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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의독백 - 발견, 영감 그리고
임승원 지음 / 필름(Feelm) / 2024년 10월
평점 :
내 삶을 긍정하기 위해 필요한 다채로운 영감들!
가볍지만 무례하지 않고, 무겁지만 가라앉지 않으면서, 서툴러도 완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를!
이것은 아주 개인적이면서 무척 보편적인 한 청년의 독백, 아니 ‘나’를 비롯한 ‘당신’의 이야기다. 끊임없이 나를 증명해내야 하는 삶 속에서 때로는 거짓으로 나를 포장해가며 매순간 치열하게, 그러나 최대한 느슨하게 살아가길 희망하는 대도시의 젊은이라면 이 날것 그대로의 기록에 속수무책으로 공감 당하게 될 것이다. 책의 서두에서 그는 이 책이 하나의 ‘가능성’으로 읽히길 바란다고 고백한다. 인생은 수많은 가능성을 좇는 기나긴 여정이기에, 덕분에 우리 삶의 이런 가능성과 저런 가능성을, 나아가 나의 가능성들을 가늠해본다. 그 안에서 가볍지만 무례하지 않고, 무겁지만 가라앉지 않으면서, 서툴러도 완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를 응원하며….
저는 이 책이 지저분한 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읽다가 어떠한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면,
언제든 볼펜으로 끄적댈 수 있는
그런 일기장 같은 책, 대화 같은 책이요.
저 또한 제 생각이 적힌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의 저와 끝없는 논쟁을 하게 될 테니까요.
모든 게 다 그렇잖아요. 그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죠. / 4p
쨍한 주황색 표지가 시선을 압도한다. 배경보다는 텍스트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감각적인 연출에 한 번 놀라고, 뒤이어 누가 봐도 알만한 명사들의 추천사에 또 한 번 깜짝 놀라고 말았으니, 대체 작가가 누군지 정체가 궁금해진다. 임승원, 그는 <원의독백>을 통해 독보적인 영상미와 차별화된 연출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놀랍도록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상을 추구하면서도 그 안에 마이너한 감성과 삶의 철학, 누구에게나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주제로 이야기를 녹여내는 능력까지 탁월해서 콘텐츠 하나하나에 감탄하며 관람(?)했다. 이 책은 그의 콘텐츠와 연결지점에 놓여 있는 것으로, ‘발견’과 ‘영감’ ‘그리고’라는 키워드를 통해 창작이 시작되는 지점과 취향, 사회와 자기 내면으로 향하는 시선들을 공유한다.
인생 역시 똑같다. 세이브 기능이 없는 게임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록해야만 한다. 기록하지 않는 인생은 항아리 게임과 같다. 성공한 기억, 실패한 기억, 당시 나의 선택과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 머릿속의 아이디어, 모든 성과와 교훈은 기록하지 않으면 금방 휘발되어서 사라지고 만다. 아무리 가슴 아픈 교훈일지라도, 기록하지 않으면 결국 다시 쌓아야 한다. / 43p
배달 음식의 단점으로는 너무 비싸다는 것. 살찌게 한다는 것. 양 조절이 힘들다는 것. 엄청난 쓰레기가 나온다는 것이 있겠다. 그러나 가장 나쁜 점은 편리하다는 것이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에는 먹는 행위, 그 자체 외에도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신중하게 채소를 고르는 일. 고기를 손질하는 일. 레시피를 공부하는 일. 세심하게 계량하는 일. 불을 조절하는 일. 정성을 들여 접시에 담는 일. 그러니 배달 음식을 먹는다는 건, 무수히 많은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만 취하는 것. / 47p
우리는 특별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 특별함에는 정답이 있는 것 같다. 좋은 신발, 좋은 옷, 좋은 차. 그 외의 것들에는 좀처럼 눈길을 주지 않는다. 마치 1월 1일의 해돋이만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다른 날들의 해돋이는 주목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처럼.
1월 1일은 특별한 하루지만, 진짜 재밌는 일들은 나머지 날들에서 더 많이 일어난다는 것을 잊지 말기. / 85p
흥미롭게도 저자는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 창작물을 절대 독창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라는 믹서기에 시청각물과 감정과 감각들을 넣고 마구 섞어서 만든 어떤 스무디’라 표현한다. “GARBAGE IN, GARBAGE OUT.” 개발자들이 격언처럼 여기는 이 말처럼, 그는 창작이란 건 내가 나라는 믹서기에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달라지는 거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생각으로든, 말로든, 글로든, 음악으로든, 비디오로든 되도록 좋은 걸 보려고 노력하는 건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건강을 위해서 좋은 음식을 먹는 것처럼, 건강한 영감을 골라서 섭취할 때 내게서도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는 일에 주저하지 말아야지. 삶의 태도 역시 그러한 긍정적인 영감들 안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