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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신문 읽고 쓰는 초등 탄탄 논술 - 교과 연계 초등 필독서 48권을 한 권에!
오현선 지음, 피넛 그림 / 체인지업 / 2025년 3월
평점 :
초등 필독서와 관련 기사를 읽고, 생각하고, 쓰기까지 한 권으로 알차게!
다양한 주제로부터 질문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초등 논술책!
첫째 아이가 4학년에 접어들면서 책을 읽을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걸 느낀다. 공부도 공부지만 각종 스마트 기기가 점령한 시간을 온전히 독서로 채운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나마 문해력 문제집이라도 풀면 이거라도 했으니 되었다고 위안을 삼는 수준이니, 소위 ‘문해력이 떨어지는 요즘 아이들’에 우리 아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 듯하다.
그런데 마침맞게도 이런 엄마의 고민을 해결하고, 독서와 논술 그리고 문해력과 사고력을 동시에 사로잡을 수 있는 책이 출간되어 반갑다. 『책과 신문 읽고 쓰는 초등 탄탄 논술』은 라온쌤 오현선 선생님이 24년 동안 초등 독서 논술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48권의 초등 필독서와 관련 기사를 연계해 우리 아이들이 더 깊고 폭넓게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글을 쓸 수 있도록 지도하는 책이다. 인간의 심리와 갈등을 다룬 ‘문학’, 삶의 진리를 다룬 ‘철학’,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회’, 자연 세계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원리를 알려주는 ‘과학·환경’, 실제 우리가 살아온 모습을 알려주는 ‘역사’, 세상에 큰 영향력을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인물’에 이르기까지, 6가지 주제로 나뉜 다양한 책을 통해 논리적으로 사고하며 자신의 의견을 글로 써보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복잡해 보이는 문제들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해요. 이 세상에는 답이 없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스스로 고민하고 탐구하는 만큼 보는 눈이 밝아지고 그래야 옳은 길을 찾아갈 수 있지요. 만약 이렇게 열심히 생각하지 않으면, 주체성이 없어 다른 사람의 생각대로 살 수밖에 없어요. 이런 사람이 너무 많으면, 그들이 모여 사는 ‘사회’라는 공동체도 생각 없이 흘러가게 된답니다. 그러면 그 공동체 속에 속한 개인은 더욱 주체성을 잃게 되고, 결국 인간의 본질을 잃어버릴 수 있어요. / 52p
우리 아이의 생각 그릇을 키우다
언젠가 아이가 침울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온 적이 있다. 울먹거리는 표정을 보아하니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알고 보니 친구가 느닷없이 나타나 아이가 공들여 만든 미술 작품을 망가뜨렸다는 것이다. 키득거리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친구의 태도에 더 화가 났던 아이는 “내가 왜 네 사과를 받아줘야 하는데!” 하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이렇게 학교에서 아이가 친구와 갈등을 겪을 때면 나는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까를 깊이 고민하게 된다. 물론 때마다 공감해주고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잘 돌보면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찾는 일일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오현선 선생님은 미샤 다미안의 책 『아툭』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사랑하는 존재를 잃고, 누군가를 미워하게 되어 되갚아 주고 싶은 마음을 느끼지만, 결국 용서와 사랑이 더 큰 가치가 있음을 전하는 동화책이다. 오현선 선생님은 남을 미워하는 마음을 빨리 버리라거나, 복수가 무조건 나쁘니 용서하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방법을 찾지 못한 사람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누군가가 너무 밉다면, 이 책을 읽으며 아툭의 상황과 마음을 헤아리고 천천히 느껴보기를 독려한다. 그리고 갈등이 생겼을 때 복수와 용서 중 어떤 것에 더 마음에 평화를 줄 수 있을지 자신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하면 보다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글로 써보기를 제안한다. 아이들이 초등학생 때부터 자기 생각이 들어간 글쓰기를 연습해보는 과정은 논술 실력 향상을 떠나 마음 근육을 단련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 책으로 하여금 아이와 함께 자주 연습해봐야겠다.
생각은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나누면 더 좋아요. 우리는 서로 비슷한 대답을 하거나 다른 사람과 생각이 같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 가만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거든요. 이럴 때는 ‘무슨 뜻이지’, ‘반대로’, ‘예를 들면’과 같은 철학 안경을 쓰고 더 이야기해요. 그러면 당장 답을 얻을 수 없을지는 몰라도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에 의문을 품고 생각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답니다. / 76p
정치, 경제, 인권 이 세 가지를 모두 합쳐서 우리는 ‘사회’라고 부른답니다. 물론 사회에는 역사나 지리도 있고 문화, 교육, 법, 보건, 도덕 등 더 다양한 주제가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는 크게 정치, 경제, 인권을 중심으로 필독서와 뉴스를 살펴볼 거예요.
사실 이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 우리가 먹고 입고 살아가는 것이 경제 활동인데,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인간다운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면 그것이 바로 인권 문제가 돼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것이 바로 정치랍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 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하나로 이어져요. 그래서 사회를 이해하려면 이런 연결을 보는 눈이 필요해요. / 90p
이 외에도 정의란 무엇인지, 인권이 왜 중요한지, 지구 환경을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은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다른 민족의 종교와 문화를 존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책을 읽다보면 다양한 주제로부터 질문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문학, 철학, 사회 등 각각의 주제에 따라 책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제대로 읽을 수 있는지 독서팁도 잘 정리되어 있어 매우 유용하다. 초등 4학년부터 6학년에 이르기까지, 초등 글쓰기와 관련된 좋은 교재를 찾으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