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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고비에 꼭 만나야 할 장자
이길환 지음 / 이든서재 / 2025년 4월
평점 :

마흔 인생에 훌륭한 이정표가 되어줄 장자의 말씀!
삶이 버겁고 흔들리기 쉬운 마흔의 우리들에게 아주 특별한 위로와 지혜를 전하는 책!
마흔이라는 시간의 무게감이 남다르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직장과 사회, 가정을 두루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을 비롯해, 안정적인 인생의 후반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슬슬 초조해지는 까닭이다. 뿐만 아니라 삶의 여러 문제들 앞에서 지혜로운 대처가 가능한 성숙한 어른이기를 기대하지만, 감정의 파고 속에서 나는 아직도 쉬이 흔들린다.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여전히 불확실한 것투성인 나. 마흔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길목 앞에서 어떻게 하면 중심을 잃지 않고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불확실한 삶 속에서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법
초월적 긍정주의 사고를 반영한 밈인 ‘원영적 사고’, ‘러키비키’가 화제가 된 적 있다. 그런데 수천 년 전에도 이에 못지않은 초긍정주의자가 있었으니 바로 장자다. 장자는 나를 옭아매는 집착이나 욕망, 갈등과 경쟁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라는 메시지를 전파한 사상가다. 『마흔 고비에 꼭 만나야 할 장자』는 이러한 장자의 긍정주의를 바탕으로, 앞만 보고 달리느라 삶이 버겁고 흔들리기 쉬운 마흔의 우리들에게 아주 특별한 위로와 지혜를 전한다.
『장자』 「제물론」 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사물은 ‘저것’이 아닌 것이 없고, 또 ‘이것’이 아닌 것이 없다. 저것의 관점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것도, 이것의 관점에서는 볼 수 있다.
그래서 말하기를 저것은 이것이 있기에 생겼고, 이것은 저것이 있기에 생겼다. 저것과 이것은 서로가 있기에 생겨났다. 그래서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다. 마찬가지로 ‘가능’이 있기에 ‘불가능’이 있고, 불가능이 있기에 가능이 존재한다. ‘옳은 것’으로 말미암아 ‘그른 것’이 있고, 그른 것으로 말미암아 옳은 것이 있다. / 20p
장자는 ‘세상 모든 만물은 상대성에 의해 존재함으로 이것은 곧 저것이 될 수 있고, 저것은 곧 이것이 될 수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 하였다. 즉, 이것과 저것의 구분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러한 장자의 지혜를 빌려 저자는, 마흔에 이르면 선 긋기를 좋아하는 마음에 지우개를 들고 조악한 기준을 없애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시기라고 말한다. 좋고 나쁘고, 아름답고 추하고, 귀하고 천하고의 구분이나 편협한 시선을 지우고 세상을 바라보면, ‘비교’라는 인생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짜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 또한 상대의 생각을 함부로 평가하거나 재단하는 것이 얼마나 오만한 태도인지 알게 되면 우리 사회의 다툼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평소 타인과 나를 비교하느라 초조하거나, 타인의 시선에 쉽게 휘둘리는 이들이라면 장자가 건네는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자녀에게 한 가지 길만 제시하고 따르기를 바라는 것은 금세라도 도둑맞을 지혜를 일러주는 일입니다. 생사를 결정짓는 위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언제든 자녀의 선택을 존중해야 합니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그 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지혜가 모여 결국 더 큰 지혜를 만들어냅니다. / 36p
장자는 책 전반에서 구체적인 명제를 던지는 것이 아닌, 자기 스스로 터득하고 깨우치는 ‘도의 자기 학습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만물의 상대성을 깨닫고, 인위를 거부하며,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삶을 재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 묘리의 바탕에는 입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경험’이 있습니다. / 63p
결국, 자기에게 없는 것을 갈망하는 마음은 ‘불필요한 것’을 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부러워할 것은 세상에 없습니다. 갈망의 대상을 찾는 대신 자기에게 집중하고, 타고난 본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본성을 깨닫기 시작할 때, 시기와 질투심은 사라지고 가진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 93p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이에게 날을 세우는 사람은 언제 날아들지 모르는 화살에 늘 초조합니다. 절대적으로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없는 세상에서 애써 한쪽에 치우쳐 적을 만드는 일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내 생각’과 ‘상대의 생각’은 그저 하나의 자연 현상일 뿐입니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악행이 아닌 한, 상대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 213p




저자는 마음의 배를 비우고 스스로 자랑하지 않는 마흔은 평화롭다고 말한다. 결국 내 몸과 마음을 타고난 본성에 맞게 쓰고 있는지, 갈망의 대상을 찾느라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집중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일은 매우 중요한 듯하다. 대부분의 고통은 ‘나’가 아닌 외부로 시선이 향하고 있기 때문에 찾아오는 것이란 귀한 가르침도 얻었다. 마흔이라는 시점에 이르러 내 인생에 꼭 필요한 지혜를 얻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저자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