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미스트 바운드 1~2 세트 - 전2권 미스트 바운드
대릴 코 지음, 정보라 옮김 / 올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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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기억을 찾기 위해 신비한 나라 ‘미스트’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환상문학만의 특별한 감수성과 매력을 잘 담아낸 작품!







  “아메리카 대륙의 틀링기트 부족 사람들에 따르면, 아주 옛날에 사람 고기를 야식으로 즐겨 먹는 거인이 살았단다….” 옛날 이야기다! 알렉시스에게 있어 할아버지는 마술 양탄자와도 같은 존재다. 순식간에 멀고도 엄청난 세상으로 데려가 주는 마술 양탄자. 알렉시스는 할아버지의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환상의 나라로 여행을 떠날 때면 외국으로 출장을 간 아버지를 따라 또 다시 이사를 가야만 하는 괴로움과 불안감을 잊을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늘 유쾌한 모습으로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내가 항상 말하지만 그냥 믿으면 된단다. 믿음을 가져, 그러면 모든 것이 진짜가 돼!”





‘아, 공주님, 하지만 이야기는 꿈을 키우는 밭이며, 

꿈이야말로 희망이 머무르는 봉오리이지요.’ / 29p





  여느 때처럼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산책을 하던 중, 갑자기 담요처럼 두꺼운 청회색 안개가 이들을 감싸기 시작한다. 언뜻 숲이 이전과는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무렵, 할아버지가 황급히 알렉시스를 집으로 재촉한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에서 헐레벌떡 뛰던 알렉시스는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에 부딪쳐 미끄러진다. 그때 안개를 헤치고 두 사람 앞에 어떤 조그맣고 낯선 존재가 느닷없이 나타나는데…. 아니?! 지난주에 읽은 이야기책 속의 꼬마 도깨비 케니트? 당황한 알렉시스가 정신 차릴 틈도 없이, 케니트는 화가 잔뜩 난 모습으로 그들이 자신의 집을 부쉈다며 이내 할아버지의 기억을 앗아가버린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케니트가 앗아간 할아버지의 기억은 어떻게 되는 걸까? 할아버지의 기억을 찾기 위해 신비한 나라 ‘미스트’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미스트 바운드』는 이렇게 시작된다.






신비한 존재들로 가득한 환상 세계, 미스트




  『미스트 바운드』는 바다 사이렌인 두융과 두융의 주술에 걸린 옴바크족, 독을 묻힌 작살촉을 들고 다니는 낭마이 전사들, 푸르스름한 털복숭이에 멧돼지 같은 긴 송곳니를 가진 오니, 코끼리 형체의 짐승 유메 등의 신비로운 존재와 위험천만한 장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미스트를 배경으로, 할아버지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갖은 난관을 헤쳐 나가는 주인공의 활약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환상 소설이다. 두 권에 걸친 긴 이야기 속에서도 몰입도 높은 전개가 시종 펼쳐지는 것은 물론, 아시아 신화나 전설 그리고 민담 속 괴물과 요정들이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 어린이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 중에서도 정직함의 가치를, 말보다는 행동의 중요성을,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무엇보다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하는 책 속의 메시지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아니, 아니, 착하게 굴어라, 아가야. 가장 작은 존재를 대하는 태도에서 우리의 제일 좋은 모습과 제일 나쁜 모습이 나타나거든.” / 38p



“해 보지도 않으면 절대로 못 풀지. 할아버지가 말씀하시듯이 마주치는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세상 대부분은 마주하지 않으면 바꿀 수가 없어.” / 140p



‘정말로 두려워해야 하는 건 두려움 그 자체다.’

할아버지는 고장 난 레코드처럼 이 말을 되풀이하곤 했다.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는 거야. 계속, 계속 나아가야 해.’ / 2권 64p











  알렉시스가 기억풀 재료를 얻기 위해 숱한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었던 힘은 그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손녀인 알렉시스에게 사랑을 담아 전한 이야기와 삶의 지혜 속에 존재했다. 이 소설의 빛나는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냥 지어낸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던 옛이야기가, 그들의 오랜 삶의 경험 속에서 길어 올린 목소리가, 알렉시스로 하여금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가장 큰 힘이자 나아갈 방향을 비추는 빛이 되는 장면들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그래, 조그만 공주님. 늑대 수수께끼의 정답은 대답이 너의 손안에 있다는 것이었어. 네가 믿는 것이 미래이고, 혹은 너의 미래라는 것이지. 그리고 네가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될지는 너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고.” / 2권 152p



“삶이 너에게 돌을 던지거든 그걸로 다리를 지어라, 벽을 쌓지 말고. 너의 그 벽 바깥으로 나올 때가 됐어. 리프, 이제는 네가 뒤로 물러서는 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걸 지어 올려야 해. 그러면 아무 데도 못 가고 붙잡혀 있는 대신 어딘가로 움직일 수 있는 거야. 알리사를 위해서라도 이제 너는 다리를 지어야 해, 리프.” / 2권 180p





  『너의 유토피아』와 『저주토끼』를 쓴 정보라 작가가 왜 이 책에 주목하고 번역하고 싶어했는지 알 것 같다. 근래에 읽은 작품 중에서 환상문학만의 특별한 감수성과 매력을 가장 잘 담아낸 작품인 듯하다. 어른인 나조차도 흠뻑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읽었을 만큼 재미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환상 소설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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