 마인드를 장착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어 유용한 책이었다. 중간관리자, 큰 조직을 이끄는 대표, 사업을 운영 중인 창업가 등 곳곳의 모든 리더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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