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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소통 - 나를 위한 지혜로운 말하기 수업
박보영 지음 / 성안당 / 2024년 10월
평점 :
어떤 상황에서든지 ‘나’를 중심에 먼저 둘 때 소통이 더 편안해지고 관계가 안녕해진다!
나를 우선 지키면서 상대와 잘 지낼 수 있는 ‘이기적 소통법’에 대하여!
서로 뜻이 잘 통하는 것을 일컬어 ‘소통’이라 부른다. 그런데 소통이란 단어 앞에 ‘이기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다니 아이러니 하다. 이 책은 어째서 이기적인 소통을 강조하는 것일까? 화법과 소통 전문가로 알려진 저자 박보영은 혼자서는 절대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로서, 타인과 소통하고 잘 지내고 싶다는 우리의 욕구는 나의 생존과 연결된 삶의 필수 조건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타인과 잘 지내고자 하는 목적과 본질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있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를 우선 지키면서 상대와 잘 지내는 방법을 찾는 ‘이기적 소통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를 위한 지혜로운 말하기 수업
죽을 때까지 홀로 살 게 아니라면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과 잘 지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다만, 그 중심에는 반드시 ‘나’가 있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나’이며, 내 마음의 건강 지표인 자존감이 바로 서 있을 때 상대를 배려하면서 좋은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다. ‘뒤틀린 마음이 뒤틀린 표현을 낳는다’는 저자의 말처럼,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외부의 자극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나를 지켜낼 수 있는 에너지, 즉 자존감을 지키는 연습이 반드시 우선되어야 한다.
따라서 책에서는 자존감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그 중 하나는 ‘자기규정 효과’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자기규정 효과란,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규정해 놓으면,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 행동하게 된다는 뜻이다. “나는 내 아이를 위해 화가 나도 흥분하지 않는 사람이야.”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격려를 잘하는 사람이야.”와 같이 자신이 변화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문장을 만들어 반복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아무도 보지 않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옳다고 선택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나는 옳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 자존감은 높아진다고 한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아도 나는 내가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내 강점이 무엇인지를 찾고, 그것을 열심히 칭찬해주는 것이다. 나에게 집중하여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해내는가.’를 알아내고, 내가 잘하고 자신 있는 것을 반복해서 성취감을 끌어올리면 자존감도 따라서 올라간다고 한다. 이처럼 저자는 ‘나’의 존재가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 순간 매우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내가 온전히 평온하고 힘이 있어야만, 타인과의 관계도 행복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나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자존감은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노출되었을 때 나를 지켜내는 에너지이다. 스스로 자신이 있으면 공격적이거나 비난하는 말을 들어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가 부끄럽고 자신이 없으면 상대가 하는 단순한 질문에도 예민해질 수 있다. 본능적으로 나를 방어하고자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상대와의 소통에도 실패한다. 그런 이유로 외부의 어떤 자극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존심을 지켜내려면 자존감부터 끌어올려야 한다. / 45p
이 외에도 책은 상처받은 자신의 마음을 먼저 치유하는 방법, 얽히고설킨 타인과의 관계를 복구하기 위한 공감 표현법,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여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 언어만큼 중요한 비언어적 소통 요소 활용법 등 감성 지능(EQ-마음 지능지수)을 활용해 실패를 겪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다잡으며 행복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방법들을 소개한다. ‘적어도 세 마디 기법’ 활용하기, 감정이 위태로운 순간에는 비유를 쓰는 대신에 사실(fact)만 말하기, 거절이나 반대 의견을 제시할 때는 ‘네… 그런데’로 거절과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그래도 수긍이 안 되는 상황에서는 ‘네… 그러면’으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여 상대의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표현하기 등 소통에 관한 다양한 팁들도 배울 수 있다.
이기적 소통에 성공하고자 한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는 것이다. 이는 ‘함께하기’ 위해서 ‘뱀의 뇌’로 말하지 않기 위함이며, ‘소통이란 모름지기 자신의 감정부터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으려면, 나를 관조(조용한 마음으로 대상의 본질을 바라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명상 등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은 ‘이기적 소통’을 위해 필요한 훈련이 될 것이다. / 90p
누구를 위한 감정 조절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정성껏 감정을 조절해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상황과 상대를 변화시키기 위한 소통도 흥분된 감정 상태에서는 실패할 수 있기 때문에 ‘선 감정 조절, 후 설득 소통’의 순서를 선택해야 하는 것도 잊지 말자. / 200p
여느 책과는 달리 ‘공감의 본질은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며, 나를 돕도록 상대의 마음을 흔드는 기술’이라는 표현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저자는 좋아하는 상대는 물론 좋아하지 않더라도 나의 삶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면,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공감의 기술을 발휘하여 결국엔 ‘나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도록 하게 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제껏 공감이라 하면 타인의 의견이나 감정에 무조건 내가 ‘맞춰주어야 하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해왔기에 이러한 이기적 소통법, 즉 어떤 상황에서든지 ‘나’를 중심에 먼저 둘 때 소통이 더 편안해지고 관계가 안녕해질 수 있다는 이 책의 메시지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이기적’이란 표현을 쓰고 있지만 내 마음 상태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결국엔 내가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 때 타인과 유연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소통에 어려움을 느낄 때면 외부의 상황이나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 집중해볼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